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01
301. 후방 섬멸(3)
태영은 바렛을 들고 실탄 15개의 탄창과 추가로 200발의 실탄을 챙겼다.
혹시 어찌 될지 몰라서 비상식량으로 육포도 미리 챙겼다.
“다녀오십시오.”
“대장님, 제가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송한이나 유진이는 명쾌하게 다녀오라고 하는데, 새로 합류한 설가빈이 오히려 동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고 물어왔다.
“설가빈.”
“넵, 대장님.”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내가 걸어갈 때, 네가 달려서 나와 같이 도착하면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마.”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여기서 대기하겠습니다.”
계면쩍게 웃고는 물러섰다.
“자, 갔다 올게.”
허리춤에 매달린 세 자루의 검과 쇠버리가 담긴 조끼를 한번 툭툭 치고는 유시완이 따라간 3연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저 멀리 공중 10미터 상공에서 날아가는 유시완과 신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1연대와 4연대는 카라코룸의 동쪽과 북쪽을 봉쇄하러 가겠지만, 출발은 아직 아니다.
2연대는 오르혼 강을 따라 2진의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2진은 강변을 따라 2연대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경로 중에 멈출 수는 있겠지만, 이탈할 가능성은 없으니 태영이 따라가서 추가 확인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1진은 카라코룸으로 연결되는 오르혼 강 북쪽 줄기가 아닌 다른 경로를 따라 이동할 수도 있다.
이미 저격을 통해 자신들의 앞에 알 수 없는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타다다다닥~
조금 빠른 걸음으로 유시완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붙었다.
유시완과 신유진은 3연대 선두 차량의 상공에 있었다.
기갑 사단의 이동 속도는 시속 50킬로 전후.
산을 오를 때 조금 느려진다고 가정해도 1진이 있는 곳은 쿠절트에서 직선으로 100킬로, 기갑 사단이 산과 골짜기를 돌아서 가면 대략 150킬로이니 3시간, 여유 있게 잡아서 4시간이면 도착한다.
“오셨습니까?”
태영이 선두 차량 부근에 와서 걸어가는 모습을 본 유시완과 신유진이 하강해서 태영의 옆으로 내려왔다.
“아직은 저 너머가 안 보이지?”
“산이 낮아서 조금 높이 올라가면 되는데, 어차피 너무 멀어서 쌍안경으로도 안 보이는 곳입니다.”
“연대장은 무슨 이야기 있어?”
“아뇨, 아직은 없습니다.”
“지난번에 이쪽 경로 돌아오면서 봤을 때, 길은 문제없었지?”
1진의 이동을 늦추기 위해 저격했을 때, 지형을 살피면서 왔기에 유시완은 대략 알고 있을 것이다.
“네, 없었습니다.”
“그럼, 나는 제2 예상 경로와 3경로를 한번 쭉 훑어보고 올 테니까, 연락할 일 있으면 무전으로 연락 주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2 예상 경로, 그리고 제3 예상 경로.
5일 전에 몽골군의 이동을 저지시키기 위해 저격을 한 그날, 카라코룸으로 이동하지 않고, 산을 넘어올 수 있는 길을 예측해 두었다.
어차피 저들은 말을 타고 이동하기에 말이 이동하는데 문제가 없는 길만 확인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후우웅~
태영이 걸음을 빨리하자 대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순식간에 제2 예상 경로와 제3 예상 경로의 능선을 따라 이동하며 아래로 보이는 평지를 눈으로 훑어 나갔다.
레이더 상에서는 생체 신호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왔지만, 역시 사람과 말이 움직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알톤으로 가는 경로의 한쪽에 보이는 6개의 게르가 있는 마을.
게르의 남쪽에 보이는 싱크홀 같은 느낌을 주는 호수가 있는 그 마을의 모습을 나지막한 산 위에서 바라보았다.
짙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수많은 말과 염소들이 풀을 뜯는 한가로운 모습이 보였다.
쌍안경을 눈에 대지 않아도 완전하게 뚫린 시야에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의 전경.
“오늘 저곳의 한가로움은 깨어지겠지.”
저 전경은 3시간 전후로 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태영은 그곳을 지나 1진이 머물고 있는 알톤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 마을에서 알톤까지는 구불구불한 산 능선을 따라 이동해도 20킬로가 되지 않는다.
산은 높지 않고, 조금 높은 수준의 언덕이나 골이 있을 뿐이다.
