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149
149. 미봉산에서(1)
“응, 그런 거야. 갔다 올게.”
“저도 갈게요.”
정하연이 슬리퍼를 신고 있었기에 군화를 신으려 몸을 움직였다.
10월에 출산 예정이어서 이제 두 달 정도 남은 상태이니 배가 많이 불러서 평소에도 느릿느릿 걷는 사람이 거길 가 보겠다고?
지난번에 자주포 발사 시험 때도 소리 때문에 놀랄까 봐 가지 않고, 본부에 앉아서 드론이 보내 준 영상으로 만족했었는데,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니야, 안 돼, 위험한 거 알잖아? 지난번에 나처럼 충격으로 쓰러지기라고 하면 당신도 위험하고 아이도 위험해.”
“아, 같이 가야 하는데. 인석아, 그래도 네가 중요하지?”
그렇게 말한 정하연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많이 아쉽겠지.
듣고 보니 틀린 말이 아니어서 고집을 부릴 수 없을 것이기도 하지만, 배가 불러서 사실상 뛰는 것은 물론이고, 멀리 걷는 것도 힘들다.
“그럼, 저라도 따라갔다 올게요, 성님.”
“그래? 그게 좋겠다.”
“아니야, 나 혼자 가는 게 빨라.”
“안 돼요. 지난해처럼 쓰러져서 혼자 그러고 있으면 안 돼요. 서윤이 데려가요. 나 걱정시키지 말고.”
맞아, 그때 새벽에 사라져서는 다음 날 낮에 찾았다고 했다.
그때는 정하연이 자고 있었기에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느낌을 따라갔다가 생긴 일이긴 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말을 하고 가는데 왜 이럴까?
이런 일은 여자에게 져 주는 것이 좋다.
에이, 그러지 뭐.
“그래? 서윤아 가자. 그런데 혼자 있어도 괜찮아?”
“당직실에 여군들 있을 테니 나가다가 들러서 한둘 올려 보내 주세요. 그러면 되요.”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지. 서윤아.”
당직실에 들러서 이야기를 한 태영은 본부에서 적당하게 멀어져 어두워지자 걸음을 멈추었다.
“자, 내가 안고 갈게.”
“네, 서방님.”
태영은 아무 거부 반응 없이 순순히 대답하는 서윤을 마주 보고 안았다.
아직 여름의 끝자락이라 얇게 입은 옷으로 인해 가슴의 느낌이 한서윤 특유의 체향과 함께 훅 소리가 나는 것처럼 전해졌다.
“다리를 내 허리에 잘 둘러. 두 팔로 목을 꼭 잡고.”
이 체향 때문에 정신을 다른 데 팔면 안 되기에 일부러 강조했다. 이렇게 마주 보고 안으면서 말을 하면 왜 그러는지 서윤은 알 것이다.
“네.”
밤이 깊어서 마을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 탓에 태영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내도 문제가 없다.
“자, 출발할 거야.”
“네, 서방님. 걱정 마세요.”
“이젠 부끄러워하지 않네.”
“그럼요. 서방님과 함께한 지가 얼마나 되었는데요.”
후우우웅~
초음속으로 달릴 필요까지는 없어도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자 귓가에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지금 너무 좋아요. 너무나 편안해요.”
태영이 서윤을 마주 보고 안았기에 서윤의 입이 태영의 귓가에 닿아 있고, 그래서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고, 귓가에는 바람 소리가 웅웅거려도 서윤의 말이 잘 들렸다.
“나도 서윤일 이렇게 안고 가면 참 좋아.”
“이렇게 하고 달리면, 서방님을 처음 만났던 그때가 생각나요.”
태영도 그건 마찬가지다.
이런 것은 같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기쁨이다.
서윤의 말이 귓전에 들릴 때, 태영의 몸에 그 떨림이 강해지면서 미봉산 중턱에 환하게 빛을 발하는 프랙탈 무늬가 보였다.
“하아.”
태영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한숨이다.
태영은 걸음을 멈추고 한서윤을 내려놓았다.
남은 거리는 백 미터 정도.
