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96
196화. 끝판왕 (2)
[ Press Bar : 반유현 Lv2 ] [ Fit Sau : 반유현 Lv3 ] [ Colombia restaurant : 반유현 Lv3 ] [ Angel’s Grill : 반유현 Lv2 ]…….
뉴욕 내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들에 대한 반유현의 평가였다.
그리고 그 평가는 여전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었다.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반유현 레벨’에서 5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ㅋㅋㅋ 장난 없네.
-그냥 미슐랭 평가 기관이랑 맞짱 뜬다는 건가?
-Wow!
-미슐랭 스타를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만 평가하는데.
-미슐랭이 반유현한테 잘못한 것 있음?
물론,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었다.
아주 가끔, 거의 없을 정도로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이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보다 높은 레벨을 받은 경우가 있긴 있었으나, 대개는 미슐랭 스타의 결을 따랐다.
반유현이 측정하고 있는 ‘맛’과 미슐랭이 선정한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슐랭은 약 100여 년간 지속되어 온 평가 기관 아니던가.
반유현이 미슐랭과 달랐던 것은, 그 맛의 정도가 더 세세하다는 것이었다.
같은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도 Lv1에서 Lv3까지 나뉘었으며,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도 Lv2에서 Lv5까지 나뉘었다.
그리고 그 레벨은 실제로, 사람들에게 맛의 척도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반유현이 세계적으로 ‘맛’과 ‘요리’에 미치는 영향력이란 이런 것이었다.
그가 돌덩이를 맛있다고 하면, 돌덩이를 씹어 먹을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지 않을까.
“거기에, 또 공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어.”
반유현은 이 흐름을 타고 ‘반유현 레벨’의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부담을 느껴야 할 곳은, 미슐랭 본사였다.
“우리랑은 완전히, 다른 노선을 타고 있긴 해…….”
‘반유현 레벨’과 ‘미슐랭’의 가장 큰 차이는, 반유현 레벨이 보다 많은 단계를 두고 있다는 것이었지만.
그에 버금갈 하나의 더 큰 차이가 있었다.
“평가를 할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평가를 하겠노라고 미리 밝힌다는 거지…….”
미슐랭 평가원은, 알 사람들이야 알지만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레스토랑에 방문한다.
하지만, 반유현 레벨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저 방식이 공신력을 낮출 수도 있어. 오히려 다행인걸?”
‘반유현 레벨’이라는 것이 등장하자, ‘미슐랭 스타’를 그에 비교하며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생겨났고, 세계 최고의 공신력 있는 미식 지침서라는 타이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찰나에, 미슐랭 가이드는 ‘반유현 레벨’의 빈틈을 발견했다.
“우리가 왜 100년 동안 평가원들의 신원을 숨겼는지…… 이해를 못 했군.”
자신의 영향력만을 믿고, 먼 미래를 생각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공식적으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한 뒤에 평가를 하면 그 레스토랑은 평소보다 더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더 풍성한 메뉴를 구성하게 되기 마련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반유현 레벨’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자신의 레스토랑이 크게 부흥할 것을 알고 있는 셰프들은, 평소와 다르게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었다.
그에 따라, 반유현 본인이 평가 당시의 맛과 그 레벨을 보고 그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결과는 공신력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대로…… 역사와 전통을 지키면 돼. 그나저나, 저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인, 반유현의 레스토랑 평가는 다 어떻게 됐습니까?”
“아시다시피, 미슐랭 스타 시상식이 있기 전까지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미슐랭 스타 시상식이 있기 전까지는, 오로지 그 레스토랑을 평가했던 평가원들만 그 결과를 알고 있다.
이 또한 미슐랭 스타가 100년 동안 공신력을 지켜온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하하하하! 본부장으로서 섭섭하지만, 이런 시스템들이 있기에 셰프들과 미식가들이 우리를 믿는 거겠죠.”
