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최고 속도 (5)
런던과 파리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시찰하고 또, ‘반유현 팩토리’ 앞으로 왔다.
나는 상시적으로, 셰프들을 뽑는 것에, ‘반유현 팩토리’의 거대한 건물 앞, 넓게 펼쳐진 주차장의 공간을 활용할 생각을 했다.
“여기를 자유 시장으로 만들 거야.”
처음엔 혼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반유현 팩토리에 입학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주차장의 공간에 마련된 부스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끔 만들 생각이었다.
장사라 함은 돈을 받고 요리를 내놓는 것도 되지만, 반유현 팩토리에 들어가기 위한 장사를 뜻했다.
“총 70개의 부스를 지어서, 매일 매일 신청을 받아, 반유현 팩토리에 입학하고 싶은 사람들을.”
그렇게 신청한 사람들은 24시간 동안 자신이 만든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
물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그 넓은 공간에 70개나 차려진 부스 속에서 주목을 받는 것도 자신의 몫이었다.
“그리고, 반유현 팩토리의 교수들은 이 자유 시장에서 괜찮은 요리를 선보인 사람들을 뽑아.”
교수진들에게 직접적인 선발 권한을 모두 위임했다.
교수진들도 자신의 팀을 높은 성적에 올려놓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했다.
메이, 또는 A반을 맡았던 교수들이 레스토랑 ‘반유현’을 운영하듯이 이들의 목표도 레스토랑 ‘반유현’을 운영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교수들도 자신들의 팀을 보다 더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 셰프들을 뽑으려고 할 것 아니야.”
이로서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순하게도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를 계속해서 무한정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새롭게 유입되는 셰프들에 의해 ‘반유현 팩토리’의 활기가 넘쳐질 것이다.
새로운 경쟁자, 또는 강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것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실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셰프들은 도태되고 잘하는 셰프들은 성장하는 구조가 빠르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또, 반유현 팩토리의 교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자리이기도 해.”
매일 매일 자유시장에 부스를 차리고자, 셰프들이 신청하는 것처럼 교수의 권한을 가지고 싶은 셰프들도 신청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청서에 허가가 떨어지면 그 셰프는 자유시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내가 반유현 팩토리의 교수가 되고 싶다면, 나의 이력과 커리어가 적힌 신청서를 접수하고 그것에 허가가 떨어지면 자유 시장을 종횡무진하며 10명의 셰프를 선발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낮은 팀이 J5팀이었으니, 그렇게 10명의 신입 셰프와 신입 교수가 포함된 팀은 K1팀으로 배정하는 것이었다.
“교수가 신입 셰프들의 팀원을 알아서 만들어 오는 거야.”
요리 테스트를 할 비용도, 시간도 모두를 아끼게 될 계획이었다.
“대단…….”
“일단 이렇게 해서, 당장 내일부터 진행해. 상시적으로 셰프를 뽑는 시스템은 구축한 거야. 알겠나?”
***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반유현 팩토리의 임시 홈페이지가 잠시 다운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 반유현 팩토리! 신입생 상시 모집! 자유시장에 부스를 차려서, 기존의 교수진에게 선택받거나, 새로운 교수진의 팀에 합류하세요! ]이번에도 내 SNS가 한몫했다.
사생활에 관해선 전혀 올리지 않고, 오로지 업무적인 것들로만 사용했는데 꽤나 파워풀했다.
-자유부스?
-뭐야 이제 상시 모집이야?
-헐…….
이제는 반유현 팩토리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경쟁률을 그저 꿈이라고 생각한 셰프들도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면 그럴수록 팩토리에 입학하는 셰프들의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벌써 신청이 꽉 찼습니다. 올여름까지요.”
올여름까지 매일 매일 자유부스 70개가 세계 각국에서 온 셰프들로 꽉 차 있을 것이다.
한 달에 두 번으로 중복참가를 허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비현실적이지도,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교수들 중에 특이 이력을 가진 사람 있나?”
자유시장을 누비며, 셰프들을 꾸려 반유현 팩토리에 합류하고자 하는 신입 교수들의 직원도 폭발적이었다.
나는 그중에 눈에 띄는 몇몇을 봤다.
“김훈?”
ACK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자 미슐랭 스타를 소지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젊은 셰프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는 셰프였다.
프랑스에서 한식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았으니, 그럴 만도. 그런 그가 ‘반유현 팩토리’의 신입 교수로 지원한 것이었다.
‘김훈 셰프가 지원한다니, 또, 많은 파장이 있겠군.’
그리고 또 다른 한 명도 한국인이었다.
“윤종혁?”
대한민국 ACK 출연 당시 나의 라이벌로 지목되었다가, 박살(?)난 뒤에 나를 팀장으로 받들어 꽤나 높은 성적을 기록했던 그였다.
이력서를 보니 그도 근 2년 동안 많은 것들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아리에 수셰프.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파미노 총괄 주방장.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수셰프를 맡았고, 2스타 레스토랑에서 총주방장을 맡은 이력이 있었다.
-BBS 선정, 근래 가장 젊고 유망한 셰프 31위.
내가 1위로 선정되어 있는 랭킹에 3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ACK 준우승.
이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가 우승한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의 이력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딱, 이 정도. 윤정혁 정도의 셰프만 되어도, 교수진으로 뽑아. 커트라인이야.”
***
그렇게 시스템은 바로 도입되었고, 예산도 바로 투입되었다.
교수진 밑 셰프들은 주차장이 없어져 모두 대중교통을 타고 다녀야 했지만 불만은 없었다.