이미 오르막은 한참을 올라왔고, 경사져 보이는 산비탈을 따라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이한 빛을 발하는 저 빛.
아니, 저 무늬.
지름이 5미터는 넘을 것 같은 원형의 프랙탈이다. 마치 원반처럼 보인다.
“저게, 저게 대체 뭐죠?”
그 무늬를 멍하게 바라보던 서윤이 태영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정하연도 본 적이 없고, 태영을 제외하고는 서윤이 처음 보는 모습이다.
마치 SF영화 같은 데서 잘 만들어진 CG를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태영도 두 번째 보는 것이니까 답을 해 줄 수가 없다.
진짜, 여기가 영화 스크린이고 저것은 CG가 아닐까?
“……나도 잘 몰라.”
“…….”
태영의 대답에 서윤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것이 나타나면 내 몸에 신호가 와.”
“어떻게?”
“나도 잘 몰라.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기는지.”
“그런데 어딘지 알고 계신 것처럼 바로 찾아오셨잖아요?”
“이미 두 번이 왔었거든.”
그러고 보니, 여기 온 것이 1년 만이다.
올봄에 제주에서 느낌이 와서 이곳에 찾아왔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닌지 정확치 않다.
1년이라…….
이것도 혹시 주기가 있는 건가?
아니야, 이 시대로 온 첫해에는 없었으니 1년 주기는 아닌 듯한데, 왜 매번 미봉산일까?
혹시 이것은 라일리가 말하는 현상이나, 태영이 이 시대로 날아온 현상과는 다른 것일까?
라일리는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반짝이던 이상한 빛에 싸여서 왔다고 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태영은 이곳으로 올 때 어떤 현상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어쩌면 라일라의 경우에도 태영처럼 기억하지 못해서 그 정도 설명 밖에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럼 같은 곳에 이것이 또 나타나는군요.”
“그래, 지난해 여름에도 자다가 몸이 이상해서 무심결에 이곳으로 왔을 때 저것이 있었거든.”
“그럼 그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몰라, 아무것도.”
“아무것도?”
“지난해 봄에, 저 빛이 희미해질 때 저것을 만지고, 하루 동안 기절해 있었어.”
“하루 동안 기절했다구요?”
“응.”
대답을 하면서 발길은 천천히 그쪽으로 계속 향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포에서 개경까지 하루 만에 갔다 올 수 있는 그 엄청난 능력이 생긴 것은 여기서 기절했다가 깨어난 이후인 것 같아. 그땐 몰랐지만.”
“아.”
“내가 처음 테르를 발견하고, 이야기 나누었다는 라일리 이야기를 해 주었지?”
“네, 지금의 제 영어 이름이요.”
“그래, 서윤이 영어 이름.”
아시나가 계속해서 서윤을 라일리로 불렀기에, 그냥 영어 이름을 그것으로 하자고 했다. 그게 편했으니까.
그리고 정하연도 영어 이름을 하나 지어서 에밀리아(Emilia)로 사용하기로 했다.
태영이 말해 준 많은 영어 이름 중에 정하연이 고른 것이지만, 실제로 에밀리아 라는 이름을 부를 일은 없을 것이다.
“테르의 라일리는 자신이 살던 세상에서 이곳으로 오면서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얻었다고 했어.”
“영원한 젊음?”
계속 프랙탈 원반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태영과 서윤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태영에게도 이 모습은 긴장을 하기에 충분한 것이지만, 서윤은 처음 보는 모습이어서 그런지 태영의 말에 대답하면서도 그 무늬에서 조금도 눈을 떼지 않았다.
테르의 라일리가 빛에 싸여 이곳으로 올 때의 빛과 지금 저 빛이 같을까?
모르겠다.
테르의 라일리가 설명한 것은 너무 간단했고, 테르 안에 있는 어떤 자료에도 그것에 대한 설명은 없었으니.
“응, 영원한 젊음. 라일리는 90살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스무 살의 얼굴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또 한명 더 있지만.
“아. 하, 그런데 왜 그럴까요?”