갑작스럽게 등장한 ‘반유현 레벨’로 전 세계 셰프들과 요식 업계가 떠들썩하지만, 본부장의 마음속에는 괜스레 ‘반유현 레벨’에 자신들의 영향력이 꺾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100년간 이어왔던 전통대로, 맛을 추구하면 될 뿐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 반유현, “반유현 – 프리미엄만이, ‘반유현 레벨’의 Lv10을 달성하는 맛. ] [ 오로지 자신만이 그 수준의 맛을 낼 수 있다. ]반유현은 오직 자신의 요리만이, 자신이 만들어 낸 시스템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잘 나가다가, 너무 심취해서 망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진짜 요리로 세계를 주무르겠다는 듯이 너무 설쳐대다가, 저렇게 나사가 풀린 것을 보니 안타깝네요…….”
욕심 때문에 사람이 미쳐버리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와서 그런가.
본부장은 반유현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드디어, 한 시대를 호령한 셰프의 몰락인가…….”
경험이 만들어준 본능. 수많은 셰프들을 봐왔던 터였다.
유행을 만들어내고, 시대를 호령한 셰프의 주기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본부장의 뇌리에 스친 생각이었다.
***
[ 미슐랭 가이드 에릭 셀 본부장 “반유현 레벨은 한 셰프의 맛집 여행 일기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미슐랭 가이드의 경영을 도맡아 하고 있는 본부장까지 나선 것을 보면 저쪽도 나의 행보에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을 증명했다.
100년 역사의 미슐랭이 셰프 한 명한테 쫄 정도인가.
본부장이 평가원들의 입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감을 느낀 것은 맞았다.
[ “자신의 요리가 가장 맛있는 요리라 칭한, 셰프가 정하는 맛집 리스트” ] [ 욕심의 시작, 몰락의 시작인가 반유현. ]게다가 친(親)미슐랭계 셰프들이, 나의 행보에 빈틈을 발견한 듯이 연이어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신경 쓸 바는 아니었다. 나의 계획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하여간, 세상을 다 뒤집어놓고 또 이곳에 홀연히 나타나셨구만유.”
반유현 팩토리, 한국 캠퍼스의 완공식 날에 참석했다.
한국 캠퍼스의 교장 자리를 흔쾌히 수락했던 백원종이 혀를 차면서 나를 반겼다.
“또 무슨 꿍꿍이를 하고 있는 거여? 반유현 레벨?”
“처음부터 끝까지 요리라면, 저를 떠올리는 세계를 만들어보려고요.”
“하 참, 무슨 소설도 아니고…… 살살혀.”
끝내 부정적인 얘기는 못 하는 백원종이 살짝 웃어 보였다.
“지원율이 가장 높은 캠퍼스라던데요.”
반유현 팩토리, 한국 캠퍼스는 완공과 동시에 실력 좋은 교수진을 채용했고, 학생들을 뽑는 과정에 이르렀다.
“경쟁률, 112 대 1. 짱짱한 회사 들어가는 거랑 비슷해유.”
“백 대표님이 교장을 맡아 주신 덕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저보다야 영향력이 강하실…….”
“허, 참! 누가 들을라! 내가 자네보다 영향력이 강하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여! 입 조심해.”
살짝 미소를 보인 채 고개를 좌우로 젓는 백원종이었다.
“그나저나, 이번에 한국 들어온 김에 한국에 있는 식당들도 ‘반유현 레벨’을 먹인 다믄서?”
“예, 그렇습니다.”
“몸이 몇 개인지…… 내가 세다가 포기했잖아. 반유현이라는 인간이 대체 몇 명인지.”
농담조로 말을 툭툭 던지는 백원종에게는 나에 대한 경외감이 묻어나 있었다.
매번 나를 마주할 때마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백원종이었다.
“반유현 팩토리, 한국 캠퍼스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셰프들의 요람으로…….”
