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281
281. 몽골군(1)
“대장님, 유 대위 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호버리의 조종사와 부조종사들은 모두 장교로 계급을 올렸듯이, 비서실 병사들이나 태영을 근접 호위하는 병사들도 대부분이 장교였다.
그런 식으로 사포와 율촌 출신이 다른 지역 출신보다 우대받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언제쯤 도착 예정인지 물어봐.”
“네.”
대답을 한 김별이가 무전기로 유진이와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10분 안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래, 위치 이동한 거 설명해 주고.”
“네, 알겠습니다.”
김별이가 이동한 위치를 설명해 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블레이드 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이가 탄 호버리를 필두로 15대가 도착했다.
“뭐 이리 많이 와?”
“추가로 좀 붙었네.”
푸다다다다다다다다다~
10대만 불러오라고 했는데, 유진이가 탄 72호기를 제외하면, 예정보다 4대가 추가된 셈이다.
그런데 72호기와 나란히 서 있는 호버리의 번호가 301호기였다.
“저 번호는 3군단의 박 장군님 전용기인데요?”
조현태가 착륙하는 호버리를 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구릉 지역으로 언덕이 많은 곳이어서 침식으로 골짜기가 생기지 않은 곳으로, 15대가 각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며 착륙했다.
각 군단의 군단장은 모두 군단 번호 뒤에 01호로 시작하는 번호를 가지고 있다.
1군단장은 101호기, 2군단장은 201호기처럼 되어 있고, 3으로 시작하면 모두 3군단의 호버리다.
“1군단에서 5대, 2군단에서 5대인데, 3군단에서 4대네.”
태영도 보고 있지만, 의외의 일이어서 그런지 다들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301호기에서 박진하가 내렸다.
그 뒤로는 3군단 참모와 호위병들이 따라 내려서 호버리 앞에 도열해 섰고, 부관으로 보이는 몇 명이 따라왔다.
“충성.”
나이도 지긋한 사람이 태영에게 경례를 하니 부담스럽긴 하다.
“어서 오십시오. 그나저나 어떻게 왔습니까?”
“네, 대장님. 유 대위 말이 몽골군의 대규모 이동이 포착된 것 같다고 해서요.”
“네, 그렇긴 하지만.”
“몽골군에 패해서 도망친 거란의 패잔병들을 치자고 했다가 그 곤욕을 치렀지만, 오히려 그 일의 원흉이 되는 몽골을 치게 되었으니, 내려오는 몽골군에게 환영 인사를 하기 전에 좀 봐 두고 싶어서 함께 왔습니다.”
말은 웃으면서 농담처럼 하지만 가슴에 맺힌 한이리라.
“예정에 없던 일이기는 하지만, 내일 그쪽으로 정찰을 갈 것이니 가서 눈으로 한번 보도록 하지요.”
“그러지요.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가 할 일이 어찌 됩니까?”
“죄송스럽게도 일이 많이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박진하가 헛걸음하게 된 것 같아 조금 미안했다.
플라즈마 포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어쩌면 도착하자마자 우적과 전투를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이제 이곳에서 사라졌다.
“일이 줄어들어요?”
“아, 제가 설명 드리겠습니다.”
유시완이 나섰다.
유시완은 우적의 병력이 500명 수준이 되어서 그쪽과 대적하려면 우리 군사의 숫자가 적당히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좌적 우적의 충돌이 예상과 달리 진행되었다.
요청한 병력이 오기 전인 어제 오후에 우리와 접전을 벌이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그래서 대장님이 아주 특별한 포를 사용해서 한 방에 모두 날려 버렸다고 비교적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그래서 약간의 전리품을 챙기는 정도의 일만 남아 있다는 거네요?”
“네, 그리되었습니다.”
“그럼, 방금 유 중령이 말한 그 특별한 포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대체 뭐를 또 가지고 있는 거요?’라는 표정으로 태영을 바라봤다.
제대로 보려면 시범을 보이는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좀 애매했다.
“일단, 지금 보여 드리기는 좀 그렇고, 설명을 간략히 드리자면, 감당이 되지 않는 적을 만났을 때, 전리품도 포기하고 적을 완전하게 전멸시켜 버려야 할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아주 극악한 무기입니다. 어제도 적은 우리와 같은 무기를 들었고, 우리는 불과 20여 명인데 저쪽은 350여 명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습니다.”
“전멸이라는 말에서 대략 수긍이 가기는 하지만, 극악이라 표현했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그 포가 정하는 영역 안에 있던 모든 사물, 사람, 물건을 막론하고, 모두 먼지가 되어 버립니다.”
“허, 그게 정말이오?”
“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무기입니다.”
“유 중령.”
이번에는 몸을 돌려 유시완을 불렀다.
