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77
86화-
곰곰이 생각하던 루시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옆에서 걷던 낸시도 덩달 아 한숨을 쉬었다.
둘은 퍼뜩 서로 마주 보았다가, 말없는 이해를 주고받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각한 것이야 비슷했을 것이다.
그만큼 강렬한 시간이었으니까.
다만 같은 것을 떠올렸으면서도 그것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길지 않은 춤 연습이 끝난 뒤 황제 가 스칼렛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보냈던 살벌한 경고의 눈빛 때문이 었다.
여기서의 일이 새어나가면 죽음뿐 이라는 경고.
“그 단원들 말이야. 굳이 우리가 입막음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낸시가 중얼거리자 루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악단 단원들은 다섯 배의 임금을
약속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세 번은 더 와야 한다는 것에 반쯤 절망하며 돌아갔다.
아가씨에 대한 불미스러운 소문이 하나라도 더해지는 날에는 다들 죽 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었다.
샤를레앙 황제는 스칼렛 아가씨를 제외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폭군이 었으므로.
‘소문으로는, 근래 들어 죽이는 수 는 적어지신 것 같지만.’
물론 그들이 그가 스칼렛 주위의 사람은 건드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 리지 않았다.
나는 틈나는 대로 원작 영상을 돌 려 보고 또 돌려 보았다.
‘처음엔 분명히 재미있어서 그랬 는데.’
지금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
분위기가? 아니면, 뭐지.
보면 볼수록 뭐가 걸렸다.
이게, 보다 보니 찾아지는 수상한 점들이 있기도 했다.
‘흑마법사의 목소리와 체를라의 목소리가 겹친다든가.’
약간 변조된 느낌이지만, 목소리 의 결이 겹친다.
그리고.
여러 다른 각도에서 보았을 때, 샤를레앙과 체를라의 첫 만남을 주 시하고 있는 이들이 몇 보였다.
‘순수하게 예쁘고 잘생겨서 보는 느낌이 아니라, 꼭……
그래, 암살자가 먹잇감을 노리는 것처럼.
특히 샤를레앙을 볼 때 그들의 눈 이 번뜩였다.
“신전인가?”
아니지.
거긴 그 리코타 성좌의 표식을 보 면 결국 같은아!
“악, 세상에. 이걸 말 안 했네!”
이미 내가 보는 이 영상이 예지력
의 한 종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적어도 샤를레앙 폐하와 바르샤와 는 공유하고 있었고.
‘그렇게 본 미래가 매우 유동적이 라는 것도 말이지!’
중요한 정보.
신전과 흑마법사가 결탁했을 거라 는 걸 알려야 했다.
“내일이 대 무도회니까, 첫 춤 추 고 나면 폐하랑 따로 자리 잡고 말 해야겠다.”
섣불리 체를라에 대해 아는 척을 할 수는 없지만.
‘일단 한 달 전이니까, 당장 급한 것부터 집중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전날, 나는 잠자 리에 들었다.
스칼렛은 모르겠지만 그 영상을 돌려 보면 돌려 볼수록, 그녀에게 서 묘한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 다.
‘코를 쑤셔도 우아해 보일 것 같
은 분위기.’
그 일 이후로 객으로서 아르만 저 택에 머물기 시작한 바르샤는 그렇 게 표현했다.
샐샐 웃으면서.
‘그걸 알고는 있었지만.’
샤를레앙은 에스코트를 위해 직접 아르만 저택에 들어온 차였다.
그리고 바르샤와 눈인사를 한 뒤, 그녀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그녀가 나오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시에 순식간에 흐르기 시작했다.
얼마 보지도 못한 것 같은데, 어 느새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래. 무도회장에.
문이 열리고.
그가 손을 내밀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미소 를 걸치고 있었지만, 그의 손에 스 칼렛의 손이 닿는 순간 그는 한 번 빠르게 눈을 감았다 떴다.
입장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백금빛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소 년이 눈을 떴다.
플레타 영애는 오늘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녀가 늘 강렬한 열등감을 느끼 는 상대가 오늘 오랜만에 무도회에 오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 게 치장을 하고 와서, 여러 춤 신 청도 마다하고 입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지?’
그 열렬한 시선에, 그녀가 연인을 기다리는가 하고 짐작해 보는 이도 있었다는 걸 안다면.
플레타 영애는 아마 아주 크게 분
개했을 것이다.
‘누가 봐도 내가 훨씬 나은 인간 인데. 왜 다들 그 사람만.’
심지어 사교계에서 묻힐 수도 있 을 만한 행동을 하는데도, 사람들 은 그녀만은 예외라는 듯 호기심을 보이곤 했다.
오히려 예전보다도 더한 것 같았 다.
‘괜찮아. 오늘은.’
많이 아프고 복귀하는 거라면, 얼 굴도 많이 상했겠지.
그 옆을 우연처럼 스쳐 지나가면,
자연히 그녀와 스칼렛 아르만은 비 교가 될 것이다.
자신이 돋보이게 될 것이다!
그것을 상상만 해도, 플레타 영애 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뛰었다.
그때 였다.
“제국의 태양이신, 샤를레앙 칼리 오르 황제 폐하! 드십니다!”
그리고 이어.
“스칼렛 아르만, 공작 영애 드십 니다!”
약혼 관계라서인가.
눈부시게 아름다우시나 가까이 갈 수가 없는 폐하와 같이 들어온다 니.
플레타는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 다.
아마 내일쯤이면, 그 아름다움이 꺼져 간다는 소문이 수도를 메울 것이다!
의기양양해하며 입구를 보던 플레 타 영애의 얼굴에서 점차 미소가 사라졌다.
“어?”
이상하다……오
그것이 그녀가 한 마지막 생각이 었다.
황금빛 풍성한 머릿결이 보드랍게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진주를 붙인 머리칼 한 올 한 올 이 신의 작품 같았다.
그리고 그 사이 자리 잡은 하트형 의 작은 얼굴.
붉은 눈동자는 매혹적이면서도 사 랑스럽게 반짝였고, 작고 우아한 코가 인상을 우아하게 잡아 주고 있었다.
조그맣고 모양 좋은 입술은 가벼 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붉은 드레스.
자칫 천박해 보일 수 있는 색이었 는데, 좋은 톤의 색을 택했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 으면서 오롯하게 그녀를 빛내 주는 빛깔이었다.
안에 덧댄 연분홍빛 레이스들은 풍성했다.
과할 수도 있는 풍성함이 오히려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
그런데.
하나하나 빛나는 그녀의 아름다움 이상으로, 스칼렛 아르만은 눈길을 끌고 있었다.
오히려 옆의 샤를레앙이 덜 보일 정도였다.
그녀에게서 그런 분위기…… 아 니, 기세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요정 여왕이 있다면 저럴까.
강렬하고 고귀한 모습에 사람들은 매혹되었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