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140
140. 후쿠오카 가는 길(3)
정하연과 톡을 통해 이것저것 물었지만, 서윤이 ‘아시나’ 하고 불렀을 때 여인의 모습이 테르에서 튀어나왔고, 뭐라고 말을 하긴 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단다.
영어로 말했을 테니 당연했다.
여인의 모습은 홀로그램일 것이지만, 여자의 모습일 것이라는 것은 태영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테르의 스크린 상에 문자로 디스플레이 되거나 또는 음성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정하연이 몇 번 말을 걸었지만, 정하연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단다.
오직 자신을 깨운 서윤을 향해 말을 했는데, 서윤도 정하연도 아시나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아시나가 서윤을 향해 무언가 말을 할 때마다 서윤이 ‘내 이름은 서윤이야, 서윤. 한서윤’이라고 거듭해서 말했단다.
물론 정하연도 자신의 이름을 말했고, 옆에 있던 잔디와 눈이도 말했지만, 아시나는 전혀 반응하지 않고 오직 서윤을 향해서만 말을 했단다.
같은 질문과 같은 대답이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몇 번인가 있었고, 아시나는 바이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사라진 상태.
네 명 모두, 멍하니 있다가 서윤이 다시 한번 ‘아시나’를 불렀을 때, 역시 아시나가 나타났고, 여전히 서로 간에 동문서답하고, 한참을 그러다가 아시나는 역시 바이라고 말하며 사라진 후에 태영에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아시나는 한국어를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아시나가 라일리가 말한 대로 뛰어난 인공 지능이라면, 서윤이 자신을 부르는 말을 듣고 한국어라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서윤에게 한국어로 대답하지 않았을까?
아시나를 개발한 팀의 리더가 한국인이라고 했으니, 한국어를 반영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이 태영의 생각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짐을 마저 실어야 하기에 기다릴 수밖에 없는 닷새.
너무나 긴 시간이다.
아시나가 깨어난 상태에서 후쿠오카에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 답답했지만, 그렇다고 짐 실으러 다시 오기로 하고 그냥 출발하자고 할 수는 없다.
태영이 살아왔던 21세기의 현대에서 인공 지능은 아직 뭔가 제대로 하는 일은 없었다.
3년이 흘렀으니 또 어느 정도의 발전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태영이 대학 입시 준비에 다른 곳은 쳐다볼 틈이 없을 때, 알파고라는 이름을 가진 인공 지능과 바둑 천재 간의 대결로 온 세상이 떠들썩했던 기억은 있다.
인공 지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앞으로는 사람이 해야 할 대부분의 일들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를 한다. 그럼, 사람이 할 일은 뭔지 모르겠지만.
쓰레기 줍는 일 같은 거?
“대장님.”
태영이 한참 동안 회의실에서 나오지 않자, 김태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응, 지금 나간다.”
“네, 대장님.”
그런데, 잠깐.
김태연을 따라나서면서 서윤의 목소리에 아시나가 깨어났다는 것을 상기하자 잊고 있었던 목소리, 라일리의 목소리가 그때서야 생각났다.
테르의 주인이었던 여인, 태영보다 더 미래에서 살던 여인.
처음 서윤을 만났을 때 느꼈던, 목소리에 대한 그 기시감은 단순한 기시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목소리는 바로 라일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물론 목소리만 그럴 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지만.
“그런데 왜 몰랐을까?”
태영의 중얼거림에 김태연이 잠시 돌아보았지만, 태영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라일리와 서윤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에 싸여 있었다.
맞다.
라일리는 영어로 말했고, 서윤은 한국어로 말했다.
라일리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왔고, 서윤의 목소리는 같은 자리에서 주고받는 생음이었다.
그 차이로 인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거의 완벽할 정도로 같은 목소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얼마나 완벽할 정도로 일치했으면, 서윤의 목소리에 아시나가 깨어났을까?
사람이 느끼는 것과 기계가 분석하는 성문은, 인식하는 방법이 완전하게 다르다.
사람이 귀로 듣고 판단하는 것은 감성적 영역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거기에 반해 기계는 정확한 주파수와 파장 등으로 판별한다.
