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34
334. 원하는 것은(2)
좌측으로 1킬로를 옮겼다.
전에 있던 곳보다 참호를 훨씬 크게 팠고, 깊이도 훨씬 깊다.
참호를 둘러친 곳은 원형으로 지름이 백 미터는 된다.
그 중앙에 참호를 만들기 위해 퍼낸 흙과 자잘한 돌들로 5미터 높이로 토성을 만들고, 토성의 꼭대기에 수부타이의 형틀을 꽂았다.
형틀의 아래쪽에 파묻어 두었던 몽골군도 데려와 꼭 같이 파묻고, 수부타이의 옆에 매달린 둘은 그대로 매단 후 토성 앞쪽에 깊이 2미터, 지름이 5미터쯤 되는 구덩이를 여러 개 파 두었다.
나중에 야율초재가 사람들을 데려오면 각각의 구덩이에 사람을 분리시켜 넣기 위함이다.
이 모두가 태영의 신체적 능력이 탁월하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서윤의 능력도 지원받았다.
토성의 중앙 부분은 텅 비어 있어서 수백 명은 가둘 수 있는 형태가 되기도 했고, 그곳으로 들어가면 모든 시야가 차단된다.
“일을 많이 했더니 체력이 방전됐네. 뭘 좀 먹어야겠다.”
“2사단에 연락해서 염소 한 마리 보내라고 하죠.”
빡세게 체력을 소진하면 채워 줘야 한다.
그래도 서윤처럼 잠을 자야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으로 회복이 되니 그것은 아주 좋다.
“아, 통째로 가져오지 말고, 1호기 보내서 플라즈마 포, 중기관총 총탄 4통, 총신 하나, 대철궁 1기에 철시 5백 발, 백색탄 10발하고, 염소 고기 몇 근, 그리고 치즈를 충분히 실어 보내라고 해.”
태영이 작업 중에 무전 통신할 일이 있어서 서윤이 무전기를 들고 있다.
“플라즈마 포를요?”
“쓰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준비는 해 둬야지.”
“알겠습니다. 치즈에, 또 마유주가 많이 있는 것을 봤는데, 그것도 좀 보내라고 할까요?”
“술은 사람을 약간 업 시키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건 좀 곤란하고. 수테차 있었지?”
“네, 그걸로 할게요.”
“아, 그리고 각 사단에 백색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줘.”
“네.”
서윤이 무전으로 1호차의 백고은에게 이것저것을 시켰다.
“사단별로 지금 현장에 10발 정도는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1호기는 잠시 후에 올 겁니다.”
일단 잠시 쉬었다가 일을 마무리 지어야지.
“3단계 작전까지 갈 건가요?”
백색탄이 필요한 때는 작전 3단계에 가야 하기에 물어보는 것이다.
“가능하면 1단계에서 끝나야 하는데. 일단 적에게 말을 했으면 반드시 실천하는 것을 보여 줘야 해.”
“그게, 그리 쉽게 항복할 것 같아 보이지 않아서요.”
“몽골이 달리 몽골이야?”
“그러니까요. 제발 말을 좀 들어야 할 텐데.”
서윤의 얼굴에 드리우는 약간의 슬픈 감정은 태영도 알고 있다.
백색탄을 사용하면 그 결과가 얼마나 처참해지는지 서윤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듣기를 바라야지.”
“저들은 어떻게 할 건데요?”
팔을 뒤로 돌려 묶은 몽골 포로들 백여 명이 줄줄이 서 있는 곳을 가리켰다.
“배를 좀 채운 뒤에, 인간 방패를 만들어 볼까 하고.”
“아, 저들이 요구를 듣지 않고 공격을 해 올 수도 있겠지요?”
“수부타이가 있으니 막무가내로 덤비지는 않겠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간 방패는 좋죠.”
“방패는 배를 채운 뒤, 나무를 잘라 와서 해야겠다.”
“By the way.”
서윤이 영어로 말을 꺼냈다.
