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29
329. 이제부터 시작이다(1)
4연대 출발~
출발~
4연대의 기갑 차량 상부의 뚜껑을 열어 두고 그곳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은 병사들의 외침 소리가 들렸고, 기갑 차량들의 엔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르르르르르~
기갑 병기들이 굴러가면서 지축이 흔들렸다.
“한꺼번에 저리 움직이니 땅이 진동을 하는군요.”
박진하가 단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 위용에 가슴이 벅찬지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위 신유진, 출발하겠습니다.”
단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있는 정찰조의 신유진이 비행 날개에 전원을 넣고, 고글로 눈 앞을 가린 후 유시완을 향해 보고를 했다.
“그래, 출발하도록, 어두우니까 조심해.”
“넵, 그래도 달빛이 밝아서 문제없습니다.”
“출발.”
“출발합니다. 충성.”
“충성. 수고해. 통신은 항시 대기하고.”
유시완이 경례를 받았고, 손을 내린 신유진은 정원근과 송준일이 있는 방향으로 엄지를 척 올렸다.
정찰조 중에서 비행 날개를 배정받고, 공중 정찰을 해 주기로 한 세 사람이 역시 엄지를 올려 주었다.
신유진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1연대 출발.”
기갑 사단의 1연대장이 자신의 지휘 차량을 타지 않고, 말 위에 올라앉아서 소리쳤다.
“1연대 출발.”
병사가 깃발을 좌우로 크게 흔들며 연대장의 지시를 병사들에게 전했다.
“1연대장은 저런 걸 좋아하는 것 같군요.”
“전장에서는 전장의 바람을 느껴야 한다는 지론을 가졌지요.”
태영의 말에 박진하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1연대장이 단을 향한 경례를 받았다.
“4사단, 기승.”
기갑 4연대와 기갑 1연대가 출발하자마자 뒤쪽에서 4사단 병사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4사단 기승.”
기승~
4사단 병사들의 우렁찬 복창이 울리고, 모두들 말에 올랐다.
말에 오르라는 말을 기승으로 쓰는지는 몰랐다.
21세기에도 저렇게 쓰였나?
21세기에 살 때는 말을 타 본 적도, 말이 있는 부근에도 가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카라코룸, 몽골의 황도를 포위하기 위한 병력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기갑 4연대와 보병 4사단은 카라코룸 북쪽의 평원을 막고, 기갑 1연대와 보병 1사단은 카라코룸의 동쪽을 막는다.
“생크는 어떻게 하기로 했죠?”
기갑 사단의 4연대와 1연대가 카라코룸으로 가는 길에는 생크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쿠절트와 카라코룸의 중간 지점에 있는 마을은 수도 카라코룸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머물 수 있는 곳이다.
회의에서 생크 문제를 이야기할 때, 태영이 밖으로 나가서 마저 듣지 못했다.
“항전하면 사살하고, 항복하면 모두 포박해서 한곳에 몰아 두라고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박진하 역시 앞을 막으면 일단 죽이고 보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결과는 어찌 되었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닌 밤중에 날벼락을 맞을 것이다.
“유시완 출발하겠습니다.”
유시완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그래.”
3연대와 3사단이 오르혼강으로 이동하고, 유시완이 공중 정찰을 지원해 주기 위해 떠났다.
오르혼강의 강변을 따라 카라코룸의 남서쪽으로 진입할 것이다.
“자, 우리도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2시간 안에 카라코룸 전체를 포위할 것인데, 포위가 완료되면 동이 틀 것입니다. 대장님 2차 작전은 날이 환할 때 진행하실 것이니 시간도 잘 맞습니다.”
2사단과 기갑 2연대가 이동 준비를 하고 있는 걸 본 박진하가 말했다.
“네, 그러시죠. 박 장군께서도 여유 있게 진행하십시오.”
타다당~
멀리서 아련한 총성이 들리는 것으로 봐서 생크에서 누군가가 대항한 모양이다.
모두들 쿠절트를 떠났고, 마지막으로 2개 대대가 남아서 살아남은 몽골군 포로를 데리고 도보로 울사를 향해 출발하는 것으로 쿠절트는 죽음의 공간으로 남았다.
고려 정부군의 1개 대대 병력은 153명으로, 사포군 1개 대대의 169명보다 조금 적다.
