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17
317. 인질(3)
몽골 지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잡초들이다.
그것들 중에 잎이 가늘고 긴 종류들이 화살처럼 날아갔다.
필현보에게 말을 하면서 발끝으로 살살 비비고 있던 것들이다.
쇄액~쇄애애애액~
피비빅~
다시 한번 풀들이 날아가는 소리와 어딘가에 꽂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기둥에 매달려 있는 필현보 무리들의 얼굴에 몇 개씩 꽂혔다.
힘없는 잡초인데, 서윤의 염력으로 날아간 것들은 결코 힘이 없지 않다.
“앗.”
작은 크기의 것들이기에 따끔한 정도일 뿐이라 비명을 지르는 사람은 없었지만, 대부분이 인상을 찡그렸다.
“언제든, 일당이 누구인지, 그리고 배후가 누구인지 말해.”
서윤이 말을 하는 중에 얼굴에 꽂혀 있던 풀잎사귀들이 빠져나오고 뒤따라 그곳에서 방울방울 피가 배어 나왔다.
“지금 너희들 얼굴에 생긴 상처에 이곳의 벌레들이 마구 모여 들거야. 간혹 알을 까는 놈들도 있어.”
으으윽~
벌레가 상처자리에 알을 깐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에 한 번씩 물어볼 거야.”
말을 하고 있는 중에, 이번에는 윤다인이 구해 온 줄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필현보의 왼쪽 종아리와 무릎 아래를 묶었다.
으으윽~
줄이 강하게 조여드는지 필현보가 신음을 토했다.
“그 묶은 자리 아래는 피가 통하지 않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할 거야. 많이 고통스럽고, 때에 따라 묶은 자리 아래가 잘려 나가기도 해. 자꾸 더 강하게 조여들거든.”
그러면서 기둥에 매달린 필현보 무리의 왼쪽 종아리를 차례차례 묶어 나갔다.
‘저 줄이 살아 있는 거야?’
‘몰라. 묻지 마. 귀신 들린 것도 아니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나도 모르겠어.’
‘손도 대지 않았는데, 줄이 알아서 막 묶는 건 어떻게 하는 건지 알아?’
‘나도 몰라. 실장님이 진짜 귀신이야? 아니면 여신이야?’
‘이런 대낮에 귀신이 어디 있냐? 생각을 좀 해라, 그리고 대장님의 부인인데 귀신이겠어?’
‘그래, 그건 그러네.’
‘그것도 그렇지만, 저 부드러운 풀이 어찌 사람의 몸에 박히는 거야. 너는 뭘 좀 알아?’
병사들의 대화가 중구난방으로 들려왔다.
21세기의 전쟁터에서 적에게 정보를 주다가 발각된 간첩의 처리는 어떻게 하지?
전쟁터에서는 즉결 처형인가? 군법 회부인가?
이렇게 고문을 하면 인권 문제가 대두되지 않을까?
그 부분은 기억이 없지만, 최소한 이 시대 전쟁터의 간자에게 인권은 없다.
“자, 끝났습니다. 일들 보시지요.”
다리를 모두 묶은 서윤이 일어섰다.
“…….”
3군단 병사들은 그래도 궁금했던지 이쪽을 보긴 해도 다들 물러나는 시늉을 했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한 시간마다 다시 와서 또 다른 조치를 할 거야. 실토할 준비가 되면 그때 말을 해. 그리고 너희들끼리 의논 같은 거 하지 않도록 해. 의논하면 혓바닥에 구멍을 내고 저 줄로 묶어 줄 거야.”
저들을 묶어 매달아 둔 기둥 간의 간격이 넓어서 의논을 하려면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
그럼, 당연히 알게 될 것이다.
“대장님, 몽골군 포로가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그때, 송준일이 큰 소리로 외쳤다.
조금 전에 무전기에서 울리던 소리가 소식을 알리는 말이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아주 잘 맞았다.
몽골군 포로들이 호송되는 기간 동안 4군단과 5군단 지역을 돌아서 정하연과 한서윤을 만나 함께 돌아오려고 한 계획이었다.
돌아보는 길에, 생각지도 못하게 동하의 왕인 포선만노를 잡았다.
