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82
182화. 몸이 몇 개야 (1)
우와아아아아!
함성소리는 끊어지질 않았다.
정확히는 기자들의 열띤 질문들이 합쳐져서 그렇게 들렸던 것이다.
“현재 브랜드 반유현의 행보에 대해서 정리 좀 해주시죠!”
가장 고급 정보를 얻고자 하는 기자의 말이 내 귀에 꽂혔다.
라스베이거스에 런칭 준비 중인 레스토랑, 뉴욕을 헤집고 다니는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 나의 요리를 먹기 위해 경매에 참여한 사람들…….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등장한 터라 사람들은 궁금한 것들이 많았을 터였다.
“대체 몸이 몇 개인 겁니까? 그 모든 계획을 행하시다니!”
“이번 주에만 반`s 키친의 가맹점이 스무 개가 넘게 늘어났습니다! 직접 맛을 보시는 거 맞습니까?”
“경매 방식으로 셰프님의 요리를 입찰 한 사람들과 그 가격을 말씀해주세요! 대중들이 궁금해 하십니다.”
이들을 통해서 나의 계획을 알림으로써, 홍보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것이기에 나는 말을 아끼려 하지 않았다
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보답으로 내 계획을 말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몸은 하나고, 그 모든 계획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입을 열었을 때는 수많은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프랑스 파리의 투르드 프랑스라는 축제를 열광의 도가니로 넣었을 때나, 미슐랭 스타 스무 개를 넘게 얻었을 때나, 아프리카에 꺼지지 않는 밤을 만들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떤 큰 사건 없이 이렇듯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아니겠나.
내가 입을 열지 않고, 암암리에 계획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이토록 모았던 것이다.
‘시간차를 두길 잘했군.’
쌓이는 기대감, 그리고 호기심을 한 번에 모아 터트리겠다는 계획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전에 내 직원 중 누군가 그랬었다.
대중들의 기대감이 계속되어 나 스스로 그 기대를 충족하려다 지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실제 기업 경영 사례 중에는 그렇게 자멸한 경영자나 기업가들이 많다고.
나는 그들의 사례와 달리, 계속해서 커지는 기대감을 이용할 뿐이었다.
“먼저, 라스베이거스 일식 정찬 레스토랑의 런칭 계획에 대해 궁금하실 텐데요.”
우와아아아!
“헤드 셰프는 미슐랭 7스타인 가타무라 마츠노 셰프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수 셰프로 대한민국의 유망주 셰프, 윤종혁, 미슐랭 3스타 셰프 닉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방에 계신 분들의 미슐랭 합이 10개인데, 제 것까지 합하면 33개네요. 33개짜리 일식 정찬 레스토랑은 전 세계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행보를 계속 보이는 나에 대한 기대감.
그 기대감을 만족시키지 않고, 계속해서 키워갈 뿐이다.
“뉴욕, 맨하탄 도시를 뒤집고 다니는 우리 셰프들에 대해서도 궁금하신 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1층, 한식 정찬 레스토랑의 주방에 들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맨하튼 내 거의 모든 식당의…… 레시피를 얻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뭐,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뉴욕 도시 내에 없는, 충격적인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험치를 일정량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오오오.
탄성이 쏟아져 나왔고, 메인 답변만이 남아있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전망대 바로 아래층, 뉴욕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곳. 제가 새롭게 런칭하는 레스토랑, ‘반유현 – 스폐셜’…….”
방금 기자들 앞에 내려오기 전에 레스토랑의 이름을 정했다.
여느 때처럼 레스토랑의 앞에 내 이름을 붙인다.
뒤에는 색깔을 붙이지만, 100년의 인생에서 처음 시도하는 레스토랑이기에 특별하게 하고 싶었다.
실제로 예약 방식이나 그 요리가 특별할 것이니 단순하게 ‘스폐셜’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왜, 내 이름과 조합된 그 단어는, 단어만으로도 사람들이 몰릴 것 같지 않나.
