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184
184. 마쓰야마의 고려인(1)
시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도저뿐만 아니라 굴삭기가 바닥을 파내는 모습, 담지기가 흙을 퍼서 공중으로 올린 뒤에 쏟아붓는 모습은 사람들이 감탄하기에 충분했다.
계속해서 공업부에 상금이 나가는데, 이번에도 상금 천 냥과 미백용화유 서른 병이 공업부에 주어졌다.
“상금, 나도 상금 좀 받아 보고 싶다.”
버스에 여유 좌석이 많아서 과학부 사람들이 제법 탔는데, 뒤에서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도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잘 마치면 상금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부장님이 말하는 거 들었는데, 나는 네가 더 부럽다.”
“말이 상금이지, 미백용화유가 탐난다는 거야. 아내가 개경에 사는 언니에게 한 병 보내고 싶다고 하는데, 상점에서 파는 건 정말 비싸서 못 사.”
혼인한 상대가 개경에서 내려온 여인인 모양이다. 사람이 늘어나니 다 알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미백용화유는 사포에서 주민으로 등록된 여인에게 1병에 은자 석 냥으로 매우 싸게 팔지만, 그것은 3개월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다. 그리고 그 관리는 아주 철저하다.
그 외에 상가 지역으로 지정해 준 곳에는 벌써 백 곳이 넘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데, 얼마 전에 그곳에 미백용화유를 파는 상점이 들어섰다.
단, 한 곳 미백용화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된 상점으로, 개경에서 내려온 한서윤의 숙모인 진미려가 주인인데, 개경에서 노비로 살면서 고생했다고 정하연이 하라고 시켰단다.
그 상점이 공급받는 가격이 은자 90냥인데, 닷 냥의 이윤을 붙여서 95냥에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지인들에게는 많이 받겠다는 생각으로 그리 정한 것이지만 한 달에 1개만 팔려도 호장 월봉보다 많이 버는 것이니 수익이 괜찮은 편이다.
개경에 파는 가격도 은자 90냥인데, 그게 도매상이니 소매가는 얼마가 될지 모른다.
사포 사람들이 지정하는 기간에 자기가 살 수 있는 권리로 단돈 3냥에 사서, 자신이 사용하지 않고 외부에 파는 것은 말릴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게 해서라도 30배의 큰돈을 챙기는 것은 자기 마음이니까.
그런데 상품으로 나간 30개는 그 규제와 아무 상관없이 나가는 거니 부러울 수밖에.
***
“안녕하셨습니까?”
“너도 좋아 보인다? 살 만한가 봐?”
고가 미테루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회의실에 들어섰다.
처음 후쿠오카에 왔을 때, 잔디에게 칼에 찔려 다친 부분이 절뚝거림으로 그냥 남아 있다.
“고가, 건방지다. 죽고 싶은 모양이지?”
그냥 서서 인사를 하는 고가 미테루에게 잔디가 싸늘하게 일갈했다.
고가는 요즘도 잔디만 보면 파르르 떤다. 원한인지 두려움인지.
그 일갈을 들은 고가가 땅바닥에 엎드려 인사를 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고가가 바닥에 꿇어앉은 채 태영을 살짝 바라보았다.
뭐, 일어서도 됩니까 하는 무언의 질문과 허락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제 앉아라.”
잔디의 싸늘한 말을 들은 고가 미테루가 일어서서 자신이 앉을 수 있도록 놓인 의자에 가서 앉았다.
태영을 비롯해서 사포군이 후쿠오카에서 점령한 이 병영과 병영을 둘러싼 고급 주택 단지는 사포의 소유가 된 지 오래되었다.
자연스럽게 이곳이 주둔지가 되었고, 후쿠오카 사령부가 되기도 했는데, 후쿠오카 인근의 모든 왜인들은 사포군을 점령군으로 인정하고 복종한다고 들었다.
“…….”
고가는 자리에 앉았지만, 아무 말 못 하고 가만히 있었다.
“공물은 어디 있어?”
“……?”
잔디의 질문에 고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대체 뭔 말을 하는 거유? 하는 표정이다.
“귀가 먹었어?”
“저, 혹시.”
“여러 번 말시킬 거야?”
잔디는 틈을 주지 않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고가 미테루를 재촉했다.
“고, 공물이라 하심은 어떤 공물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처음에 우리에게 바치기로 한 공물이 준비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이다.”
태영은 웃음이 나왔다.
