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마지막 레스토랑인가 (1)
경매 방식에 의한 시스템, 그 대상인 윤종혁, 마츠노, 닉은 또 새롭게 펼쳐진 상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뭐, 뭡니까 이건 또?”
세 명이 입찰된 가격의 평균치가, 10억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미 ‘Blind Up’의 아이즈 칸이라는 놈 때문에 이 시스템 자체에 진절머리가 난 이들이었다.
이번에도, 어떤 돈 많은 졸부가 자신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줄 것이란 예측이 저절로 생겼다.
“누구인지 미리 알아야겠어.”
무엇보다 10억이라는 돈은 반유현의 몸값을 뛰어넘는 값이었다.
반유현 – 프리미엄의 한 끼, 가장 비싸게 입찰된 것이 10억을 조금 넘는 돈이었다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진바.
그의 제자인 자신들에게 10억이 훌쩍 넘는 돈이 베팅되었다는 것은 분명 모종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마츠노는 ‘반유현’ 어플 시스템 관리팀에 연락을 했고, 10억이 넘는 돈을 자신들에게 베팅한 사람들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회장, 한국계 반도체 기업의 사장, 다국적 인테리어/가구 회사의 창업가였다.
당연히, 한 끼에 10억을 쉽게 쾌척하는 사람들이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조 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라고는 생각했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왜 자신들에게 반유현의 몸값을 뛰어넘는 돈을 지불했냐는 것이었다.
“검색을 해보죠. 평소에 요리에 대해 관심이 있었나. 아니면, 뭐……. 아이즈 칸처럼 레스토랑을 런칭하기 위한 계획으로 우리에게 접근하는 것인가.”
윤종혁이 말했고, 닉은 옆에서 이미 검색을 시작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때. 닉이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었다.
[ 반유현 팩토리 – 이스라엘, 완공식 참석자 명단…….]“이 세 명의 회장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네요.”
“어?”
자신들에게 10억이 넘는 돈을 지불한 이들 모두, 반유현 팩토리 이스라엘 완공식에 참석했었다는 것.
VIP 신분으로 그 행사에 참석한 바, 반유현과 밀접한 접촉이 있었을 것이다.
“……사진도 같이 찍었네요.”
샴페인을 들고 그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반유현의 모습이 사진에 담기기도 했었다.
“셰프님이 우리를 밀어준 거야?”
“반유현 셰프님이 소스를 조금 뿌리신 것 같네요.”
반유현이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주기 위해, 저들에게 어떤 말을 한 것 같았다.
“우리가 맡은 레스토랑만 성공하면, 반유현 셰프님은 미슐랭 30스타를 모으게 되시니까. 우리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실 거야.”
라스베이거스에 제리가 맡은 아프리칸 요리, 뉴욕에 알베르가 맡은 한식 정찬 레스토랑, 그리고 마츠노, 본인이 맡은 일식 정찬 레스토랑. 이 세 개의 레스토랑 모두 합쳐 7개 이상의 미슐랭 스타를 받기만 해도 반유현은 30스타가 된다.
물론, 반유현은 세 개의 레스토랑 모두에서 3스타를 받기를 원하고 있으니, 그가 가진 미슐랭 스타는 32개가 될 것이었다.
“30스타 달성의 마지막 레스토랑이 우리니까…… 우리도 최선을 다하자고.”
반유현의 계획에 자신들이 큰 부분으로 자리했다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꼈다.
“반유현 셰프님께서는 애초에 유럽에 데뷔하실 때, 노골적으로 미슐랭 스타를 노린다고 말씀하셨었는데, 30개? 그 이상을 원하시는 건가?”
“그 목표에는 끝이 없지 않을까?”
“하긴, 이미 요리사라는 타이틀로 세계를 호령하고 계신데, 미슐랭 스타에 도전하시는 걸 보면…….”
그리고 그때, 반유현이 주방으로 들어왔다.
“뭐하고 있냐.”
반유현, 저 인간의 몸은 피로도 따위는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이스라엘, 뉴욕, 라스베이거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녔으니까.
그 옆에 오스틴은 살이 빠져, 얼굴이 핼쑥한 것 반면에 반유현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너희들 몸값이, 이미 내 몸값을 뛰어넘었던데?”