거기에 더해서 배신의 아이콘인 홍복원과 그 일당을 잡아 고비 사막에 맨몸으로 내던져 주었고, 필현보와 그 일당은 지금 기둥에 매달려 있으니 소득이 제법 크다.
“어디쯤 왔는데?”
“40분 전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포로들이 말을 타지는 않았을 테니, 포로의 기준으로 보행 속도를 생각하면, 대략 2킬로미터 안쪽이다.
“그쪽으로 가 보겠습니다.”
“그래.”
송준일과 김별이, 그리고 유진이가 비행 날개를 차고 날아올라 곧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설가빈 너는?”
비행 날개를 만지작거리며 부러운 눈으로 사라져 가는 세 사람을 바라보는 설가빈에게 송한이가 물었다.
“저는 아직 비행 날개가 익숙하지 않아서요. 훈련을 좀 더 해야 돼요.”
유진이의 후임으로 합류한 지 2개월 정도 되었지만, 비행 훈련을 위한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모양이다.
“열심히 연습을 좀 해. 그럼, 저 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날아다니게 될 거야.”
“네.”
게르의 한쪽이 시끌시끌하더니 박진하와 그 일행이 보였다.
포로들이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고 오는 모양이다.
“연락받으셨지요?”
“네,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 대대는 정리를 좀 했습니까?”
“네, 3대대의 대대장 휘하에 고참 장교 한 명을 2대대장으로 임명하고, 오늘 중에 중대를 재편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잘했습니다. 그나저나 필현보 일당을 처리하느라 이쪽 상황을 듣지 못하고 지나갔군요.”
“포로들 처리 지시만 하고 그 이야기를 하시지요.”
“네, 그러시지요.”
가르르르르르릉~
기갑 장비의 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그 뒤로 포승줄에 묶여서 거지꼴로 걸어오는 몽골군이 보였고, 더 뒤쪽으로는 몽골군들이 타고 다니던 말들이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들어왔다.
“와, 저 말이 대체 몇 마리야? 온 들판에 가득이네.”
정하연의 입이 떡 벌어졌다.
옆에 선 고설하의 입도 벌어지고, 정하연과 고설하의 수행원으로 따라온 비서진들도 입을 쩍 벌렸다.
태영이 봐도 말들의 이동 모습은 장관이다.
“저 많은 말들의 먹이는 어떻게 해요?”
정하연이 태영을 쳐다보며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물었다.
역시, 시장이다 보니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모양이다.
말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저 많은 말들을 어떻게 먹일 것인지 하는 것이다.
“이곳에 있는 풀들만으로는 해결이 안 돼. 그래서 저 아래쪽, 위쪽에 마구 풀어놔야 해.”
“대충 하늘에서 봤을 때 초지가 넓어서 문제가 없어 보이기는 한데, 그럼 병력이 흩어져야 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것들 고려로 끌고 갈 건가요?”
대책이 없는 부분을 물어왔다.
“솔직히 아직 아무 계획이 없어.”
“여기서 고려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려요?”
“아마도 3~4개월.”
“말을 먹이면서 가려면, 강이 있으면서 초지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가 호버리 타고 오는 길에는 사막만 보였는데.”
“여기서 동으로 5백 킬로쯤 가서 다시 남으로 방향을 잡으면 되는데, 길이 아마 2천 킬로가 넘을 거야.”
“오천 리?”
“맞아. 오천 리 정도. 그런데 길은 직선이 아니니까 6천 리쯤 잡아야 돼.”
“와, 도저히 못 가져가겠네.”
아마 그럴 거다.
보병들이 승마가 가능해서 보병이 타고 이 전쟁을 치르는 것이 최상이다.
이곳을 떠날 때는, 그건 그때 문제다.
박진하가 말들을 다 가지고 가려나?
“다들 고생 많았다.”
박진하가 포로들을 데리고 오는 병사들을 맞이했다.
포로의 식량은 포로의 말에 있는 식량으로는 부족해서, 말을 잡아서 말고기로 해결은 했지만, 거의 국물만 주었단다.
오는 동안에 꽤 여럿이 사망했다고 하는데 식사량 부족도 있었을 것이란다.
몽골군 1진과 2진의 포로와 말들, 1진과 2진을 제압하기 위해 움직였던 기갑 2연대와 기갑 3연대가 들어오면서 쿠절트 지역은 사람과 말이 바글바글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
“잠시 나갔다 올게요.”
