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232
232. 분노하다(8)
도보로 이동하다 보니, 잡은 경로가 제비골 부근을 지나게 된 것이고, 그래서 한서윤이 잠시 가 보자고 한 것인데, 그렇게 왔다가 발견한 것이니 정말 운이 좋았다.
“좀 더 자.”
“그, 그놈, 그놈이 은자를 탐내서, 날 약을 먹이고…… 내가 깨어나지 못해서 정이는 굶어 죽었어.”
“그놈 누구?”
“내, 내 서방 놈.”
“네 서……?”
서윤이 말을 마저 마치지 못했다.
결국, 그거였군.
이런 산골에 그 많은 은자가 풀렸다.
어린 여인이 그것을 가지고 있는데, 서윤이 충분히 엄포를 놨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욕심을 냈을 것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이들이 저지른 죄에, 서윤이 사포군과 함께 와서 내린 벌의 강도가 높았기에 그리 쉽게 사고를 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은 안일했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다시 한번 굳은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하, 이 개만도 못한 놈 같으니라고.”
서윤은 친구에게서 시선을 돌려 먼 산을 바라보면서 하지 않던 욕을 입 밖으로 뱉어냈다.
설이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말을 빨리하지 못하다 보니, 무려 두 시간에 걸쳐 쉬엄쉬엄 이어진 이야기.
남편은 지난해 봄부터, 은자도 많은데 농사짓지 말고 편하게 살자는 이야기를 종종 했다.
이게 복권 당첨자가 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안 된다고 하면 자신을 발가벗겨 놓고 마구 때렸다.
아들 정이는 겁에 질려 한쪽 구석으로 뽈뽈 기어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은자를 받기 이전에도 자주 때렸지만, 은자 이후로 때리는 빈도가 더욱 심해졌다.
가정 폭력이 이때에는 더 심하긴 했겠지.
“흠씬 두들겨 맞으면 며칠씩 못 일어났어.”
“그럼 밥은?”
“못 먹지. 물도 마시지 못했어.”
“애는?”
“내가 못 움직이니, 제대로 먹지 못한 정이도 자꾸 말라 가기 시작했고.”
“하, 이런 죽일 놈이.”
일어나지 못하는 동안 남편은 먹을 것을 준 적이 없단다.
자연히 몸은 바짝 말라 갈 수밖에 없었겠지.
미라같이 바짝 마른 몸이 되어 가게 된 것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그래서 은자를 조금 내줬어.”
그렇게 폭력 행사까지 하면서 달라고 하니 안 줄 수 없었을 터이지만, 통째로 들고 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어디에 숨겨 두고 조금씩 내줬을까?
은자를 찾고자 했으면 못 찾을 수가 없었을 텐데, 어디에 숨겨 두고 있었던 거지?
그로부터 안 주면 패고, 주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며칠씩 집을 비웠다.
집을 비우고 놀러 다니느라 추수도 제대로 못 하고, 겨울을 나기 위한 땔감 준비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석탄이나 석유 같은 것이 연료로 사용되기 전인 시대다.
오직, 솔잎 낙엽과 마른 나뭇가지, 그리고 장작이 연료의 전부인 셈이다.
그런 시대에 이 깊은 산골 마을에서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땔감을 준비하지 않으면 겨울을 나지 못한다.
남편이 놀러만 다니고 일은 안 하니 자신이 할 수밖에 없는데, 여자 혼자의 힘으로 월동 준비를 하는 것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뻔질나게 은자를 달라고 해서 며칠씩 어딘가를 다녀왔고, 그러면 몸에 다른 여자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문경쯤 가면, 홍등가가 있을 수도 있지.
그리고 여자는 내 남자의 몸에 배어 있는 다른 여자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구분한다고 들었다.
그것이 여자의 촉인지, 감인지 모르지만 태영이 그렇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미안하다, 내가 너를 위한다고 준 은자가 너를 망쳤네.”