“강물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곳.”
알톤은 동서로 흐르는 오르혼 강의 북쪽 지류에 있고, 알톤에서 또 다른 지류 하나가 갈라져서 남쪽으로 흐르는 분기점을 가지고 있는 삼각주와 같은 형태로 보이는 평원 지역이다.
좌우로는 시야가 닿는 지역 전체가 평원으로 보이고, 아마도 평원에서 한참을 더 가야 그 끝에 있는 낮은 산들이 있을 것이다.
지도로 봤을 때, 좌우의 언덕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가 20킬로는 되는 아주 넓은 곳.
그 광활한 평원의 끝에 있는 낮은 산비탈에서 저격을 했고, 그곳을 돌아서면 또다시 광활한 평원이 펼쳐진다.
그 평원에서 동으로 계속 가면 카라코룸, 남으로 내려가면 태영이 보았던 6개의 게르가 있는 마을이 나올 것이다.
야트막한 언덕에서 멀리 평원을 보자 수많은 게르가 펼쳐져 있다.
저것이 몽골군 진영일 것이다.
일부의 양민들이 섞여 있을 것이지만, 지금까지 몽골에 와서 양민들이 저렇게 큰 규모로 있는 모습은 본 적이 없으니 대부분 군사라고 봐야 한다.
“호수는 언제 봐도 싱크홀처럼 생겼어.”
여러 갈래로 흘러 갈라져 흐르는 강은 한 줄기의 폭이 수십 미터는 되어 보였다.
알톤에서 남으로 흐르는 지류의 가장자리로 내려갔다.
강 언덕에서 살펴보니,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 낸 고수부지와 같은 분위기이다.
그 고수부지에는 강변을 따라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수부지를 벗어나면, 1진의 병력들이 야영을 하고 있는 지역까지 펼쳐진 수 킬로 지역에는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가 없다.
태영은 오르혼 강의 지류에서 남북으로 연결된 지류를 건너 북쪽 지역에서 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수부지를 따라 수 미터의 높이로 자라 있어서 몸을 은신하기에 좋은 나무숲을 따라 알톤 쪽으로 이동해 가자 몽골군이 야영을 하고 있는 위치와 점점 가까워졌다.
나무들은 포플러 같기도 하고, 버드나무 같기도 한데, 이름은 알 수가 없다.
고려 땅에서도 개천가에 가면 눈에 많이 뜨이는 그런 종류다.
“이 정도로 나무가 많으면, 여기서 말을 빠르게 달리는 것은 불가능이군.”
계속해서 동쪽으로 가자, 몽골군이 게르를 치고 모여 있는 가장자리까지의 거리는 대략 1.5킬로 정도 되는 지점까지 갔다.
그래도 멀다.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나오자, 강폭은 대충 50미터 전후.
그렇지만 이곳의 강은 고려의 강처럼 한 줄기가 아니라 마치 칡넝쿨이 엉켜 있듯이 여러 줄기가 엉켜 있어서 지류를 건너면 또 지류가 보이는 형태다.
태영이 저격총을 들고 저격을 하고 강줄기를 뛰어 건너면, 태영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고 해도 몽골군이 강에서는 말을 달리는 속도가 느려진다.
몽골군이 태영을 공격하려면 활을 사용해야 하는데, 화살 정도는 쉽게 피하거나 막아 낼 수 있기도 하지만, 사정거리 차이가 크다.
“말 타고 강을 건너기는 하겠지만, 속도가 느려지니 안심해도 되고.”
강의 깊이가 깊지 않다.
강 언덕에서 강으로 내려서는 높이도 경사진 낮은 둔덕이어서 쉽게 내려설 것 같기는 해도, 말이 땅 위와 강물을 왔다 갔다 하면 안심해도 된다.
지류의 북쪽은 나무가 아주 무성해서 그냥 걸어 다녀도 몽골군들에게 들킬 일도 없는 길이다.
강을 따라 계속 내려가자 드디어 쌍안경을 눈에 대지 않고도 적진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어디쯤인가?”
태영이 무전기를 들고 물었다.
다행히 교신 상태가 아주 좋은 지역까지 이동한 모양이다.
“그럼 좌측으로 지류가 보이는가?”
“신 중위의 위치는?”
“몽골군은 보이나?”
“알았다. 2대대와 시간을 맞춰야 하니까 10분쯤 멈추었다가 다시 이동하도록.”
