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291
291. 출정 준비 그리고 뜻밖의 사건(3)
“지금 나가서 개경으로 갈 준비를 하도록 해라.”
“…….”
김도이는 대강당을 떠나며 손을 꼭 잡고 말하는 황후의 말에 고개를 깊이 숙였다.
황제는 잠시 손을 씻으러 갔고, 도우미 둘이 세면장 입구에 섰다.
군단장들은 기다리던 부하 병사들과 연병장으로 나가고, 대강당 밖에는 개경에서 따라온 신하들이 서서 황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준일아.”
송한이가 강당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송준일을 불렀다.
“네, 부실장님.”
“도이 알지?”
“네, 압니다.”
“누구 시켜서, 아니야 네가 직접 가도록 해라.”
“뭘요?”
“호버리에 도이 태우고 가서, 아버지와 두 동생 짐 꾸리게 해서 모두 태우고 이곳으로 오도록 해라. 여기 도착 시간은 늦어도 지금부터 1시간.”
“그리하지요. 이유를 알면 안 됩니까?”
송한이가 송준일의 귀에 대고 무언가 속삭였다.
귀를 떼자마자 송준일의 눈길이 태영에게 잠시 왔기에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자, 갑시다.”
송준일이 김도이의 옆으로 갔다.
“지금 이 시간 이후로 무례하게 구는 놈이나 그런 년이 있으면 꼭 기억해 두세요. 언제가 되었든지 모두 잡아 와 조져 놓을 테니.”
김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곤 태영과 송한이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이더니, 송준일을 따라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사람 팔자 참으로 요지경인 거다.
김도이가 저리될 줄 누가 알았을까?
시대를 막론하고 미모는 여인의 강력한 무기 중의 하나임을 빼놓을 수 없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어.”
황제는 아직 나오지 않고, 황후는 대강당으로 함께 들어오지 못한 궁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멀리 있기에 송한이에게 말했다.
“뭐가요?”
“황후께서, 황제의 곁에 예쁜 아이 한 명 앉혀 두면 황제의 시선이 그리 돌아가겠지?”
“그렇죠? 그런데 정말 왜 그럴까요? 질투도 나지 않으시나?”
“아무래도 황후께서 도이를 황제 옆에 두고 자신은 마음대로 놀러 다니려고 하는 계획에 우리가 당한 것 같아.”
“아.”
“왜?”
“명주에 계신 성님에게서 들은 적이 있어요. 황후 마마가 송나라에 다녀오신 뒤에 구경 다니는 것을 아주 좋아하신다구요.”
“그 이야기를 들었어?”
“네, 그리고 황실에 호버리 보낸 이후에는 외출이 아주 잦아졌다 합니다.”
“그래?”
그 소식은 못 들었다.
여자들끼리의 이야기이니 상관은 없는데, 예측한 일이 맞는 모양이다.
그게 아니고서야, 질투를 해야 마땅한 사안에 스스로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
“네, 동해안에도 한번 다녀오고, 환궁하면서 금강산을 지나가다가 언젠가 꼭 금강산을 올라보자 했고, 제주에도 다녀왔다고 자랑하더라 하던데요.”
그나저나 겁도 없네.
동해안은 그렇다 치고, 제주를 갔다고?
산을 넘다가 추락해도 전원 사망이지만, 바다 위에서 추락하면 전원 사망은 기본에, 시신조차 찾아낼 수가 없는데.
아, 골치 아파.
“틀림없이 이길 전쟁이 시작되니 점령지들 둘러보려고 도이에게 관심을 보이자마자 적극적으로 달려든 것 아닐까?”
“훗,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그리 생각되네요.”
그나저나 서윤이 말하지 않은 것은 여자들끼리 비밀이라고 치고, 최세헌은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사리포 이야기는 하지 마.”
사리포의 온천 휴양지는 올해 중에 완공되니까, 올겨울에는 눈과 얼음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
“왜? 말한 거야?”
“네.”
“아, 이런.”
“제가 말한 것이 아니구요.”
“그럼 누가?”
“명주 성님이요.”
하이고, 젠장.
서윤과는 상당히 친밀하니 한편으로 이해는 된다.
궁에서의 첫 나들이가 사포, 그리고 상산에, 명주에도 함께 갔다.
서호에서는 광주의 조씨와 관련한 그 사건이 있었을 때도 서윤과 함께 있었다.
정하연과 한서윤과는 정말 절친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이니,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 했을 것이다.