“아니야, 원래부터 잘 때리고, 틈만 나면 쌀을 지고 나가서 술 먹고 들어오고 해서, 그렇잖아도 식량이 부족해 제대로 못 먹기도 했어. 은자가 있어서 좀 더 심해진 것뿐이야.”
“…….”
“사실은 네가 은자를 줄 때…….”
“줄 때 뭐?”
“은자 대신, 널 따라가면 안 되겠냐고 하고 싶었어. 나는 맨날 맞고 사는 게 싫어서 그리 살 바에야 차라리 네 종이라도 되어서 널 따라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았거든.”
“말을 하지. 이것아 말을 하지, 말을 하지. 그럼 무조건 너를 데려갔을 텐데, 으흐흐흑.”
그 말에 감정이 격해진 모양인지 울음을 토해냈다.
“흐으윽…… 저, 정이 때문에…….”
둘이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것을 보니 또 눈시울이 찡해졌다.
아이가 있어서 말 못 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런데도 결국 아이는 죽었다.
남편이 월동 준비도 안 하고, 땔감을 구해 오지 않으니까 자신이 아이를 업고 잠시 산에 올라, 하루를 쓰기에도 부족한 양의 땔감을 긁어 와서 불을 지폈다.
눈이라도 와서 산을 오르지 못해 땔감을 구하지 못하면, 두 모자가 며칠 동안 이불만 꽁꽁 싸매고 오들오들 떨었다.
땔감이 없으니 죽도 끓일 수가 없어 제대로 먹은 것이 없었다.
겨울이라 산에는 먹을 것도 없었고, 추수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지 않은 식량은 아무리 아껴 먹어도 항상 부족했다.
때때로 소가 여물 먹듯이 짚을 씹어 밥 대신 먹기도 했다.
서윤이 저리 눈물이 많은지는 또 처음 알았네.
서윤을 만난 이후, 몇 번 눈물을 비춘 적은 있었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렇게 눈물을 펑펑 쏟아 내는 것은 처음 봤다.
아무튼, 설이는 그렇게 음식 한번 제대로 입에 넣지 못하고, 며칠씩 지나가기도 하고, 그로 인해 몸은 더 말라 갔고, 먹지를 못하니 나중에는 힘이 없어서 산에 오를 수도 없었다.
집에 땔감도, 물도 없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던 모양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것이 정말 용하다 싶을 정도다.
아마 애가 있어서?
모성애란, 종종 기적을 일으키기도 한다.
“내가 정신을 잃고 있어서 며칠 전인지 모르겠는데, 은자를 모두 자기에게 맡기라 하더라.”
“그래서?”
“안 된다고 했지.”
자신을 실컷 두들겨 패고 집을 나갔다.
“그리고 며칠 있다 들어왔어.”
“…….”
“패서 미안하다 하더라. 뭐 그런 말도 처음이지만.”
“그래?”
“그놈의 그 말에 눈물이 났어.”
그랬을 수 있겠군.
21세기 현대에서는 연애에 대한 글을 찾아서 읽은 적이 있었고, 그중에 여자는 작은 것에 감동한다는 글귀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도 해당되는지 모르겠다.
“자기가 문경에서 아주 맛있는 것을 먹어 봤는데, 내 생각이 나서 사 왔다고 하더라.”
이건 더 감동이었겠군.
이 시대의 남자들에게서 그런 자상함은 절대 없으니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그걸 먹고는 자고 일어났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어.”
“……?”
“그전에는 힘이 없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어.”
“죽이려 했네.”
“어린 정이가 바닥 한쪽 구석에 머리를 박고 있어서 살펴보고 싶었는데, 눈은 돌아가는데 고개는 돌아가지 않고, 몸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어.”
“…….”
며칠이 지난 것인지 알 수도 없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꺼풀과 손끝이 살짝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또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면 며칠이 지나간 것인지도 몰랐다.
