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59
159화. 이런 건 본 적 없을걸 (6)
“굳이 그렇게 이름을 파실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반유현팀과 그 내부에 있는 기업협력팀 직원이 모두 모여 회의를 열었다.
나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저희가 축제로 그들의 매출을 빼앗았어도, 축제가 끝나면 그들은 다시 매출을 회복할 겁니다.”
불만을 품고, UN 아프리카 경제회에 문제를 제기한 수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매우 단순했다.
UN아프리카 경제회와의 관계를 이용해 나의 이름을 딴 메뉴를 얻고 싶은 것.
“어떻게든 반유현 셰프님과 접점을 만들어 보려는, 노골적인 의도입니다.”
저들은 아프리카 경제회의 권유로 아프리카 대륙에 들어와 사업을 시작했고, 이 대륙의 각 국가에 많은 경제적인 효과를 얻게 해주었으니.
경제회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나’로 인해 급감한 매출에 대한 해결책을 놓으라고 합심해 목소리를 내놓은 것이다.
그 목소리가 말하는 것은 ‘나’의 이름을 딴 메뉴였고.
“넥도날드, 아프리카 지점 전체에 ‘반유현 버거’와 같은 메뉴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요구를 서른 개가 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해는 한다.
실제로 내가 아프리카 대륙에 연 축제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아져서 얻은 매출보다, 현지인들이 그 프랜차이즈 업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을 테니까.
물론, 자본주의 이 전쟁 통에서 저들이 떼쓰다시피 할 수 있는 것은, 이곳이 아프리카였기 때문이다.
“한 곳만 셰프님의 이름을 쓰게 해줄 수 없는 실정입니다. 허가하려면 모든 곳에 셰프님의 이름을 딴 메뉴를…….”
당연히 나에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된다는 강제성은 없지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봤다.
“해줄까.”
“예?”
넥도날드, bibiQ 치킨, 오미노 피자 등 모두 앞서 말했듯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다.
그들은 전 세계에 수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다.
나의 요리를 먹고 싶어 하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풀어주려고 내 비법이 들어간 향신료와 조미료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만들었었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저들의 떼쓰기가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3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가…… 나의 이름을 원한다는 거잖아 어떤 방식으로든?”
“그, 그렇습니다.”
“하자. 전 세계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예? 그, 그건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요?”
나의 보좌관들이 걱정하는 건, 맛과 충격적인 경험으로 알려진 내 이름이 프랜차이즈가 가진 이미지와 희석되어 그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각종 광고나 CF의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으니까.
그런데, 프랜차이즈들이 합심해 한 목소리를 냈다는 건 오히려 나에게 좋은 제안이었다.
“하나의 브랜드에게만 내 이름을 딴 메뉴를 내어주면 너희들이 걱정하는, 나의 브랜드 파워가 희석될 수도 있지만. 서른 개가 넘는 모든 프랜차이즈에 나의 이름을 내걸면?”“아…….”
“요리와 맛으로 프랜차이즈들까지 꽉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이 요식업계의 왕이 나라는 것을 사람들한테 줄 수 있지 않을까?”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들의 표정을 보니 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는 되겠으나, 그것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냐는 것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른 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에 각각의 색깔에 맞는…… 반유현 셰프님의 요리를 이식해야 되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어.”
물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프랜차이즈들도 내가 서른 개가 넘는 회사 모두에 메뉴를 내려 주리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중에서 자신들의 회사만이 나의 선택을 받길 바라고 있었겠지.
“그 업체들 싹 다, 각각 메뉴 준비해서 내려줄게. 공문 보내라.”
“예!”
“그리고 그 메뉴들 아프리카 말고, 전 세계에서 쓸 수 있게 해준다고도 전하고.”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매장에서만 그 메뉴가 쓰이면 뭣 하겠나.
이왕 해주는 거, 전 세계 매장에 내 이름을 걸어 볼 생각이다.
그에 따라 오는 이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재밌잖아. 역대 인생 동안 해본 적이 없는 경험이라.”
***
이제 내가 탑 셰프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다.
더군다나 방송을 통해 세세하게 방영된 내 아프리카의 행보를 보고도 내가 지구에서 제일 강한 셰프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되려 비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취급받기 십상일 것이다.
[ 브랜드 반유현, 아프리카 대륙 철수! 영향력 제대로 보여준 축제! ] [ 브랜드 반유현 기업가치 수직 상승! 상장은 언제쯤 할까! 고대하는 월스트리트 ] [ 반유현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 축제, 함께해서 영광이었다.” ] [ 세계 각국 정상들 반유현에게 존경의 박수, 평화와 화합의 장을 만들어 내. ] [ 관광불모지 아프리카를 살려낸 셰프, 셰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아프리카 대륙, 각 국의 지도자들은 나를 한 나라의 대통령 수준으로 대우해줬고 언제든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것도 저들끼리 서로 나의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듯이 말이다.
또, 개중에는 매년 이 축제가 열리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만큼이나 축제는 사람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
“물론, 우리는 아직 안 끝났어. 긴장 풀지 마.”
애석하게도 세계인들에게 반유현 아프리카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지만, 나를 비롯한 우리 팀원들은 축제 관련해서 일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였다.
우리에겐 아직 이 축제가 끝나지 않은 것이었다.
“반유현 팩토리, 아메리카 대륙, 오세아니아 대륙 설립건도 마무리 안 됐고.”
페스티벌이 시작되게 만든 프로젝트인, 반유현 팩토리 세계화.
