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35
41 화-
“아. 흑. 힐링이야.”
나는 조심스럽게 내 손바닥만 한 아기를 꼬옥 안아 주었다.
내가 과일 열매를 제법 깊숙한 곳 에 심어 뒀기 때문에 여긴 사람도 잘 오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서리가 가능했던 것이겠 지.
다 의도한 일이긴 했다.
요정을 만나려고.
다만, 계약의 주문을 던질 생각은 없었다.
「너의 영혼, 뜻, 꿈을 나에게로. 오로지 그 힘은 나를 통해. 그리하 여 종국에는 가루가 되어라.」
그런 주문이었으니까.
이것 봐.
아니 그런 살벌한 말을 이런 애기 들한테 어떻게 해?
원래도 할 생각 없었지만.
‘게다가 얘넨 말을 하잖아?’
원작의 요정은 말 그대로 악마의 조각 같았던 데다, 마르고 굶주린 청년들이었고 말도 하지 못했었다.
미친.
[히, 링?]
“ 응.”
[핫! 쟤 자폈어! 기리 바부!]
[아냐, 우리가 바부…… 나빠……』
안절부절못하며 우리 둘 주위를 날아다니던 나머지 두 요정들이 갑
자기 시무룩해졌다.
그러고는 다들 땅으로 내려앉아 주춤주춤 다가와 내 치맛자락을 두 손에 꼬옥 쥐었다.
[자모해써……으 기리 나져.]
[빼가 너무 고파써.]
요정들은 그대로 나를 올려다보며 애원했다.
애원을……오
[마싰어 써.]
[꼬마어…… 어?]
말하다가 뭔가 이상했는지 다 함
께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나무 그늘 아래 털푸덕 앉 아 내 곁으로 다가오라 불렀다.
“알았으니까, 다들 이리 와.”
처음 본 사이인데 요정들은 꼭 선 생님께 칭찬이라도 받은 아가들처 럼 금세 활짝 웃었다.
그리고 아장아장 걸어서 다가왔 다.
날 수 있으면서 그리 걸어오는 것 을 보니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는 일단 눈을 반짝이는 순진한 요정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우선, 다시는 이렇게 도둑질을 하면 안 돼. 배 많이 고프면 조금 만 참았다가 친구에게 말하는 거 야. 알았어?”
[칭구?]
“응, 나.”
헤헤, 웃자 요정들이 따라서 헤헤 웃었다.
그리고 나는 확신했다.
얘네는 원작에 나온 요정들이 아
니라고.
원작의 요정들은 말을 안 했다.
‘아니면 한 달 사이에 쑥 커버린 다거나 그런 거겠지.’
그런 거라면 갓난애들이라는 건 데, 한숨이 좀 나왔다.
이런 애기들한테 요정석을 어떻게 부탁하지? 난감하네.
그래도 나는 일단 확인차 물어보 았다.
“여기 보자! 여기 좀 보세요!”
고새 웅성웅성 재잘거리던 요정들
이 내게 집중했다.
“혹시 이곳에 너희 말고 다른 요 정들이 있어?”
[어써!]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럼 얘네가 그런, 악마의 하수인 같은 몰골로 변하는 건가?
고작 몇 달 만에?
나는 조금 시무룩해졌지만, 어쨌 거나 중요한 문제라서 말을 이었 다.
“그럼 너흰 어디서 태어났는데?”
[꼬!]
“아하, 꽃! 그렇구나아.”
요정석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는데, 애들이 고개를 갸웃하기만 해서 심 장만 부여잡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몇 달 후 돈을 벌고 공작가를 뜬다는 계획을 꼬깃꼬깃 구겨 버렸다……오
망할. 역시 인생은 생각대로 되는 게 없구나!
“음, 좋아. 그럼 우리는 친구니 까.”
[칭구……』
발그레한 얼굴로 내 말을 따라 하 는 애들이 사랑스러웠다.
아…… 돈을 잃고 힐링을 얻었어.
좋은데 왜 눈물이 나지?
“내 과일을 주도록 하지.”
눈물을 머금고, 나는 이 애들이 굶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돈은……오
그래, 시골로 간다면 어머니가 남 겨 준 재산으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지도.
‘아, 그런데 그 재산을 이 땅 사 는 데에 거의 다 썼지?’
히히!
[칭구, 무셔.]
[아프아?]
[열! 어써!]
히히히히히히!
아기 요정들은 눈물 나게 다정했 다.
됐다, 됐어. 다른 방법 일단 찾아 보지 뭐.
나는 눈물을 감추고 애들에게 작
은 과일들을 공평하게 나눠 주었 다.
요정들의 이름은 기리, 네리, 베리 라고 했다.