“눈을 뜨면 정이부터 찾아봤는데…….”
그렇게 말을 흐리고,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통곡 소리가 한참 동안 들렸다.
그래, 죽자.
차라리 잘된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천천히 죽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환청인 줄 알았다.
여전히 힘은 없었지만, 드디어 소원하던 대로 죽었구나 싶었다.
이제 저승에서 아들 정이와 함께 아무 걱정 없이 살아야지 했다.
그러다가 여기가 저승이라면 왜 서윤이 이곳에서 날 부르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대답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몸에 남은 모든 힘을 짜내서 이름을 불렀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환한 빛과 함께 나타난 서윤이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그렇다고 사람이 안 보이는데 동네 사람들이 와 보지도 않았다고?”
“이유는 잘 몰라.”
‘사람의 기척이 없는데 들여다보지도 않는다고?’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21세기 현대와 지금 이 시대는 달라 옆집의 밥그릇 개수도 아는 시대다.
가난하니 살림살이가 몇 가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속속들이 알고 지낸다는 의미다.
어쩌면 태영과 서윤이 했던 것처럼 기척이 없어서 왔다가 그냥 갔을 수는 있었겠지.
그러나 이건 이렇게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태영과 서윤은 이 마을을 지나가는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 사는 이들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며칠 동안이나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국의 정서상,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건 분명히 의도된 고의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은자의 주인이 죽으면, 나누어 가지면 된다는 생각이었겠군.”
무심결에 말이 나왔다.
“서방님, 잡으러 가죠.”
“그렇지?”
“네, 다분히 의도적이고 고의성이 철철 넘치는데 안 잡아 올 수가 없죠.”
“그래, 가 보자.”
“어디 있는 줄 알고?”
설이가 물었다.
“멀리 못 갔을 거야. 아마도 문경.”
“자, 가 보자.”
마당에 친 천막에는 병사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와 한 실장은 잠시 다녀올 곳이 있으니 경비 소홀히 하지 말고.”
“네, 대장님. 저희가 수행하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전대기 소대장이었다.
“괜찮아.”
저들도 안다. 자신들이 수행해 봐야 뒤처리만 하게 된다.
실제로 전투가 벌어진 것을 알고 달려가면 이미 모두 끝난 뒤다.
태영은 쇠버리가 담긴 조끼를 걸치고 세 자루의 도를 허리춤에 꽂은 후 쌍안경을 들었고, 서윤은 쇠버리 조끼를 걸쳐 입는 것으로 준비를 끝냈다.
“방어 수준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전대기가 물었다.
혹시 이곳을 공격하려는 무리가 있다면 죽입니까, 하는 질문이다.
서윤이 여인 설이에게 하는 모든 것을 소대원들이 보았고, 또 간간이 이런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에 저들도 분노하고 있었다.
“진입 금지 경고 한번, 어기면 사살.”
“알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충성.”
전대기의 경례를 받고 집을 벗어나 동네를 돌아 나오는 중에도 제비골은 조용했지만, 무언가 부산스러운 움직임이 느껴졌다.
드론이 있고 태블릿이 있었으면 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확인해 볼 수 있었겠지만, 만 명에 가까운 병력의 이동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그쪽에 모두 주었다.
이곳에 체류한 지 닷새가 지났으니, 병력은 어쩌면 이미 사포에 도착했을 것이다.
“친구는 부모님이 없어?”
동네를 벗어나며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부모 형제가 있으면 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히 와 봤을 것이다.
“설이는 형제가 없어요.”
“고아?”
혼인해서 애까지 있는 어른인데 고아라는 말은 좀 어폐가 있었지만, 그렇게 물었다.
“그게, 좀 복잡해요. 설이는 그리고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왜?”