아직 그 설립지역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세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메뉴를 내려줘야 하고.”
축제가 끝나기 직전 결정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내 이름을 건 메뉴를 걸어줄 것도 개발해야 하고.
“라스베이거스에 제리가 총괄하는 레스토랑도 차려야 돼. 그리고 그 전에 제리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었던 축제를 축소판으로 열어야 되고.”
“예, 관련해서 지금 모두 모여 있다고 합니다.”
다른 기업이나 레스토랑의, 총괄 경영자 또는 총책임자는 이렇듯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지 않을 테지만, 나는 모든 일을 내 손아귀에 두고 진행한다.
그에 따라 일이 넓게 펼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특성상 이번 일도 한 번에 처리하려 했다.
더군다나 이번엔 해야 할 세 가지 일들 중에 두 가지 일은 꽤나 깊은 접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제리의 축제와 런칭,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나의 이름을 건 메뉴를 내려주는 일이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것들을 한 번에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연회장, 준비해. 지금 올라가신다.”
자신들의 메뉴에 나의 이름을 얹고자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 37명과 제리와 제리 사단의 셰프들 24명이 합쳐져 62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연회장.
내가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오스틴이 무전기로 연회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에게 전했다.
짝짝짝짝-!
브랜드 ‘반유현’의 직원들과 기자들까지 합하면 약 100여 명이 있는 공간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들어서자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아.”
나는 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제게 계획이 있습니다.”
내용은 없었으나,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에 아프리카 페스티벌 앵콜을 할 것입니다. 이번 축제에서 아프리카 요리에 대한 잠재력을 확실히 깨달은 바, 더 많은 분들에게 그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축제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저와 가장 가까운 셰프인 제리 셰프가 모든 것을 준비했습니다.”
브랜드 ‘반유현’의 지휘급 셰프를 상징하는 검정 스카프를 제리가 무대 위로 올라와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또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플래시가 터지는 중간중간, 나를 바라보고 있는 프랜차이즈 관계자들과 기자들의 얼굴이 보였다.
라스베이거스에 앵콜로 축제를 여는 것이랑 자신들과 무슨 관계가 있냐는 듯한, 궁금증 가득한 얼굴들이었다.
“순서를 좀 정해볼까 합니다.”
그와 반대로 내 패턴에 익숙해진 반유현팀의 직원들은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가 여러분에게 제 레시피와 이름을 건 메뉴를 제공하는 것은 저도 즐겁고 귀사의 매출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여러분도 즐거우실 겁니다.”
내가 사람들을 이렇게 모으는 이유는 대부분 경쟁을 부추기기 위함이었다.
최근에만 봐도, 반유현 팩토리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과 국가들을 모았을 때나, 아프리카 각 국의 지도자들이 한곳에 모여 축제 장소를 논의했을 때나…….
그렇게 모인 사람들의 경쟁심이 나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될 때, 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곧 열릴, 라스베이거스의 축제, 반유현 아프리카 페스티벌의 앵콜이자 축소판…… 그곳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업체에 가장 먼저 제 이름을 건 메뉴를 내려드리겠습니다.”
내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한 사내가 손을 들었다.
모두들 나의 말뜻을 생각하고 있는 찰나였다.
“뭡니까?”
내가 그를 지목하자, 직원이 그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고 그가 말했다.
“넥도날드, 아시아 태평양 지사장 찰스 월런입니다. 기획하신 축제에 모든 비용을 저희가 내겠습니다.”
화끈한 게 딱 내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런 식으로 대답해줬다.
“그럼 우리는 넥도날드에 내려줄 메뉴부터 준비하면 되겠네요.”
내가 그 말을 내뱉었을 땐, 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댔다.
“여기요! 셰프님! 여기 좀 봐주세요!”
“반유현 셰프님! 오레오 피자에서도 모든 걸 지원하겠습니다!”
“런던바게트 마케팅 총괄 사장입니다! 저희도 모든 디저트를 지원해 보이겠……!”
***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의 고위급 관계자들이 애걸복걸하며 손을 들고 소리치는 모습들이 모두 방영되었다.
그에 따라 관심은 모두 제리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게 될 축제로 쏠렸다.
“준비들은 다 됐나.”
그리고 오늘은 그 메뉴 테이스팅이 열리는 자리였다.
“시간상, 팝업 레스토랑 네 곳을 들리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제외하면 모든 요리들을 그대로 베껴왔습니다.”
아프리카에 열어두었던 팝업 레스토랑들이 가까운 거리에만 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네 곳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그의 말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다.
“그래도, 네가 1등 했잖아.”
아프리카 축제에서 팝업 레스토랑에 방문해 도장을 가장 많이 찍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브랜드 반유현 VIP티켓을 얻은 장본인이 제리였다.
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것 아니겠나.
“전 세계인들이 다시 몰릴 거야. 이번 축제,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인한 파급력을 생각하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돼…… 이제 은퇴가 코앞이니까.”
‘은퇴’라는 단어를 말하자 제리와 내 옆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너희들은 평생 일하려고?”
100년 동안 일해보면 안다. 일하는 즐거움은 개뿔.
“나는 서른 살 되기 전에 은퇴할 거야.”
내가 말한 은퇴가 미슐랭 스타를 얻어 환생을 멈추는 것이라는 걸, 모르는 직원들은 내가 농담을 하고 있는 줄 알고 하하, 허허 하며 웃기 시작했다.
“진짠데.”
그 말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