“네, 군단장님.”
“그 포로 맞은 지역을 안내 좀 해 주겠는가? 그 결과를 한번 보고 싶은데.”
유시완이 태영을 쳐다보았다.
그래 다녀와. 그렇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럼, 나는 여기 병력들에게 해야 할 일을 좀 시켜 놓고, 유 중령과 함께 현장을 좀 보고 오겠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이, 병력들 일 시키면서 함께 움직여도 됩니다. 유 중령, 안내해 드려.”
“네, 대장님.”
태영과 이야기를 나눈 박진하는 자신이 이끌고 온 병사들에게 이슬람 무장 세력이 남겨 둔 노획물들을 회수하는 것에 대한 지시를 했다.
태영은 덧붙여서 파손된 차량도 모두 매달고 오도록 시켰다.
***
다음 날 아침.
71호기를 제외한 모든 호버리에 JLTV나 트럭을 매달고 가기로 했다.
“3군단에서 호버리 15대가 온 것이 아주 잘된 일이에요.”
“그래, 나도 미처 생각을 못 했어.”
서윤의 말처럼 3군단의 호버리 15대가 온 것이 그렇게 다행일 수가 없다.
가지고 가야 할 차량은 고장 난 것과 파손된 것까지 합쳐서 40대나 되는데, 호버리가 17대, 각 군단에서 온 15대와 72호기, 그리고 73호기다.
그렇다고 다시 호버리를 불러오는 것은 낭비일 뿐 아니라, JLTV나 지프차는 호버리 안에 집어넣을 수 있어서 그게 더 나은 방법이다.
JLTV와 지프 정도는 안에 2대를 넣을 수 있고, 사람이 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2인승 JLTV와 지프는 3대도 넣을 수 있다.
매달 수밖에 없는 트럭을 제외하고는 파손된 것까지 모두 안으로 넣었다.
“잘 묶어야 해. 안에서 굴러다니면 골치 아파.”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네.”
묶는 문제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매달고 가면 매다는 것으로 끝나지만, 안에 집어넣으면 안에서 마구 굴러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고생했다.”
트럭을 매단 호버리는 이미 출발을 했지만, 2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이쪽이 먼저 도착할 것이다.
이상이 없는 차량들 중에서 JLTV 12대와 트럭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포로 보내라고 시켰다.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출발.”
71호기도 이동할 준비를 했다.
71호기에 탑승하는 사람은 작전시의 분조가 아닌 전혀 다른 형태가 되었다.
호버리의 조종사, 부조종사, 그리고 보조 요원이라는 기본형에, 태영과 한서윤, 송한이, 정찰조 7명, 타격조 조장 조현태, 3분조 한유상, 그리고 박진하와 박진하의 부관 두 명이다.
“호버리 71호기, 전체 16명 출발합니다.”
부조종석에 앉은 서정인이 큰 소리로 출발을 알렸다.
“진이는 2만 정도 병력으로 추정되는 지역으로 위치를 알려 줘.”
“네, 대장님.”
“도무지 산이 보이지 않고 끝없이 모래만 펼쳐진 저 땅 위에 사람이 어찌 살까요?”
황무지를 바라보던 박진하의 질문이다.
이곳은 지리상으로 봐서 고비 사막 남쪽의 내몽골의 황무지인데, 땅 위에는 초록의 지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잠시 동안 여기가 고비 사막 안쪽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3월인데도 곳곳에는 눈이 쌓였거나 얼음으로 덮인 곳도 많고, 이곳저곳으로 덤불 같기도 한 나무들이 이따금 보이지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아니다.
고비 사막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는 몰라도, 고비 사막의 서쪽 언저리쯤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거의 살지 않습니다. 여기서 더 북쪽으로 호버리를 타고 1시간쯤 올라가면 끝없이 펼쳐진 초원 지대가 나오는데, 그곳에 몽골이 있습니다.”
“그럼 그 먼 곳에서 고려까지 쳐들어왔다는 것입니까?”
“네, 맞아요.”
“대장님, 실장님이 생체 신호가 보인다고 했던 위치가 저곳입니다.”
호버리가 서북 방향으로 30분 정도를 이동했을 때, 유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어디 보자.”
태영은 문을 열고 서서 쌍안경을 눈에 가져갔다.
“캐시미어.”
염소 떼다.
저놈들을 잡아서 털을 조금 얻어 내면, 정말 따뜻하고 최고급의 옷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캐시미어요?”
서윤이 물었다.
“응, 저렇게 털이 긴 염소의 털을 뜻하는 말이야.”
그게 그 지방 이름이라고 했던가, 염소 이름이라고 했던가?
“좋은 건가요?”
