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6
21 화-
나는 슬슬 ‘황제의 약혼자를 함부 로 대하지 말라.’는 말의 약발이 떨 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정신을 빼놓기 로 결심했다.
“아가씨? 뭐 하고 계세요?”
루시가 물었다.
“응, 이거 만들어.”
“뭘…… 헉!”
진짜처럼 생생한 거미.
마법 물품 상점은 정말 환상적이 었다.
그곳은 마법사들의 실패작들도 더 러 팔고는 했는데, 아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아주 쓸데없고, 값싸고, 엉망인 것들이지.’
검은 거미도 거기서 골라 온 것이 었다.
이것은 벌레를 밟는 것이 사람에 게 어느 정도의 불쾌감을 주는가에 대한 고찰을 통해 나온 쓰레……
아니, 작품이라고 했었다.
‘한마디로.’
이 거미는 목표물이 문을 열고 나 오면, 그의 발아래로 달려가는 습 성을 지녔다.
그다음은 빠직.
진짜로 벌레가 밟혀 죽었을 때처 럼 생생한 상태로 죽은 뒤 사라진 다.
‘더 비싼 것들 중에는 더 재밌는 것들도 많았는데.’
돈이 없어서……오
하지만 꼭 마법 도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았다.
그때 였다.
검은 거미가 다리를 꿈틀거렸다.
내 옆에 있다가 방의 저 끝까지 달아난 루시를 보았다.
루시가 외쳤다.
“거미를 만들어서 어디다 쓰시게 요!”
“비밀이야.”
그리고 나는 그 거미를 집무실 앞 에 두었다.
누구의?
당연히 공작이 집무실이지.
내가 엿들은 바로, 공작은 벌레를 아주 싫어했다.
바퀴벌레에는 경기를 일으켰고, 나비에도 학을 뗀단다.
그래서 사용인들은 벌레가 공작의 눈에 띄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 고는 했다.
‘처음엔 사용인들이 피해를 볼까 봐 걱정도 했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왜냐.
“루시. 이것 봐 봐.”
“?”
루시의 앞에서 같은 종류의 개미 를 하나 보여 주었다.
개미가 내 발에 밟혀 죽고.
나는 개미가 밟혀 죽은 신발을 들 어 발바닥을 보여 주었다.
“어…… 글씨네요?”
“응. 읽어 봐.”
“엿……?”
엿은 사실 내 만족용이지 공작이 봐도 이해 못 할 말이니 폐기다.
그거 말고도 여러 욕설들이 발바 닥에 쓰여진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런 식으로 몇 개를 더 보여 주 고 나니, 루시의 얼굴은 다른 의미 로 하얘져 있었다.
“이거, 어디에 쓰시려고요?”
“응? 이미 썼는데?”
그때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렸 다.
“루시, 넌 가봐.”
내 방에 있는 거 보여서 좋을 것 없으니.
나는 뿌듯하게 웃으며, 장난감들 을 마저 조립했다.
“이게 무슨! 으아아아악!”
“아이고 찰지다.”
그저께 내게 기어코 손찌검을 한 공작에게 피의 복수를.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바퀴벌레를 섬세하게 조립하며, 나는 열의를 불태웠다.
“스칼렛 아르만!”
오.
나비가 날아가서 그의 코에 글씨 를 제대로 남긴 것 같다!
厂인성 더러운 게 죄라면 저는 교 수형 입니다.」
그런, 최대한 잔인하고 창피한 문 구들을 생각해 내느라 얼마나 즐거 웠던지!
으으으으.
다음에는 집사를 포섭해 봐야지.
생각해 낸 것들을 다 해보려면 그 게 가장 편했으니까 말이다.
얼굴에 저 글자가 하루는 남아 있 을 공작을 생각하며, 나는 뿌듯하 게 미소 지었다.
달라지신 아가씨는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분이지만, 집중력이 조금은 좋아지신 것 같다.
‘좋은 일이지.’
집사는 요즘 방에서 무언가를 열 심히 만드는 스칼렛을 떠올리며 고 개를 주억거렸다.
사실 아가씨가 달라진 부분은 비 단 집중력만은 아니었다.
‘대꾸를 하시게 되었어.’
사실 공작의 폭력에 대해 사용인 들이 모를 수는 없었다.
공작 부인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상관하지 않았으니까.
‘주인의 불행을 기뻐하면 안 되지
만……/
멀리서 들려오는 공작의 비명 소 리를 들으며, 집사가 차분하게 미 소 지었다.