반유현이 음흉한 미소를 짓고는 셰프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셰프님께서…… 힘을 써주신…….”
“가, 감사합니다. 반유현 셰프님.”
아직도 반유현이 자신들의 앞에 등장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셰프들이었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몸값이 10억을 훌쩍 뛰어넘은 것의 이유를 대충 알고 있었으니 감사를 표했다.
“내가 주방 보조로 일할 거야. 너희들은 메뉴 그대로 준비해, 재료 손질은 내가 해준다.”
“예……? 그게 무슨 말씀?”
“나 혼자서, 너희들 재료 싹 다 손질해주겠다고. 주방 보조 필요 없어.”
“호, 혼자서요……? 그게 가능…… 하십……?”
“걱정 말고, 어떤 메뉴가 더 맛있을지 고민해.”
***
[ 반유현의 몸값 뛰어버린 제자들! 대체 반유현의 몸값은 얼마? ] [ 반유현 – 퍼플, 런칭 준비 위해 시작된 셰프 경매 시스템! 요리계의 또 하나의 물결. ] [ 가타무라 마츠노 셰프, 요리 13억 5천만 원에 낙찰! ] [ 윤종혁, 9억 8천만 원! 닉 셰프, 11억 2천만 원에 낙찰! ]지난번, ‘반유현 – 프리미엄’에서는 입찰된 나의 가격을 알리지 않았었지만, 내 요리를 먹은 회장들에 의해 그 가격이 밝혀졌었다.
이번엔, 내가 직접 이들의 몸값을 밝혔다.
이만한 값어치를 가진 셰프들이 일식 정찬 레스토랑인 ‘반유현 – 퍼플’의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고.
그 장본인인 셰프들 스스로가 그만한 프라이드를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또, 이들의 몸값이 상승함에 따라 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이다.
내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반유현 – 프리미엄’의 두 번째 손님들을 뽑게 될 때에는 그 값이 얼마일지는 나조차도 기대가 되었다.
다다다다다다다!
나는 셰프들의 주문을 받아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다.
각종 야채들부터, 고기들의 발골, 그리고 육수를 끓이는 것까지.
내가 손질을 하는 이유는, 내가 주방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재료 손질 작업부터 만들 수 있는 맛을 높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보조 셰프 여러 명을 두는 것보다 나 혼자 모든 재료를 손질하면서 더 큰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셰, 셰프님. 돼지 등뼈 육수가…….”
셰프들이 나를 주방 보조로써 활용하는 게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셰프님, 이것도 부탁해도 되겠습…….”
한 명당 코스의 메뉴가 적게는 일곱 개, 많게는 열한 개까지 있었다.
그에 대한 재료와 소스를 모두 내가 맡아서 했다.
나라는 상급자가 재료 손질을 해준다는 것보다 그렇게나 많은 일들을 나에게 시키는 것 자체가 불편했던 것이다.
많은 업무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내가 상급자가 아니었어도 느낄 불편함이었다.
“다 시켜. 다 할 수 있으니까.”
윤종혁이 시킨 레몬 폰즈 소스를 고온에 숙성시키면서, 마츠노가 말한 유자제스트를 만들면서, 닉이 말한 샤리를 준비했다.
물론, 그 행동의 모든 것들이 정돈되어 있었고, 집중되는 최상이었다.
보통 셰프들이었다면, 서로 성질이 다른 재료들을 이렇게나 많이 한 번에 손질하고 준비하는 것에 멘탈이 뭉개졌을 테지만, 나는 어렵지 않게 수행하고 있었다.
“셰프님…… 아까 말씀드린…….”
“알아, 기억하고 있어.”
윤종혁에겐 내가, 자신이 부탁했던 것을 잊고 현재의 일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여졌나 보다.
“내 눈치들 보지 말고 일해. 너희들 10억이 넘는 요리를 오늘 선보여야 되니까.”
내 말에 다시 한번 집중력을 높이는 셰프들이었다.
그리고, 세 시간이 지났을 때, 오늘의 손님들이 홀 안으로 들어왔다.
“마련해주신 보안 요원과 그 보안 사안에 깜짝 놀랐습니다. 들어올 때부터 대접받는 느낌이어서요.”
