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169
169. 발해만(3)
“진이야, 저거 혹시 병영인지 확인 좀 해 보자.”
“네, 연대장님.”
김웅겸이 니펜트가 보내 준 영상을 보다가 한곳을 가리켰다.
태영의 눈에도 산비탈에 있는 것이 인공의 조형물 같아 보였다.
“아, 정찰 초소 같은데 사람은 없습니다. 과거에 만들어 두었던 곳 같습니다.”
“그래, 그런 것 같네.”
그 지역을 기준으로 사람의 흔적이나 소로가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근시일 내에 사람이 이동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의주로 좀 보내 봐. 그쪽 지형 좀 보게.”
의주성이 신의주인 줄 알았더니 신의주가 아니고, 그 위쪽에 의주가 따로 있었다. 북한 땅이니 사실상 자세히 알 일이 없었으니 그게 정상이다.
그런데 의주 전투가 의주는 압록강변인데 여기서 전투를 했단 말이야?
기병인 몽골군하고?
“지금은 겨울이라 물이 많지 않아서 저기가 자갈밭으로 보이는데, 가을에도 그런지 확인을 좀 해 봐야겠다. 나중에 이쪽 주둔군 지휘관에게 확인해야 하니 기록을 좀 해 둬.”
“네, 대장님.”
역사적으로 보면, 거란의 요나라와 여진의 금나라가 만주 지역의 강자였는데, 거란은 멸망했고, 금나라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었다.
거란은 현대에서는 契丹이라 쓰지만 중국식 발음이어서 그런지 한글로 바꾸면 계란이 된다.
잘 깨진다는 말인가?
아니지, 지금 이 시대는 뭐라고 쓸까?
“355도 방향, 심양으로 날려 보내 봐.”
“네, 거기는 북방으로 약 28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거 한두 번 관찰해서는 알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태영의 지시에 교대를 한 초롱이 니펜트를 북으로 날려 보내는 사이에 김웅겸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지금 몽골의 선두는 서쪽으로 많이 진격을 해서 카자흐스탄의 발하슈 호수나 카스피해 부근까지 가 있을 것이다.
태영이 다 기억하지는 못하고, 테르에서 검색을 해도 메모리 리프레시 문제로 잃어버린 내용들인지 다 나오지는 않지만, 몇 가지를 종합해 본 결과 그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차피, 태영이 살던 차원의 역사와 이곳의 역사가 시간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고려에서 최충헌이 죽는 것은 거의 일치했지만, 다른 것들은 차이가 조금씩 있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런 만큼, 다른 것도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눈으로 몽골의 준비 상황을 알아 두면 좋다.
물론 11년이나 남은 일이니 아직은 의미가 없지만, 장담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한 번씩 와 보자고. 시간될 때마다.”
김웅겸이나 신도익이 이곳에 한번 와 보자고 한 이유는 짐작하지만,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
처음 본 김웅겸은 이 시대 어느 시골구석의 어리바리한 칼잡이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대의 지휘관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모의 작전 같은 데서 보여 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서서히 욕심을 내고 있지만, 벌써 뜻을 펼쳐 보라고 해도 될까?
***
상륙은 하지 않고 이틀에 걸쳐서 만주와 북경 방향을 관찰했다.
저렇게 넓은 땅에서 전쟁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병력과 물자가 들어가고, 보급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그에 따른 병사들의 훈련을 포함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대장님, 그른데요오.”
개경으로 돌아가는 길에 김윤경이 늘어지는 말로 태영을 불렀다.
“응. 왜?”
“여기 와서 조기서부터 쪼기까지 다 돌아보는 이유가 뭐예요?”
항주에서 사포로 올 때 김웅겸, 정규하 등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를 김윤경은 듣지 못했다.
“윤경 누나, 내가 가 보자고 했어.”
정규하가 재빨리 말했다.
“그래? 그런데 왜?”
“그냥.”
“그냥이 오딧어? 왜애? 왜애애애애애? 그리고 네가 가 보자고 한다고 대장님이 오셨단 말이야? 해룡호가 여기서 이틀을 보내면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데? 경제 개념을 그렇게 강조하는 대장님이 그 큰돈을 들이면서 이틀이나 여기서 머물렀는데, 아무런 이유가 없단 말이야? 그냥, 그냥이 오딧어? 그게 말이 돼?”
평소의 김윤경과 달리 조용조용, 사근사근 귓속말하듯이 해서 정규하는 귀를 후볐다.
