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09
121 화-
내가 가장 먼저 본 것은 샤를레앙 이 한 여성을 뚫어져라 보면서 무 어라 말을 거는 것이었다.
대체 뭐라고 한 건지, 그 여자가 볼을 붉히며 답했는데……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여자가 체를라 디엘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야, 얼굴이 다르니까.’
영상 속에서 보았던 얼굴.
저런 순한 인상이 아니었다.
인상뿐이 아니다.
‘눈도, 코도. 입꼬리까지!’
내가 원작 영상을 얼마나 돌려 봤 는데, 얼굴을 기억 못 할까!
확실하다.
저건 체를라 디엘이 아니었다.
때문에 처음에 나는 그 낯선 여성 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했을 뿐이었 다.
“샤를레 폐하.”
“레티 영애.”
그가 날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아주 오해하기 딱 좋은 표정 변화 였다.
‘친구 이상, 연인 미만 정도겠지 만.’
아까 그가 내 마음을 알고 하는 건지 모르고 하는 건지 모를 장난 을 치는 것을 보고서 내린 결론이 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또 시무룩해지 는 것은, 체를라 디엘을 보던 순간 그가 느꼈던 운명 같은 감정을 내
가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내심 그의 앞에 있는 영애가 체를 라 디엘이 아닌 것에 안도하면서, 나는 물었다.
“어라, 이분은.”
“글쎄.”
샤를레앙이 답했다.
“그대가 신경 쓸 가치가 없는 많 은 것 중 하나지.”
그의 미소가 짙어졌다.
하루 종일 넋을 잃고 볼 수도 있 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런데 레티 영애.”
내가 그 화려한 미소에 눈을 깜박 이고만 있자, 그가 웃으며 물었다.
“그놈, 아니 마시아르 영식과 함 께 있었나 보네.”
꼭 질투라도 하는 것처럼 군단 말 이지.
아니, 질투가 맞을지도 모른다.
그게 연인을 향한 질투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에서는 질투할 때 사람을 툭 하면 죽였거든.’
나와 책 속 일을 겪으면서 좀 달 라졌다고는 해도, 완전히 사람이 바뀔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가 나를 보며 소유욕을 느끼고 집착을 보이고 있으니 질투심을 느 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 만……으
딱 그 정도라는 거지.
“아, 네. 아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왔죠.”
“그래?”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질투심 때문에 사람 목을 뎅겅뎅겅 날리는
것을 보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말 이다.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의미 있는 대화?”
“네, 우리 글렌이……『’
내가 그의 시선의 한가운데에 오 롯하게 위치해 있는 것이 느껴졌 다.
……죄 많은 미남 같으니라고.
그래도 내가 이성인데!
저렇게 소유욕을 보이면, 착각해 도 할 말 없는 거 아닌가!
나는 조금 불퉁해지는 것을 감추 며 답했다.
“외로움을 조금 타더라고요.”
“위로를 해주고 왔군.”
달콤한 목소리가 귀에 감겼다.
조금 냉랭한 어조로 그가 말했다.
“성격이 외양을 따라가는 건가.”
에이, 그래도 이건 좀!
“에이, 폐하도 참. 다 큰 어른도 외로움은 탄다고요.”
글렌이 본인의 어린 외양에 대해 별로 민감한 반응을 하지 않기는
했지만.
반기지도 않는 것 같……오
‘지도 않나? 잘만 그 외모를 이용 해 먹는 걸 보면.’
그때 였다.
옆에 있는 줄 잊고 있었던 이름 모를 영애가 내게 말을 걸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르만 영 애.”
가련함 그 자체인 목소리였다.
그 소리에 조금 놀라며 돌아보자, 그녀가 순한 눈매를 내리깔았다.
순간 날 노려본 것 같았는데.
“체를라 디엘이라고 합니다.”
……뭐?
나는 당황해서 눈을 동그랗게 떴 다.
지금, 뭐라고.
하지만 내가 되묻기도 전에, 그녀 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내 옆으로 돌리며 물었다.
“그런데 이분은……/
“어, 글렌 마시아르라고 합니다.”
야, 가만있어 봐.
지금 쟤가 체를라 디엘이라고 하 잖아!
‘붉은 머리에 녹색 눈은 일치하기 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데?’
아니, 미묘하게 다른 정도도 아니 고 완전히 달라.
솔직히 말해서 여기 있는 이들 중 나보다 체를라 디엘의 얼굴을 잘 아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여기 사람들은 디엘 영애가 나타 나기 전까지만 해도 관심도 없어서 모르고 있었겠지만, 나는……오
‘영상으로 수십 번은 보았으니까.’
그런데 눈치 없는 우리 글렌이 어 벙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름다우신……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과찬이세요, 마시아르 공자.”
어처구니가 없어서 글렌을 돌아보 는데, 그러다 체를라 디엘의 미소 가 눈에 걸렸다.
달라진 외양과 달리, 저 미소는 내가 기억하는 그녀의 것이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왜 얼굴이 바뀌었어?
이건 뭐, 내가 개입된 영향이라고 할 수도 없잖아.
혼란스러웠다.