‘반유현 – 프리미엄’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누구인지는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것 또한 이들이 스스로 밝힐지 모르는 일이겠지만, 한 끼에 10억이 넘는 돈을 받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 와중에, 이들의 정체를 밝히면 기분 좋게 요리를 먹으러 온 사람들이 귀찮아질 수 있으니까.
“허허허. 정말요. 반유현 셰프님, 역시! 생각이 깊으십니다. 이 요리를 먹은 사람들이 누군지 밝혀지면, 온갖 기자들이 달라붙어서 요리가 어땠는지 묻겠죠.”
오픈 주방의 형식이었고, 윤종혁, 마츠노, 닉 세 명의 셰프가 각각 한 팀씩 맡아서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내가 주방에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비싼 돈을 지불한 이들에게 예의를 다해 인사했고, 셰프들은 그 사이에 요리를 준비해 첫 번째 요리를 내놓았다.
“셰프님, 다음 요리 준비해주시죠.”
나는 정말, 오늘 주방의 보조 역할을 할 것이며 나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말하라고 당부해뒀더니, 윤종혁이 아주 편하게 말했다.
“예! 셰프!”
내가 그렇게 외치자, 홀에 앉아 있는 손님들이 아주 흥미롭게 나를 바라봤다.
***
‘그냥 이벤트가 아니었다는 말인가.’
한국계 반도체 업체의 회장인 최원태는 그 모습을 지켜보곤 혀를 내둘렀다.
“셰프님, 이것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셰프님, 이 요리는 다음에 나가야 합니다.”
“반유현 셰프님, 버섯의 익힘 정도는 수분이 30퍼센트 남아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반유현을 따르는 셰프들.
오늘 요리의 주인공인 마츠노, 윤종혁, 닉은 반유현에게 스스럼없이 재료 손질을 지시하고 있었다.
당연, 반유현의 명에 따라 그에게 편하게 지시를 하고 있을 테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특히나 도제식 문화가 만연한 주방에서 상급자에게 재료 손질을 시키는 것에 불편함이 있을 건데, 지금 눈에 보이는 주방은 매우 효율적인 구조로 움직였다.
‘저게 쉬운 일이 아니야.’
기업을 운영하면서 ‘편하게 말해봐’라고 했을 때 진정 자신에게 편하게 말하는 간부가 몇 없었다는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던 것이다.
반유현은 실제로 셰프들에게 ‘편하게 재료 손질을 시켜’라는 지시를 했을 것이고 그 지시를 거리낌 없이 이행하는 셰프들은 반유현의 카리스마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저 퍼포먼스도 일반인이라면…….’
반유현은 셰프들의 부탁을 단번에 알아듣고, 움직였다.
어떤 행동에도 군더더기 없이, 모든 재료들을 손질해나간다.
셰프들의 지시를 듣고 곧장 메모를 해두어도, 순서가 꼬이거나 헷갈릴 법한데 반유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방의 모든 잡무를 도맡아 하고 있었다.
“셰프님! 이것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더군다나 윤종혁이 반유현에게 말하는 재료 손질은 끝이 없었다.
한입에 담기는 많은 양의 다채로운 맛을 메인테마로 한 윤종혁의 요리는 그 테마에 맞게 많은 양의 재료 손질을 아주 세밀하게 해내야 됐다.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윤종혁의 메뉴에 들어갈 재료들을 손질하는 반유현.
지시가 들어온 순서로 재료 손질을 하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그것마저도 식재료의 특성을 살려 시간차를 두고 재료 손질을 하는 것 같았다.
‘저 디테일 이란…….’
그리고, 반유현은 간간이 요리를 하고 있는 셰프들의 모습을 체킹했다.
그 모습을 포착한 최원태는, 반유현이 왜 주방보조로 나섰는지 얼추 깨달을 수 있었다.
‘서포터…….’
자신의 품 안에서, 자신을 따르는 셰프들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다는 마음인가.
비싼 돈을 지불한 우리들에게 시각적인 퍼포먼스를 위함인가.
자신이 손질한 재료를 받아 요리하는 셰프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행위인가.
일식 레스토랑 런칭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바람에, 그 셰프들의 부담감이 너무 커졌다는 이야기를 건너 건너 들었던 적이 있는데, 반유현은 그것을 직접 해결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저게 장인이고…… 저게 사업가고…… 저게 요리사다…….’
최원태는 이미 자신이 지불한 10억이 넘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요리를 먹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