“나도 가 보자고 했고.”
“연대장님두요?”
“그래.”
“그래도, 그래도 왜애?”
이번에는 한서윤에게 달라붙었다.
“나는 몰라요, 윤경 선생님.”
“아후, 답답해, 답답해, 답답해 미치겠네. 대체 누굴 붙잡고 물어야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거야?”
“대장님, 그런데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아 거의 히스테리를 일으키고 있는 김윤경의 말을 끊고 정규하가 불렀다.
“응, 왜?”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하다가 실패해서 멸망했다고 하셨잖아요?”
“그랬지.”
“그거 조금만 설명을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연대장.”
태영은 질문은 정규하에게서 받고, 김웅겸을 불렀다.
약간은 고의적이지만.
“네, 대장님.”
“전쟁을 하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
대략은 알겠지만 자세히는 모를 거다. 재정적인 것은 비서실에서 다 처리했으니.
김웅겸에게 물었지만, 정규하는 그것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태영의 그 말에 김윤경의 눈이 동그랗게 바뀌고, 시선은 태영에게서 김웅겸에게로, 정규하에게로, 다시 한서윤에게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
“전쟁은 돈으로 하는 거야, 그렇지?”
“그건 맞는데, 사실 얼마나 들어가는지 감은 잡히지 않습니다.”
“사포에서 개경까지 말을 타고 가면 식량과 물, 옷과 신발, 말 먹이에 기타 여러 가지를 합쳐서 얼마나 들 것 같아?”
“많이 들죠, 정말 많이 들어가지요.”
“그걸, 김윤경이가 말한 조기에서부터 쪼기까지 십만 명이 이동하면 얼마나 들어?”
“하.”
“전쟁은 성을 함락하면서 가야 하니, 그렇게 1년을 이동한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들어?”
“…….”
계산이 안 서지?
안 설 거다.
“이동 후에는 지쳐서 며칠을 쉬어야 하는데, 병사는 보통 군장 무게가 30킬로 전후, 비상식량과 물도 조금은 가지고 다니니까 40킬로는 봐야 해. 그것을 들고 지고 한 달을 행군하면 며칠을 쉬어야 회복이 될까?”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서 수송 수단은 말과 마차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일반 병사들에게는 말이 지급되지 않으니, 그 무거운 군장을 메고 뚜벅이를 해야 한다.
“허.”
정규하는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을 해 본 모양이다.
“수나라에서 군사 십만을 데리고 고구려의 국경까지 오려면 몇 달이 걸릴까?”
물론, 이 시대까지고 국경의 개념이 선으로 명확히 그어져 있지 않고, 성을 쌓고 방어하고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구분한다.
“말을 타지 않은 병사들의 행군 속도로 계산하면, 강행군을 했을 때 한 달에서 한 달 보름, 체력 안배를 해 가면서 이동하면 석 달 이상은 걸리지 않겠습니까?”
김웅겸도 확신이 서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이동해 본 적이 없으니.
그러니 대략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만일 십만 명이 석 달 동안 행군을 하면, 얼마나 많은 식량이 들어갈 것 같아?”
“흠.”
탄식은 정규하의 입에서 나왔다.
“전쟁은 말이야. 한마디로 말하면 돈지랄하는 거야.”
“돈지랄이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김윤경이 거의 빽 소리를 지르듯이 물었다.
“그래 돈지랄.”
“돈지랄이라.”
사실은 잔인한 피의 행진이지만, 어차피 피해 갈 수 없는 일이기에 그건 제외하고.
“그다음에 동북 평원이나 화북 평원은 이름 그대로 평야 지대인데, 고려는 산이 많아. 그치?”
“네, 그렇죠.”
“저들은 땅이 넓은 곳에서 살고 있으니 주로 기마 전술을 쓰는데, 고려에는 기마병으로 전투를 할 곳이 별로 없어. 그들이 오면 성안에서 성문 닫고 함락당하지 않고 버티면 돼.”
“그럼, 그냥 두고 가면 되지 않나요?”
“그냥 지나가면 바로 뒤통수 맞으니까 못 지나가지.”
“아, 그렇죠.”
“그러면 어떻게 하던 성을 함락해야 하는데, 거기서 오랫동안 발이 묶이는 거야.”
“네, 그렇게 되죠.”
“전쟁을 일으키면, 온 나라의 돈을 그 전쟁에 몰빵하는 거야, 그런데 6개월을 계획했는데 7개월이 되었는데도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식량은 어찌 돼?”