그것에 대해 학술 세미나에서 들었던 정도의 수준이라 태영도 더 이상 짐작할 수 없지만, 분명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윤의 목소리에 깨어났다는 것은, 두 사람이 가진 성문이 기계적으로 분석해서,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일치한다는 뜻이다.
“서윤과의 인연이 이렇게 연결되는 것인가?”
***
심란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모르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서윤이 불러서 아시나는 깨어났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인 태영은 후쿠오카에 있다.
사포까지 230킬로면, 짐을 가득 실어서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태라 해도 하루도 안 걸린다.
집중이 되지 않는 이유가 뻔히 짐작되지만, 하루 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 상태였기에 병사들과 서서 잡담을 나누거나, 고려 여인들의 막사에 가서 눈물 없이는 들어 줄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간을 때웠다.
심지어 서해도를 돌아보고 정보를 파악하려 했던 계획조차도 신경 쓰지 않고 허송세월을 했다.
“대장님, 고가 일행이 떠난다고 합니다.”
“어, 그래?”
김태연으로부터 그 보고를 듣고서야 비로소 사포에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네, 지금 선착장에 모두 모여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가 보지 않을 거죠?”
“응, 그럴 필요가 없지. 김태연은 내 등 가방에 이삼일 정도 먹을 수 있도록 육포하고 어포 좀 챙겨 넣고, 물통에 물도 채워 둬라.”
“혹시?”
“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야.”
“그럼,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너, 육지에서 산길로 달려서 배와 같은 속도로 갈 수 있어?”
“그, 그건 안 되죠.”
“그럼, 따라올 생각하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어. 대대장이나 중대장에게는 내가 출발한 뒤에 보고하고.”
“혼자 괜찮겠습니까?”
“괜찮지 않으면?”
“아, 네. 뭐, 죄송해서 그렇죠.”
머리를 긁적긁적인다.
김태연이 태영의 신체적 능력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해도 제법 알고 있으니, 이런 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에 편하기는 하다.
“그리고 권총 탄창 세 개 더 챙겨 주고.”
“네, 알겠습니다. 또 필요한 거 없습니까?”
“가방 안에 권총 탄창 세 개 있고, 한 개는 총에 꽂혀 있으니 충분해.”
“비수는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아, 그건 필요하겠다. 다섯 개 챙겨 넣어 줘.”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단검인 비수가 아무리 가볍다 해도, 다섯 자루를 넣으면 배낭이 묵직해지겠지만, 어차피 태영은 무게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명주에서 돌아온 후에 정 대철장에게 말해서 대도 한 자루를 추천받아 이번에 후쿠오카에 올 때는 대도와 소도를 함께 옆구리에 차고 왔다.
대도를 사용해 보진 않았지만, 소도를 써야 좋을 때와 대도를 써서 좋을 때가 확실히 다른 것 같기는 하다.
“사흘 후에는 선적이 완료되는데, 그 전에 돌아오실 거죠?”
“어차피 그럴 예정이야. 고가가 황실로 되돌아가지 않고, 누구를 만나는지 사흘만 지켜보고 되돌아올 거니까.”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
고가가 탄 배는 그다지 빠르지 않아서 드론을 띄워 놓고, 태블릿을 보면서 가도 여유가 있었다.
고가의 배는 시카노 섬을 벗어나서도 육지에서 그다지 많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대략 시속 10킬로 전후의 속도로 북동쪽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아침에 출발한 고가의 배는 바람도 그다지 없고, 파도도 강하지 않은 바다를 유유자적하는 모습으로 이동해서, 저녁 무렵에 시모노세키 앞을 지나갔다.
태영은 서해도와 본슈 사이, 관문 해협이라 일컬어지는 이 좁은 바다를 건너갈까 말까를 두고 조금 갈등했다.
고가가 탄 배는 관문 해협을 지나자, 북쪽의 해안을 따라 이동했기 때문이다.
바닷가에서 전마선 하나 훔쳐서 타고 건너면 되니, 건너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왠지 조금 성가시기도 해서 오늘은 건너가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본슈, 본슈.