“내가 잘할 게 뭐 있나. 이미 반유현 팩토리에 지원하려는 초급 셰프들은 전 세계 모든 캠퍼스에 지원서를 넣는다는 말이 있어. 어쨌든 셰프가 되겠다면, 다들 반유현 팩토리에 지원을 하는 꼴이야. 이미 완성되어 있는 기관의 리더를 시켜줘서 고맙네.”
“제가 이렇게 되기까지, 대표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요.”
백원종을 반유현 팩토리 한국 캠퍼스의 교장으로 세운 건, 그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개념도 있었다.
요리사나, 프랜차이즈 사업가라면 누구나 앉고 싶어 할, 세계 최고의 요리 교육기관의 수장 자리.
자신의 인생 커리어에 한 줄 크게 새겨 넣고도 남을만한 자리이며, 검정 스카프를 맨 지휘급 셰프들과 버금가는 자리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내는 자리였을 것이다.
실제로, 셰프들 중에서는 레스토랑 ‘반유현’의 주방에 들어가는 것보다, 반유현 팩토리의 교수진이 되고 싶어 하는 셰프들도 숱하게 많았으니까.
“그렇다고 자네가, 은혜만 갚는다고 나를 세우진 않았을 것이고.”
나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하는 백원종.
“그것도 맞습니다. 백 대표님께서 전 세계, 이 지구의 맛의 수준을 높이는데 누구보다 일을 잘하실 것 같아서요.”
반유현 레벨과 반유현 팩토리는 같은 그림 안에 있는 체계였다.
반유현 레벨이, 전 세계 셰프들이 따라가야 할 맛의 수준 자체를 높이는 일을 한다면, 반유현 팩토리는 그 맛의 수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끄는 셰프들을 만드는 기관인 것이다.
“자네의 역사에 나를 추가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네.”
***
미슐랭에서 많은 별을 받은 셰프들은, ‘반유현 레벨’이라는 새로운 미식의 척도가 등장한 것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 체제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반유현 레벨’은 맛의 수준을 더 세세하게 구분하고 있었으며, ‘나’, 반유현이라는 존재의 영향력은 셰프들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존재였으니까.
그런 내가, 주체가 되어 레스토랑을 평가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저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 ‘반유현-프리미엄’, 본인이 한 요리만이 ‘LV10’?? ] [ 반유현 레벨, 공정성 문제! ] [ 레스토랑 평가 의도를 알리고, 레스토랑을 방문한 뒤 평가하면, 그 레스토랑의 광고에 불과……. ] [ 유명 미식가 아드론치, “반유현 레벨은 세프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는 마음을 이용한 파렴치한 장사. ] [ 미슐랭 28스타, 엘레니 “내 레스토랑에 누군가 평가하러 온다는 것을 안다면, 무조건 최고의 요리를 낼 수 있다. ]논란의 주요 골자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반유현 레벨’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레벨인 10을 달성한 레스토랑이 나의 레스토랑인 ‘반유현 – 프리미엄’이라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반유현 레벨의 점수를 매기기 위해 방문한다는 것을 그 레스토랑에 알린다는 사실이었다.
“저희도,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전 세계에 나를 모르는 셰프가 없고, 이 평가를 오직 나만이 하는데, 알리지 않아도 알려지잖아. 어차피 그럴 거라면 미리 말을 하고 가는 게 맞지.”
이유는 명확했다.
거기에 더해서,
“내가 온다고 해서 요리에 더 좋은 식재료를 쓰든, 더 풍성하게 코스를 구성하든, 다른 곳에서 실력 있는 셰프를 데려와서 가짜 요리를 내놓든, 내 눈썰미를 이길 수 없어.”
어차피 모든 레스토랑과 셰프들은, 내 손에 있다.
그들의 실력, 그들의 요리 의도, 생각…….
내가 방문했기에, 특별한 요리를 선보인다고 해서 본 실력을 감출 수는 없다. 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