고려말로 했을 때, 몽골군이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지만, 진균이 들으면 안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Why? What’s the ……(왜 뭐?).”
태영도 영어로 대답했다.
“How do you know if the people who said the name are right or not? (아까 이름을 말해 준 사람이 맞는지 우리가 어찌 알아요?)”
“You’ll find out. (알 게 될 거야.)”
“How? We don’t know if his bring someone else, do we? (어떻게요? 다른 사람을 데려와도 우린 모르지 않아요?)”
“There he is. Jin. (저기, 진균이 있어.)”
“Oh! Ah!”
서윤이 진균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다가 바로 멈추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From now on, we’re going to weigh his usefulness. (이제부터 진균 저놈의 이용 가치를 저울질해 봐야지.)”
“Yes, I totally understand. (네, 충분히 이해했어요.)”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서툰 영어지만, 그래도 둘 외에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은 제법 큰 장점이 된다.
태영의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했든 아니든, 진균의 이용 가치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에 말은 간단히 끝났다.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진균에게 이름을 불러 주었고, 야율초재에게 데려오라고 했지만, 사진이 있는 시대도 아니고, 신분증 같은 것은 더더욱 없다.
그러니, 전혀 다른 하층 계급의 사람을 잡아 와서 그들이라 해도 태영으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진균이다.
진균의 목숨을 담보로 딜을 성사시켜 봐야지.
***
“감히.”
칸보다 옆에서 말을 듣고 있던 타라운이 벌컥 화를 내며 일어섰다.
현재 칸의 곁을 지키고 있는 가장 위대한 전사 타라운, 그리고 보오르추 두 사람의 표정이 노여움으로 붉게 물들었다.
칸과 함께 대 몽골 제국을 탄생시켰던 많은 장수들이 유명을 달리했고, 타라운, 보오르추, 그리고 수부타이가 남았다.
나머지는 그 이후의 세대이다.
그런데 그 수부타이가 호라즘에서 돌아오는 길에 고려군에게 생포되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진정하게.”
보오르추가 타라운에게 진정하라고 했지만, 자신도 진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부타이가 거느렸던 병사들은?”
그리고 야율초재에게 물었다.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부하를 얼마나 잃었는지 당연히 물어보지 못했다.
아니, 그들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수부타이가 매달려 있는 그 큰 나무에는 두 명의 부하가 함께 매달려 있었지만, 다른 병사들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수부타이만 50대이고 두 사람과 칸 모두 60이 넘은 노장들이지만, 기력은 젊은이들 못지않은데, 그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야율초재는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함께 간 병사 2개 망간우는 어찌 되었나?”
칸의 호위 부대인 케식의 체르비(호위대장)의 질문이다.
“3백 정도가 돌아왔습니다.”
2천의 병력을 데려갔지만, 함께 돌아온 숫자는 불과 3백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바가투르, 그 고려 놈들을 쳐야 합니다.”
무칼리의 아들 보로다.
아비의 대를 이어 무칼리 가문의 당주이면서 용맹하기 그지없는 장수이다.
아직 젊어서 혈기 왕성하지만, 몽골의 장수들은 대부분 혈기 왕성했다.
이름 대신 바가투르만 불렀지만, 보오르추를 쳐다보면서 말했으니 보오르추가 자꾸 질문만 하는 것이 못마땅한 듯했다.
“그리고, 수부타이 바가투르를 구해 와야 합니다.”
가장 위대한 영웅들을 칭할 때 이름과 함께 사용하는 칭호 바가투르.
보로는 당장 칼을 들고 뛰어나갈 것처럼 했지만, 칸의 앞이기에 자제하고 있다.
이 마당에 수부타이를 데려오려면, 오고타이와 맞교환해야 한다고 말하면 어찌 될까?
자신의 목숨조차도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야율초재는 자신의 목을 어루만졌다.
그러나 막상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다.
“위대한 칸이시여.”
“말하라.”
“북으로 이동하려고 준비 중인 우진 일행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보르테 우진, 굳이 번역하면 보르테 부인이라는 말이지만, 칸의 아내인 황후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극존칭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질문은 체르비가 했다.