“모두 굶어 죽거나, 그게 싫으면 양민을 약탈해야지요.”
“그래서 전쟁은 나서면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 약탈이야. 아니면 굶어 죽으니까. 지금 몽골군이 서진하면서 쓰는 전법도 그래. 그래서 중국과 전쟁이 잦았던 우리의 수비군이 잘 쓰는 전법이 청야 전술이야. 물론 그로 인해 백성들은 고되고 힘들지만, 적은 약탈할 것이 없어지거든.”
“하.”
“백성을 약탈할 것이 없으면, 남은 방법은 성을 함락해서 그곳에 있는 물자를 약탈하거나, 아니면 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말이 좋아 돌아가는 거지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는 거지?”
물론 전쟁이란 것을 이리 단순하게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전쟁은 약탈이다.
몽골이 유럽까지 진군하면서 자신들의 보급품을 사용했을까?
말을 타고 이동해도 그곳까지 보급품을 조달하려면, 전달해 주는데 반년은 걸린다.
그런데 몽골군이 휩쓸고 간 지역의 주민들, 패잔병들이 보급품이 가는 것을 곱게 보내 줄까?
천만의 말씀이다.
몽골의 정복 전쟁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학자가 누군지 모르지만 태영이 보기에는 완전한 개소리다.
제대로 말하면, 유목 민족의 성향 그대로 약탈 전쟁을 했을 뿐이다.
서쪽으로 달려가며 약탈을 해 보니, 자기들이 못 보던 것들도 많고, 귀하고 값비싼 물건들은 모두 자기들 차지가 되니까.
“네, 도망가게 되죠.”
“돌아가면, 반겨줘?”
“아뇨, 거지꼴로 살아서 돌아오긴 했는데 팔 하나 없거나 다리 하나 없이 와서 오지 않느니만 못하죠.”
“백성들은 그냥 무덤덤하지 않아. 전쟁을 일으켜서 백성들이 먹고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전쟁이 쓸어 갔으니, 황조를 믿지 못하고, 세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던 황조를 반대 세력이 선동하면, 그곳에 가담하여 나라를 뒤엎는데 힘을 보태게 돼.”
“네, 충분히 그렇겠군요.”
“그런데 우리가 화북 평원 지역을 친다? 어찌 될까?”
“…….”
김윤경조차 중국을 친다는 부분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입을 다물었다.
“규하, 정규하. 야 야 야, 이거 무슨 말이야?”
잠깐의 침묵을 깨고 김윤경이 물었다.
“누나, 비주랑 매형도 제 선실로 가요. 제가 설명 드릴게요.”
“그래, 내가 지금 궁금해서 머리가 살짝살짝 돌려고 해, 정말 미쳐 버리겠어.”
말속에 김윤경의 심정이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김윤경이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입니다.”
정규하가 김윤경과 함께 넷이 나가자 김웅겸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렇겠지.”
“사포에 있었던 간부들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도 대장님으로 인해 많이 깨어났는데, 윤경이는 개경에서 고려 학당 교장 하느라 대장님 말씀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 충격이 더할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가면 정규하를 개경에 두고 가려고.”
“얼마 동안이나요?”
“제 스승을 만나겠다 했으니 몇 달은 개경에 둘까 생각 중이야. 서하도 과거에 급제해서 출사를 했다 하니, 그 나이 대의 신진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줄 겸.”
“그것참, 좋은 방법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나중에 좋은 결과로 돌아올지 나쁜 결과로 돌아올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태영의 이야기를 들었던 모두는, 시골 어촌의 한 마을에서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던 가난한 우리들의 이웃이었을 뿐이다.
나라에서 요구하는 조세는 변함없이 바치면서, 나라에서 부과하는 부역도 군역도 다 치르면서, 왜구들에게 약탈당하는 우리는 왜 지켜 주지 않느냐고, 그러려면 조세는 왜 걷어 가느냐고 소리 한번 질러 보지 못하던 사람들이다.
그것을 마치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
“어서 오십시오, 대장님.”
“반갑습니다. 양 현령.”
제주에 왜구가 침입했을 때 의연한 자세를 보여 주었던 노인 양무위.
지금은 정의현 현령으로 교지를 받아다 주어서 현령이 되었다.
그때, 죽은 현령에게 제법 한 소리 했던 관병, 태영이 ‘네가 지금부터 부관이다.’라고 했던 고석찬은 그대로 부관이 되었다고 했다.