“입찰에 참여한 사람들의 그 액수를 합치면 총 560억 원이 나왔고, 자리를 얻어낸 분이 얼마를 써냈느냐와 그분이 누구인지는 비공개로 하겠습니다.”
누가 얼마에 입찰을 했는지, 맨 처음엔 공개할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바꿨다. 레스토랑의 자리를 차지한 1, 2, 3등의 가격을 공개해버리면 그 값이 그렇게 정해질 수 있으니까.
총액만을 던지는 게, 기자들이 자극적으로 기사를 쓰기에도 좋을 것이고.
“단언컨대, 이번 입찰 가격에 보답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준비할 겁니다.”
입찰 총액과 함께 내가 방금 뱉은 말은, 또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다.
***
“대체 얼마일까?”
“30억?”
“총액이 560억인데, 한 명당 30억이 나와?”
“원래, 상위 1% 사람들이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 몰라? 똑같이 560억이라는 총액에서도 상위의 사람들만 돈을 많이 냈을 것 아니냐.”
뉴욕에 온 뒤로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이었다.
하루에만 수십 개의 요리를 하고, 그 레시피를 숙지하는 일에 전념하다가 반유현이 뉴욕 지역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오길래 잠시 일을 멈췄다.
“우리 지금 TV 볼 시간 없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이건 봐야 되는 것 아니야?”
“그래, 이것만 보자 우리의 리더가 말씀하시는데…….”
반유현의 생각처럼 이들의 전우애는 이미 완성된 지 오래였다.
지옥 같은 일정과 과제, 그 속에서 몇 날 며칠을 함께한 이들은 서로 도울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끈끈한 우정의 꽃이 핀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 돕지 않는다면 반유현이 내린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던 탓이었다.
“그래 반유현 셰프님 말씀하시는 건, 공부라고 생각하고 보자.”
모두들 칼과 팬을 내려놓고 조그마한 TV 앞에 모였다.
때마침, 기자들의 수차례 질문을 받고 있는 반유현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저런 인기를 누리면, 어떤 느낌일까.”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은데.”
“푸하하하. 야. 네가 그런 말을 하니까 웃긴다. 뉴욕에 처음 왔을 때 기자들 몰리는 거 보고 입이 귀에 걸렸으면서.”
“야야야야! 다들 조용히 해봐 이제 말씀하신다.”
반유현이 입을 열었을 때는 이들 모두 집중했다.
-라스베이거스…… 총 미슐랭 33스타의 일식 정찬 레스토랑으로…… 전 세계에는 없습니다.
“와…… 진짜, 저런 자신감이 나는 너무 멋있어.”
“하하하하! 대박이네 대박이야. 미슐랭 합치면 33스타를 가진 셰프들이 오픈하는 일식 정찬, 우리는 그냥 묻혀버리는 것 아니야?”
“묻히는 게 문제냐? 아예 주방에 못 들어 갈 수도 있는데, 지금 숙지해야 할 레시피가 아직도 산더미야.”
그리고 그때, 반유현의 입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삼십여 명의 숨소리가 끊긴 것처럼 대단한 정적이 흘렀다.
-뉴욕을 휘젓고 다니는 반유현 팩토리 셰프들…….
“우리 얘기야!”
-뉴욕에서 경험할 수 없는 충격적인 맛을 구현하기 위해, 뉴욕 내의 모든 식당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내막이, 유치한 서열 싸움이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보를 조금 더 멋스럽게 포장한 반유현이었다.
괜스레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질 수밖에 없었다.
말투나, 행동 모든 것이 자신들을 좋게 보지 않고 있었지만, 실제론 이 정도의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래! 가즈아! 셰프님이 우리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 아니야!”
“좋아! 해보는 거야 진짜로!”
저절로 분위기는 파이팅이 되었다.
이미 반유현의 이름 덕에 오천여 개가 넘는 식당 중에서, 약 800개의 업소의 레시피를 얻었다.