“진심, 입……/
나는 글렌의 헛소리에 깔끔하게 고개를 바로 했다.
그런 나를 가만히 지켜보던 샤를 레앙이 힐끔 글렌을 보더니 눈을 빛냈다.
그의 눈에 호기심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살기에 가까운 것이 어려 있었다.
“마음에 안 드나?”
“뭐가요, 글렌이요?”
그가 조그맣게 묻자, 나도 조그맣 게 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얼굴에 은 근히 장난스러운 미소가 피어오르 고 있었다.
“별로요. 그보다 정말 저 사람을 모르는 눈치네요.”
사실 체를라 디엘에 대해 글렌이 모르기는 해도, 직접 만나면 뭔가 다른 것을 느끼지 않을까 했었는데 말이다.
‘성을 보면서는 이상함을 느꼈었 는데. 그래서 거의 확실하지 않을 까 했는데……?
그때 문득, 체를라의 얼굴 변화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에 팍 하 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샤를레앙에게 더 가까이 다 가갔다.
“폐하, 근데요.”
“ 응.”
그가 자연스럽게 내가 고개를 숙 인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그게 거의 안긴 것처럼 보이는 줄도 모르고 서, 내가 소곤거렸다.
“혹시 그들이 얼굴도 바꿀 수 있 을까요?”
“바꿀 수는 있지만, 마력으로 얼 굴을 바꿨다면 내가 느꼈겠지. 저 건 진짜 얼굴이야.”
“ 잉?”
그, 그러면 체를라 디엘이 흑마법 사일 거라는 아주 가능성 높은 가 정이 소거되는 건가?
“얼굴이 왜?”
나는 잠시 그를 보았다.
하긴, 그는 체를라 디엘의 원작에 서의 얼굴을 모르니까.
“제가 알던 거랑 좀 달라서요.”
“ 흐음.”
그가 체를라 쪽을 한 번 보았다.
그 지긋한 눈빛을 물끄러미 보다 가, 나는 조금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아까 되게 가까이 서 있던데.’
아니,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예지몽으로 그 여잘 봤다고 했고.
수상하다고도 했는데!
‘표정도…… 그렇게 살벌하지도 않았고 말이지.’
느낌이 그랬다.
그는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었지 만, 적어도 죽이려고 집중하는 것 은 아니었다는 것.
그때 였다.
“하암.”
“클로버 재상……
“끄응. 아니 공자, 좀 더 편하게 부르는 게 어떤가? 각하라는 좋은 단어를 붙여도 좋고 말이야.”
클로버 재상이 기지개를 켜며 어 슬렁어슬렁 다가왔다.
나는 안 좋은 기분을 감추며 그를 휙 돌아보았다.
“다 쉬었어요?”
“아뇨, 영애. 저에게는 조금 더 휴 식이 필요하지만 인생이 뭐 제 마 음대로 되나요……으 헌데, 이분은.”
대화 대상이었던 내가 뭐라고 답 하기도 전에, 얼굴이 바뀐 체를라
디엘이 냉큼 답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재상님. 체 를라 디엘이라고 합니다.”
재수 없어!
나는 그녀가 진짜로 싫어지기 시 작했다. 쳇.
“저기 보이는 저 성에서 살고 있 지요.”
가까이서 본 체를라 디엘의 새 모 습은 솔직히……오
내 기준에는 되게 예뻤지만!
사라락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손길
이 순수해 보이면서도 묘하게 요염 하다.
나는 이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 라보았다.
“아, 예.”
“본디 마물 같은 것은 볼 수도 없 는 곳이라 혼자 나왔답니다. 그러 다가 그만.”
“아하.”
예쁘긴, 한데.
‘성격도 바뀌었네?’
떨떠름한 재상과 갑자기 말문이
터진 체를라의 대화를 지켜보며, 나는 오묘한 기분을 느꼈다.
‘원작에서의 성격은 좀 더 대차고 을곧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무슨 이제 말 걸음마를 시 작한 사슴 새끼처럼 순수하고 사랑 스러워 보인다.
그때 그쪽에 집중하던 내 볼에 샤 를레앙의 손이 닿았다.
움찔하며 그를 돌아보자 만족한 듯 손을 뗀다.
“아까 우리끼리 한 이야기 말인 데, 레티 영애.”
아까 한 이야기라면, 체를라 디엘 에 대한 이야기 말이겠지.
“네. 다행히 기억하고 계시네요?”
“당연히 기억하지. 방금 전 일이 잖아?”
“그런데 왜……『
답지 않게 경계를 안 해?
샤를레앙은 경계를 할 때 티가 난 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위압 감이라든가, 살기라든가.
근데 그런 거 없었다.
“ 응‘?”
나는 조금 시무룩해졌다.
그러는 사이에도 재상과 체를라의 대화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으로 왔는데, 신과 같은 폐하의 모습을,”
잘도 이어지고 있……으
“어디서 자꾸 이렇게 바람이 불어 오나. 그것도 한 사람만 자꾸 후려 치네. 쯧.”
“뵌……
“아, 이런. 제가 무례하게 말을 끊
었군요. 고의였습니다, 영애.”
……응?
나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뭔가 쟤네 대화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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