“파랑머리 네가 기리니까 길이라 고 하고, 붉은 머리는 베리…… 벨! 이라고 하자.”
[나, 나느은?]
“우리 금발 애기는 넬!”
끼]
외우기 참 쉽네.
과일을 먹으면 우리는 쑥쑥 자란
다는 말을 언뜻 들었지만, 애들이 흥분해서 한목소리로 떠드는 바람 에 나는 그 말을 놓치고 말았다.
들었어도 웃고 넘겼겠지만.
사실 오늘은 과일을 보고 나서 신 전으로 향할 생각이었는데.
‘차이는 방법으로 안성맞춤인 게 또 떠올랐거든!’
하지만 의외의 일 때문에 진이 빠
진 나는 신전으로 가는 것을 하루 미룰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날 저녁에는 스칼렛의 어 머니 방을 손수 청소했다.
“돕겠습니다.”
루시가 도와준다고 하기에 허락했 더니 몇몇 하녀들이 함께하기 시작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스칼렛 어머님의 방이 말끔해졌 다.
일부 얇아진 바닥만 빼고.
“여기 나무 표지판을 세워 둘 거 니까 적당한 걸로 가져와 줄래?”
옹기종기 모여 그 부분을 어색하 게 바라보는 하녀들에게 명하자, 하녀들이 미묘한 표정으로 표지판 으로 쓸 만한 것을 들고 왔다.
“좋았어.”
나는 버리는 걸레에 오래된 잉크 를 쏟아 부은 뒤 그걸로 표지판에 선명하게 글씨를 썼다.
厂스칼렛 아르만의 놀이터: 건드 리면 다른 곳에도 하나 더 만들 것
임」
흠칫하는 하녀들을 보며 방긋 웃 어 주자, 루시가 날 보며 흐릿하게 웃었다.
그날 밤, 나는 저택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조치를 취해 두었 다.
‘돈 버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 까, 일단 공작가 물 먹이기를.’
솔직히 독립은 기정사실이고.
부유하게 사느냐, 가난하게 사느 냐의 문제였을 뿐이다.
그러니 독립하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어?
스칼렛의 적인 공작이 폭군에게 망하면 더 좋겠지만, 그거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망할 똥작을 골탕 먹일 생각에 달 밤에 신이 나서 어깨춤을 추었다.
지나가던 이자르가 무슨 일인지 몰라도 진정하라며 내게 담요를 둘 러 줄 때까지.
“이자르. 기뻐해.”
“뭐가. 넌 밤엔 잠이나 자.”
“저번에 나 안 혼나게 해준 거 갚 을 거거든.”
내일부터 공작 부부는 나뿐 아니 라 이자르에게도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될 테니까. 히히.
그 전에, 나는 공작 부인과 대화 를 하기로 했다.
그녀는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기는 했으니까.
뿐만 아니라 상단을 운영하고 있 었다.
“그래서, 날 찾아왔다는 것이냐?”
“ 네.”
“도와 달라고?”
“네, 가르쳐 줘요.”
그거 아나?
여지가 어느 정도 있는 적과는 동 침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 중 하나라는 것을.
나는 이자르와 나와의 관계성, 그 리고 적어도 내가 죽기를 바라는
막장 짓은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녀와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점수 를 주었다.
“내게 화풀이를 하는 건 잘못되었 지만, 그건 그거고요. 당신은 유능 하고, 날 죽이려고 하지 않으니까 요.”
한 번도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한 적은 없었다.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다는 기색 을 비친 적도 처음이었고.
“혼자 살아도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그걸 티내는 것이 바로 네가 허 술하다는 증거다.”
“그걸 말해 줄 줄 아는 사람이니 까, 당신에게 말하는 거거든요.”
언제까지고 원작의 기억에 얽매일 수는 없었다.
사실 나는 이것저것 해보고는 있 지만 아직 달이 없는 이 세계가 영 낯설다.
그리고 그 낯설게 느끼는 부분이, 언젠가 사고를 치지 않을까 미리 걱정하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미리
챙겨 두어야 후환이 없는 법이지.
“뭐라고?”
“귀족적인 품위에 대해 당신만큼 의식하고 사는 사람은 못 봤거든 요. 치졸한 짓은 경멸하고, 직접적 으로 손을 대는 폭력에는 경기를 일으키고. 또 뭐가 있더라?”
물론, 원작에서 말이다.
그녀는 사람을 미워해도 죽이지는 않는 평범한 사람에 속했다.
평범하게 나쁜 사람.
“아무튼 공작 각하보다는 낫더라 고요. 알다시피 난 그런 걸 가르쳐
줄 어른이 없잖아요.”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