***
황제가 연단에 올라섰다.
와와와와와와~
도열해 선 1군단, 그리고 2군단 장병들이 함성을 질렀다.
1군단은 보병 4개 사단과 기갑 사단이 있어서 약 9천 명 규모, 2군단 역시 1군단과 조직 편제가 동일했다.
3군단은 5개 사단과 기갑 사단으로 구성되어 약 1만 1천 명, 4군단과 5군단은 3개 사단과 기갑 사단으로 구성되어 각각 7천 명 규모이지만, 출정식이 열리는 이곳으로는 군단당 100명 규모의 적은 인원이 참석했다.
“황제 폐하 납시었습니다.”
함성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단상 아래에 있는 병사가 목이 터질듯이 소리를 질렀다.
와와와와와와~
다시 한번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전화기를 개조해서 만든 확성기의 혼이 연병장의 병사들을 향해 있었다.
앞쪽에서는 제법 시끄러운 소리였지만, 뒤쪽은 들을 만할 것이다.
단상 위에는 전화기의 송화기가 마이크의 모양을 하고 서 있었다.
“수년 전.”
황제가 큰 소리로 그렇게 운을 떼었다.
“몽골 사신 저고여가 회경전, 바로 내 앞에서, 공물로 가져갔던 비단을 내던진 적이 있었다.”
황제의 앞에 공물을 내던지다니, 죽어 마땅한 놈인 데도, 강대국 버프를 받고 있는 놈이어서 죽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말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이유를 아는가?”
잠시의 침묵.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서서히 시작된 소리.
병사들이 내는 소리다.
수십만 마리의 짐승이 울부짖으면 이런 소리가 날 것이다.
연병장에 짐승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첫마디부터 시작해서 병사들의 심장을 제대로 저격하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언가 말을 하는 것 같기도, 그냥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한데, 들리는 것은 울부짖음으로 들려왔다.
황제가 손을 들어 올렸다.
뚝~ 조용.
짐승의 울부짖음이 멈추었다.
“우리에게는 힘이 없었다.”
또다시 시작되려는 짐승의 울부짖음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다시 손을 들어 올려 멈추게 했다.
“지금도 힘이 없는가?”
조용.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라. 지금도 힘이 없는가?”
황제의 노호성이 울렸다.
“있습니다.”
한 명이 짧게, 그러나 우렁차게 소리쳤다.
있습니다~
2만 명이 그 말을 따라 했다.
우리는 이제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천하무적입니다~
우리는 몽골을 이깁니다~
몇 번, 선창 후에 따라 하는 우렁찬 목소리가 연속으로 들려왔다.
“3년 전, 최태영 대장이 왜왕의 주문을 가져왔다. 세 번 절하며, 절할 때마다 피가 나도록 이마를 세 번 찧어서 복종을 맹세하는 글이었다. 들었는가?”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말했다. 몽골의 모욕을 조금만 더 견뎌 주시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몽골 칸의 주문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와, 와와와와와와~
와아아아아 와와와와~
또 다른 형태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황제는 그 함성 소리를 음미하듯, 얼마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러다 마침내 다시 손을 들어 올렸다.
병사들의 함성이 멈추었고, 황제는 그들을 둘러보았다.
“고려의 군사들, 제군들이 몽골의 무릎을 꿇리도록 하라. 알겠는가?”
“명 받자옵니다.”
한 명이 선창을 했다.
명 받자옵니다~
며어명 받자옵니다~
며어어어명 받자옵니다~
대답이 마치 메아리 울리듯 일부 구간이 늘어지며 들려왔다.
“기다리겠노라. 제군들의 승전 소식을. 그리고 고려가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는 소식을.”
와와와와와와와와~
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
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
참 장관이긴 하다.
이 많은 병사들이 소리치는 현장, 마치 이명처럼 귓가에서 왱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이 이렇게 장관일 수도 있구나 싶다.
그리고 황제는 단상을 내려왔다.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군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 짧은 몇 마디를 하려고, 그 많은 조정의 신료들을 거느린 채 이곳으로 왔을까 싶을 정도로 짧은 격려사다.
그렇지만,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더 훌륭했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이들은 금나라와 송나라로 밀고 들어갈 것이고, 몽골을 칠 예정인 부대는 3군단인데, 이곳에 참석한 3군단 병력은 백 명 전후에 지나지 않는다.
“최 대장.”