매일 아침, 출근 또는 등원할 때마다 놀라운 광경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정 포인트가 들어간 조리복을 보며 선망의 눈빛을 보내는 셰프들, 언젠가 자신들도 저 조리복을 입겠다는 각오로 자신들이 가져온 재료를 이용해 각 부스에 자리 잡고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교수뿐만 아니라, 이미 반유현 팩토리에 다니고 있는 셰프들도 이들의 요리를 유심히 지켜본다.
70개의 부스 모두 각자의 개성을 뽐내기에 볼거리들이 많았고, 이들의 부러움의 눈빛을 받는 것도 즐거웠기 때문이다.
“선배님! 요리 좀 한번 드셔 보세요!”
오른팔에 반유현이라고 적힌 조리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치며 관심을 끄는 패기 넘치는 셰프들도 많았다.
“선배님, 반유현 셰프님 실제로 본 적 있으세요?”
“저는 멀리서 한번 뵀었어요.”
“와……! 실제로 이곳에 나오기도 하세요?”
“가끔 오신다는데! 너무 바쁘셔서요! 그리고 저희는 여기 학생이니, 막 큰 반응을 하기도 좀 그렇잖아요!”
그리고 자신들에게 선배님, 선배님 하며 급 높은 대우를 해주는 셰프들에게 나지막이 정보도 흘려준다.
“교수님들도 반유현 셰프님한테 한 마디도 못 한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우리 무슨 축제도 한다는데, 그 전에 합격했으면 좋겠네요. 건투를 빌어요.”
“하 감사합니다 선배님! 꼭 뵀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교수들도 유심히 부스를 돌아다니며 셰프들의 요리를 마음껏 맛보았다.
“음?”
“하하…….”
“맛있네.”
“감사합니다!”
“어디서 왔어요?”
“프랑스에서 계속 살아왔습니다!”
“요리 경력은?”
“1년 조금 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곧장 반유현 팩토리에 합격하는 셰프들이 생기자, 자유 시장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또, 신입 교수들의 모습도 언뜻언뜻 보였다.
“미슐랭 스타를 가진 건 아니지만, 셰프 경력이 20년이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기록이 많네. 혹시 나랑 팀을 이뤄서, 반유현 팩토리 정복해 보지 않겠나?”
“아! 저는 정말로 감사합니다!”
비유하자면, 아마존, 또는 정글이었다.
그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강요한 적 없지만 스스로 엄청난 활기를 띠고, 실력에 의해 선택받고 도태되는 곳.
또 한편에는 언론들이 이 광경을 카메라와 노트북에 담고 있었다.
반유현이 또 한 번 혁명적인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것들이 단발적인 것이 아닌, 매우 장기적이라는 것도 그랬다.
“이게 진짜 말이……되나.”
저들끼리 ‘반유현’이라는 브랜드 안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과 경쟁은 온전히 브랜드 ‘반유현’이 성장하는 것에 밑거름이 되고 있었다.
20대 중반의 나이인 반유현은 대체 어떤 생각까지 하고 있는지 사실주의적 성향이 강한 기자들 또한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기자들의 눈에 띈 셰프가 한 명 있었다.
조리복을 입고 있으며, 나이는 반유현과 비슷하다 싶을 정도로 젊었다.
그 셰프는 ‘반유현 팩토리’의 신입 교수로 채용된 듯 부스를 빠르게 돌아다니며 셰프들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마구잡이로 셰프들을 섭외하는 모습이, 어떤 셰프가 오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붙어 있는 듯했다.
“윤종혁 셰프인가 저 사람이?”
***
알파벳 순서로 명명되는 반의 이름은 J반에서 M반까지 순식간에 불어났다.
그리고, 지금도 반유현 팩토리 앞의 자유시장에서는 수많은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반유현 팩토리의 규모를 불리겠다는 내 계획과 그 시스템은 그대로 성공했다.
각종 매체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듯이 나를 띄워주었다.
“아직 불안정하긴 한데. 내년쯤이면 완벽히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갈 것이고, 적극적으로 수정해나갈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 앞에서 지금의 ‘자유시장’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들은 아주 좋았다.
“전교생 모아두고 나도 교육을 한 달에 한 번씩 할 테니까, 스케줄 좀 생각해 보고.”
꺄아아아악!
밖에서 엄청난 함성 소리가 들려오는데 창문을 내려다보니, 메이를 비롯한 로또 육인방이 주차장에 펼쳐진 ‘자유시장’을 지나 건물 안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이곳의 교수진들에게도 없는 검정 스카프를 맨 그들은 브랜드 ‘반유현’ 아래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셰프들을 물색하던 교수들도 부러움의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그들이 내 사무실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셰프님.”
“어. 한창 바쁜데. 이래라저래라해서 미안하다.”
사실 어제도, 그제도 이들을 만났었다.
미슐랭 평가 기간이기에 맛의 수준을 계속해서 높이는 작업을 했는데, 그토록 피곤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군말 없이 나의 명령을 따르는 이들이었다.
“아닙니다. 셰프님께서 제일 피곤하시겠지요.”
“다름 아니라……. 메이는 알고 있을 텐데.”
“예?”
이들을 부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축제’를 위해서였다.
“당연히 올해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식 요리 축제를 만들려고 해.”
“예?”
“네?”
나의 계획을 들을 때마다 놀라는 습관이 조금 나아진 듯했더니, 옛날처럼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셰프들이었다.
“너희가 거기서 한몫씩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