그래도 2개 대대와 수비군으로 지정된 기갑 부대가 함께 가기에 포로의 반란이나 폭동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흠.”
이제, 이 넓은 쿠절트에 살아 있는 사람은 태영 혼자다.
병사들은 이제 출발했지만, 이곳을 뒤덮고 있던 염소와 양들, 그리고 말들은 걸어가야 하는 길이기에 초저녁에 떠나서 울사에 가 있다.
모두들 떠나고 조용해지자, 적막함을 대신하여 그 자리에 남는 것은 몽골군 시신에 엉겨 붙는 벌레 소리다.
“여기 있었으면 저 벌레들과 함께 살았어야 하는구나.”
옮기기를 잘했다.
태영은 그리 생각하며, 생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무전기에서 설가빈의 목소리가 울렸다.
“수신 양호. 말하라.”
거리가 가깝기도 하고, 산이 높지 않아서 무전이 잘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울사와 카라코룸 사이는 강이 흐르는 평원을 따라 거리가 30여 킬로 정도이니 통신에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반을 지나고 있다.
“수부타이 쪽은 어떤가?”
“죽은 자는?”
죽으면 생체 신호가 사라지니 레이더를 켜 두면 알 수 있다.
“5사단 상황 좀 말해 봐.”
통신을 끝내려 하다가, 포로를 이송 중인 5사단이 궁금하기도 하고 박진하도 궁금할 것 같아서 물었다.
많이 이동했지만, 그 정도 거리이면 아무리 서둘러도 3일에서 4일은 걸려야 울사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알았다. 나도 카라코룸으로 이동한다. 동틀 때를 전후해서 울사로 돌아갈 것이다. 301호 들었는가.”
“통신 끝.”
언젠가부터 무전으로는 호버리의 식별 번호로 호칭을 부르는 것으로 정착되어 버렸다.
누가 그리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아주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대장님이십니까?”
유시완의 목소리였다.
일부러 스마트폰을 켜서 빛이 보이도록 한 상태로 이동했는데, 그 빛을 보고 다가온 모양이다.
적으로 오인되어 총을 맞지 않으려면 어떤 표식이든 해야 하니까.
“맞아. 고생하네.”
타닥, 타다닥~
한쪽에서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3사단장 김추경입니다.”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벌판에 달빛마저 희미해져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직도 부옇게 보여서 식별은 된다.
기갑 장비들이 카라코룸을 향해 있고, 그 뒤와 기갑 병기 사이에 보병들이 화살 방패를 세워 두고 방어진을 형성한 모습이다.
“진형을 다 갖추었네. 무전 잘 터지죠?”
“예, 잘 터집니다.”
“비정상적인 이동이 있으면, 설 소위가 연락할 거요. 거기서 계속 보고 있으니까.”
“네, 잘 알겠습니다. 아직도 그 탐지기라는 것은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 신기하고말고.
태영이 살던 21세기에도 없던 물건인데.
“자, 나는 계속 북쪽으로 이동할 거야.”
“네, 수고하십시오. 대장님.”
“네, 대장님.”
유시완과 김추경에게 간다는 말을 하고 북으로 이동했다.
남동 지역을 담당하기로 한 3사단 지역을 지나, 북으로 계속 올라가자 달빛 희미한 벌판에 1사단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마치 검은 곰들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4개 사단이 포진한 진영을 한 바퀴 돌아서 드디어 수부타이를 매달아 둔 형틀 앞에 도착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네.”
바닥에 누워 있는 시신에 달라붙어 있던 벌레들은 태영이 다가와 놀랐는지 앵앵거리는 소리를 냈다.
“살아 있나?”
“……으…… 으읍.”
옆이나 아래쪽에 매달린 몽골군보다 수부타이가 먼저 반응했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잘 봐 두도록 해.”
알아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제는 제법 환하게 보이는 바닥을 살펴서 돌을 몇 개 주웠다.
왼쪽.
쉭~ 퍽~
좌측에 매달아 둔 몽골군의 앞가슴에 돌이 적중했다.
“컥. 흐으읍.”
“그 상황에서도 잠이 와?”
기절한 것도 아니고, 거기 그렇게 매달려서 잠이 드는 것을 보니 참으로 대단하다.
