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35
2화-
“오라버니. 재상이 너무 힘들다 는데 어떻게 생각해?”
내가 지나가듯이 묻자, 이자르가 무심히 답했다.
“내 알 바 아니지.”
“저런.”
나는 안타까운 신음을 흘리며 볼을 푸들거리고 있는 재상을 돌
아보았다.
“그렇대요.”
“이, 이! 너무하시는 것 아닙 니까!”
답지 않게 열을 내며 재상이 울 부짖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때 그 영애와 더 가까이에 있었던 것은 제가 아 니라 아르만 가 분들 아닙니까!”
재상의 말대로였다.
마물들이 쏟아졌을 때 신물을 받고 바로 곁에서 싸운 것은 이자 르와 원로 둘이었으니까.
‘재상은 그 후에 합류했다고 했 었지.’
플레타 영애의 괴력을 보고 이 자르가 최대한 거리를 벌렸는데, 그 빈 자리에 재상이 들어갔다나.
‘어쩌다 그쪽으로 합류를 했는 지.’
신들의 싸움이니 뭐니하는건 자기가 낄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 고 다른 것들을 둘러보려고 나간 것이라는데, 하필 그쪽으로 가서 는 발이 붙잡힌 것이다.
“그래도 오라버니가 가는 것보다
는 낫잖아요.”
“전혀 위로가 안 됩니다.”
“위로가 아니었는데.”
재상이 얼굴을 구겼다.
속으로 또 제길, 제길! 이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런 재상을 물끄러미 보 다가 이자르를 힐끔 눈짓했다.
아까 알 바 아니라고 한 뒤로 이쪽으로는 신경을 끈 이자르는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맹렬한 기세로 서류를 처리하는
모습이 참……오
“짠하지 않아요?”
“제가 더 짠합니다.”
“아니지. 내가 더 짠해요. 황후 업무에 가주 업무까지. 게다가 공 작부인이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 이라고요.”
사실 모닥불의 신의 신물 덕분 에 그렇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지 만, 일부러 엄청 피곤한 척을 했 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들이 긴 하지만 이 일들 다 하면서 가
문의 역사까지 달달 외우려니 죽 겠단 말이죠. 그뿐이에요? 티타임 한 번에 신경 쓸 것은 또 왜 그렇 게 많은지. 귀족들뿐 아니라 타국 의 예법까지 대충이라도 훑는데 그것도 어마어마하더군요.”
느릿한 어조로 그렇게 중얼거리 다가 휙 재상을 돌아보자, 내 피 폐한 눈빛이 먹혀 들어갔는지 재 상이 움찔했다.
“아까 뭐라고 했죠? 플레타 영애 의 훈련을 점검하는 일에서 빼달 라고……, 그거 맞아요?”
시니컬하게 묻자 재상이 이번엔 눈을 피했다.
나는 우리 남편의 표정을 떠올 리며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이쪽을 슬그머니 보던 재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재상. 그 영애가 당신이 제일 편하다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 내 가 달려갔을 거예요. 알아요?”
지금 누구 약 올리나!
과중 업무도 하루 이틀이지 신혼 여행 다녀오자마자 우리 요정왕들 이랑도 별로 놀지 못하고 일 전선
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간 전 가주에 의해 내팽개쳐 진 가주 업무는 상상을 초월할 정 도로 상태가 엉망이었으니까.
아무리 유능한 가모와 원로들이 있었다 해도, 가주만이 할 수 있 는 업무는 손댈 수 없었던 것이 다.
‘정말 그때는 전 가주 놈을 죽여 버리고 싶었지……,’
지금이라도 유유자적하게 여행 을 떠난 바바를 다시 붙잡아 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걔가 일을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시키면 못할 것 같지도 않고.
걔만 이렇게 놀리는 것도 약이 오르는데 말이다.
나는 내심 바바를 수색하기로 결심한 뒤, 시무룩해진 재상에게 조금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그렇게나 그 영애가 무섭다면야. 저랑 업무를 바꾸는 것도.”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반응 좋고!
재상과 이자르가 한목소리로 외쳤 다.
이자르……으
이 오라버니 지금 집중하는 척하 면서 이쪽 이야기 다 듣고 있었구 나?
“흥. 뭐 어때요. 난 그 영애랑 친 구니까 나도 그 영애가 편해할 거 라고요.”
“제가 제일 편하다고 그 영애가 직접 말했잖습니까!”
“그 영애가 아르만 가문을 불편 하게 여기도록 내가 얼마나 신경 을 썼는, 헙.”
이자르가 열이 올라 말하다가 입을 제 손으로 막았다.
나와 재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이자르를 바라보았다.
“뭘, 했어?”
“수를 썼단 말이오?”
“……저는 할 일이 많아서.”
이 인간들이.
영애의 괴력을 한마음으로 두려워
하는 두 남정네를 바라보며 나는 혀를 찼다.
“어쨌거나 실없는 소리 말고 재 상은 계속 영애 쪽을 맡아요. 페 레, 페아…… 아니.”
“페리도트 플레타 영애요.”
“네, 그 음, 플레타 영애랑 좀 친해져 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이상하게 잘 외워지지 않는 이 름에 뚱하게 말하자, 잽싸게 끼어 들어 이름을 알려주었던 재상이 얼굴을 구겼다.
그래봤자 이름 외우고 있을 때
부터 알아봤다.
싫지 않은 게 분명해.
