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25
025. 훈련(1)
“이거?”
“네.”
“아, 이거 붓 대신 사용할 건데, 펜이라고 해.”
그러면서 테이블 옆에 잔뜩 가져다가 골라 둔 닭의 꼬리 깃털을 펜대에 끼웠다.
다리를 다쳐 제대로 움직이는데 지장이 있어서 그동안 무언가 할 것이 없나 하여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구상도 하고, 만들어야 할 물건들의 설계도를 그리기도 하며,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닭 깃털 펜을 만들고 있었다.
다음번에 온정 철소에 가면 펜촉을 만들어 달라고 시킬 것이지만, 그때까지라도 좀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정하연은 태영이 펜대 사이에 닭의 꼬리에서 떨어져 나온 깃털을 꽂아 삼베로 꼰 줄로 동여매는 동안 유심히 쳐다보면서 기다렸다.
깃털의 끝부분은 이미 커터 칼로 작은 흠집을 내 둔 상태이다.
“자, 봐.”
태영이 닭털의 뾰족한 끝을 먹물을 갈아서 담아 둔 주스 병에 적셨다가 화선지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붓으로 쓰는 글씨는 너무 크기도 한데다 한글이나 숫자에 많이 포함된 동그라미를 그리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우와, 그렇게 좋은 방법이 있네요. 거기다가 글씨가 그렇게 작게도 써지네요?”
그래 모든 것이 신기하겠지.
세상에 어디서 이런 걸 구경이나 해 보았을까?
현대의 사람들은 절대로 쓰지 않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이 시대에서는 첨단의 방식이니 당연히 신기하고 놀랍겠지.
화선지라서 좀 쉽게 번지기는 하지만, 그거야 붓으로 써도 마찬가지이다.
“자, 이제 이걸로 글씨를 쓰면 돼.”
모든 것이 자급자족인 시대라 이 펜도 집집마다 만들어 써야 하지만, 분명 손재주가 좋아서 이런 것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부역을 대신해서 만들라고 시키면 될 일이다.
***
훅, 후욱~
탁, 탁, 탁~
태영이 거친 숨을 내쉬며 마을길을 따라 달렸다.
실제로 숨이 가쁜 것은 아니었지만, 구보를 할 때면 습관처럼 하던 것이었기에 그대로 한 것뿐이다.
전투화가 땅을 박차는 소리가 숨소리만큼이나 요란하게 울렸다.
다친 다리가 나아지고 걷거나 달리는데 지장이 없어지자 시작한 아침 운동이다.
군에서도 매일 아침 구보가 있었고, 태영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항상 아침 구보에 참석했다.
아침 점호 때에 뛰는 거리는 불과 1.5Km 정도에 지나지 않고, 기본적인 체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구보에 열심히 참석했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느라 중학교 때까지만 하고 그만둔 태권도는 무려 6년이나 했었기에 운동은 이미 몸에 익숙해져 있다. 거기다가 군에서는 총검술과 특공 무술을 가르친다.
특전사나 해병대 같은 부대는 어떻게 훈련하는지 모르지만, 태영이 있는 부대에서는 총검술이나 특공 무술을 그다지 빡세게 하지는 않았다.
태영은 어릴 때 시작해서 오랜 기간 해 왔던 운동 때문이었는지 특공 무술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꽤나 열심히 익혔고, 부대 내에서는 태영의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 시대는 검술과 무술이 기본인 시대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체력과 건강이다.
체력을 기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보만큼 좋은 것이 없다. 비록 태영이 칼을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체력만큼은 충분히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헉. 헉.”
멀리에 관아가 보이는 길을 돌아설 때 눈앞에 정하연과 잔디, 그리고 가림이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태영의 눈앞에 나타났다.
관아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5백여 미터.
그만큼을 뛰었는지 모르지만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고, 얼굴은 고통으로 인해 잔뜩 찡그려져 있었다.
“뭐 하는 거야?”
태영이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물었다.
“허윽. 헉, 우리도 같이 뛰려구요.”
숨이 가빠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면서 하는 말이다.
아침에 태영이 몸을 일으켜 나올 때 따뜻한 태영의 몸 쪽으로 더욱 파고들던 정하연이었고, 운동을 시작한 지 며칠 되자 운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정하연이 깨어나서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는데 같이 뛰겠다니, 좋은 거지.
