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0
030. 해룡호(2)
와아아~
성공이다~
함성과 성공을 알리는 목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선소를 울렸다.
태영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성공입니다, 대장님.”
김하석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수고하셨습니다, 대목장.”
태영은 김하석의 늙고 작은 몸을 껴안았다.
김하석의 주위에 있던 목장들과 온정 철소에서 내려온 철장들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모두를 껴안는 형국이 되었다.
“자, 이러고 있을 틈이 없습니다. 함장, 승선해야지.”
“네. 대장님. 승선 준비 하겠습니다, 충성.”
태영의 목소리에 함장으로 임명된 송복기가 태영에게 힘찬 소리로 경례를 하고는 돌아섰다.
전투선이니 이름을 해룡함으로 명명해야 했지만, 그냥 해룡호로 했다. 대신 선장이라 하지 않고 함장이라 부르도록 했다.
송복기 역시 김하석이 거제에서 데려온 사람으로, 그 역시 왜구에게 가족을 잃은 전력이 있어 수군에 종사하면서 병선의 선장을 10년이나 지낸 경력자였다.
“기관장, 갑판장 선원들 데리고 모두 승선하게!”
송복기가 큰 소리로 외치고는 전마선을 매어 둔 곳으로 이동했다.
해룡호의 진수 과정에 작은 전마선이 휩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육지로 끌어 올려 둔 것들을 여러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바다로 밀어 내렸다.
“정 실장. 준비시켜.”
“네. 잔디야.”
대답을 한 정하연이 잔디를 불렀다.
시험 운행의 1차 승선 대상은 무려 8백 명이었다.
이들이 스무 명 정도 탈 수 있는 작은 전마선을 이용하여 해룡호에 가서 사다리를 통해 모두 다 승선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선착장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에 전마선으로 승선할 수밖에 없다.
조선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포구를 감싸 안는 형태의 방파제 겸용의 선착장 만드는 공사를 시작했지만,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대공사이다.
태영의 인장이 찍힌 작은 쪽지를 가진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그 쪽지들을 꺼내 보며 바닷가로 달려 나갔고, 1차 대상에 들지 못한 주민들이 그들을 부러워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역시 바닷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파도가 쳐서 바닷물이 한번 덮쳤다가 빠져나간 조선소의 이곳저곳에 작은 물웅덩이가 있었지만, 아무도 물이 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 나갔다.
송복기를 포함하여 수군들이 모두 승선하고, 김하석을 포함한 목장과 온정 철소에서 내려온 철장들까지 모두 승선하고 그 뒤를 따라 마을 주민들이 수군의 통제하에 해룡호에 승선을 위해 전마선을 타고 이동했다.
“우리도 가세.”
마을 주민들이 거의 다 탄 것을 본 정인구가 태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네, 가시지요.”
땡땡땡~
종소리가 약간씩의 간격을 두고 울리자, 수군들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전마선 열 척을 해룡호로 끌어 올렸다.
열 척의 전마선은 일종의 상륙정으로 해룡호에 장착되어 있는 대형의 크레인을 통해 내려지고 끌어 올리게 되어 있다.
크레인이라고 해야 수동식이어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래도 10명이 힘을 모아야 올릴 수 있는 것을 혼자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승선을 환영합니다, 대장님.”
태영과 정인구, 그 뒤를 따르는 정하연을 비롯한 사람들이 상갑판에 위치한 함교로 들어가자, 함장과 항해사가 경례를 하며 태영 일행을 맞았다.
함교의 정면은 어렵게 구해 온 서해의 모래로 만들어진 유리창으로, 전방이 트여 있어서 내부가 환했다.
“시작합시다.”
주민들이 승선하는 시간 동안 증기 터빈은 이미 가열되어 있을 것이기에 태영은 곧바로 지시를 했다.
“네. 지금 평형수를 채우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평형수, 그게 뭔가?”
정인구가 뭔가 처음 듣는 듯한 용어에 대한 질문이었다.
“작은 배는 평형수가 필요 없지만, 큰 배는 배가 흔들리더라도 바로 균형을 잡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배 안에 채우는 물을 평형수라 합니다. 그리고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해 줍니다.”
함장 송복기가 짧게 대답했다.