멋대로 결론을 내린 뒤, 나는 손 을 살랑살랑 흔들며 축객령을 내 렸다.
“가서 데이트 신청이라도 해요. 음, 물론 그 저택 내에서만 가능 하겠지만……오 칭찬을 좋아하는 영 애니까 칭찬을 해주는 것도 좋 고……오 암튼 나가봐요. 나 이거 얼른 끝내고 우리 여보한테 가야 해요.”
요정왕 애들도 근래 못 봤단 말
이야.
어느 순간부터 글렌이 순진한 세 요정왕들을 형들이라고 부르던 데.
뭘 하면서 그렇게 친해졌는지도 묻지 못했단 말이야!
“데, 데이트……/
재상은 창백해져서 말을 더듬거 리다가, 눈을 굴리며 나갔다.
탁
아르만 저택 집무실의 문이 닫 히자, 이자르가 무심하게 말했다.
“저 사람이 결혼이라도 하면 공 작부인이 또 쓸데없는 말을 하겠 어.”
“뭐, 결혼하라고?”
요 0 ” 흐.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예전만 큼의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 것이 의외였다.
방음의 능력을 가지게 된 공작 부인이 요즘 전보다 분위기가 유 해지기는 했지만 과연 그것 덕분 일지는 모를 일이었다.
어쨌거나.
최근에는 그 전대 공작부인께서 원로들과 합심해 결혼을 주제로 이자르에게 종종 말을 걸고는 했 다.
‘내가 보기엔 사담을 나눌 계기 가 생겨서 좋아하는 것 같던데.’
이자르가 짜증은 낼지언정 독을 품고 달려들지는 않으니까 말이 다.
하지만 말을 듣는 이자르의 입 장은 다르겠지?
“걱정 마. 내가 오라버니 너는 평 생 독신으로 살 수 있게 해줄게.”
생긋 웃으며 말하자 이자르가 묘하게 떨떠름한 표정을 했다.
“굳이 그렇게까지……?”
“걱정 말라니까? 음, 방법이야 많 지……/
신에게 귀의를 했다든가.
중요한 부분의 기능이 다소 모 자라지만 그 외의 부분은 완벽하 다고 한다든가.
아니면 영애가 아니라 영식들에 게 인기가 많……오
“뭘 생각하고 있든 아무것도 하
지 마.”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이를 갈아!”
“방금 움찔했잖아!”
“갑자기 말하니까 놀라서 그랬 지!”
“가주님, 네가 놀라? 웃기고 있 네! 하루에도 다섯 번씩 너한테 놀라는 저택 사람들한테 미안하지 도 않냐?”
“안 미안하다, 왜! 그리고 과장 좀 하지 말지? 그 사람들 놀라는 게 아니라 웃는 거거든?”
“둘 다거든?”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한데!”
“네가 놀랐다며!”
“난 놀라면 안 돼? 여보야……, 이 오라버니가 날 구박해요……
흑흑 우는 척을 과장되게 하며 샤를을 부르짖자 이자르가 식겁하 며 내 입을 막았다.
“너 미쳤어? 진짜 부르면 어떡,”
“렛. 날 불렀어?”
내 입을 막고 있는 이자르의 손 을 지그시 노려보며 샤를이 말했
다.
단 몇 초 만에 순식간에 도착한 내 남자를 보며 내가 눈을 휘며 웃었다.
바바가 결혼선물로 주고 간순 간이동 팔찌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작동되고 있었다.
일이 있든, 없든.
‘우린 신혼이라고.’
헉, 하고 떨어진 이자르가 질린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자네는 늘 순발력이 좋군.”
조금만 늦었다면 잘라버렸을 거 라는 말을 돌려 하며 샤를이 중얼 거렸다.
이자르가 식은땀을 흘리며 한숨 을 쉬었다.
“폐하. 또 오셨습니까……
처음에는 샤를이 을 때마다 사 색이 되어 인사를 하던 이 저택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의 허 락하에 편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 다.
잘된 일이지.
샤를은 그를 가는 눈으로 보다
가,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순식간에 얼굴에 퍼지는 온기가 사랑스러워서 나는 몸을 일으키며 그의 입술에 쪽 입을 맞추었다.
그 한 번이면 충분했다.
“ 어욱.”
이자르가 질색을 하며 재빨리 서류들을 챙겨 튀었다.
“딱 보고 싶을 때 왔어요.”
“딱 보고 싶을 때 당신이 날 불 렀어.”
속삭이는 말을 끝으로, 집무실의 조명이 어두워졌다.
질색을 하면서도 꼭 해야 할 일 을 잊지 않은 이자르에게 속으로 박수를 보내며, 나는 금세 성검 오르페가 데워 놓은 집무실 책상 위에서 그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자길 이런 데에 쓰지 말 라고 반항하던 오르페도.
근래 들어 조금씩 정신이 들어 말을 하기 시작한 모닥불의 신도.
또 샤를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 다는 달의 신과……오
[생일선물 일찍 주자!]
[맞아, 까먹을 거 같으니까!]
[우리 막내, 생일 때까지 재우면 깨어나서 울 거야. 그러자! …어, 어?]
창밖에서 새 모양으로 변신하여 아기처럼 잠든 글렌을 들고 동동 떠 있던 요정왕들도.
모두 고개를 다른 데로 돌리거 나 잠이 들거나, 도망쳤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외전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