이것도 이 시대에 부르는 이름을 알아내야 하는데.
“일단, 드론에게 추적하라고 시키고, 이 부근에서 오늘 밤을 보내야겠군.”
지금까지도 드론의 자동 추적 기능을 이용해서 따라온 상태다. 배터리는 아직 20시간 움직일 수 있을 정도 남아 있으니, 내일 따라가서 충전을 해 주고, 충전 중에는 태영이 육안으로 보고 따라가면 된다. 아니면, 니펜트를 보내라고 하면 되지.
아직은 해가 넘어가기 전의 저녁 무렵이지만,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숙박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
어차피 여관이 있는 시대도 아니고, 외톨이로 떨어진 집을 찾아 집 주인들을 묶어 놓고,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면 되는 일이다.
저희들은 고려 해안으로 들어오면 일단 죽이고 보는데, 묶어 놓는 정도로 하고 하룻밤을 지내고 가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태블릿의 지도상, 오오츠미라는 곳으로 마음을 정했다.
“병선?”
노을이 지는 바다가 점점 어두워져 가는데, 여태까지 자주 보던 모습의 왜구들의 병선으로 보이는 커다란 배들 삼십여 척이 모퉁이를 돌아 남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숙박할 장소를 찾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배들이다.
병선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저리 큰 배들이 선단의 규모로 포구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약탈을 예정하고 출정 준비를 위해 모이는 것이거나, 아니면 약탈해서 되돌아오는 배일 가능성이 높다.
흘수선으로 봐서, 그리고 배 안이 제법 시끄러운 것으로 봐서 약탈을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배다.
태영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배들의 이동 방향은 남쪽이고, 태영은 그 배를 따라 천천히 남으로 이동했다.
노는 올려 있고, 돛을 올려서 바람으로 움직이는데 바람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천천히 움직였다.
한 시간쯤 남쪽으로 이동한 선단은 작은 섬 부근에서 포구로 향했다.
태영이 지도를 펼쳐 확인해 보자 모지하타라고 나온다.
제법 넓은 들판을 끼고 있는 곳이다.
포구로 접근하는 배들을 보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잠시 드론의 이동 경로를 보자, 고가의 배는 우베라는 곳을 지나서 계속 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왜 정박을 않지? 밤에도 계속 가려는 건가?”
아무래도 양쪽을 다 확인하려면 한 대의 드론이 더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김태연에게 톡을 보냈다.
잠시 후 김태연에게 답이 왔다.
태영의 위치로부터 65킬로 지점에 니펜트의 신호가 보였다.
산을 몇 개 넘어와야 하지만 2분이면 온다.
월광의 속도가 느리기에 10분은 걸리겠지만, 월광은 늦게 와도 상관없다.
태영이 톡을 끝내고 니펜트와 월광의 제어권을 받아서 이곳으로 부르는 사이에 배들이 포구로 들어섰고, 돛을 내리고 노가 뱃전으로 내려왔다.
내려지는 노의 숫자가 10개도 채 되지 않는 것을 보니 노병의 숫자가 많지 않은 모양인데, 노병 없이 왜구들이 스스로 노를 저을 수도 있다.
입항을 알리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래지 않아서 육지에서 수십 개의 횃불이 밝혀졌다.
“약탈을 해 오는 것이라면, 너희 모두는 내일 아침에 뜨는 태양을 보는 것이 아주 괴로울 것이다.”
약탈을 해 오는 것이 아니라면?
그래도 마찬가지지.
배를 세운 곳에 잔교 같은 것은 없었다.
그냥 해변 가까운 곳에서 배를 세우고 물로 뛰어내려서 육지로 들어오는 모양이다.
이제는 햇빛이 거의 자취를 감추어서 아주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지만 횃불로 인해 바닷가도 환하고, 배에도 횃불이 밝혀져서 이곳저곳에 걸렸다.
니펜트가 도착했다.
태영은 니펜트로 배가 도착하는 부분 전체를 동영상 촬영을 하도록 해 놓고, 여전히 배를 바라보았다.
아악~
“살려 주세요.”