송복기도 이전에 자기가 선장을 하던 배에서는 평형수 같은 것이 없다고 했고, 태영의 설명을 듣고 많이 놀랐었지만, 지금은 그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럼, 아까 그 지느러미와는 다른 것인가?”
“평형 지느러미까지 합쳐져서 더욱 안정시켜 주는 것입니다.”
송복기가 설명을 마저 하자 정인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평형수 채우기 완료.”
이때, 선원 한 명이 함교 문을 열어 복창하고는 내려갔다.
“운항 준비.”
송복기가 조타수에게 지시를 하자 한 명이 함교의 확성기 입구에 입을 가져다 대고 1차 운행 시험 승선자들에게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
함교에 있는 확성기는 모두 7개로 기관실로 쌍방향 2개, 2개는 선실 복도의 앞과 뒤, 하나는 키가 있는 곳의 작은 선실, 그리고 남은 두 개는 배 바깥쪽에 선미와 선수의 방향으로 배의 중간 지점에 나 있는 확성기이다.
다른 확성기 입구와 배의 바깥쪽을 보고 전달하는 확성기와는 위치가 좀 다르다.
그것은 함장이 사용하지 않고, 전투 지휘관이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함장에게 방해되지 않는 쪽으로 빠져 있었다.
배가 워낙 크다 보니 이렇게 만들었지만, 오직 관을 통하여 말을 증폭시키는 확성기의 성능은 대단해서 외부로 나 있는 확성기를 통해 나온 말이 함교에도 들릴 정도였다.
땅땅땅~
송복기가 키가 있는 선실로 연결된 파이프를 두드리고 잠시 기다렸다.
키 선실에서 파이프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 내려.”
키 선실 확성기에 대고 키를 내리라고 소리를 지르자 머지않아 파이프가 세 번 울렸다. 키가 내려졌다는 신호였다.
키는 함교에서 조타륜을 돌려 움직이지만, 키 선실에서 움직일 수도 있다.
함교에서 관을 따라 긴 줄이 키 선실로 연결되어 있고, 그 줄을 따라 키가 움직이지만, 함교가 공격을 받아 적에게 함락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함교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후진 1단.”
기관실 확성기 옆의 쇠파이프를 땅땅 두드린 후 기관실로 연결된 확성기에 입을 대고 소리를 질렀다.
기관실에서 약간 웅웅거리는 소리로 답이 왔고 클러치가 연결되는 느낌의 작은 울림이 있었다.
후진은 1단밖에 없지만, 전진에는 3단까지 기어가 있기에 붙은 이들의 습관이었다.
현대화 같이 모든 것을 전자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기에 함장과 항해사, 그리고 기관실 간의 소통과 약속이 대단히 중요하다.
항해 중에 증기 터빈과 기어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수리해야 하기에 기관실에는 철장 두 명이 함께 일하도록 했다.
부우우응~
송복기가 함교 천장에 늘어진 줄을 당기자 커다란 뱃고동 소리가 울린다.
태영이 비록 바닷가 출생이 아니라서 뱃고동 소리를 들어 본 적은 거의 없지만, 이 뱃고동은 태영의 로망이었다.
함교에서 해안으로 눈을 돌리자 감시를 위한 초소가 보이고, 그 위에 두 명이 올라서서 해룡호를 건너다보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안 감시 초소가 숲으로 가려져 있어서 바다에서는 잘 안 보이네.”
“네, 그렇죠. 경계 요원들이 저렇게 일어서서 손을 흔들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정인구의 질문에 대답하며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자 그쪽의 감시 초소에서도 가물가물하게 사람이 보였다.
“저기에도 중기관총이 있지?”
“네. 각 초소에 한 정씩 있습니다.”
“적이 중기관총에 맞으면 해안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 가라앉고 말 겁니다.”
정하연이 부연해서 설명했다.
감시 초소의 병사들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배에 탑승한 주민들이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도 보였다.
다행히 중화기 트럭에는 K6가 무려 서른두 정이나 있어서 중기관총에 대한 갈증은 없다.
그곳에는 K6 외에도 200개 정도의 크레모아, 12기의 RPG7과 로켓탄 240발, 81밀리 포탄이 3천 발이나 있어서 태영은 반색을 했었다. 아쉬움이라면, 포탄만 있고 포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출력이 얼마 안 되기는 해도 소형의 비상용 발전기와 6기의 드론 세트, 그리고 이제는 생산조차 하지 않는다는 백열전구가 꽂혀 있는 방범등 10개, 16대의 CCTV 카메라와 CCTV를 제어하기 위한 제어 장비와 연결된 한 대의 PC였다.