“오빠와 언니가 있었는데 병으로 죽었어요. 너무 어릴 때라 무슨 병이었는지는 모르고, 그냥 그랬다는 기억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병으로 죽은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
“설이 아버지, 아니 설이 애비 그놈은 설이 엄마를 무자비하게 때렸거든요. 설이는 간혹 그 이야기를 했어요. 엄마가 맞으면 오빠와 언니가 말리다가 대신 맞았다고. 그리고 저놈은 왜 죽지도 않는지 모르겠다고도 했어요.”
“그래?”
“언니, 오빠는 애비가 때리다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맞고 나면, 며칠 동안 못 일어난 일도 있고, 몸에는 항상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해요.”
“하, 죽일 놈이네.”
“네, 술 먹고 그렇게 설이 엄마를 매일같이 두들겨 팼는데, 어느 해 겨울에 술에 취한 설이 애비가 그날따라 얼마나 때렸는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도망을 쳐서 산속으로 갔는데, 산속에서 얼어 죽었어요.”
“얼어 죽어?”
“네, 그때는 얼어 죽었다고 했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
태영은 기가 막혔다.
이 시대에 힘이 약한 여자들은 가정 폭력에 무방비 상태다.
특히나 이런 산골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21세기 현대처럼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고, 또 가족사에는 남이 끼어들지 않는다는 이상한 원칙 같은 것이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자란 태영으로서는 선뜻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정말 많다고 들었다.
“제가 사포에서 배우다 느낀 것인데, 설이 엄마나 언니, 오빠들도 모두 폭행으로 인한 내출혈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럴 수 있다.
당연히 치료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제대로 요양하지 않고 하루 이틀 후에 또 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언니와 오빠는 물론이거니와 설이의 엄마까지 내출혈과 그로 인해 파생된 다른 병으로, 또 그렇게 천천히 죽어 갔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렇게 내출혈이 심한 상태에서 추운 겨울에 산속에서 밤을 지새웠다면 죽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그 상황에서도 설이는 죽지 않았네?”
“원래 설이는 막내라 잘 때리지 않았는데, 설이 엄마가 죽고 난 뒤에는 전혀 때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나마 다행이었네. 그런데 설이 애비는?”
“육 년 전 가을인가, 술 먹고 월동 준비한다고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독사에게 물려서 죽었어요. 아마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독사를 잡으려 하다가 물린 것 같아요.”
슬픈 가족사를 가진 여인.
여태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형제가 아무도 없었기에 나하고 더 친했어요.”
그래서 더 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소매로 눈가를 쓱 문지른 후에 말을 이었다.
“그때 설이에게 은자를 준 이유도, 혼인은 이미 약속되어 있던 것이어서, 비록 혼자였지만 나이가 되자 혼인을 했던 건데, 제 서방에게 간혹 한 번씩 맞는다는 이야기도 했고, 맞아도 부모 형제나 일가친척도 없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해서, 은자라도 있으면 기를 펴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주었거든요.”
그래, 그렇다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냥 두면 안 되겠네.”
“그렇죠? 이리 가면 문경 쪽으로 가는 것이 맞아요?”
친구 설이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끝냈을 때는 마을에서 제법 멀어진 뒤였고, 서윤은 눈을 쓱 비빈 후에 물었다.
“응, 맞아. 자, 걸음을 재촉해 볼까?”
“네.”
그런데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
태영이 서윤을 공주님 안기로 막 안으려는 때, 1킬로쯤 떨어진 곳의 산모퉁이를 돌아오는 인적이 있었다.
워낙 멀리 떨어져서 구분이 잘 안 되지만 여럿이다.
“잠시만.”
태영은 쌍안경을 눈으로 가져갔다.
네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 그리고 둘은 비단옷인데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다.
이 시골 촌구석의 산골 마을에 비단옷이라니.
“자, 봐봐. 보는 순간 느낌이 올 거야.”
“네.”
서윤은 태영이 건네준 쌍안경을 눈으로 가져갔다.
“하, 저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