옆을 돌아보니 한서윤도, 김웅겸도, 신도익도 웃고 있다.
이 진행은 잔디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후쿠오카로 오는 중에 잔디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분명 막부를 무너뜨려 주면 공물을 주겠다고 했고, 우리도 그리 알고 있지만, 우리는 문서로 약조한 시점부터 약속이 이행되어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 이렇게 압박을 하고 조지기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문서에는 공물을 바친다고 되어 있었지, 바치기 시작하는 시점이 언제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좋다.
그렇게 하자.
네가 의견을 내었으니, 어디 네가 한번 해 볼래?
이렇게 된 것이다.
“……그, 그게…….”
황당할 거다.
잔디가 문서를 꺼내 고가 미테루의 얼굴 앞에 대고 흔들었다.
“이거, 너희 국왕이 날인한 문서 아냐? 지난해에 작성하고 날인한 건데, 지난해 것은 안 바쳤는데?”
음, 갑질 제대로 하네. 이런 갑질은 굿이지.
“올해는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그렇다고 쳐. 그런데 지난해 거는 왜 안 바치는 거야?”
“그, 그으…….”
앓는 소리만 입 밖으로 낸다.
“약속한 지 한 해밖에 안 된 것을 어기는 것 보니 앞으로의 약속도 지켜진다고 볼 수가 없잖아?”
“그, 그게, 그것이 아니옵고.”
고가 미테루가 덤벙거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모양이다.
고가도 당연히 막부를 무너트린 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제가 봐도 문서에는 언제부터라고 하는 시기가 빠져 있었다.
“이렇게 약속을 쉽게 어기는 걸 보니 앞으로도 지키지 않을 테지. 그치?”
“……아, 그…….”
“이것들이 우리가 우스워 보여?”
“아, 아,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니오라.”
“그럼, 뭐야?”
퍽~
잔디가 고함을 치면서 발로 고가의 앞가슴을 퍽 소리가 나도록 차 버렸다.
우당탕~
고가가 의자째로 뒤로 넘어져 벽 쪽으로 부딪혀 구르며 나뒹굴었다. 죽이고 싶을 거다.
왜구들이 고려의 해안을 노략질할 때 어떻게 했는지 저놈은 생각하지 못한다. 노략질을 가 본 적이 없으니, 당하는 것만 억울할 테지.
“헉, 허억.”
고가는 숨을 가쁘게 쉬며 몸을 일으켜 의자를 바로 세웠다. 입가에 핏물이 묻어나는 것을 보니 충격이 상당했던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왜국에서 제법 지위도 높고 사신인데, 좀 가혹하긴 하다.
“그렇다면, 막부를 박살 내 놓고, 아예 너희 왕실도 모조리 죽여 주지.”
“하아, 아, 아니 되옵니다. 제가, 제가 가서 즉시 공물을 보내라고 하겠사옵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제 아들이 볼모로 잡혀 있어서 저리 고분고분한 것인가?
저놈 아들을 볼모로 데려간 지도 1년 반 정도 되었다.
일도 시키지 않고,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냥 가두어 두고만 있으니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작은 창으로 뚫린 하늘만 쳐다보고 앉아 있다고 보고는 받고 있었다.
이번 일을 끝내고 돌아가면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에서 데려간 여자 포로들 중에 예쁘장하고 비슷한 또래의 한 명을 전담으로 붙여 주라고 해야겠다.
“너, 지금 이 자리만 모면해 보자고 하는 거지?”
“아, 아니옵니다. 절대 아니옵니다.”
아들 때문이 아니면 황실에 당하고 있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막부에서 살해 위협이라도 받고 있는 건가?
지난해 모지하타에 잡혀 온 고려 여인들을 구하느라 관문 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추적을 포기하게 되어서, 저쪽 상황을 전혀 알게 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도 왜구에게 잡혀 온 사람들을 구했으면 된 거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지.
“좋다, 그럼 네가 왕실에 가서 공물을 준비해서 이곳으로 오는데 얼마나 걸리지?”
“저…….”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을 한다.
“뭐야? 대답 안 해?”
“너, 넉 달만 기다려 주십시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밀어붙이자 고가가 엉겁결에 대답했다.
“석 달.”
“네, 흐끅, 네? 네.”
잔디가 한 달을 줄여 석 달로 목청을 높이자, 딸꾹질을 하듯 대답한다.
“석 달 후에 그것이 여기 도착해 있지 않으면, 우선 네 아들의 팔다리부터 잘라 놓고 시작한다. 알았나?”