“저놈들 털로 옷을 짜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옷이 만들어질 거야.”
호버리의 블레이드 소리를 들은 염소 떼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몇 갈래로 나뉘어져 달리기 시작했다.
“아, 아깝네요. 지금은 잡아갈 수도 없으니.”
“다음에, 몽골과 송나라를 모두 정리하고 나면 가능할 거야.”
다른 사람들도 태영과 서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그냥 듣기만 했다.
“진이야, 이제 몽골군 쪽으로 방향 돌리라고 해라.”
“넵, 대장님.”
생체 정보에 대한 확인은 끝났으니 몽골군의 방향으로 가면 된다.
호버리를 북동쪽 방향으로 돌렸다.
몽골군에 대한 이야기, 이곳의 기후에 대한 이야기로 거의 고성 수준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71호기는 이것이 사막이라는 것을 알려 주듯, 천지가 모래만 보이는 고비 사막을 횡단했다.
“사하라하고는 많이 다르네.”
“사하라?”
“응, 사하라. 지난번에 수박을 구했던 그쪽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사막인데, 사진으로만 봐서 그런지 조금 다르네.”
눈을 빛내며 물어오는 서윤에게 작은 소리로 답해 주었다.
어차피 블레이드 소리와 엔진 소리 때문에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모두가 듣지는 못하기에 가까이 앉은 한서윤과 송한이에게 하는 말이다.
사하라와 고비 사막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도 태영이 본 사진을 생각해서 그럴 뿐, 실제로는 비슷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호버리에서 고비 사막은 모래 언덕이 아니라 모래와 흙으로만 되어 있는 들판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이 지역만 유독 그런지 모르겠다.
“대장님, 저 앞에 보입니다.”
캐시미어 염소 떼를 발견한 후 1시간 30분쯤 비행했을 때, 부조종석에 앉은 서정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과연, 조종석을 통해서 보이는 시야에는, 제법 흙먼지를 일으키며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말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와, 저게 뭐야? 모조리 말과 사람이네.”
드넓은 평원에 쫘악 깔려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달리는 것이 아닌 일반 보행처럼 이동하고 있어서 흙먼지가 심하게 날리지는 않았다.
“푸아, 시작이 어디고 끝이 어딘 거야? 세상에 저렇게 많은 말이라니.”
다들 감탄을 할 정도로 정말 많은 말들의 무리가 보이고, 그 말의 잔등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놈들이 저렇게 많은 말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난번에 쌍안경 팔 때 그리 짠돌이였다는 말이야?”
아, 짠돌이라는 단어를 알까?
속도 때문에 많은 흙먼지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을 타고 이동하는 무리의 숫자가 워낙 많은 탓에 그래도 흙먼지가 일었다.
말 위에 태영이 기억하는 몽골군의 복장을 한 병사들이 타고 있었다.
3만 정도라고 파악된 무리는 사람의 숫자보다 말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고도 50.”
그 고도 정도면 몽골이 자랑하는 활로는 사거리가 충분히 닿지만, 놀란 마음에 화살을 장전하기 전에 지나갈 것이다.
창을 던져서 호버리를 맞힐 수 있는 높이는 아득히 넘고, 저들을 위협하는데 아주 적당한 높이이기도 하다.
후우우우우우우~
제주에서 기르는 고려의 말들은 총성에 익숙하도록 훈련시켰지만, 몽골의 말들은 이런 류의 요란한 소음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대열을 이루고 있지 않고, 이동 중이기에 산개한 것도 아닌, 어중간하게 모여서 이동하는 수준이다.
그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호버리의 요란한 블레이드 소리는 말들을 혼란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말들이 제멋대로 날뛰는 것 같은데요.”
아니나 다를까, 저들 무리 위로 호버리가 지나가자 말들이 혼비백산해서는 흩어지며 마음대로 달렸다.
“그럴 거야. 이런 소리에는 익숙하지 않거든.”
새도 아니고 전설의 용도 아닌데, 하늘에서 이렇게 큰 물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이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을 테지.
“하하하, 말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하네.”
박진하가 박장대소했다.
호버리가 그들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자, 말들은 더욱더 놀랐고, 말 위에서 태어나 말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몽골인들도 말에서 떨어지는 놈들이 부지기수다.
“한두 바퀴 돌 테니까 잘 보세요.”
호버리는 속도를 늦추고 길게 선회하여 많은 무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스쳐 지나갔다.
호버리가 바로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갈 때는 소음과 더불어 바람까지 거세게 몰아쳤기 때문에 말들이 뛰는 것이 더 심해졌다.
“저들 중에 지휘관 한두 명쯤 포로로 잡고 쓴맛을 좀 보여 주면 좋겠는데, 지상으로 내려서면 안 되는 것이 아쉽네.”
