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01
113화-
희열이 어려 있던 체를라의 얼굴 에서 미소가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그 자리에 당혹감이 들어찼 다.
‘말도 안 돼.’
그녀는 로스트에게 닿지 않으면서 도 모든 로스트들을 조종해야 했기 에 높은 곳에 떠 있는 중.
하여 조종하는 로스트들을 통해서
만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로스트들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 어.’
이런 속도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 했는데.
“큭, 쿨럭!”
심지어 그냥 소멸하는 것도 아니 었다.
“겨울바람…… 칼리오르?”
아니, 아니다.
칼리오르의 심판의 힘은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마신에게 속한 흑마법사이 니까.
그녀에게 타격을 준 힘은 그 힘만 이 아니었다.
‘ 넷.’
크게 보아 네 가지의 힘이, 로스 트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확연하게 구분되는 칼리오르의 힘 외에, 다른 세 개의 힘은 처음엔 미약했었다. 그래서 처음엔 칼리오 르의 힘인지 아닌지 헷갈렸던 것이 다.
하지만 지금은.
“ 아악!”
허공에 여유롭게 떠 있던 체를라 의 자세가 무너졌다.
실이 잘못 꼬인 인형처럼 삐그덕 거리는 모습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개의 힘은 지나치게 뜨겁고, 차갑고, 밝 았다.
“뭐, 뭐야! 이게 무슨!”
이내 체를라는 소름끼치는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격통.
더는 생각을 이을 수 없었다.
로스트들에게 이어져 있던 아주 가느다란 실을 통해 전달되는 힘들 이……으
‘헉, 아니, 다섯이야.’
아니, 여섯. 아니……오
로스트들을 몰아내는 힘의 종류는 더 많아지고 있었다.
가장 큰 네 개의 힘은 더 강해지 고 있었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로스트가 사그라든 순간.
“……허억.”
허공에 축 늘어진 채로, 체를라가 울컥 피를 토했다.
시뻘게진 눈이 독기를 품고 제대 로 보이지도 않는 어딘가로 향했 다.
“하.”
파르르 떨리던 입꼬리가 슬쩍 을 라갔다.
“재밌네.”
목표물이 이동한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로스트들을 처리해서 정작 로스트에게 당해 죽 은 자는 몇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남은 자들도 피로하겠지.
‘쉬지 못하고 움직여야 하는 상황 이니.’
폭군과 그 측근들은 몰라도, 기사 들과 병사들은 더욱 빠르게 지칠 것이다.
“저것들까지 지킨 건지, 싸우다 보니 지켜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볼 맛이 날 것 같았 다.
‘이번처럼 마물을 움직이는 것은 연이어 하지 못하더라도.’
지칠 만한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
체를라는 미소를 되찾았다.
“이번 여정에서 죽지 않는다면.”
그리고 마치 곁에 스칼렛과 샤를 레앙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 다.
“그때는 직접 만나러 갈게.”
아주 사근사근하고, 섬뜩한 목소 리로.
“그때는 도망간 내 장난감도 돌려 받도록 하지.”
뭣하면 스칼렛 아르만의 이복오빠 도 나쁘지 않겠지만.
빛의 요정 넬과 함께 싸우던 —반 쯤 지켜지는 것이었지만一 글렌 마 시아르가 소름 돋는 감각에 허공을 휙 올려다보았다.
무언가를 느껴서라기보다는 상당 기간 억류당한 채로 있던 자 특유 의 위기감이 발동한 것이다.
텅 빈 허공에는 별만 가득했다.
그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 와아.”
영혼 없는 탄성을 내며 손뼉을 쳤 다.
대단하다.
“못 쉬게 하려나 봐요.”
“떼어 놓고 가야겠군.”
샤를레앙이 기사들과 병사들을 힐 끔 보며 말했다.
“음. 떼어 놓으면 저 사람들 살 수 있을까요?”
우리도 못 쉬게 하고 저 사람들도 죽이지는 않을까.