‘조금 늦게 가도 괜찮겠지.’
스칼렛 아가씨는 자신의 장난을 굳이 사용인들에게 감추지 않으신 다.
그리고 사용인들도, 이제 아가씨 의 장난에 침묵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 휴.”
사용인들도 할 말 못 할 말 가리
지 않는 공작에게서 마음이 떠난 것이리라.
그리 생각하며 집사는 한숨을 쉬 었다.
“그립군.”
저절로 나오는 말에 짐짓 입을 꾹 다문다.
사실 지금의 아르만 공작은 문제 가 많았다.
가족과 사용인들을 대하는 태도만 이 문제인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문제가 아닌 것이 없다고 보는 게 옳겠지.
지금의 공작인 바론 아르만은 전 공작인 아론 아르만의 동생이었다.
아론 공작은 어릴 때 가주가 된 뒤로 단 한 번도 가주답지 않았던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모두가 그를 사랑했다.
그가 신분이 낮은 평민 소녀와 사 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누구 하나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 꼬장꼬장한 원로들조차도.
가주를 사랑했었다.
아론 공작이라면 기울어 가는 아 르만의 성세를 되찾아올 수 있으리 라.
그리 점치는 이들이 수두룩했던 그 시절.
집사만이 알고 있던 아론 공작의 비밀 장소도 있었다.
연인인 평민 소녀와 남들 몰래 만 나던 곳이었다.
‘분수가 보이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영주성에 갈 일이 없으니.
그곳을 생전에 다시 볼 수 있을는 지.
‘그립구나, 정말로.’
눈앞에 그대로 그려진다.
금발에 붉은 눈을 가진 소녀가 웃 음을 터뜨린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코스모스를 꽂아 주며, 아론 공작은 더없이 짙 은 애정이 담긴 눈을 하고 있었다.
소녀만을 바라보는 소년 공작.
두 사람은 참 보기 좋았었는데.
그 시절은 너무나 일찍 끝나 버렸
다.
‘의문사였지.’
아론 공작은 겨우 스물둘에 죽어 버렸다.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소녀는.
‘공작 부인이 되었어.’
밀리아 아르만 공작 부인 대신 바 론이 택했던 전 공작 부인이 바로 그 소녀였다.
‘무언가, 사정이 있으신 것 같았는 데. ……돌아가시는 날까지 알 수 없었지.’
별 소리를 다 들으면서도, 전 공 작 부인은 그 자리에 죽을 때까지 앉아 있었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아직도 아론 공작의 마차가 왜 그렇게 외진 곳에서 불타 버렸 는지 알아 낸 바가 없었다.
그 마차를 탈 예정이었던 동생 바 론 아르만을 의심할 수 있었을 뿐.
‘확실하지 않은 사실이니, 함부로 생각해선 안 되지만.’
당연히, 아르만의 기둥인 원로들 은 새 가주를 인정하지 않았다.
가주 자리가 비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계를 이어 오고 있 기는 하지만.
‘공작 식구들이 영주성에 가본 적 이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지.’
그건 이제 수도 내의 귀족이라면 다들 알 만큼 유명한 사실이었다.
그만큼 영지의 실무를 맡고 있는 원로들과 현 가주의 골이 깊다는 반증이라고.
그리들 쑥덕거린다.
‘아론님이 계실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집사는 또 한 숨을 푹 쉬었다.
“왜 이제 오나! 이걸 봐!”
“가, 각하. 얼굴이……!”
집사가 기함을 하며 다가가 공작 의 얼굴을 살피려 했다.
물론, 다가오기 무섭게 후려쳐졌 지만.
노집사는 바닥에 떨어진 외알안경 을 익숙한 듯 주워 들고서 단정하 게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도 보인 문 구를 떠올렸다.
厂인성 더러운 게 죄라면 저는 교 수형 입니다.」
누구라도 스칼렛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노골적인 어투였다.
집사의 표정이 묘해졌다.
“ 나가!”
물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공작이,
그 표정을 보고 외쳤다.
“나가란 말이다!”
재빨리 문을 닫자, 미처 문 밖으 로는 날아가지 못한 물건들이 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집사는 또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는 그리워서가 아니었다.
인생 살기가 힘들어서였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현 가주 바론 아르만은 빌어먹을 상사였으니까.
그래서였을까.
얼마 후, 그는 스칼렛이 협조를 구할 때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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