고석찬은 김세돌이 얼마간 제주의 안정을 위해 있던 동안, 김세돌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무척이나 따랐다고 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포에 가서 군인이 될 수 있는지도 여러 번 물었지만, 그것은 자신이 대답해 줄 수 없다고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충성! 고석찬, 대장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잘 하고 있지?”
“넵, 대장님.”
“양 현령, 그 뒤로는 왜구들이 오지 않았지요?”
“네, 그렇습니다. 이게 다 대장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내가 미리 연통했는데, 우리가 제주에서 말을 좀 키웠으면 해서 좀 넓은 땅이 필요하오.”
“그렇지 않아도 황룡호 편에 전달을 받고 1천2백만 평을 예정해 두었습니다, 한데 목재도 일꾼도 부족하여 담을 다 치지는 못하여 일부는 줄만 쳐 두었습니다.”
1천2백만 평이라.
제주 전체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제법 큰데.
“거기 농사는 하지 않는 곳이오?”
“네, 감귤 농사도 안 되는 지역이고, 소유주도 없던 곳이니 대장님께 소유를 돌려놓겠습니다.”
“땅값은 얼마나 되오?”
“아, 소유주가 없는 곳이니 값이 없습니다. 그냥 쓰십시오.”
“그래서 되오?”
“저희한테 베풀어 주신 것이 어디인데, 농사도 안 되는 땅을 돈을 받겠습니까? 한데, 말을 기르기에 적합한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알겠소이다. 그러면 다른 것으로 대금을 좀 치르기로 하고, 위치를 알 수가 있겠소?”
“백약이 오름을 가운데 두고 그 인근을 둥그렇게 1천2백만 평 정도입니다. 어차피 거기는 농사가 되지는 않고 풀만 무성합니다. 일부 조사를 좀 했는데 땅이 험한 곳이 조금 있어서 고르는 작업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제주를 가 본 적이 없으니 어딘지 대중은 안 되지만, 가 보았다고 한들 시대가 다르니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일 터였다.
나중에 테르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말이란 동물이 지형이 평탄한 곳만 달려서는 안 되겠지만, 굴곡이 너무 심하면 넘어질 수도 있고, 기수가 다칠 수도 있으니 정리가 필요로 하기는 할 것 같다.
“그리고 마장에서 말을 돌볼 사람이 필요한데, 쉰 명 정도, 녹봉은 한 달에 은자 반 냥이오. 모을 수 있겠소?”
“그렇게 많이 주십니까?”
개경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들은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은자 반 냥인데?
은자 반 냥이면, 쌀 한 가마 두 말을 살 수 있고, 그 정도면 제법 풍족하게 먹고도 남아돌기는 한다.
“많소이까?”
“그리 많이 주시면, 이 근동에 아무도 일 안 하고 모조리 마장에서 일하려 할 것입니다. 조금 줄이시지요.”
허, 참.
“그럼, 나는 그 기준으로 현령에게 줄 터이니, 현령이 마장 책임자를 인선하여 말을 관리토록 하시고, 일꾼들에게 지급한 차액은 잘 모아서 현의 재정으로 사용하도록 하시오.”
“…….”
약간 벙찐 표정이다.
“왜? 그것도 문제요?”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자, 오늘 말 백 필을 싣고 왔으니 말을 배에서 내려서 마장으로 옮겨 주시오. 말은 비싼 놈이니 잘 관리해야 하오.”
“네, 대장님,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러고 있는데 고석찬이 제법 친해졌는지 김세돌에게 말 한 마리에 얼마나 하는지 물어보았고, 김세돌이 은자로 3백 냥쯤 한다고 약간 뻥을 치자, 그 말을 듣고 거의 기절할 정도였다.
하긴 완전한 뻥은 아니긴 하지.
“여기에 데리고 올 말이 몇 필이나 됩니까?”
“팔백 필이오.”
“파, 팔백 필요?”
제법 많지.
그래도 개경에 5백 필이나 주었고, 사포에 3백 필을 둘 것이다.
“개경에서 말 전문가 열과 기마술 교관 둘을 데려왔으니 그 사람들에게 잘 배우라고 하시오.”
사포에 교관 셋과 말 관리자 열이 남았다.
그래도 이쪽이 마필의 수가 훨씬 많지만 이곳은 사포와는 환경이 다르니 조금 적어도 괜찮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