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41
48 화-
“뭐지?”
그들을 힐끔 본 샤를레앙이 냉하 게 물었다.
다크서클 짙은 얼굴에 미소를 띠 고서 재상이 물었다.
“이번 약혼녀분과는 오래 갈 것 같으신가 봅니다.”
세이프 존에서 꽃 달고 뛰어오는 그녀를 본 뒤, 재상은 뒤늦게 스칼
렛 아르만의 연회장에서의 행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즉시, 그녀에 대한 정 보를 나름대로 알아보기도 했었다.
그녀 자체도 흥미로웠으나, 그녀 를 대하는 샤를레앙의 반응이야말 로 진정 재밌는 것이었다.
“그녀는 왜‘?”
그녀래.
다른 건 몰라도 연애는 아닐 거라 고 주장했던 1호가 입을 떡 벌렸 다.
벤저가 흠, 하고 팔짱을 꼈다.
심각한 얼굴이었지만 실상은 놀려 먹을 준비가 된 것이었다.
“그분께 호위를 붙일까? 10초 정 도는 버틸 수 있게.”
벤저가 아주 진지하게 건넨 말에 샤를레앙이 그린 듯한 미소를 지었 다.
“뭐 하러.”
“별 의미는 없기는 하겠지만, 약 혼녀가 되고 한 달쯤 지나고 나면 수작이 시작되지 않던가.”
“그랬지.”
단 한 사람의 약혼녀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신전은 샤를레앙이 그 어떤 식으 로도 빛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 다.
별 쓸데없는 이유로 그 많은 이들 이 죽어 나간 것.
역대 약혼녀의 70퍼센트는 암살 자였고, 나머지 30퍼센트는 아무것 도 모르는 희생자들이었다.
너무 많이 죽어 나가니 찝찝해서 약혼을 보류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 보았으나.
이상하게도 그건 신전뿐 아니라 샤를레앙을 지지하는 귀족들도 찬 성하지 않았다.
‘그래서 흑마법사들이 의심스러운 거야.’
뒤에서 수를 쓰기로는 그들 만한 종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무리라도 짓게 되면 큰일인데.’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측근 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했 다.
어쨌건 당장 신전을 공개적으로 겁박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으
니.
하여 샤를레앙은 신전을 무너뜨릴 때까지 약혼녀가 있어도 없는 셈 치고 움직였던 것이다.
더더욱 아무도 그 자리에 오고 싶 어 하지 않도록.
이번은 조금 다르긴 했지만.
“그래. 그런데 왜 그녀만 호위를 붙이란 말이냐.”
“그야, 폐하.”
클로버 재상이 은근하게 미소 지 으며 말했다.
“폐하께서 예전과 다르시.”
“재상은 아무래도 일이 모자란가 보군?”
“아닙니다. 아니에요. 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진실로 샤를레앙의 심기가 불편해 진 것을 눈치채고, 다들 쏜살같이 물러갔다.
혼자가 된 집무실에서, 샤를레앙 은 잠시 한숨을 쉬며 손을 멈추었 다.
그리고 하, 하고 웃음이 나왔다.
방금 있었던 이들이 보았다면 기 절을 했을 것이다.
“원숭이!”
“대지!”
“우어어……!”
웃자고 하는 짓이 너무, 너무, 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아. 미치겠군.’
소년 같은 표정으로, 그는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얼마 후, 아직도 웃음기가 남은 채로 샤를레앙은 생각했다.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지.’
필요에 의한 결정일 뿐이다.
신전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신전이 판과 결탁한 결정적인 증거가 큰 도움이 될 테니까.
‘다만 다른 이유가 없잖아 있기는 한데.’
피 냄새를 맡고 놀라 날카롭게 얼 굴을 굳히던 스칼렛을 생각하지 않 았다면 거짓말이리라.
그녀가 불쾌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래.
‘마음에 든다.’
그저, 두 번 맡게 하고 싶지는 않 았을 뿐이다.