PC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으면 깡통이라고 해도, 태영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 시대에는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잠시 발전기를 돌려서 PC를 켜 본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잠만 자고 있다.
PC화면을 본 정하연의 놀란 얼굴은 지금도 잊히지를 않지만, 정하연 외에는 아무도 PC를 본 적이 없다.
그 외에 장비들의 수리를 위한 각종 공구류가 들어 있는 공구함이 있었지만, 그 공구함 속에 있는 물건 중에 태영에게 가장 반가웠던 것은 테스트기였다.
전기의 발전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 후, 과연 220볼트 전압을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테스트기가 있는 것을 본 순간 모든 걱정이 사라졌었다.
드론에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고, 무선으로 영상을 전송하면 그것을 받아 주는 영상 수신기까지 세트인데,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 배터리를 충전시키려면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기에 아끼고 또 아끼는 중이다.
충전기에 배터리를 푹 꽂기만 하면 몇 시간 후에는 충전이 완료되어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다가 전기 한번 쓰려면 간이 덜덜 떨리는 심정으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지만, 그래도 그 작은 발전기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언젠가는 전기를 생산해야 하고, 배터리도 꼭 만들어야 한다.
대장님 최고, 해룡호 최고입니다~
감시 초소에서 해룡호를 향해 소리치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나 크게 고함을 치는지 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 들릴 정도였다.
부웅. 부우우웅~
송복기가 다시 한번 뱃고동을 울렸다.
“허, 이렇게 조용히 움직이다니.”
잠깐 동안 중화기 트럭 안의 물건들을 회상하고 있는데, 육지의 위치가 시야에서 변화가 일어나자 정인구가 놀란 듯이 소리쳤다.
“네, 움직이는 줄도 모르겠어요.”
정하연도 신기한 듯 대답했지만, 갑판으로 내려가면 움직임을 좀 더 쉽게 느낄 것이다.
“배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길이는 반리쯤 되고, 폭은 아흔 자, 높이가 여든 자가 조금 넘습니다.”
대답은 김하석이 했다.
아직 이 모든 사람들에게는 길이 180미터에 폭이 28미터라고 하는 것보다 1리가 392미터쯤 되니까, 반리라고 하고 아흔 자라고 하는 말에 바로 길이를 짐작했다.
“그렇게 큰가?”
정인구는 어린아이처럼 들뜬 목소리였다.
“네, 큽니다. 거기다가 빠르기도 하구요.”
이번의 대답은 태영이 했다.
이 정도면 울산 급 호위함 정도가 된다.
그래 봐야 구축함이나 순양함에 비하면 어림도 없을 정도로 작은 배이지만, 그래도 이 시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순양함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목선인 데다 레이더나 소나 같은 장비는 당연히 없고, 대공 미사일이나 대함 미사일도 당연히 없고, 어뢰도 물론 없다.
76밀리 함포는 물론이거니와 40밀리나 30밀리 쌍열포 같은 것이 장착되어 있지 않고, K6만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조금이 아니고 많이 아쉽지.
“정선. 전진 준비.”
해룡호가 배를 돌릴 수 있는 공간만큼 후진으로 이동하자 함장이 다시 기관실로 지시를 했고, 기관실에서 응답이 왔다.
클러치도, 브레이크도, 기어도 모두 기관실에 있기에 기관실의 인원이 가장 많다.
모두 크레인 형태로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에 한 사람이 당겨도 클러치가 연결되고, 한 사람이 밟아도 브레이크가 걸려서 짧은 시간 안에 스크루가 회전을 멈춘다.
다시 한번 뱃고동 소리가 길게 울리며 해룡호가 천천히 전진을 시작했다.
키를 돌리자 선수가 천천히 바다를 향해 방향을 트는 것이 느껴진다.
함교에서 바다를 내려다보자, 해룡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몇 척의 어선들이 해룡호의 운항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는가?”
정인구가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증기 터빈을 최대로 가열하면 속도가 얼마나 나올까?
15노트만 나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것은 희망 사항일지도 모른다.
“함장, 지금 속도가 얼마인가?”
“속도는 18, 방향은 150입니다.”