20킬로라면, 구릉 지대의 낮은 언덕과 협곡을 따라오기에 무리하지 않고 오면 30분 정도 걸릴 것이다.
그때부터 공격 시작이다.
하늘을 바라보니 태양은 제법 중천에 올라 있는데, 시간은 이제 막 10시를 넘어서고 있다.
치익~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이 제법 흘렀는데, 무전기의 훅 소리가 들렸다.
몽골인의 시력은 6.0이라는 기사를 본 것 같다.
그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키의 사람이 그냥 수평선에서 쳐다보면 큰 물체는 5킬로 전방까지 보인다.
물론 그 멀리의 사물을 구분할 수는 없다.
얼마나 높이 올라가면 지평선의 끝에 나타나는 것이 보일지는 모르겠다.
“기갑 부대를 바로 알아보면, 몽골군들이 공격을 하게 될지 몰라. 1대대는?”
“그래, 순서는 1대대 부터지?”
“알았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포를 쏘지는 않고, 중기관총을 사용할 것이다.
가능하면 많은 말을 포획하기 위함이다.
사람이 길들인 말은 도망쳐 봐야 멀리 가지 않는다.
몽골군 진영에서 소란이 일었다.
여태까지 조용하던 게르와 게르 사이에 소요가 일면서 말의 울음소리, 고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대대는 아직 모퉁이를 돌지 않았는지 태영의 시야에도 잡히지 않는데, 저들이 움직이는 것은 아마도 1대대를 발견해서 그럴 것이다.
다다다다다~
말발굽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했고, 먼지도 일어났다.
신유진과 유시완의 무전이 시간차 없이 들려왔다.
이제 발견했으면, 양쪽 다 아직 중기관총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음. 그쪽에서 총격전이 시작되면, 여기서도 저격을 하겠다.”
개활지라 숨어서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이다.
다만, 기갑 부대의 병력 수가 그다지 많지 않기에 혼란한 와중에 빠져나가는 병력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소수를 잡기 위해 기갑 차량이 이동할 수는 없다.
보병이 뒤를 받치고 있으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보병은 만달고비에서 쿠절트로 이동 중이어서 이번 작전에서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유시완이나 신유진은 미군 지역에서 노획한 M27을 들고 있으니 공중에서 개별적으로 도망가는 병력의 일부를 잡을 수 있다.
타아아아아아앙~
멀리서 아련하게 들려오는 중기관총의 소리.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아주 미약한 소리로 들리지만, 몽골군을 사냥하기 시작한 신호탄일 것이다.
“시작이군. 아직 정찰병을 잡는 수준이겠지만.”
아마도 몽골군은 방어 진형이나 공격 진형을 갖추기 전일 것이고, 정찰조라고 볼 수 있는 일부의 병력이 기갑 부대를 향해 가다가 총을 맞았을 것이다.
다다다다다다닥~
말발굽 소리가 지축을 울리기 시작했다.
‘대체 저것들은 무엇이지?’
저들은 분명 그랬을 것이다.
말도 보이지 않고, 사람도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짐승으로 보이지도 않는, 처음 보는 괴물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일 테니.
총소리에 대한 공포는 조금 있을지 모른다.
닷새 전에 저들의 발목을 묶어 놓기 위해 저격을 하는 동안에 총소리는 들은 바가 있다.
그런데 저들은 총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 요란한 소리가 울리고 자신의 동료들이 죽었으니 저 소리가 시작되면 자신의 동료들이 죽어 나갈 것이라는 것은 이제 알 터이다.
“뒤로 빠지는 놈들인가?”
태영의 시야에 보이는 쪽은 1대대와 마주 보는 위치다.
중기관총의 사정거리가 워낙 길기 때문에 혹시 모를 유탄을 대비해야 하지만, 일부의 병력이 이쪽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만들어야 한다.
조준경 안에 들어오는 몽골군.
타앙~
태영이 방아쇠를 당기고 말에 올라타던 병사가 풀썩 쓰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부근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게르가 쳐져 있어서 몇 명 정도만 시야에 잡힐 뿐, 그 뒤쪽이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가 없다.
몽골군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게르의 정중앙 부분을 조준했다.
타앙~ 타아아앙~
두 발.
연속해서 발사하고 바로 옆 게르의 중앙 부분으로 조준점을 옮겼다.
타아앙~ 타아아앙~
다시 두 발을 발사했다.
“유시완, 몽골군 중심부와 거리 얼마?”