“응, 그것까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테르의 라일리는 그것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평행 우주 간의 차원을 넘어오면서, 시공간이 비정상적으로 뒤틀려서 발생한 부작용일 것으로 추정했어. 나도 그것 외에는 달리 생각할 방법도 없고.”
“평행 우주가 뭔지 차원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한 젊음이 부작용이라면 좋은 부작용이네요.”
그러네. 그러고 보니 태영이 얻은 이상한 능력도 마찬가지이다.
몇 달 간, 함께 살면서 벌써 이런 이야기가 통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곳으로 차츰차츰 다가가면서 그 모습이 점점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눈의 입자처럼 생긴, 그러나 형체는 희미한 빛을 스스로 내뿜는 것이 마치 프랙탈 무늬처럼 끝없이 뻗어 나가는 게 너무나 환상적이다.
그 무늬의 뒤에는 연한 빛이 자리해 있는 듯 그 빛이 통과해 나오는, 은색도 아니면서 금색도 아닌 찬란한 빛이 움직이고 있었다.
눈의 입자처럼 보이는 그 무늬는 계속적으로 기하학적인 잔재를 남기면서 계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조금씩 무늬가 바뀌고 있다. 마치 안개 같기도 하고, 후광 같아 보이기도 하는 빛이다.
“그런데, 저 빛에 손을 대면 그리되나요?”
“그건 아무도 몰라.”
“만져 봐도 될까요?”
“아냐, 위험해. 그때 내가 만진 것은 저 정도 밝은 빛이 아니야. 희미해져서 흔적이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손을 대었는데.”
“그런데 기절해서 하루 만에 깨어났다고요?”
“응,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백 개의 날카로운 꼬챙이가 관통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어.”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죠?”
“응,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었어. 그냥 몸이 받는 느낌만 그랬고, 깨어났을 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거든.”
“혹시 지금도 그럴까요?”
“모르지. 그럴 수도 있지만, 죽을 수도 있고.”
“설마.”
“왜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 몰라?”
“그런데, 느낌이 꼭 저 너머에 서방님이 살아왔다던 그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아요. 저 원반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저기를 통해 저 너머로 갈 수 있을까요? 우리가 저기를 넘어가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태영도 그 생각을 했지만, 서윤은 태영이 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에 자신의 의문을 계속해서 말했다.
서윤의 추정대로 넘어갈 수 있을까?
넘어가면, 다시 올 수 있을까?
저 너머에는 태영이 살던 21세기가 있을까, 아니면 라일리가 살던 23세기가 있을까?
아나이스가 살던 그 시대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공룡들이 우글거리는 태고의 원시 시대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마치 저글링을 하듯 마음속에서 돌고 돈다.
작고 찬란하게 반짝이는 빛은 마치 그곳으로 들어오라는 듯 유혹의 빛을 뿜어내고 있는데, 저곳으로 들어가면 어디로 갈지도 모르고, 혹은 죽을지도 모른다.
태영이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자 서윤은 태영의 왼팔을 붙잡고 꼭 붙어 있다시피 따라왔다.
불과 3미터 전방.
그 거리에 프랙탈 무늬의 빛이 있었다.
그렇게 아주 가까이 가자 몸에 마치 정전기가 연속적으로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무늬와 태영의 몸 사이에 발생했다.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포말이 터져 나가는 것처럼, 마치 몸을 감싼 수천, 수만 개의 기포 같은 것이 피부에 닿자마자 톡 토도독 소리를 내며 터지는 느낌이다.
한서윤이 태영의 팔짱을 풀지 않은 상태로 두 손으로 반대편 팔목에서 팔꿈치까지 쓸어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으로 봐서 서윤도 같은 느낌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느낌을 주는 빛은 끝없이 움직이면서 무늬를 만들고, 무늬에 무늬가 중첩되어 번져 나가면서 신비스러운 모습을 빛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 안에서 나는 듯 맑고 경쾌한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위잉 하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가, 음악이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태영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아, 안 돼요. 만지면.”
한서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는데, 마음속에서는 한서윤처럼 절대로 저 빛 속에 손을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
“테르를 들고 올걸. 아시나에게 물으면 무언가 답을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불현듯 그 생각이 들었다.