피를 흘려서 생기는 수면 현상인가?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부상당한 동료의 출혈을 막기 위해 압박 붕대를 감으면서 잠들지 말라고 소리소리 지르는데, 피를 많이 흘리면 졸리게 된다.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부족해져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깨어나지 못하면 사망이다.
오른쪽.
쇄액~ 뻑~
우측에 매달아 둔 몽골군의 앞가슴에 돌이 날아갔는데, 갈비뼈나 앞가슴뼈에 맞은 듯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지만 우측의 몽골군 병사는 비명을 지르지도, 눈도 뜨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우측 몽골군 아래쪽이 유독 붉어 보이는 것이 피를 많이 흘린 듯했다.
“설가빈, 나 보여?”
“여기 사망자 있어?”
“알았어. 곧 귀환하겠다.”
귀환해 봐야 갔다가 동트기 전에 다시 이곳으로 올 것이다.
“부디 살아 있어라. 수부타이.”
태영은 수부타이를 향해 한소리 더 해 주고 울사로 가는 길을 서둘렀다.
***
“날이 밝아 오는군요.”
동쪽 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하자, 본부 게르 안에 정하연이 고설하와 함께 앉아 있다가 반겼다.
그 뒤로 고설하를 수행하는 셋도 함께 있다.
“자, 슬슬 해가 떠오르니, 우리도 준비해서 가지.”
“모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하연과 함께 호버리가 있는 곳으로 가자, 1호기에는 뒷문이 열려 있고 그곳에 1호기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 출발.”
후후후훙훙훙훙~
타격조 병사들은 71호기와 72, 73호기에 모두 분산 탑승했고, 1호기에는 1호기 승무조와 태영 외에 정하연과 한서윤 그리고 고설하가 타고, 설가빈이 탑승한 상태다.
송한이는 정하연의 엄명으로 기지에 남아서 레이더를 보고 정보를 알려 주는 역할을 맡았다.
“모두 출발.”
오늘 하루 무전을 담당하기로 한 백고은이 출발을 알렸다.
5분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곳이다.
“최 중령, 작전 계획대로 진행해.”
“넵, 대장님.”
호버리가 날아오르자 아침을 밝혀 오는 햇살이 호버리 안으로 비춰들고, 드넓은 몽골의 초원 위에 햇살이 밀려들고 있었다.
빛이 닿은 곳은 연초록의 빛과 어쩌면 붉어 보이는 흙바닥, 빛이 닿지 않는 곳은 짙은 회색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 넓은 벌판 위에 카라코룸이 보였다.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가빈이 노트북 지도와 바깥 풍경을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그렇지?”
“네, 그런데 이렇게 넓은 평원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합니다.”
“여긴 농사가 안되니 어쩔 수 없어.”
“대장님, 병렬 비행합니다.”
태영이 설가빈의 의문에 대답해 주는 사이, 백고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4대의 호버리가 좌우로 나란히 벌려서 카라코룸 황도 위를 저공비행 하는 것이다.
“그래. 시작해.”
“성이 없는 것이 맞네.”
밖을 내다본 한서윤이 말했다.
레이더를 보면서 성의 형태는 있지만, 제대로 된 성이 아닐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 말 그대로 카라코룸의 성곽은 성곽이라고 볼 수는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토성처럼 흙을 돋우어서 경계를 구분해 놓은 부분도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작은 나무 기둥으로 얼기설기 경계선을 만들어 둔 부분이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모든 영역에 걸쳐 있지 않았다.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어.”
일부의 구간에 돌이 보였고 그 옆쪽으로 작은 나무 기둥들이 있으며, 마치 제주의 대문처럼 나무를 걸쳐 둔 모습이 보였지만, 그것조차도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적을 외적과 내적으로 구분해 보면, 칭기즈칸이 오래전에 통일해서 몽골 안에 내부의 적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내부의 적을 방비하기 위해서 성을 굳건히 쌓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 외적은?
타국에서 이곳을 공격하러 오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야 하고,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는 성을 쌓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성곽을 쌓는다고 해도, 이 넓은 평원에서 돌을 구해 성을 쌓으려면 얼마나 오랫동안 해야 할까?
푸다다다다다다다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블레이드 소리가 카라코룸에 울려 퍼졌다.
“저들이 전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의 경계로 짐작되는 곳곳에 무리 지어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몽골군들이 보였다.
“블레이드 소리 때문에 놀라서 그럴 거야.”