태영의 질문에 송복기가 눈짓을 하자 항해사 한 명이 속도계와 방향계를 보고는 돌아서며 말했다.
속도가 정확한지 아닌지를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대략 시속 18킬로 정도가 맞을 것이다.
15노트를 원했는데, 지금 속도는 10노트가 나온단다.
지금이야 시험 운행 중이고, 고속으로 운항하는 상태가 아니라 정상 속도이지만, 해룡호의 기관에 익숙해지고 탄력이 붙으면 순항 속도를 기준으로 시속 24킬로 정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전투를 위한 고속 항진에서 40킬로가 나와 주면 좋지만, 그 속도로는 오래 달릴 수도, 오래 달려서도 안 된다.
방향계는 북쪽을 0으로 보고 360으로 구분된 현대식 각도를 사용한다.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 나침반이 필요했고, 자석은 철장들이 지남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알았다.
지남철을 이용해서 나침반을 만들고, 방향계를 만들었으며, 방향 원리를 설명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다들 숙달이 되어 있다.
“그 속도를 말하는 건 어떤 것인가?”
“한 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지금 속도라면 한 시간에 오십 리 정도를 갈 수 있습니다.”
“한 시간? 반 시진에 그렇게 멀리 간단 말인가?”
태영이 24시간제를 가르치고 있기는 하지만, 12시진제에 익숙한 사람들이어서 아직도 여전히 혼용되고 있었다.
“네, 지금 속도는 시험 운행 중이라 최고 속도는 아니지만, 지금 속도로도 왜구들의 서식지 중 한곳인 대마도 북단까지는 아침에 출발하면 점심 먹기 전에 도착하고, 벽란도까지는 하루 반이면 도착합니다.”
대마도 북단까지는 100킬로가 채 안 되니 4시간 정도, 일본 시마네까지는 300킬로가 채 안되니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4시간 정도면 갈 수 있었다.
벽란도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야 하니 1천 킬로가 된다고 보면, 지금 속도로 이틀, 바람이 잘 맞으면 몇 시간은 단축이 가능하다.
“그렇게 빨리?”
“그것이 빠른 것입니까?”
현대식 속도에 익숙한 태영이 보기에는 정말 가는 세월이다. 그런데 빨리 간단다.
“육로로 가려면 걸어서 열흘에서 보름 동안 쉬지 않고 가야 하는 길을 이틀에 간다니 얼마나 빠른 것인가?”
그때 갑판원 중 한 명이 함교를 열고 들어왔다.
“함장님, 흘수선은 열네 자입니다.”
흘수선은 수면에서 물속으로 잠기는 깊이를 나타내는 용어인 것을 태영도 얼마 전에 알았다.
4.2미터 정도 잠긴다는 소리다.
선고가 25미터인데, 약 900명을 태우고, 평형수를 채우고, 증기선의 연료인 장작을 상당히 많이 실었는데도 4.2미터가 잠기면 많이 잠기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철선이라면 더 적게 잠길 수도 있을 텐데, 목선으로 이렇게 큰 배를 만들다 보니 제법 많이 잠겼다.
선고가 거의 70미터인 항공모함이 수천 명의 병력과 항공기를 모두 싣고도 흘수선이 10미터 전후인 것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잠긴 것이기는 하지만 목선이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한 것 아닐까?
그래도 이 정도이면 벽란도에 입항이 가능하지 않을까? 입항을 못 하면 부근에 세우고 전마선으로 가면 된다.
시험 운행을 개시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잠시 함교를 떠났던 김하석이 함교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장님, 물이 새는 곳 전혀 없고 스며든 곳도 없는 것으로 보아 방수는 완벽합니다.”
김하석은 목장들을 동원하여 배의 각 부위에 혹시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이상이 있는 곳은 없는지를 점검한 목장들의 보고를 받은 모양이었다.
김하석의 손에 들린 종이에는 중요한 각 부위가 표시되어 있고, 거기에는 작은 글씨로 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수, 부사수는 위치로.”
갑판장인 정재훈이 선외 확성기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전투 요원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고 선수의 K6을 덮고 있는 은폐막이 걷어지면서 K6의 위용이 드러났다.
배의 크기에 맞으려면 함포가 있어야 하겠지만, 도리가 없다.
언젠가는 함포를 장착할 수 있는 때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