라일리로 인식하고 있는 서윤이 옆에 있으니, 테르를 가지고 왔다면 아시나는 어떤 대답이든 해 줄 터였다.
모를 수도 있겠지만, 대답을 해 줄 수도 있지 않은가?
품을 뒤져 보았지만, 태블릿조차도 없다.
“네…… 테르…… 아시나…… 그렇군요. 아시나라면 대답을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저 너머로 갔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지.”
여전히 두 팔을 비비면서 그 빛을 눈에 담고 있는 서윤이 중얼거렸다.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서윤아.”
“테르, 가지러 갈 거예요?”
서윤은 시선을 돌려 태영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가지러 간다면 숨이 멋을 정도로 달려도 본부까지 다녀오는데 두 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사라져 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 갔다 와야 할 것 같다. 다녀오는데 5분이면 충분할 거야. 대신 절대로 만지지 마. 알았지?”
“네, 만지지 않을게요.”
후우우웅~
태영은 서윤의 대답을 듣는 즉시 몸을 날렸다.
최대속도로 달린다면, 본부까지 다녀오는데 몇십 초면 충분할 것이다.
다만, 안경도 끼고 있지 않았고, 복장이 최대 속도를 내기가 힘들고, 도착할 즈음에는 속도를 늦추어야 하고, 테르를 챙기고, 잠시라도 정하연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답해 주는 것까지 계산하면 5분쯤 잡으면 된다.
설마 그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겠지.
태영의 눈앞에 본부의 불빛이 보이자 속도를 늦추었다.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5초.
최대 속도로 달릴 수는 없었으니, 그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대장님?”
대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하연이 여군 병사인 이새별, 안비녹과 함께 앉아 있다가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응, 테르 가지러 왔어. 아시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아, 네. 그래요. 아무 일 없죠?”
정하연이 왜 테르를 가지고 가겠다는 것인지 직감한 듯 대답하고는 물었다.
“응 아무 일 없어.”
태영은 대답하면서 음악이 흐르고 있는 테르의 뚜껑을 닫았다.
“소리가 좀 아니겠지만, 음악은 태블릿으로 듣고, 테르 가져갈게.”
“네, 알았어요.”
뒤에서 무언가 말하는 정하연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영은 그대로 대회의실을 벗어나서 다시 미봉산을 향해 달렸다.
찌르르르~
미봉산까지 불과 1킬로도 남지 않았는데, 다시 몸을 울리는 이 이상한 신호는 뭐지?
왜 다시 울리는 거지?
그 생각을 하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파박. 파바바박~
백 미터도 남지 않아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마치 고압 전선이 합선되어서 불꽃이 튀며 타들어 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그 빛의 모습의 밝기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는 많이 희미해져 있었다.
벌써?
그런 생각이 들 때 귓속을 헤집는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이~
빠바바박~ 따닥~ 따다닥~
뭔가 모르는 이상한 고음과 여전히 고압선이 합선되어서 선을 따라 전기가 서로 부딪쳐 스파크가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연속해서 들려왔다.
불과 50미터도 남지 않은 눈앞에 한서윤이 들어 올린 손이 프랙탈 같은 무늬의 가장자리에 닿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서윤의 모습이 빛처럼 밝은 하얀 색으로 보이고, 서윤이 입은 옷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서윤이 입은 옷이 갈가리 찢어져 한 올 한 올의 실로 해체되면서 바깥으로 날아 흩어지는 모습이었다.
마치 민들레 홀씨가 붙어 있는 모습에서 그것이 바람에 한쪽으로 날리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터지면서 눈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날리는 것 같았다.
파앙~
귓가를 때리는 소리와 동시에 태영의 몸에 가해지는 충격.
서윤의 옷에서 올올이 날리는 실들이 태영에게로 화살처럼 쏟아졌기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큭.”
작은 비명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태영의 몸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마치 바람에 날리는 가랑잎처럼 수 미터, 아니 수십 미터 뒤로 몸이 뒤로 튕겨 나가며 정신이 아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