“또 한 시간 지났나?”
“네.”
서윤은 한 시간에 한 번씩 조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아주 잘 지켰다.
지금이 세 번째다.
필현보 일당이 4시간째 매달려 있다는 말인데, 아마도 손목이 잘릴 지경일 것이다.
“나도 같이 가. 저놈들 독종의 소지가 있네. 아직 실토하지 않은 것을 보면.”
태영이 서윤을 뒤따라 나가는데 정하연이 따라붙었다.
정하연이 움직이면 고설하는 무조건 따라간다.
아마도 사포에서 일을 보면서 언제나 그렇게 한 모양이다.
그리고 태영이 움직이면 송한이는 열일 젖혀 놓고 따라간다.
“독종이라기보다는 고려에 있는 가족들 때문일 거야.”
“불지 않으면 그들이 가족들을 보살펴 줄 거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꼬리 자르기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놈들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처음 묶인 그대로 머리가 하늘을 보고 있었지만, 필현보는 발목이 나무의 끝에 가 있는 자세로 물구나무를 서 있다.
2시간 전에 서윤이 나왔을 때, 바락바락 악을 쓴 탓에 고생이 아직 적었나 보다며,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물…….”
필현보 앞에 왔을 때, 얼굴로 피가 몰려서 터질 듯이 벌겋게 부풀어 오른 얼굴로 물을 달라는 소리를 한다.
몽골 지역이라서 더위가 고려 땅과는 달라도 6월 하순이면 더운 날씨다.
지금은 저녁 무렵이 되어서 햇살이 약해졌지만, 햇볕에 4시간째 매달려 있으니 견디기 힘들 것이다.
더구나 음식도, 물도 섭취하지 못했다.
“물이 왜 필요해? 내가 원하는 답을 하지 않았으니 지금부터 네 몸에 있는 모든 물을 이제부터 빼 줄 생각인데.”
“흡, 흐읍.”
“말을 해. 그럼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마.”
“마, 말하겠다.”
말하겠다는 답은 필현보가 아닌, 그 옆쪽의 기둥에 매달린 자에게서 나왔다.
“하겠다? 네가 지금 나에게 반말하는 거지?”
“하…… 하겠습니다.”
“좋아.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주지.”
서윤의 손짓에 따라 나무 받침 한 개가 그자의 발 아래로 굴러갔다.
그자는 자신의 발 아래로 나무 받침 한 개가 굴러오자 발을 들려고 했지만, 발목도 줄에 묶여 있고, 그 아래의 못에 걸려 있어서 발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을 알고는 낙담하는 표정이다.
“워…… 원회, 배……배신……하…… 할…… 생각……이……냐?”
필현보는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말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나무랐다.
그렇지만 거꾸로 매달려 있으니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툭~투둑~
“후우.”
줄이 제 스스로 잘리자 원회라고 불린 그자는 말해 주지 않아도 받침에 발을 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신, 배신이라고?”
발받침이 있어서 자신의 체중을 오롯이 견뎌 내던 줄이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꼭대기 끝의 줄이 벗겨지지 않아 팔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필현보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 그래…… 배…… 배신자.”
“배신자 맞지. 네가 고려를 배신했고, 황제를 배신했고, 나도 멍청하게 너의 간교한 감언이설에 속아서 배신에 동참했다.”
“…… 으으…… 뭐라?”
“지금 너를 죽이고 싶지만, 나와 함께 처형되어 저승길 나란히 함께 가자.”
둘 간의 언쟁이 시작되었다.
“으으으, 네…… 네놈이…….”
“내, 저승에 가면 이승에서 너에게 속은 것까지 보태서 수십 배로 갚아 주마.”
“네…… 네놈…….”
“그래, 네가 말한 새 세상이 이거였어?”
“…….”
필현보는 얼굴에 피가 몰려 퉁퉁 부은 상태로, 눈은 빨갛게 되어 원회라는 자를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니야. 내가 여기에 매달려서 죽음을 기다리며 생각해 보니, 이미 고려는 새 세상이야. 너는 네 권력이 필요해서 우리를 속였을 뿐이다.”
“너…….”
“우리가 고려에서 이곳으로 오는 길, 온통 모래와 바람과 잡풀이 전부였고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없었다.”