“같이 다니면 확실히 죽을 것 같 은데.”
“ 흠.”
로스트가 나타난 날로부터 이틀 째. 단 한시도 쉬지 못했다.
그래서 모두들 지쳐 있었다.
‘우리가 아니라 병사들이 말이지.’
기사들도 티는 안 내지만 지쳐 있 었다.
단순히 이틀을 쉬지 못한 게 아니 다.
반나절에 한 번은 로스트 같은 기 상천외한 마물이 나오지.
‘사람 사는 곳으로 향하려면 폭발 물이 터지지.’
뿐인가?
악몽에 함정에 온갖 것들이……오
아주 대놓고 흑마법을 동원하는
데, 요정들이 없었다면 샤를레앙도 피곤했을 것 같았다.
“전쟁이 더 편할 지경이야.”
샤를레앙의 말에 벤저 경이 고개 를 끄덕였다.
“적어도 전쟁 중에는 흑마법이 날 아오진 않으니.”
“하긴 그렇겠네요.”
하여 우리는 일단 병사들을 돌려 보내기로 했다.
“기사들도 보내죠?”
“저것들은 가라고 해도 안 갈 거
야.”
“잉, 왜요?”
샤를레앙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작게 답했다.
“나와 함께 싸워 본 적이 없을 테 니까.”
나는 그 말에 주위를 휘 둘러보았 다.
이쪽을 힐끔거리는 기사들의 눈이 열망과 선망으로 반짝이는 것을.
“폐하, 사랑받고 계시네요.”
샤를레앙이 물을 마시다 콜록, 하
고 조금 뿜었다.
그리고 잔기침을 한 뒤 나를 바라 보았다.
“뭐, 뭐?”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아니, 눈빛들이 뜨겁잖아요.”
사생팬도 생길 기미가 보이는데?
잠시 눈을 깜박이던 그가 기가 막 힌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렇게 따지면 영애야말로, 으득, 사랑받고 있는 것 같은데.”
방금 중간에 이를 갈지 않았어?
나는 맹하니 기사들과 눈을 맞추 고 간간히 손도 흔들어 주던 것을 멈추고 그를 휙 돌아보았다.
그리고 불퉁하게 말했다.
“무슨 말이에요?”
“나만 보는 건 아니라는 거지.”
“그럼 누굴 봐요? 아니, 지금 저 들의 애정 가득한 충정을 모른 척 하시는 거예요? 그럼 못써요.”
“그게 아니라, 그대를……
말을 하다 말고 그가 새삼 화가 나는 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싸늘하게 주변을 휘 둘러 보았다.
내가 손을 흔들어 줄 땐 눈을 동 그랗게 뜨고 놀라던 기사들이 이번 엔 후다닥 고개를 돌렸다.
“화답도 해주시고 뜨겁네, 뜨거 워……?
나는 조금 시무룩해졌다.
역시 책 속에서 벗어난 후로 샤를 레앙은 조금 변했다.
예전의 그의 위명을 생각하면 거 슬리는 사람이 있을 때 이렇게 눈 빛만 쏘아 보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을 텐데.
‘좋은 거긴 하지만…… 이러면 인 기도 많아질 것 같은데.’
“스칼렛.”
그때 아련하게 나를 부르는 소리 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샤를레앙이 같이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입 집어넣지.”
“뎅.”
합 하고 부루퉁하게 툭 튀어나와 있던 입술을 집어넣자 그가 말했
다.
“어쨌든 그대는 모르는 이유로 기 사들은 떨어지지 않을 테니까, 저 들은 그냥 두지.”
“알았어요.”
위험할 것 같지만, 그래도 기사니 까 죽지는 않겠지?
그런대로 납득한 뒤, 나는 겨우 숨을 돌리고 있는 병사들 쪽으로 요정들을 보냈다.
“지금 좀 짬이 났으니 이 사이에 보내죠. 상태들 좀 확인하고.”
“그래.”
바지를 입고 있어서 확실히 활동 이 편했다.
