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거대한 움직임 (2)
아프리카의 축제들은 세계적으로는 그 인지도가 적지만, 유럽 내에는 꽤나 잘 알려져 있다.
특히나, 지금 4월, ‘케이프 타운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다.
“전 세계 재즈 거물들이 이틀 동안 공연을 합니다. 재작년에만 해도 3만여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모였다고 하네요.”
각종 내전과 치안 문제 때문에 관광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그 축제의 이름을 언급하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총리가 두 손으로 내 손을 붙잡았다.
“저, 정말입니까?”
“아닙니다.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축제가 어떤 것이냐 묻자 나온 축제.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열리는 축제의 규모를 판단하기 위해서 그 축제를 거론한 것이었다.
“확실히 이 대륙의 음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적긴 하네.”
음악, 춤 그 밖의 다른 문화들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지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적은 것이 사실이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음식 축제, 케냐의 나이로비 위크히어…… 이런 축제들이 재즈 축제의 관광객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으니까.”
객관적인 수치들을 보니 또 욕심이 생겨났다.
“일단 이 대륙의 조리법과 식문화를 반유현 팩토리에 품기로 했으니까…….”
“예…… 또…… 무슨 생각을 하시는…….”
이 대륙의 음식 축제를 모든 장르의 축제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축제로 만들면 어떨까.
재즈, 불꽃축제, 예술축제, 종교축제…… 모든 장르를 생각해도 이 대륙의 식문화가 무시할만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 나의 행보에 대한 의혹들이 사라질 것이다.
아울러, 요리사 ‘반유현’의 국적을 가리지 않는 위대함을 보여 줄 수도 있는 노릇이고.
“그래서, 선택지가 두 개 있는 거네.”
“그렇습니다. 첫 번째는 케냐의 나이로비 위크히어입니다.”
아프리카의 낮은 재료 원가 덕분에, 다른 대륙이면 같은 가격에 찾아볼 수 없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3성급에서 5성급까지 약 80여 개의 식당이 참여하는 축제로, 천 명에서 많게는 육천, 칠천 명의 인원들이 동원되었던 적이 있는 축제였다.
“케냐는 어떻습니까? 제가 들어가도 문제가 없을까요?”
자신의 나라, 자신들의 축제가 나의 이름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표정이 금세 금세 바뀐다.
내가 처음 아프리카 연합의 회의장에 도착했을 때는, 총리, 부통령 장관급의 인사들이 주로 있었는데, 아프리카 내에 축제를 열겠다고 말한 뒤로는 각 국가의 대통령들이 직접 자리하고 있었다.
“레알라 케냐타입니다.”
케냐의 대통령으로 1대 대통령 아버지를 뒤이어 5대 대통령에 취임한 인물.
선한 인상 속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남자였다.
내가 전생에도 그렇고 전 전생에도 그렇고 요리사로 이름을 알렸을 때, 자신들의 나라에 있는 요리사들을 나에게 보내 다짜고짜 교육을 시키라는 둥 말을 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자들과는 다른 성품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당연히 반유현 셰프님이 기획하신 축제가 저희 축제인 위크히어와 시너지를 일으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불과 1년 전 테러가 있었고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올해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축제를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라…….”
1년 전 수도인 나이로비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고 민간인 15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말하며 치안 문제를 말했다.
실제로, 수많은 외국인들이 몰려오면 그에 대한 안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데, 아직까진 본인들로선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음식축제밖에 없나.”
“가나의 서아프리카 음식 축제, 남아프리카 길거리 음식축제 등 여러 가지가 더 있지만…… 그 규모가 작습니다. 그렇게 고려해보면 라고스 음식축제밖에 없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어떻습니까?”
무하마두 리비탄.
나이지리아의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도 테러의 위협은 같은 상황입니다만. 저는 군 사령관직까지 겸하고 있어, 치안유지와 안전에 모든 것을 동원하겠습니다. 음식 축제가 열리는 라고스는 수도가 아니지만, 행사 전부터 국가 인력들을 동원해서 모든 준비를 마쳐놓겠습니다.”
“다른 국가들의 음식축제도 곁들이는 건 어떨까요?”
“예?”
“제 비서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크고 작은, 알려지지 않은 음식축제들도 많다고. 이왕 그렇게 인력을 총동원하실 거면, 다른 국가들의 음식축제도 흡수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음식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입니다.”
장내가 술렁였고, 그것을 정리한 것은 한 중년의 남자였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온 나라가 이 음식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엔 아프리카 경제 위원회(UNECA) 사무국장의 말이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반유현 셰프님께서 팔 걷고 하신다니 저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본부에도 지원을 받아서 반유현 셰프님이 계획을 수행하시는데 최고의 도움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
나비효과라고,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말.
정확히 지구 반대편쯤에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일이 대단한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 라스베이거스 언코크드를 꺾은 경험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살리다. ]세계 최대 미식 축제를 흡수한 경험이 있는 셰프가, 또 다른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니 저절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이었다.
[ 전 세계 관광객들의 이목 집중! ] [ 유엔 사령부! 미 육군, 나이지리아 병력에 지원! ] [ 반유현의 영향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물론, 이런 기사들이 나면 날수록, 내가 계속해서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의혹이 커지고 있는 반대편에 맞불을 놓았다.