“단 한 명의 고려군 장수가 천둥소리를 내는 순간, 우리의 전사들이 낙엽처럼 쓰러져 갔습니다.”
“낙엽처럼?”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번개를 보지 못하였는데, 무슨 천둥이란 말이냐?”
보로의 고함이다.
“번개가 치지 않았습니다. 오직 천둥소리가 울렸고, 그 천둥소리가 들리는 순간 우리 전사들의 몸이 짐승처럼 찢겨 나갔습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야율초재 역시 자신의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결코 믿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저 말에 반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고려인 장수의 말이 이곳 전역을 포위했다 했고, 벗어나면 모두 죽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의 말이 비록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우진 일행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위대한 칸이시여, 지금 이러고 있는 시간에 수부타이 바가투르는 점점 위험해져 가고 있습니다.”
칭기즈칸이 손을 들어 보로의 말을 중단시켰다.
“한 명이라고?”
“정확히는 둘입니다.”
“둘?”
“네, 한 명의 여인과 함께 있었는데, 그 여인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전혀 두려워하거나 걱정을 하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인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의 사람들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역을 보내라. 그리고 1개 투멘의 전사를 보내라. 우진 일행은 예정대로 간다.”
칸의 명이 내려졌다.
1개 투멘, 1만의 병사들이다.
저 명이 내려진 이상 철회되지 않는다는 것을 야율초재는 알고 있다.
정말 바보 같은 명령이지만 자신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일 자신이 저 명을 거두어들이기를 바라면, 자신의 목이 먼저 날아갈 수도 있다.
자신이 목을 내놓는다고 해도 결코 철회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반은 죽을 것이라 했는데.
1개 투멘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는 숫자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우진 일행의 목숨은 또 어찌 될까?
***
“으으악.”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용 가치가 있는 진균이 죽으면 곤란하기에 가까운 곳에 있도록 했는데, 무전기 소리를 듣고 비명을 질렀다.
무전기를 꽤 여러 번 사용했는데?
“귀, 귀신…….”
“귀신이라니?”
“귀, 귀신, 무…… 물건이 마, 말을…….”
진균은 무전기를 가리키며 혼이 나간 표정이다.
아하, 귀신에 씐 물건이 말을 해?
이들이 보기에는 귀신 씐 물건이 말을 하는 것이 맞지.
그동안에도 무전기로 주고받는 것을 보았겠지만, 멀리 있었으니 무전기와 통화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주먹보다 조금 큰 어떤 물건이 말을 하니, 귀신에 씐 것이라 생각하고 놀라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수신 양호, 말하라.”
서윤으로부터 무전기를 넘겨받으며 대답했다.
어쩌면 예상이 이리 딱 맞을까?
피신을 시킨다는 뜻이지만, 그렇게 가면 모두 죽는다.
그리고 그리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사각의 금속 물체란, 상자 속에 자잘한 패물들을 잔뜩 집어넣으면 레이더에 사각으로 보일 것이다.
패물들은 다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301호 들었습니까?”
“네, 부탁합니다.”
“아……보……보……포…….”
진균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와…… 왕후와 와…… 왕자께서…… 그쪽으로…….”
고려에서 하는 말로 알아듣게 하라고 했더니 나름대로 그렇게 번역을 한 모양이다.
칭기즈칸의 본처인 보르테의 이름을 말하려 했는지는 몰라도.
푸다다다다다~
호버리 소리가 들려왔다.
태영은 호버리보다는 몽골군의 표정을 보았다.
아침에 자신들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던 괴물.
뒷문을 열고 있었지만, 저들은 사람이 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참호를 파느라 퍼 올린 흙을 치우기는 해도 그것들이 날려서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다.
토성을 올리면서 태영이 다진다고 다졌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말하듯 흙먼지가 태풍에 빗금으로 쓸려 나가는 모습으로 날려갔다.
몽골인들의 표정을 보려던 생각을 접었다.