이윽고, 요 이틀 사이 한 뼘 정도 는 자라 버린 요정들이 반짝이는 빛가루를 허공에 뿌리며 병사들 주 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한 병사 앞에서 델이 밝게 외쳤 다.
[괜찮아? 넌 왜 누워 있어?]
다리를 다쳐서 누워 있던 병사의 코앞에서 길이 손을 팔랑팔랑 흔들 었다.
[얘 괜찮아!]
[숨 쉬어?]
[응!]
길이 빛가루를 다리에 솔솔 뿌려 주자 병사의 얼굴이 한층 헤벌레해 졌다.
“요, 요정님들! 걱정해 주셔서 감 사합니다!”
[아닌데! 걱정 아냐!]
[우리! 레티가 보고 오래서 물어 본 건데!]
“그렇군요! 대단하십니다!”
대체 뭐가 대단해.
선망 가득한 눈길들로 요정들이 뭘 해도 박수를 치는 병사들은 마 치 조카 팔불출들을 보는 것 같았 다.
샤를레앙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그쪽을 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들고서 검에 기운 을 불어넣다가……오
“그렇지! 자네들 말이 맞네! 우리 대단하신 요정님들!”
클로버의 흥분 어린 목소리에 고 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다 그가 멈칫했다.
“왜 그래요? 또 뭐가 와요?”
내가 벌떡 일어서서 검을 들고 묻 자 그가 음산하게 중얼거렸다.
“레 티?”
“아? 아아!”
아까 요정들이 날 부르던 호칭을 들었구나.
“좀 전에 제 이름이 길다고 울먹 이기에 애칭을 부르라고 했어요!”
아, 뭐가 오는 건 아니었네.
안도하여 생긋 웃으며 답하자, 그
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말 했다.
“나도 애칭이 있는데.”
“그…… 렇겠죠?”
“음, 영애. 폐하는 애칭 같은 거 안 쓰…… 컥!”
고개를 갸웃하며 소심하게 중얼거 리던 루만 백작이 스르르 쓰러졌 다.
기절한 자세도 다소곳한 그를 기 사들이 재빨리 들고 날랐다.
그때 천막에서도 그렇고 백작에게 왜 그래……오
안쓰러운 눈으로 그를 보다 샤를 레앙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뭔가요? 애칭. 하긴, 친 구 사이에 애칭 정도는 불러도 되 겠죠?”
히히 히.
좋아. 자연스러웠어.
마침 그가 애칭 이야기를 꺼냈으 니, 이참에 폐하 말고 애칭을 부르 게 되면……!
인기 많아지는 폐하 주위에서 혼 자만 애칭을 부르고 그러는 거지.
체를라 디엘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뭐 친구로서 부 른다는데 어쩔 거야!
생각할수록 설레서 그를 빤히 보 는데, 어째 답이 돌아오질 않았다.
게다가 아까는 눈부시게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지금은 미 소는커녕 아주 불퉁해 보였다.
그러더니.
“……애칭은 무슨.”
“ 네?”
그가 고개를 냉정하게 돌리며 말 했다.
“하던 대로 폐하라고 불.”
문장이 다 맺어지지 않은 채로, 그가 빠르게 말을 바꿨다.
“……샤를……레…… 폐하라고 불 러.”
치열한 고뇌라도 하는 표정으로 날 보면서.
‘아니. 호칭이 더 길어졌잖아?’
게다가 샤를레 폐하가 뭐야. 과자 이름 같아……!
나는 조금 어이가 없어졌다.
그렇지만 어쨌든 답을 하기는 해 야 하니.
하여 이 친구에게 한없이 까칠하 신 사브, 아니 샤를레 폐하에게 이 를 갈며 답해 주었다.
“네! 그럼 폐하도 절 ‘레티 영애’ 라고 꼬박꼬박! 불러 주셔야 해 요!”
빵긋 웃으면서.
샤를레앙이 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한참 만에 답했다.
“……그러지……
쳇.
이상하게도 은근히 기뻐하는 것 같았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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