“알았어. 따라와.”
그러면서 태영이 앞장서서 관아를 향해 천천히 달렸다.
잠시 동안 발을 멈추고 있던 비서실 직원들의 지친 발자국 소리가 태영의 귓가에 들려왔다.
힘들겠지. 그렇다고 태영이 재빨리 달려 버리면 힘이 빠질 것 같아서 천천히 달리면서 보조를 맞춰 주었다.
“자, 이리 와서 나란히 서서 제자리 뛰기.”
태영이 관아의 마당 한가운데서 제자리 뛰기를 하며 천천히 숨을 가라앉혔다.
다들 퍼지고 싶었겠지만 태영이 계속 발을 움직이며 제자리 뛰기를 하자 숨을 헐떡이면서도 태영의 맞은편에서 모두 따라 했다.
“자, 이제 크게 숨 쉬기 시작. 하나, 둘…….”
태영이 외치며 팔을 크게 올려 숨 쉬기 운동을 하면서 선행 동작을 했다.
***
“전체 차렷.”
오늘로 시작한 지 겨우 이틀이 되었지만, 가병들은 제법 군기가 바짝 들어 보였다.
현대식 제식 훈련.
이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유의 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당연하지. 현대식 훈련인데.
빈손으로 하는 제식 훈련은 아니다. 총을 들고 하는 제식 훈련과 칼을 들고 하는 제식 훈련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 태영이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기간 동안 칼을 들고 하는 제식 훈련에 대한 연구를 좀 했다.
칼은 칼집에서 뽑혀 나오는 순간, 총으로 치자면 노리쇠를 당겨서 장전하고, 안전장치를 푼 것과 동일한 개념으로 봐야 한다.
총을 겨냥하는 순간과 칼을 앞으로 내미는 순간 역시 같은 것으로 봐야 하지만, 제식 훈련에서 칼을 뽑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기에 칼집에서 칼을 뽑지 않고 제식 훈련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호장님께 대하여 경례.”
“충성.”
구령과 구호도 모두 현대식으로 바꾸었다.
칼을 들어 받들어총과 같은 포즈를 취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 시대와 현대는 세상이 완전히 다르지만, 군에서 배운 게 그건데 배운 것 말고 다른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충성.”
태영은 거수로 경례를 받았다.
신도익을 포함하여 모두 여덟 명.
태영까지 합치면 9명인데, 겨우 1개 분대 병력밖에 되지 않는다.
이래 가지고서야 뭐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벌칙으로 도로 확장 공사를 포함한 일을 하고 있는 28명을 합치면, 합이 37명이니 소대 병력의 기본 편제는 된다.
그러나 벌칙은 벌칙.
당연히 저들의 벌이 끝날 때까지는 이대로 가야 한다.
“나리.”
경례를 받고 한마디 하려는데 정하연이 다가왔다.
“왜 그러는가, 정 실장?”
“저희 네 사람도 훈련에 포함시켜 주십시오.”
“네 사람?”
저 뒤쪽에 정하연이 거둔 비서실 직원 셋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이번 왜구의 침입에 힘이 없어서 저희들도 꼼짝없이 당할 뻔했습니다. 앞으로는 힘이 없어 당하는 일이 없도록 저희들도 훈련에 합류하고 싶습니다. 또, 그 총을 무기로 사용한다면 저희들도 싸울 수 있습니다.”
“안…….”
안 된다고 하려다가 가만 생각해 보니 여군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인원도 없는데, 창이나 칼을 들고 싸운다면 몰라도 총을 들고 싸우면 여자라도 상관없지 않을까?
“좋아. 그렇게 하지. 그럼 군복을 만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신도익을 포함한 지금의 가병들은 신체 치수를 재서 모두 군복을 만들라고 해 둔 상태다.
면이 아닌 삼베여서 입었을 때 얼마나 불편할지 알 수가 없으니 바짓가랑이 치수를 여유 있게 만들라고 했다.
칼에 맞아서 찢어진 전투복 한 벌을 견본으로 주고 만들게 했으니 며칠 내로 모두 나올 것이다.
***
“나리, 어디를 가시는 것이옵니까?”
새벽에 동이 트기에는 아직도 한참 남은 시간에 신도익과 김처인, 그리고 정하연을 호출했다.