이 새벽에, 아직 아침도 먹기 전일 텐데, 하늘에 거대한 새가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황도를 향해 달려오는데 몽골군이 놀라 자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3군단에 알립니다.”
태영의 신호에 백고은이 무전기 훅을 누르고 알리기 시작했다.
“1호기, 카라코룸의 황도 상공을 병렬 비행 중. 3군단 포위 진형 구축 작전 시행 바람.”
백고은의 말이 끝나자 3군단 무전병이 아닌 박진하의 목소리가 바로 뒤따라왔다.
모든 사단이 문제없이 진격을 한다는 대답이다.
“황도라고 해도, 갖추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요.”
“우리가 있는 전진 기지나 여기나 비슷해요.”
정하연의 말에 서윤이 뒤를 이어 말했다.
정말 그렇다.
정하연의 말처럼 황도라고 볼 수 있는 성안의 집들은 대부분이 게르다.
그 많은 집들 중에 석재나 목재로 지은 집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목재로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집이 드물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집으로 볼 수 없는 움막 정도의 수준이니 저것을 황궁이라고 볼 수 없다.
태영이 생각하는 번듯하고 화려한 건물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없었다.
“정말 이상하네요. 여기.”
“그래, 진짜 이상해.”
“무슨 황도가 이래?”
다들 한마디씩 한다.
칭기즈칸이 이쪽으로 이사 온 기간이 오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개경에 비한다면 절대로 황제가 사는 도시라고 볼 수가 없을 정도다.
“여기가 진짜 몽골의 황도가 맞아요? 황도로 착각하고 잘못 온 거 아니죠?”
정하연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유리창에 얼굴을 붙이고서 이곳저곳을 쳐다보며 물었고, 서윤 역시 마찬가지였다.
태영이 봐도 그런 의심을 할 만한 정도다.
“가만.”
태영은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의 ‘몽골 편’을 열었다.
여기 기록이 있으려나?
없다.
몽골 편의 기록에는 지난번에 본 내용과 동일했다.
그럼 뭐지?
몽골 편을 빠져나와서 타이틀만 나열된 부분을 아래위로 이동시키다가, ‘고려 시대 인접국 수도’라는 메모장 파일을 발견했다.
“내가 이런 것을 기록해 두었나?”
종이에 기록되어 있던 것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면서 태영이 입력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송한이나 고설하에게 시킨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몽골과 관련된 부분을 보았다.
1215 몽. 금 중도(북경) 점령, 태움.
1220 몽. 카라코룸. 칭기즈칸 전쟁 수도 지정.
1235 몽. 오고타이, 카라코룸 궁전 건설 시작.
1256 몽. 쿠빌라이 새 수도 개평(정란기) 건설 시작.
1258 몽. 개평 천도. 여름 수도 역할, 상도로 개칭.
1267 몽. 금 중도 인근, 연경(북경) 황궁 건설 시작.
1271 몽. 연경 – 대도로 개칭, 원 개국.
1279 원. 대도 천도.
1283 원. 대도 완공.
(명 건국 후, 북경 개칭, 파묻고, 그 위에 자금성 건설. 1406~1420)
지극히 간단하게 줄인 말.
금나라와 동요, 동하, 송나라 등에 대한 것도 있지만, 연도별로 세세하게도 정리를 해 두었다.
“애 많이 썼네.”
자신이 생각해 봐도 정리를 많이 했다.
이것을 기록할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대로 써 두었을 것이다.
사실 여부 확인은 불가능하겠지만, 5년 전에 이곳으로 왔으면, 황궁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맞다.
2대 몽골 황제이면서 칭기즈칸의 셋째 아들인 오고타이가 칸이던 시절에 궁전을 세우기 시작했다니까, 황궁을 짓는 것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이 맞다.
그리고 5대 황제이면서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할아버지 말 안 듣고 상도로 옮긴 것이다.
개평에 건설을 시작했을 때는, 몽케가 칸이었는데 어찌 된 거지?
“이해 안 되네.”
왜 그런지 찾아볼 수도 없으니 패스.
명을 건국 후에 대도를 파묻고 그 위에 자금성을 지어 올렸다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전쟁 수도라고?”
“전쟁 수도요?”
큰 소리로 중얼거리지도 않았는데, 한서윤이 들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