“네, 네. 알겠사옵니다.”
고가 미테루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벌써 엉덩이를 자리에서 일으켰다. 급하다는 뜻이겠지.
***
“잘 가고 있어?”
“넵.”
고가가 후쿠오카를 떠나는 것을 보고,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4시간은 지났다.
태블릿으로 고가의 배를 감시하던 장호가 유진이에게 태블릿을 넘기고 일어섰다.
“그럼, 흑룡호 한 시간 후에 출발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황룡호는 후쿠오카에 입항했지만, 흑룡호는 이토시마 만에서 대기 중이다.
“거기서 해안 길로 시카노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되지?”
“30킬로 정도 됩니다.”
“시카노 섬 부근에서 만나도록 하자.”
“네.”
이토시마에서 출항해 1시간이면 시카노 섬 앞에 도착할 것이다.
이렇게 연락 수단이기도 하고 모니터링 수단인 태블릿이 2년 정도 후에는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더 짧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통신 수단으로 군 업무용 휴대형 무전기가 있어서 조금 다행이긴 하지만, 지상에서의 통신 거리가 10킬로 정도라 너무 짧다.
바다에서는 통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시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
태블릿은 육상에서도 300킬로는 무난하게 통신이 되는데 비해 정말 지나치게 짧다.
충전을 할 수가 없어서 몇 년 동안 창고에 있던 것을 이제 꺼내서 사용해야 하는데, 그래도 다섯 대나 있고 충전기도 2대나 있다.
해룡호 진수식 때만 해도 잘 사용하던 기계인데, 그동안 충전을 못해서 처박아 두었다고 설마 안 되는 것은 아니겠지.
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점검을 좀 해 봐야지.
“자, 우리도 출발.”
흑룡호가 가까운 곳에 왔다는 연락을 받고 황룡호가 후쿠오카를 나섰다.
“얼마나 떨어져 있나?”
“관문 해협으로 들어섰으니까, 우리와는 여전히 4시간 거리 정도 됩니다.”
“알았네. 계속 확인.”
“넵.”
잔잔한 바다에 황룡호는 초겨울의 쌀쌀한 바람을 뚫고 가고 있고, 뒤쪽으로는 흑룡호가 따라오고 있었다.
고가 미테루가 탄 배가 워낙 느려서 시속 10킬로도 안 되니, 속도를 맞추느라 바다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이 되었다.
“대대장, 누가 시켜서 대철궁조에게 장비 점검 한번 해 보라고 해.”
“네.”
김웅겸이 신도익과 권우석에게 지시를 하자, 또 두 사람은 자신의 옆에 서 있던 본부 소대장에게 무언가 지시를 했다.
“이번에 공업부에서 만든 대철궁은 사거리가 무지하게 늘어나서 백색 탄으로 유효 사거리가 무려 8킬로나 됩니다. 정말 기가 막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건 그래.”
백색 탄을 쏠 수 있는 철궁의 사거리가 짧아서 개량을 지시했는데 유효 사거리가 무려 8킬로가 넘는다.
최대 사거리는 12킬로 정도 되지만 8킬로만 해도 충분하다. 물론 그로 인해 크기가 대단히 커졌고, 활대가 4개나 된다.
“언제 와카마쓰 한번 가야 하는데요.”
관문 해협으로 들어서자, 첫 정복지이지만 거의 내팽개쳐 두다시피 한 와카마쓰가 생각나는 모양이다.
거기는 다 두드려 잡긴 해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이 떠났다.
고려의 여인들을 잡아 와 벌집 같은 곳에 가두어 두고 마치 위안부처럼 한 짓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거의 다 죽여 버렸기도 하고, 또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어서 사실상 별로 신경 쓰지 않기도 했다.
“이번 공격을 끝내고 가면서 시간이 되면 들러 보자고. 어쩌면 와카마쓰 쪽에서 우리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도 있어.”
배가 워낙 크니 쌍안경 같은 장비 없이도 육안 관찰이 가능하다.
“저기가 이름이 뭐지?”
“우측은 관문이라고 되어 있고, 좌측 산은 히노야마라고 되어 있습니다.”
관문 해협의 아주 좁은 곳에서 제법 높아 보이는 산을 묻자 유진이 곧바로 대답이 나온다.
“대장님, 관문하고 히노야마에 포 한대씩 놓으면 여기는 죽음의 해협이 되겠는데요.”