단상을 내려온 황제가 태영의 앞으로 와 손을 내밀었다.
악수야 종종 하는 거니까.
황제가 태영의 손을 꼭 잡았다.
“기다렸소, 그 모욕을 갚을 날을, 그 긴 시간을 인내해 왔소.”
“이제 좋은 소식만 들릴 것입니다.”
“기대하겠소.”
“네, 폐하.”
황제가 손을 놓고 고개를 돌렸다.
“자, 우리는 돌아간다.”
“네, 폐하, 지금 바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김호경은 황제의 명을 받자마자 바로 개경 귀환을 서둘렀다.
조정 대신들을 골려 줄 아이디어는 송한이에게 이미 귀띔해 두었다.
“대장님, 도이.”
송한이가 옆에서 도이 이야기를 했다.
도이의 가족을 데리고, 짐을 챙겨 오기 위해 송준일을 보낸 지 30분이 지나지 않았으니, 태영이 세운 계획이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황제의 격려사가 짧아서 더 잘 맞은 느낌이었다.
태영이 손을 들어 궁에서 본 적이 있는 견룡군 무관 한 명을 손짓해서 불렀다.
대체 저 사람들의 직제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직제와 계급을 알지 못하도록 마구 섞어 둔 것 같기도 하다.
견룡군 무관은 황제의 이동 상황을 잠시 보더니, 다른 견룡군 한 명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해야 할 일을 재빠르게 지시한 후 태영에게 왔다.
“부르셨습니까?”
“지금 말하는 것은 비밀이야. 폐하와 황후 마마를 제외하면.”
“네, 알아 모시겠습니다.”
“올 때, 호버리 일곱 대로 왔지?”
“네, 그렇습니다.”
“돌아갈 때는 네 대만 보낼 거야. 그 중에 세 대는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네, 황실 1호기와 2호기, 그리고 조정 1호기이죠.”
“맞아, 이곳으로 올 때의 인원 구성, 그 외에는 태우면 아니 되네.”
“왜 그러시는지요?”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한 대는 어찌 됩니까?”
“아무래도 폐하께서 이곳에 와 후궁으로 들이실 분을 보신 것 같아.”
“네?”
무관이 깜짝 놀랐다.
진짜 뜻밖의 사건이니 놀라는 것이 당연하지.
“쉿.”
“넵.”
“그 한 대에 후궁이 되실 분을 모셔 가야 하는데, 원래 살고 있던 집의 짐을 정리해서 2각쯤 후에 이곳에 도착할 거야.”
“그럼 호위할 견룡군 무관 셋과 보필할 궁녀 셋을 남겨서 그분을 호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다만, 그 호버리에는 조종사를 포함한 기본 인원 외에는, 그분과 호위 무관, 보필할 궁녀 외에는 태우지 않도록 하게.”
“그럼, 나머지 조정 대신들은 어찌합니까?”
“그걸 왜 걱정해?”
“아~~~, 네.”
약간 벙찐 표정을 하다가 바로 회복했는데 얼굴에는 걱정이 남아 있다.
“처음 보는, 그러나 눈을 돌릴 수 없도록 하는 천하절색의 미녀 한 분이 갑자기 호버리에 타면, 조정 대신들이 어찌 생각하겠어?”
“아, 네. 함께 태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군요.”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렇게 앞뒤를 이해할 정도면 상당히 똑똑하네.
“맞아. 그래서 미리 구슬리거나, 협박을 할 수도 있고.”
“네, 아니면 방해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어는 빠졌지만 뜻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바로 그거야.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 또 하나.”
무관이 눈에 힘을 주고 태영을 쳐다보았다.
나름대로 ‘말씀하십시오. 제가…….’ 뭐 그런 의미를 표했다.
“그분은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주위의 권력이 없어.”
“아.”
“무슨 의미인지 알지?”
“말씀 잘 알겠습니다. 소장이 그 어떤 위해 세력으로부터라도 목숨을 걸고 그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빨리 알아듣고 머리는 쌩쌩 잘 돌아가서 좋다.
“믿네.”
“넵, 틀림없이 이행하겠습니다.”
태영이 황실 1호기로 갔다.
“이제 돌아가겠네.”
“먼 길 고생하셨습니다.”
“반 시진도 안 걸린 길인데, 뭐.”
“황후 마마, 아까 그분은 30분 뒤에 오시니까, 폐하와 마마께서는 먼저 가셔도 됩니다.”