목표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성취에 자신감을 얻었던바 다시 한번 이들의 열정에 기름이 부어진 것만 같았다.
“애들아! 이거 뭐야! 대박 났어!”
평소에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던 한 셰프가 말했다.
인사조차도 수줍어하던 그녀가 엄청난 울림으로 소리를 치니 모든 셰프들이 그녀를 바라봤다.
“우리 메일이 폭주하기 시작했어!”
같은 장소에 있던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은 노트북을 들고 있는 그녀에게 빠른 속도로 모여들었다.
““!!”“
직접 발로 뛰며 맨하튼에 있는 레시피를 수집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 교수진은, 셰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메일을 하나 개설하고 인맥을 동원해 그 메일 주소를 뿌렸었다.
그에, 뉴욕에 종사하고 있는 교수진들의 동료, 후배, 또는 선배 셰프들이 레시피를 메일로 보내주곤 했었는데, 반유현의 방송이 나가자마자 엄청난 레시피들이 메일로 수신되고 있었다.
이 속도는 이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였다.
-뉴욕, ‘인사이드 하우스’
저희 닭 가슴살 스테이크, 특제 소스의 레시피를 알려 드립니다.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 파이팅입니다!
-‘엘레강 스테이크 하우스’
부채살의 숙성법과 우리 가게만의 당근 퓌레를 가르쳐 드릴게요.
요리 문화 혁신에 기여해주세요!
-로열 파스타
우리의 시그니처 메뉴인 시금치 전복 파스타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
그 밖에도 실시간으로 메일들이 수신되고 있었다.
대체로 그 메일에 함께 적힌 문장을 보면, 반유현의 말마따나 반유현 팩토리 셰프들이 충격적이고 새로운 맛을 찾는 것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속내야, 반유현의 관심을 얻는 것이겠지만…… 셰프들은 반유현의 말이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 뉴욕 내 오너 셰프들이 레시피를 갖다 바칠 정도의…….”
“자신들의 레시피가 어차피 반유현이라는 사람이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보다 안된다는 것 아니야.”
“이대로라면 진짜 할 수 있겠어!”
약 5000개가 넘는 식당의 레시피를 30명이서 숙지해야 되는데, 레시피가 제공되어 있다면 가능할 것만 같았다.
직접 발품을 팔면서 주방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포기하지 말자. 오늘부터 더 열심히 달리는 거야.”
***
“들으셨습니까?”
정해진 날짜, 반유현 팩토리의 셰프들을 시험하러 가는 길이었다.
“뭘?”
“셰프님의 방송이 나가고 맨해튼에 있는 식당 대부분이 메일로 자신들의 레시피를 건넸습니다.”
“음? 무슨 메일.”
오스틴의 말에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띠어졌다.
“내 말 한마디에, 뉴욕에 있는 셰프들이 동조했다고?”
뉴욕에 없는 충격적이고 신선한 맛을 찾겠다는 나의 말에, 뉴욕 셰프들이 자신들의 레시피를 메일로 보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데이터를 쌓아 준 것이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1층에 도착해, 준비된 주방으로 들어가자 반유현 팩토리 셰프 30명과 교수 3명이 나를 반겼다.
“그래서, 맨하튼에 있는 모든 식당 숙지가 끝난 거야?”
“예! 셰프!”
어떻게 이렇게나 자신감이 있을까.
나조차도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라는 미션을 내어준 것이었으니까.
‘무슨 방법이 있는 건가.’
“이 자신감 뭐야. 기대되는데.”
나의 말에는 셰프들이 또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티끌만큼이라도 불안감이 있으면 이런 분위기가 나올 수 없다.
내가 봤을 땐, 뉴욕 내 셰프들이 메일로 레시피를 보낸 것 말고도 또 다른 묘수가 있던 것 같았다.
“시험해보면 알겠지.”
나는 맨하튼에 위치한 레스토랑 다섯 개를 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