유진이와 태블릿을 보고 있던 한서윤이 그렇게 말하며 씩 웃는다.
맞다.
여긴 정말 좁다.
“어, 진이야. 태블릿 잠깐 날 줘 봐.”
“네. 부실장님.”
잠시 시간이 흘렀고 줌 인이 된 지도가 표시된 태블릿이 태영의 눈앞에 나타났다.
고성산포태(古城山砲台).
한서윤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 그렇게 쓰여 있다.
저 砲(포)라는 글자는 대포를 말하는데, 지금 이 시대에 왜국에도, 송나라에도 포는 없으니, 한참 후의 미래에 이 산 위에 대포가 설치된다는 소리다.
태영이 눈을 돌려 봤지만, 아직 성을 쌓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고성(古城)이라 되어 있지만 성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서해도를 차지하면, 여기다 대포를 놓으면 되겠네.”
“네.”
“지금 여기서 마쓰야마까지 얼마나 남았지?”
태영이 태블릿을 서윤에게 밀어 주면서 물었다.
“160킬로요.”
서윤은 태블릿을 줌 아웃시키고는 유진이에게 넘기면서 대답한다.
“대여섯 시간이면 도착하겠네. 고가와의 거리는?”
“4시간 거리입니다.”
태블릿을 넘겨받은 이후의 대답은 유진이에게서 나왔다.
“그럼, 그 배는 마쓰야마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어?”
“약 60킬로입니다.”
“그럼, 우린 지금부터 정속으로 간다. 함장.”
“넵, 대장님. 답답했었습니다, 흑룡호에도 연락하겠습니다.”
“그래.”
송복기가 기관실에 신호를 보낸 후 황룡호는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 시간 오전 열 시.
마쓰야마까지는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한다.
겨울 날씨를 감안해도 햇살이 남아 있을 때 도착할 테니, 도착과 동시에 작전을 진행하면 된다.
“연대장.”
“네.”
“작전 지휘해. 작전 시작은 내일 아침, 시작 시간은 따로 주고받자고.”
“넵, 알겠습니다. 거기 사전 조사하시려고 하는 거죠?”
“그래.”
이미 마쓰야마의 지형지물과 성곽과 병영의 위치는 드론으로 파악을 했다. 그런데 사전 조사를 하던 중에 이상한 것이 발견되었다.
숲으로 인해 드론만으로는 파악하기가 조금 애매해서 태영이 먼저 가서 눈으로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물론, 당연히 한서윤이 함께 가겠다고 했고.
“그런데 두 분만 가서 조사해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다른 사람 있어 봐야 방해만 돼.”
“그건 좀 그렇긴 합니다. 알겠습니다. 철갑 교위는 마쓰야마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렇게 해.”
흑룡호에 실린 두 대의 철갑 교위.
휠 로더의 바디에 철갑을 두르고, 그 안에 중기관총 1문이 장착되어 있는데, 기본 운용병 3명, 탑승 가능 인원이 최대 14명이니 11명의 보병을 태우고 진격이 가능하다.
철갑 안에서 중기관총을 발사하면 그 엄청난 굉음으로 내부에 있는 사람의 고막이 파열될 수 있기에 발사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많은 애를 써야 했다.
그 정도만으로도 발사 소음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운용병은 귀마개까지 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번 작전을 위해 그 중의 1대는 철갑 위에 대철궁 1기를 추가로 장착했다.
철갑 교위에 탑승하고 안에서 문을 닫으면, 이 시대의 무기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은 모두 두꺼운 유리로 되어 있고, 소총을 거치할 수 있는 몇 개의 구멍이 있지만 그것은 유리로 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그 외에는 중기관총의 총구가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빈자리가 외부에서 안으로 공격이 가능한 유일한 곳이다.
그런데, 그 좁은 사이로 뭔가를 해 본다?
불가능하다.
길이 없는 곳에서 말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철갑 교위가 들어가면 무적이라고 봐야 한다.
“상산에 연락해서 몇 사람이라도 데려와 복수를 할 수 있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역시 안 하는 게 맞겠죠?”
서윤이 옆에서 물었다.
상산을 약탈한 곳이 지금 가고 있는 마쓰야마이다.
“그래, 그들에게 우리의 무기를 보여 줄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요. 그게 조금 아쉬워요.”
“그리고, 여긴 그냥 지나가는 곳이지 목적지가 아니니까 어쩔 수가 없어.”
“네.”
목적지가 어디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