“…….”
“그런 모습을 보고 나는 많이 갈등했고, 우리가 무언가 잘못 생각한 것이 아니냐고 하자 너는 오히려 화를 냈다.”
“…….”
“이곳에는 짐승을 기르는 것을 제외하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너희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느냐?”
그렇게 말하며 자신처럼 매달려 있던 자신의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
“마…… 맞소…….”
“…….”
그들도 눈이 있으니 보았을 것이고, 머리가 있으니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일부는 동의하고, 또 일부는 그렇게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일부러 대장님을 수행하는 의무 장교인 민 대위를 찾아와 상처를 치료한 적이 있다.”
“이…… 이미…… 배신할…… 생각…….”
말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지만 계속 한마디씩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미 배신? 나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
“이곳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니까.”
“…….”
“이곳의 겨울은 어떠냐 물었더니, 영하 40도라고 했다. 영하 40도가 얼마나 추운지 실감이 안 나서 그게 얼마나 추운 것이냐고 물으니, 겨울에는 털옷을 네 개 정도 껴입지 않으면 집 안에서도 얼어 죽는다고 하더군.”
“…….”
“그래, 몽골의 사신이 다녀가면 매번 수달피를 요구한 이유는 그래서 그런 것, 그런 곳이 네가 말한 새 세상이야.”
“…….”
“비록 네 꾐에 넘어갔지만, 고려를 배신했으니 살아서 다시는 고려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
“그래서 죽음만이라도 편안하게 맞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내게 무언가를 바라지 마라.”
“나…… 나도다.”
“나도.”
“……으으, 나도.”
그 옆에 다른 몇 명 또한 원회라고 불린 자의 뜻에 동의했다.
“저들 다섯은 나처럼 네 꾐에 넘어가 비록 고려를 배신했지만, 그래도 항상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던 나의 친우들이다.”
“…….”
“이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회라는 자가 서윤을 보고 말했다.
“듣고 있으니 말해.”
“상서성 지성사(知省事) 홍재성.”
지성사가 뭐지?
“지성사는 상서성 종2품 관직인데, 직만 있고 힘은 없는 자리야.”
서윤이 고개를 돌려서 ‘그게 뭔데요?’라고 질문하듯 돌아보자 정하연이 말해 주었다.
“그가 형부의 상서에서…… 지성사가 된 후에…….”
“아, 형부에 상서이면 종3품이지만, 권력이 있는 자리이고, 상서성 지성사는 종2품이어서 품계는 높지만, 권력이 없는 자리로 밀려난 거군.”
혹시 홍복원과 인척간인가?
아무튼, 그자가 원흉이란 소리네.
“워…… 원회…… 네놈이…….”
필현보가 쥐어짜듯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원회라고 부르는 저자를 향해 탓을 했다.
“원회? 성은 어찌 돼?”
필현보의 말은 무시하고 서윤이 그자의 성을 물었다.
“조…… 조원회.”
“이게 다야?”
“아닙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거 완전히 개판이군.
“최종원, 홍수천, 윤두현, 이광현, 소동우, 제가 알고 있는 다섯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더 있는지는 모릅니다.”
“유진이 모두 적어 두어라.”
“네, 대장님.”
다섯의 이름이 추가로 나왔지만, 어느 부처에 품계가 어찌 되는지는 나중에 찾아도 된다.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자기가 아는 모두라고 했던 조원회이 말했다.
“청? 편히 죽여 달라는 것 말고, 청할 것이 있나?”
“알고 있습니다. 배후를 알려 드렸다고 염치없는 부탁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지금 세 살이 되었을 아들 한 명만이라도 살려 달라는 부탁을 드립니다.”
얼마나 간절하면 가족들을 모두 살려 달라고 하지 못하고, 한 명만이라도 살려 달라고 할까?
“좋아. 그렇게 하지.”
태영을 향해 있는 시선에 고개를 끄덕여 주자, 서윤이 조원회에게 대답해 주었다.
“고, 고맙습니다.”
팔이 여전히 나무 끝에 매달려 있어서 몸은 숙여지지 않았지만, 고개를 깊이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는 조원회의 두 눈에서 폭포처럼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너도 살려 주겠다.”
조원회의 입에서 비명도 아니고, 숨 막히는 소리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