“저기, 토성으로 들어가. 흙먼지가 너무 날려.”
“네, 대장님두요.”
훙훙흥훙훙~
호버리의 블레이드 소리가 느려질 즈음에 토성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
토성을 만들어 두기를 잘한 것 같아.
덜컹~
“대장님.”
1호기 요원들이 먼저 나오고, 정하연을 비롯하여 설가빈까지 뒷문으로 나왔다.
진균은 흙먼지를 가득 뒤집어써서 몸과 얼굴에 마치 콩고물을 뿌린 것처럼 보였는데, 블레이드가 불어 낸 바람에 머리카락도, 달랑 한 개만 걸치고 있는 옷도 온전한 데가 없다.
흙먼지로 뒤덮여서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면서 껌벅거리며 앞을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리고 호버리 안에서 사람이 나오자 진균 외에 몽골군들도 놀라 안절부절못했다.
“어떻게 모두들 왔네?”
“네, 이쪽 상황이 궁금하기도 해서요.”
1호기만 해도 여기서 제법 떨어져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저기 참호를 파고 기다리고 있다가 한판 하고, 이리로 이동했어. 참호 파느라 힘을 많이 썼더니 체력이 방전되어서 먹을 것을 보내 달라고 한 거야.”
“이렇게 큰 참호를 두 개나 만들었으면 체력이 방전될 만하겠네요.”
본부의 유진이었다.
“말하라. 본부.”
“8기?”
뭐지?
북으로 피신하려던 일행이 제법 이동했을 텐데, 지금 8기가 이동 중이라고?
“북으로 이동 중이던 1만 정도는 얼마나 갔는가?”
“알았다. 정보의 변화가 있으면 알려 주기 바란다.”
1호기에 싣고 온 철궁을 내리고, 중기관총의 총탄을 내리고, 음식도 내렸다.
“철시도 쓰시게요?”
정하연이 물었다.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서.”
“우리 여기 있어도 돼요? 하늘에서 보니 몽골군이 이곳으로 들어오기 힘들 것 같던데요.”
“그래도 안 돼. 저놈들이 활의 명수잖아. 화살이 마구 날아오기라도 하면 방어에 허점이 생겨.”
“알겠습니다. 얘들아, 다 내렸으면 가자.”
“네, 시장님.”
짐을 내리고 불을 피울 수 있는 준비까지 해 둔 후에 1호기는 떠났다.
이제부터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체력을 보충하면 된다.
무전기가 바쁘다.
그만큼 카라코룸의 이동이 감지된다는 의미기도 했고.
“말하라. 본부.”
“북으로 빠르게 간다고 했던 8기가 그쪽에 합류했나?”
“301호 들었습니까?”
***
“휴~.”
“어떻게 되셨습니까?”
어전을 물러 나와 숨을 크게 내쉬는 자신을 보자마자 수하가 결과를 물어왔다.
평소 같으면 버릇없다고 경을 칠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그래, 우진 일행을 피신시키는 것만 겨우 막았다.”
야율초재는 한편으로 걱정이 떠나지 않았기에 인상을 펴지 못하고 그 말을 겨우 했다.
우진 일행의 피신을 막는 것이 맞을까, 피신하도록 하는 것이 맞을까, 그 생각을 계속했지만, 둘 중에 어떤 쪽이 더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고려군을 공격하는 것은… 어찌 되었는지요?”
“그것은 막지 못했다.”
“하아.”
“지금 공격을 준비 중인 바가투르들은 이 길로 고려까지 침공해 가서 고려를 지워 버리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절대로 불가능한 것을…….”
“그 입.”
수하의 말이 맞음을 알지만, 저 말이 몽골군의 귀에 들어가면 수하가 살아남지 못한다.
“죄송합니다.”
“말을 조심, 또 조심하도록 하라.”
“네. 그리하겠습니다.”
“그래.”
“하아…… 그런데, 저희는 어찌해야 하는지요?”
야율초재는 수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낀 수하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자신도 답이 없는데.
그래도 수하가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