아무리 총으로 무장을 해도 십여 명에 불과한 인원으로 저 많은 병력과 싸우면 필패다.
그래서 땅으로 내려갈 수가 없다.
“제가 잡아 올릴게요.”
태영의 말에 서윤이 씩 웃으며 의견을 말했다.
“그럴 수 있어?”
잠시 생각하니 괜찮은 방법인데, 어째서 뻔히 알면서 생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네.”
“송준일, 정원근.”
태영은 정찰조의 두 명을 불렀다.
“네, 대장님.”
“뒷문 열고, 중기관총 준비해. 중기관총은 내가 지시하면 그때 이동시킬 수 있도록 준비만 해 두도록.”
“네.”
지시가 떨어지자 정원근이 뒷문 개폐기 쪽으로 가고, 송준일은 한쪽 벽에 고정된 중기관총의 핀을 빼서 이동시킬 준비를 했다.
“조종사, 저 무리들 위로.”
서윤이 조종석을 향해 소리쳤다.
“넵.”
조종사가 먼저 대답했다.
“착륙할 겁니까?”
포로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태영과 서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던 박진하가 물었다.
“네? 왜요?”
“포로를 잡는다고 해서요. 포로를 잡으려면 착륙해야 하지 않나요?”
아, 박진하는 서윤이 염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이 호버리의 탑승자 중에 박진하와 그의 부관으로 따라온,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부관 두 명만 모른다.
“아, 착륙 안 합니다. 두고 보세요. 어떻게 하는지.”
호버리의 속도는 말이 달리는 속도에 맞춰서 느려졌고, 천천히 내려가던 뒷문이 호버리의 바닥면과 수평을 이루었다.
투다다다다다~
워낙 많은 말들이 달려서 말발굽 소리가 마치 전차가 지나가는 소리처럼 들렸다.
호버리 소리에 놀란 말들이 달리고 있었기에 말의 뒤쪽으로 먼지가 피어올랐다.
무리의 뒤쪽일수록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날리는데도 말은 쉴 새 없이 달렸다.
서윤은 뒷문 가까운 곳의 간이 의자에 앉아 박진하의 궁금증에 대한 대답 대신 지상을 내려다보며 적당한 대상을 물색했다.
“이왕이면 장군급이나 그보다 높으면 좋겠는데, 복장이 어떻게 다르나.”
작게 중얼거리는 말이기에 블레이드 소리에 묻혀서 다른 사람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몽골군도 지휘관으로 보이는 놈은 복장이 달랐다.
태영은 한서윤의 옆으로 가서 섰다.
“저기 저놈, 저놈이 조금 다르지?”
“그러네요. 너, 너. 너희 둘로 정했다.”
서윤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몽골군 둘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호버리 소리 때문에 말이 놀라 제멋대로 달리는 중이어서,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말을 안정시키려는 와중이었다.
그 상황에 두 명의 몽골군이 아무 이유 없이 공중에 떠오르게 되자, 손발을 버둥거렸다.
x$%^&%~
공중에서 무언가 소리를 질렀지만, 몽골어이기에 알아들을 수도 없고, 블레이드 소리가 워낙 시끄러웠다.
“보자. 몇 바퀴 돌려서 무기 같은 것이 있으면 떨어트려 버리고.”
서윤의 손짓에 따라 공중에 떠오른 둘이 공중제비를 돌았다.
투구는 벗겨져 날아가고, 휴대 중이던 무기의 일부도 날아갔다.
뒤에서 박진하의 큰 목소리가 들렸지만, 뒷문을 열어 놓고 있어서 블레이드 소리가 워낙 크기에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칼을 그렇게 잡으려 하면 안 되지.”
서윤이 그렇데 말하는데, 칼집은 남겨 두고 칼만 빠져나가서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 칼은 말을 타고 달리던 중인 다른 몽골군에게 날아가 목에 박혔다.
몽골군은 그대로 말에서 굴러 떨어졌고, 뒤에서 달리는 말의 발아래 깔렸지만, 곧바로 말도 함께 뒹굴었다.
“자, 이제 안으로 끌어들일 테니 누가 포박을 좀 해요.”
송준일이 중기관총을 놓고 벽에 걸린 노끈을 끌어내 정원근에게 하나를 건넸다.
“많이 아플 거야.”
서윤이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에 뒤이어 몽골군 둘이 호버리 안으로 내팽개쳐졌다.
쿵, 쿠쿵 ~
뒷문 안으로 끌려 들어온 몽골군 둘은 바닥에 얼굴을 쓸며 벽면에 머리를 처박혔다.
크악, 으아아악~
많이 아플 거라는 서윤의 말을 증명하듯 둘은 처박힘과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