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43
43화. 새로운 역사는 지금부터 (1)
“자크,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아니야?”
“그렇죠. 그나저나 그렇게 바쁜 사람이 섭외가 가능할까요?”
[ 프랑스 요리 거장 둘, 마리옹과 장루이 “반유현은 요리업계 새로운 역사를 쓸 인물.” ]“그러게 마리옹, 장루이 셰프 두 명 다 그런 소리를 해서 우리가 더 곤란해졌어.”
“더군다나 은퇴식에서 그런 말을 해서 파급력이 장난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반 셰프를 진짜 모르는 사람이 없겠네요.”
[ 80년 역사 최초. 포시즌스의 모든 레스토랑 지배. ] [ 포시즌스 역사상 최초로, 반유현의 이름을 딴 부서 신설. ] [ 반유현 셰프! 미슐랭 시상식에서 있었던, 업계의 대격변, 다시 한번 일으키나. ] [ 또! 세계 최초로 다수의 포시즌스 레스토랑, 세계 최초로 경영 ] [ 대한민국 국민 가장 먹고 싶은 음식 1위, 반유현의 요리. ]반유현에 대한 홍보는 공격적으로 시행되었고, 그에 따라 프랑스와 파리, 그리고 요식 업계만 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었다.
“섭외만 된다면 완전 대박 아닙니까?”
“대박이지, 지금에 와서는 반유현 셰프는 그냥 보통 셰프가 아니니까.”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한-불 문화교류의 날.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문화를 교류하는 날로, K-pop, 한류 드라마와 영화 등 두 나라를 대표하는 컨텐츠들을 이용한 축제의 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하필, 그런 혜성 같은 셰프가 등장해서 말이야…….”
특히 문화교류의 날에는 그 마지막 순서로 갈라 디너(Gala dinner)가 열리는 것이 전통이었다.
프랑스의 유명 셰프가 한식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선보인다던가, 대한민국의 셰프가 프랑스의 식재료를 이용해 한식을 선보이는 등,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를 합치는 방식으로 정찬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시도라도 해봐야지, 시도도 안 해봤다간 아주 개작살이 날 거야.”
그런 행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현재는 프랑스 파리 지방 관광청 직원들에겐 골치 아픈 문제가 되었다.
중앙 관광청에서 갈라 디너에 반유현 셰프를 섭외하라는 프로젝트를 내려줬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행사라고는 해도……. 여태까지 반유현 급의 셰프는 한 번도 섭외된 적이 없잖아요. 해봤자 미슐랭 3스타? 2스타…… 반유현 셰프는…… 행사의 급이 맞지 않는 것 아니에요?”
“이번엔 규모가 좀 달라, 한국의 대통령도 오신다고 하잖아.”
“예? 왜, 왜요?”
“대통령이 움직이는 이유 같은 걸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대한민국의 대통령, 프랑스의 대통령에게 갈라 디너를 선보이는 것이라면, 반유현을 섭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국가 간의 대대적인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말고. 나도 섭외하려고 좀 알아보니까. 성격이 아주…….”
“성격이 왜요?”
“몰라, 자크. 너에게 이번 한불문화교류의 날이 달렸어.”
반유현의 섭외를 맡게 된 직원은 선배의 말에 안색이 좋지 못했다.
“걱정하지 마, 치밀한 계산에 의해 움직이는 셰프라고 했어. 네가 할 건 이 행사가 어떤 행사인지만 설명해 주면 되는 거야. 그분이 알아서 판단하시겠지.”
***
한창, 메뉴 구성과 식재료에 대해 셰프들과 논의하고 있을 때,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스케줄이 괜찮으시겠습니까?”
‘반유현’ 팀의 직원으로, 내 스케줄과 의전을 맡은 직원이었다.
“한불 문화교류라……. 참석자는?”
“대통령님께서 직접 프랑스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프랑스 대통령님도 참석하시고요. 한류 스타라 불리는 한국의 아이돌들도 참석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셰프님의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전략적으로…….”
내 마음속에는 이미 그곳의 갈라디너를 맡는 것이 정해져 있었다.
다만 직원의 물음에 섣불리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 행사에 참가함으로써 얻게 될 것들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 당장은 내가 오픈하게 될 레스토랑에 어떤 이득이 있을지 생각했다.
‘K-pop 스타와 대한민국의 유명인들에게 내 요리를 선보인다…….’
한류 문화교류의 날이 열리는 시점은 포시즌스-반유현의 그랜드 오프닝 이전이었기에, 내가 그 행사에 참가하게 된다면, 그랜드 오프닝에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의 풀(Pool)을 넓히는 것 아니겠나.
100년을 하나의 목적만을 두고 살았기에,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누군가와 금방 친해지는 성격은 아니지만, 내 요리의 맛을 보여주는 자리라면 친구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랜드 오프닝에는 할리웃 배우들이나, 그에 버금가는 유명인들을 섭외하고 있지만, 이 몸의 국적이 대한민국인 만큼, 대한민국 국적으로 빌보드를 휩쓸고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감독이 그랜드 오프닝에 와준다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매년 있는 행사마다 내가 그 갈라디너를 맡게 된다면.’
이는 확실하지 않은 가정이었지만, 혹여나 나의 요리가 너무 강력해 내가 한불 문화교류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갈라디너를 선보이는 고정 셰프가 될 가능성도 점쳐봤다.
대통령도 방문하는 국가적인 행사의 고정 셰프라……. 나의 이력에 한 줄이 추가되면서, 내 레스토랑을 매년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기는 것이다.
‘포시즌스 반유현의 오너 셰프, 반유현의 갈라디너’라는 이름으로 그 행사의 이름이 붙어질 터이니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의도치 않게 WACS의 심사위원이 된 것처럼.’