“신유진.”
몽골군이 말을 타고 방어 진형으로 바꾸고 있겠지만, 워낙 넓게 퍼져 있다.
이곳에 도착 전에 태영이 둘러본 기억으로 몽골군 진영이 거의 지금 1킬로 정도의 범위에 퍼져 있었다.
“그래도 이동해야 하는 시점이네.”
몸을 일으켜 숲 지대를 벗어나 50미터는 충분히 되어 보이는 강줄기 하나를 건너 북으로 이동했다.
강 언덕에는 바위들이 드문드문 있어서 시야를 가릴 수 있는 곳이 있고, 그곳이면 엄폐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소형 자동차 크기만 한 바위가 몇 개 보였고, 태영은 한곳을 골라 그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여기쯤.”
이곳이면, 동에서 오는 1대대와 남에서 오는 2대대의 유탄에 맞을 일은 없을 것 같으면서 시야도 적절하게 확보가 된다.
뒤를 돌아보니, 숲 지대의 평원을 지나 많은 침식으로 인한 골짜기가 수없이 겹쳐 보이는 민둥산이 있다.
저쪽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저곳으로 가면 이곳의 전투에 끼어들기에는 너무 멀다.
최소한 태영이 있는 곳에서 2킬로는 넘을 것 같다.
몽골은 고려의 지형과 달라서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타다다다다다당~
타다다다다당~ 타다다다다다~
중기관총 소리가 점점 요란해지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바위 뒤에서 우측으로 고개를 내밀고 보니, 2대대 병력들이 좌우로 나란히 한 듯 8대의 기갑 차량이 충분한 간격을 두고 넓게 펼친 상태로 몽골군 진영으로 밀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철갑 별원에 철궁은 있어도 중기관총이 없기에 아무래도 뒤로 빠진 모양이다.
바위의 좌측으로 고개를 내밀고 쌍안경을 눈으로 가져갔다.
1대대 쪽에 연대장을 호위하는 기갑 차량이 추가로 붙은 것인지 숫자가 더 많다.
총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뒤섞여서 몽골군의 비명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쇄애애애~ 퍽~
유탄이 이곳까지 날아왔다.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흙 속에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맞아도 죽지 않을 수는 있지만, 부상은 크게 당할 소지가 있다.
쇄애~? 쇄애애액~
유탄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뒤로 도망치는 적을 잡겠다고 이리 온 계획은 실패네.”
왜국에서는 이렇게 접근을 한 적이 없었다.
나름대로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유탄 때문에 이렇게 숨어 있다니, 이건 작전 계획을 잘못 세운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지?”
총성과 말발굽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서도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조금씩 들렸었는데, 그 소란함 속에서 들려오는 약간은 이질적인 소리.
찰박, 찰박, 찰박~
태영이 귀를 기울이자 소리는 조금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하, 강물 속에서 말을 몰고 가는 소리군.”
태영이 강을 건너뛰기도 했고, 강을 건너면서 나무를 꺾어서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밀어 넣어 보았을 때, 강바닥에 서면 종아리 정도가 강물 속에 잠길 정도의 깊이였다.
그 정도 깊이라면 말을 달리지 못하고, 그저 찰박찰박 소리를 내면서 걸어갈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이곳에서는 강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강 둔덕이 있어서 눈으로 보이지는 않고 소리만 들리는 모양이다.
그렇게 강을 따라 말을 몰고 가면서 일으키는 첨벙거리는 소리다.
?
태영이 있는 부근을 유탄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허, 아군의 총탄에 맞을 것을 걱정해야 하다니.”
태영은 바위 뒤로 고개를 내밀어 강 언덕의 침식지로 엄폐가 가능한 곳을 살폈다.
침식 지역이어서 높낮이 차이가 많지 않은 굴곡이 적당히 반복되는 곳이다.
강이 가까운 곳으로 이곳저곳 시선을 주었다.
후우웅~
적당한 위치를 확인하는 즉시 몸을 빼서 강물이 흐르는 옆으로 내달렸다.
찰박찰박찰박~
“역시.”
구불구불한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는 무리들.
태영의 시선에 수백 마리는 될 것 같은 말들과 말 등에 몸을 실은 몽골군이 보였다.
그 전투의 와중에, 용맹하다고 이름난 몽골군도 이렇게 몸을 빼서 도망치는 무리는 있다.
그들이 달려가는 쪽은 카라코룸과는 반대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