“그래요?”
“네, 방금 견룡군 무관 한 사람에게 목숨을 걸고 호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견룡군 몇 사람과 궁녀 몇을 내줘야겠군요.”
“저기, 벌써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태영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에 견룡군 무관이 무관과 궁녀들에게 뭐라고 지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맙소, 최 대장. 그럼 우린 안심하고 돌아가겠소.”
“네, 돌아가시면 한 열흘쯤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편안하게? 어떻게?”
열흘이나 보름쯤 편안하고 그 뒤에 하루 이틀은 좀 괴롭겠지만, 그 정도야 뭐.
“가 보시면 압니다.”
“하하하, 그래요? 무슨 일을 해 두었는지 모르겠지만 고맙소.”
황제와 황후가 호버리 안으로 들어갔고, 수행 인원들도 들어가자 뒷문이 닫혔다.
최세헌의 호버리도 교정도감의 사람들을 태우고 문이 닫혔다.
조정의 대신들은 한쪽에서 자신들이 타고 갈 호버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황제 일행의 호버리 세 대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음, 재미있어. 이런 거.
***
“1군단, 출발.”
드디어 준비를 갖춘 1군단 보병 병력들이 질서 정연하게 철산 기지 정문을 항해 출발했다.
철산 기지를 출발하여 사흘 후에 의주 기지에 도착할 것이다.
중간에 두 번의 야영을 하게 될 것이지만, 기갑 사단과 함께 움직이는 화물차에 야영을 위한 모든 것들이 실려 있어서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출발 자체가 2열 종대이다 보니, 기지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1군단이 모두 나가고 나면 2군단이 출발한다.
1군단에 배정된 15대의 호버리에도 의주까지 가기로 한 병력 중에 운이 좋은 일부가 타고 의주로 떠났다.
푸다다다다다다다~
1군단의 기갑 사단이 정문을 벗어나기 전에 송준일이 탄 호버리의 블레이드 소리가 들려왔다.
“대장님, 어디에 착륙하라고 할까요?”
잔디가 무전기를 든 채로 물었다.
“지금 조정 대신들이 제1 비행장이지?”
“네, 그렇습니다.”
“2비행장으로 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잔디가 씨익 웃으며 대답하고는 무전으로 송준일을 불렀다.
송한이가 태영의 의도를 다른 비서진들과 정찰조에도 충분히 전했을 것이다.
“견룡군과 궁녀들 2번으로 이동시키겠습니다.”
정원근 중위다.
“그렇게 해.”
태영은 천천히 걸어서 제2 비행장으로 이동했다.
멀리 보이는 제1 비행장에는 태영의 전용기인 1호기와 타격조 호버리인 71호기와 72호기를 포함하여 3대가 서 있지만 문은 굳건히 닫혀 있고, 엔진도 정지 상태였다.
제1 비행장의 호버리 부근에는 조정 대신들이 웅성거리며 서 있었고, 누군가는 손으로 눈 위를 가리고 조종석 쪽의 유리창을 통해 안을 보기도 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제법 들리는데, 왜 우리를 태우고 갈 호버리는 안 오는 거야 그런 것이리라.
“저기 착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송준일이 탄 호버리 73호기가 제2 비행장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개경으로 날아갈 1대가 대기하고 있다.
“모셔 왔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자 이미 문은 열려 있고, 견룡군과 궁녀들이 김도이를 에워싸고 있었으며, 송준일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생했다. 별일 없었지?”
“마을 사람들이 좀 놀라는 것 외에는 별일 없었습니다.”
“그래.”
견룡군 사이로 김도이가 걸어 나왔다.
그 뒤에는 들것에 실린, 병든 티가 확 나는 나이 든 남자와 열 살 전후로 보이는 여아 한 명, 열두세 살 전후로 보이는 남아가 고개를 내밀었다.
김도이는 눈가가 촉촉한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리고 태영과 송한이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
아까도 그랬는데, 왜 그러는 거지?
“안녕히 가시지요. 그리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송한이가 김도이의 등을 손으로 받치고 살짝 밀었지만, 다시 태영에게 고개를 돌렸다.
“대장님의 가르치심 언제나 잊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가르침.
가르침이라.
그게 뭐지?
태영의 주위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 많은 일들 중에 태영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가르침이 있었나 보다.
김도이의 가족과 견룡군, 그리고 궁녀들이 탄 호버리가 개경으로 가기 위해 하늘을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