방금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생각들을 정리하자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니, 지금 그랜드 오프닝으로 아무리 바쁘다고 한들 나가야 되는 행사였다.
“성가시거나, 귀찮아질 일은?”
“없게 만들겠습니다. 셰프님의 손과 발이 되는 것이 저희 팀의 주목적이니까요.”
직원의 차분한 말에 생각을 정리했다.
“메일 보내, 준비하겠다고.”
그렇게 모든 생각을 정리했을 때, 순간적으로 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프랑스 정부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참석을 한다라…….’
프랑스 대통령과 그 정부의 고위급 공무원들에게 요리를 대접한다.
그에 따라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다름 아닌…….
‘MOF 훈장.’
1924년에 처음 만들어진 훈장으로, 4년 주기로 각 분야의 장인에게 수여되는 훈장이었다.
최고 장인, 프랑스 내에서 공식적으로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이 훈장을 수여하는 기관인 만큼 그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
일이 계속해서 많아지고, 바빠지는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꼈다. 내 밑에 있는 셰프들 또한 행복한 마음으로 내가 내려주었던 메뉴의 맛을 올리는 것에 최대한의 노력을 퍼붓고 있었다.
그런데, ‘반유현 팀’의 일원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갔다.
“현재 저희 일정이…….”
“일정이 뭔데.”
“가장 처음으로는 말씀하신 레스토랑 컨셉에 따라서 인테리어 준비하고 있고요. 식자재 납품하는 업체들 고르고 있고요. 그랜드 오프닝, 인사들 섭외하고 있고요. 프랑스 관광청하고 한불 문화교류행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 더 추가될 것 같은데.”
그들이 바쁜 것까지 신경 쓰는 것은 내 일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의 파리 방문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야, 더군다나 내가 이번에 한불문화교류 행사에 참가하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릴 테니 대비를 해야 돼.”
“어떤 방식으로요?”
“프랑스 파리에만 내 레스토랑이 4개 있으니.”
‘레드 테이블 – 더 파스타’는 루시앙의 지분이 훨씬 많이 들어있으니 제외한다면.
포시즌스 파리의 레스토랑이 오픈되면, 내 이름이 붙은 레스토랑은 총 4개가 된다.
“그저 음식을 먹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반유현’, 나의 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내 이름 자체가 많은 파급력을 불러오게 된 지금, 그에 따라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예약 서비스를 만들 겁니다.”
“아……. 예?”
기존에 전화나 방문으로만 예약을 받았기에, 오로지 나의 이름만을 찾아온 관광객들이나 미식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 규모가 아직은 작아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예약 서비스를 지금 꺼내들었다.
“제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통합으로 예약할 수 있는 어플을 만들 겁니다. 네 개의 모든 레스토랑이 파리에 있기 때문에, 각각 전화나 방문을 하지 않고도 제가 운영하는 모든 레스토랑의 예약 실태를 확인할 수 있게끔 하는 목적이 있어요.”
대형 프렌차이즈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니면,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이런 서비스를 가진 적이 없었다.
고객의 편리함도 편리함이지만, 이는 혁신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주목을 불러올 수 있는 수단이었다.
나의 말에, 직원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요리도 요리지만 그런 사업적인 생각은 대체 어떻게?”
“그냥 천재가 아니십니다. 반유현 셰프님……. 매번 놀라요 정말.”
“하하하하! 다음 년이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셰프님! 저희도 이 레스토랑의 직원으로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건가요? 셰프는 아니어도…… 좀 해주세요!”
“와……. IT 사업까지……?”
“IT 사업이랄 건 아니고, 그냥 고객들이 더 편하게 제 요리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죠. 더군다나 한불문화교류행사로 한국 분들이 많이 찾아주실 것 같은데 그 전에 서비스를 구축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셰프가 아닌, 즉, 요리가 아닌 그 외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는 ‘반유현’팀의 분위기가 밝아졌다.
이들도 혁신하고 도전하는 것이 좋은 모양이다.
***
미슐랭 스타 11개를 소지한 올린, 지난 포시즌스 호텔 셰프 선발 요리 테스트에서 반유현과의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파리에 계속 있으신 이유가?’
‘효율을 위해섭니다.’
‘저는 매번 주방을 떠나라고 말하곤 했는데……. 제 제자들에게 할말을…….’
‘제자들에게는 조금만 더, 지켜보라고 하십시오. 파리에 제가 계속 있는 이유가 곧 나올 거고, 그때에는 엄청난 걸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그 당시에 대화를 했을 때는 반유현에게서 건방짐도 느꼈었다.
자신도 미슐랭 11스타를 가지고 있는 중견 셰프로서 아무리 초신성이라 한들, 자신 앞에서 그런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생각을 해봤으나, 도저히 자신감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성격이 건방지거나, 허세가 몸에 베어 있는 사람이겠지.
그런데, 그가 실제로 하는 행보들은 모든 것이 자신감이었다.
“어플 이름이 반유현……?”
-다운로드 7만.
그냥 식당을 예약하는 어플의 다운로드 수가 7만이다. 어플의 기능에 비해 다소 많은 수치.
실제로 예약을 하려는 이들 말고도, 본인처럼 반유현 그 자체 관심을 갖고 있는 셰프들과 미식가, 팬들까지 이 어플을 다운 받았기에 이런 엄청난 수가 나왔을 것이리라.
아직 기능들은 제대로 완성이 되어있지 않은 프로토 타입이지만, 이 어플이 시사 하는 바는 명확했다.
‘파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있겠다는 이유가…….’
일단 레스토랑의 예약에서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 어플의 다운로드 수가 7만 이상이 넘었다는 것은 이 어플이 활용 될 가치가 무궁무진해진 것이고.
‘왜 파리를 떠나지 않았냐고 물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