새벽달이 있어서 길을 찾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둠에 잠긴 시간이라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아무 말 말고 따라들 오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것은 다녀오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네 시간 넘는 길을 걸어서, 그리고 산비탈을 제법 걸어서 트럭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환하게 떠오른 해가 트럭의 주위를 비추고 있었다.
“저게 무엇입니까, 나리?”
“내 물건이야.”
태영은 정하연의 질문에 가벼운 느낌으로 대답했다.
국방색 얼룩무늬를 한 채 숲 속에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일곱 대의 대형 트럭.
그 중에 네 대는 트레일러에 대형의 컨테이너가 올라가 있고, 세 대는 화물칸 부분이 박스 형태로 만들어진 대형의 탑차이다.
태영이야 자주 보는 물건이지만, 이들에게는 당연히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인 것은 분명할 터이다.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꺼내 한 손에 들고 발판을 밟고 올라섰다. 워낙 큰 트럭이어서 발판을 밟고 올라서야 문을 열 수 있었다.
“나리, 위험한 것은 아니옵니까?”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서는 태영의 모습을 보며 정하연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응, 위험하지 않아.”
키를 꽂고 반을 돌리자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면서 유류 게이지가 올라갔다. 기름은 거의 가득 들어 있었다.
부르릉~
시동을 걸자 요란한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동안 트럭이 몸체를 부르르 떤다.
그동안 몇 번 사용해서 배터리가 모두 방전되어 버린 스마트폰과 충전기를 연결하고는 시거 잭에 꽂았다.
풀로 충전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테니, 만 충전을 시킬 수는 없지만, 여기 있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충전하면 몇 시간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자동차 배터리도 꽤 많이 방전되었을 테니 시동을 걸어서 충전시켜 주지 않으면 조만간 시동을 걸 수 없을 것이다.
기어를 넣고 전진과 후진을 몇 번 해 보았다.
자동차도 기계이니 너무 오랫동안 엔진을 돌려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트럭을 1시간 정도는 시동을 걸어 둘 것이다.
사실은 지금도 시동을 걸면서 좀 불안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시동이 잘 걸려 주어서 안심이 되었다.
“나리.”
트럭의 엔진 소리가 제법 요란하게 울리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는데, 시동은 걸어 둔 상태로 문을 닫으면서 뛰어내리는 태영을 보더니 정하연이 눈이 동그래진 상태로 불렀다.
“응, 왜?”
대답을 하면서 돌아보니 신도익과 김처인은 거의 정신이 나간 표정을 하고 서 있다.
“대체 이것이 무엇입니까? 이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큰 것이 저 혼자서 막 움직이는 것입니까?”
전진과 후진을 몇 번 하는 동안 어지간히 놀란 표정을 보이더니 트럭에서 내리는 사이에 물어온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 주지?
참으로 난감하다.
“내가 기억 상실이 좀 있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궁금합니다.”
“그래, 기억나는 것만 말해 주지. 우선, 이것은 자동차라고 해. 무거운 물건을 많이 싣고 빠르게 달리는 수레인 셈이야.”
맞지. 수레지.
그럼 자동차를 뭐로 설명해?
“무거운 것을 싣고 빠르게 달리는 수레라구요?”
“응, 그래 맞아. 말보다 몇 배를 빨리 달리지만, 대신 길이 있어야 달릴 수 있어.”
“혹시 그럼, 마을길을 확장하는 것이?”
정하연의 눈이 빛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맞아. 그 때문이야.”
“아, 역시.”
눈치 빠르고 총기 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한마디에 바로 알아듣는다.
“정 실장님, 왜요?”
김처인이 정하연에게 물었다.
“이 자동차라는 것을 관아로 가져가기 위해 길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 안에 있는 것을 다 가져가려면, 사포 주민 전체가 나서서 한 달을 해도 다 옮기지 못해. 거기다가 사람의 힘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있어.”
사포 사람들을 모두 동원하면 중화기는 몰라도 개인 화기는 옮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옮기면 어디다 보관하나?
컨테이너를 가져간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보관할 장소도 없다.
그리고 좋은 창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컨테이너를 이곳에 두는 것도 좋지 않고, 트럭은 정말 쓸 곳이 많을 것이다.