술수로 독해진 죽은피의 냄새를.
쿵, 힘 있게 인장을 내려찍으며, 샤를레앙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저거 지금 냄새 더 밸까 봐 안 가신다는 거 아닙니까?”
2호가 중얼거리자, 1호가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답지 않게 그런 걸 신경 쓰고 있 었다, 그들의 폐하가.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걱정 말게.”
그늘을 타고 움직이는 그림자들을 향해, 클로버 재상이 툭 말했다.
그러고는 이유도 말해 주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제 갈 길을 가버 렸다.
“그럼 우리는 가서 준비를 하지.”
벤저 경이 황제의 집무실 쪽을 힐 끔 본 뒤, 2호의 뒷덜미를 잡고 사 라졌다.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던 1호와 3호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나 머지 그림자들을 불러 스칼렛 아르 만의 세이프 존에 가보기로 결정했 다.
감시는 아니고 그냥 어디까지나 늘 그랬듯이 인사가 목적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거기로 가는 길에 영애가 보이지 않았다.
“왜 안 오시지?”
“늘 이 길을 따라서 춤추면서 걷 고 계셨는데 말입니다.”
변신의 귀재인 3호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우는 어린이로 변했을 때 꽃다발 을 받은 후로 3호는 스칼렛 영애의 팬이 된 지 오래였다.
3호는 귀족가의 영애이기도 했기 때문에, 조만간 어디서든 스칼렛 영애를 뵈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하 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 보든, 이 거리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모습처럼 자 연스럽지는 않을 테니.
오늘 3호의 실망감은 대단했다.
“흥겨워 보여서 좋았는데.”
세상 어느 영애가 박자를 타며 뛰 듯이 걸을까.
3호는 그 걸음을 배워 보고 싶어 서 몰래 연습까지 했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저건 타고난 거라는 거다.
“이미 왔다 가셨나 보지.”
다른 번호의 그림자의 말에 3호가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훌쩍 다른 데 로 떠나 버렸다.
그 모습을 식은 눈으로 바라보던 1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나 며칠 후, 샤를레앙은 판을 처리하는 일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시 한번 찾아온 판의 암살자들 이 자폭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폭의 흔적에서 흑마법사 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인체실험.
키메라의 흔적을.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으나, 다가 오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황 제에게 남은 피 냄새가 너무 독했 다.
“피를 아예 갈아엎고 왔군.”
샤를레앙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
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진실로 돌아 버린 모습이었다.
결국 샤를레앙은 공식 일정을 미 루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정중하게 일정을 미루자고 보낸 편지의 답장 을 받았다.
나름대로 예의를 차린답시고 기사 단장을 직접 보내서 답신을 받아 오게 시키기도 했는데.
정말 답지 않게도, 샤를레앙은 그 녀가 바로 건네 주었다는 답신을 펼치기를 저어하고 있었다.
스칼렛이 바로 파혼 이야기를 꺼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 문이었다.
‘먼저 꺼낼 리는 없겠지.’
왜 그것이 신경 쓰였는지는 의식 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샤를레앙이 서신을 펼쳤다.
「위대하신 폐하. 폐하의 모자란 약혼녀 스칼렛 아르만입니다.
아주 위험한 일을 하러 떠나셔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사이의 일정은 일절 신경 쓰 지 마시고, 조심해서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거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저는 전혀, 조금도, 먼지 한 톨 만큼도 불쾌하지 않으며, 아예 취 소를 하셔도 속상하지 않을 거랍니 다.
실은 그런 위험한 일을 하고 오신
다면 여독을 풀 시간도 필요하지 않으시 겠습니까.
오해하지는 마시고 들어 주십시 오. 다음 주로 미루자고 하셨는데, 그냥 취소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 을 거라,」
거기까지 읽은 샤를레앙은 심호흡 을 했다.
이상하다, 아직 판 쪽에는 가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뒷목이 당기 지?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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