“한국어?”
비명 소리에 뒤이어 들려오는 우리말.
“じょせいはお いま, しなものあした. (여자들은 지금 내리고, 물건은 내일 내린다)”
여자들은 오늘 배에서 내리고, 물건은 내일 풀겠다는 소리다.
“놔라, 이놈들아. 이 개 같은 놈들아.”
고려말로 들리는 고함 소리에 실린 기개가 좋다.
“ひきずりおろしなさい.(끌어내려라)”
고함을 지르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왜어로 끌어내리라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 간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니, 서로의 주장이나 욕설만 내뱉는다.
웅성거리는 소리, 작은 비명, 큰 소리와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풍덩~
“푸하아아. 허윽.”
물에 빠지는 소리 뒤에 물속에서 숨을 뿜어내는 소리와 비명이 연이어 들려왔다.
연속해서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내리지 않으려는 여인들을 배 위에서 그냥 밀어 내리는 모양이다.
먼저 배에서 내린 왜구들의 허리 정도에 오는 깊이였기에 물에 빠져 죽을 사람은 없겠지만, 밀려서 내리는 여인들이 물에 빠지면서 놀라서 내지르는 소리로 들렸다.
밝혀 놓은 횃불 아래 여인들이 보이고 왜구들도 보였다.
바람이 크게 불지는 않지만, 왜구들의 움직임과 바닷물의 일렁거림으로 불이 흔들리는 속에서도 배에서 여인들이 계속해서 내렸다.
물건은 내일 내린다고 했지만, 작은 포대나 주머니, 그리고 닭 몇 마리 묶은 것을 어깨에 걸치는 놈도 있었다.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시야에 겹쳐 보여서 숫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니펜트가 촬영한 화면을 보니 모두 스물두 척이다.
달이 뜨지 않은 밤인데, 어둠이 완전하게 내려앉자 100미터쯤 떨어진 위치에 있는 태영은 완전히 어둠 속에 잠겼다.
그때, 월광이 도착했다.
태블릿의 화면 밝기를 아주 낮추긴 해도 부옇게 보이는 빛이 있으니, 월광을 손에 쥐자마자 배낭에 집어넣고는 니펜트만 공중에 둔 상태로 태블릿을 껐다.
이놈들은 약탈을 해 오는 것이 맞다.
그것이 고가를 추적하던 태영의 눈에 뜨인 것.
저 여인들에게는 운이 좋은 밤이고, 왜구들에게는 운이 없는 밤이다.
왜구들의 복장이 중구난방으로 통일된 복장이 아닌 것을 보니, 왜병은 아닌 것 같다.
그간 전투를 벌인 왜구들의 대부분이 통일된 복장이었던 것에 비하면 조금 다르긴 하다.
그런데 병선 수준의 배인 데다 저 정도 규모의 선단이면, 이놈들은 해적질로 이력이 난 놈들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여자들만 내리라고 한 놈이 무리의 우두머리 같은데, 지휘하는 명령은 꽤나 체계적이다.
배에서 내린 왜구들의 숫자는 족히 사백이 넘어 보인다.
이제, 어둠이 완전하게 내려앉은 마을에 왜구들이 들고 있는 횃불만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데, 마을 앞의 넓은 공터에 왜구들이 멈추었고, 주위의 나무와 집의 담벼락에 횃불이 세워졌다.
“여자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모두 묶어라.”
“술과 음식을 가져와라.”
“거기 고려에서 실어 온 닭과 돼지를 잡아라. 오늘은 밤새 먹고 취하도록 하자.”
“마을 사람들에게 음식을 장만하도록 시켜라.”
한 놈이 계속해서 명령을 내렸고 그 옆에 있는 두셋이 그 명령을 받아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러는 중에도 고려에서 붙잡혀 온 여인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여자들을 저기에 가두어라, 내일 해가 뜨면 가장 강한 놈을 가려서 여자들을 줄 것이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조급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이 저놈들이 한껏 취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흥에 취하고 기쁨이 절정에 이를 때,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알게 해 줄 것이다.
그사이에 할 일은 따로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