또, 트럭의 화물칸이나 컨테이너는 습기에도 비교적 안전하고, 도난에 대한 문제도 있으니 여기 그대로 두었다가 끌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어차피 트럭의 화물칸은 좁아서 창고 대신으로 쓰기에는 불편함이 있지만, 일부는 창고를 지어 옮기고 나머지는 그냥 컨테이너에 두는 것이 더 좋고, 창고 짓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거기다가 이런 것들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필요한데, 그게 적절치 않아서 자동차를 옮겨야 하고, 그래서 길을 확장해야 해.”
신도익이 정하연을 한번 바라보더니 다시 태영을 쳐다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태영은 트럭마다 다니면서 시동을 걸었다. 다행히도 모두 다 시동이 걸렸다.
두 대가 죽어 가는 소리를 좀 내기는 했지만, 몇 번 반복적으로 키를 돌리자 힘겹게 시동이 걸렸고, 일단 한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문제가 없다.
“김처인, 이리 와.”
화물칸 한곳의 문을 열고 올라서서 김처인을 불렀다.
“네, 나리.”
“신 부호장은 내려 주는 거 받아서 그 옆에 정리하는데 잔디에 눕히면 안 돼. 반드시 세워서 정리해야 해.”
“네, 나리.”
“이게 뭡니까요, 나리?”
트럭의 끝에 올라선 김처인이 트럭 화물칸을 가득 채운 박스들을 보고 물었다.
“이거? 모두 총과 총탄이야.”
“우와, 이게 다 총과 총탄이라구요?”
김처인의 놀란 소리에 신도익과 정하연이 화물칸 안으로 시선을 주었다.
“어, 그것 만지면 안 돼.”
김처인이 수류탄 박스의 뚜껑을 열고 수류탄을 들어 올리려는 것을 보고 고함을 빽 질렀다.
“네, 나리.”
김처인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수류탄을 내려놓았다.
“여기 있는 것은 나한테 교육 훈련을 받기 전에는 절대로 함부로 만지면 안 돼. 방금 들었던 그것이 터지면, 주변 5장 이내는 모두 죽을 수 있는 무서운 무기야. 그리고 15장 이내에 있는 사람들은 생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다칠 수도 있어. 그러니 조심해야 해.”
태영의 말을 들으며 세 사람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류탄의 살상 반경은 거의 15미터 수준이니 5장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50미터 정도까지는 죽지 않을지라도 위험하긴 하다.
그러나 그것도 현대 의학으로 치료받았을 경우를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이지, 이 시대처럼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류탄의 살상 반경이 아니라 폭파 반경 안에서라도 파편에 맞으면 죽을 가능성이 더 많다.
“나리, 대체 그것이 무엇이건대 그런 것이옵니까?”
“한꺼번에 알려고 하지 말고, 앞으로 내가 시키는 훈련을 받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될 거야. 그때까지 궁금해도 참아.”
태영은 20정의 K2C와 5정의 K1A, 거기다가 5정의 글록, 그리고 소총 총탄 두 상자와 권총 탄 500발을 내렸다.
K2C 탄창 100개, K1A 탄창을 30개, 권총의 탄창 20개를 내렸다.
소총 총탄은 한 상자에 탄통 2개씩이 들어 있으니 3,360발이 된다.
거기다가 관아에 가져다 둔 것도 한 상자 있으니 당분간 탄약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국군의 소총들은 다 동일한 총탄을 쓰는 것처럼 K1A나 K2C도 같은 총탄을 쓰는 것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정하연이 들 수 있는 정도는 기관단총 두세 자루 정도가 한계일 것이지만, 세 명이라면 힘들기는 해도 이 정도의 무기는 들고 갈 수 있지 않을까?
거기다가 지게를 가지고 왔으니 가능할 것이다.
철컥~
노리쇠 당기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정하연이 K2C의 노리쇠를 당겼다가 놓는다. 그러고는 가늠자 앞에 눈을 가져다 댄다.
그사이에 태영에게 배웠다고 총을 만지는 폼이 제법 능숙했다. 실탄이 들어 있지 않으니 걱정은 안 되지만 그것을 모르는 신도익은 깜짝 놀라서 몸을 숙였다.
정하연이 먼 곳으로 총구를 돌리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틱~
하늘을 향해 빈총을 쏜 후, 총을 앞가슴에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