[ 아프리카 전 나라에, 반유현 팩토리 인력 파견. ] [ 축제 당일 아프리카 전 대륙의 요리 선보일 것. ]파리에 있는 반유현 팩토리에, 성적우수자 순으로 아프리카 파견 희망여부를 조사해서, 희망자에 한해 아프리카로 불렀다.
그리고 조를 편성해 그들을 각 나라로 보냈다.
이미 각 나라의 지도자들과 이야기가 되어 있었으며, 최상의 경호 인력들을 투입했다.
“행사 5일 전, 다시 이곳에 모여서 메뉴 테이스팅을 할 것이고.”
정해준 행사 당일까지 약 3주 정도 남은 시점, 이들은 각 나라에 퍼져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요리와 조리법, 그리고 식재료들을 파악해 올 것이다.
구석구석 문명의 손이 잘 닿지 않는 곳까지 이들의 요리를 파헤쳐 올 나의 사절단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신기하고 생소한, 그렇지만 잘 요리하면 맛있을 것 같다…… 하는 요리들은 모두 알아 와.”
이들이 가져온 요리들을 나의 손과 입맛을 거쳐 대중들에게 옮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온전히 신선한 요리를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릴 것이고.
“예! 셰프!”
나의 야망에 동조한 셰프들이 우렁차게 외쳤다.
조리복에 반유현이라는 글귀를 품은 셰프들.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로도가 꽤 쌓였을 테지만 티 내지 않고 마구 의욕을 불살랐다.
밖에서도 내가 이곳에서 벌이고 있는 행보에 대해 알고 있었을 테다.
“질문 있는 사람.”
파리, 반유현 팩토리의 A반부터 순서대로 100여 명의 셰프들이 나의 말에 손을 들었다.
“아니, 질문할 것도 없다. 이 대륙에선 제약될 게 없어. 어디 오지의 소수 부족들에겐 통하지 않을 수도 있겠는데, 조리복에 ‘반유현’이라는 글귀가 포함되어 있으니, 여러분들의 가는 길을 막을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우와아아아아!
그때, 옆에 있던 오스틴이 내 말에 덧붙였다.
“괜히 의지를 북돋기 위해 과장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가는 모든 국가의 대통령들과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적십자의 십자가처럼, 여러분 조리복에 있는 ‘반유현’이라는 글귀가 여러분을 지켜줄 거고 길을 터줄 겁니다.”
동, 서, 남, 북 각각 경호 인력을 대동한 버스를 타고 흩어지는 셰프들을 배웅한 뒤에 나는 곧장 다음의 계획들을 나열했다.
“저 셰프들이 가져올 요리는, 축제 5일 전 다듬으면 될 터이고, 아프리카 각 국가들의 셰프들도 이쪽으로 파견되고 있다며.”
“그렇습니다. 각 정부에서 최고의 셰프들을 이번 축제 때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축제에 관련된 것들은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만 준비하면 되나? 추첨권 또는 초대권?”
“그렇습니다.”
“여태까지 레스토랑 반유현에 예약했던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초대권 돌려, 현장 웨이팅을 했던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레스토랑 반유현에 결제 내역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초대권 돌려.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축제 자체를 홍보 한 번 더 하고.”
“예, 알겠습니다.”
세계 각 기관의 도움을 받아 내가 크게 신경 쓸 것 없이 준비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신경 쓸 것이 없었다기보다 내 말 한마디의 힘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다.
홍보부터, 축제가 열릴 장소, 순서, 말 한마디에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백여 명이 움직여서 일을 해내니 나는 그것이 완전한지 보고만 받으면 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도 각국으로 떠나보냈으니, 이제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울 차례였다.
“그리고, 이번 축제는 라스베이거스에 또 다른 레스토랑으로 연결 지을 거야.”“예? 그게 또 무슨 말씀…….”
매번 평범함의 범위를 벗어나는 나의 계획 덕에, 직원들은 또 한 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레스토랑을 런칭하기 전에 큰 규모의 행사나 홍보, 또는 축제를 벌였었다.
레스토랑을 폭발적으로 런칭하기 위한 그 초석으로.
“이번에도 똑같아. 나에 대한 관심을 다시 라스베이거스로 돌릴 거야.”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또 육인방 중 한 명인 제리는, 이미 계속해서 메뉴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라스베이거스가 한창 내 이름으로 뜨거워질 때, 곧 런칭되리라 생각했던 제리인데, 내가 뜬금없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넘어와 버려서 기세가 많이 꺾였을 거야. 지금 이 모든 세계적 관심이 다시 라스베이거스로 넘어갈 것이라 말해두고, 셰프들 조직도랑 가게 인테리어, 다시 짜 놓으라고 해둬.”
반유현 팩토리, 그리고 세계적인 입지, 새롭게 런칭될 레스토랑까지.
이 축제가 끝났을 때쯤, 어떻게 돼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았어도 알 수 있었다.
“가뜩이나 이쪽으로 오는 항공권이 얼마 없는데, 사람이 몰려서 일단 표가 다 팔렸다고 합니다!”
“제공하신 초대권이 또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데, 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호텔을 미리 싹 다 예약해 놓고, 외부인들에게 비싼 값에 되팔고 있다고 합니다.”
“경호업체들 시간당 페이도 올라갔답니다. 괜스레 아프리카가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건 맞지만, 나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단서들이었다.
“우리는 계속 밀어붙여야지.”
바삐 움직여야 될 건, 나를 떠받들고 있는 각국의 지도자들, 세계 협력 기관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