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6
036. 돌개몰 사건(5)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송나라의 누가 어떠했다는 이야기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 시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송나라에서는 화약을 만들고 있고, 화포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역사를 배울 때, 앞으로 100년 이상이 지나서 태어날 최무선의 이야기로 보면 송나라에서는 10세기에 화약을 제조했다는 기록이 있고, 12세기에는 송나라와 금나라의 전쟁에서 벽력포라는 것이 등장하며, 금나라는 몽골군과 싸울 때 진천뢰라는 것을 사용했다고 했다.
그것으로 미루어 볼 때, 송나라와 금나라는 이미 화약과 대포를 사용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이 화약도 화포도 없는 몽골 제국에게 멸망했는지 알 수가 없다.
굳이 유추해 본다면, 현시대의 포탄처럼 날아가서 적의 진지에서 터지는 포탄을 만들지 못했거나, 포탄으로 사용이 가능한 정도로 폭발력이 강한 화약을 만들지 못하였을 것이고, 화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구하는데 너무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가서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폭탄 속에 장착하여 장약으로 사용되는 화약과 포탄을 쏘아 보내는 화약이 다르고, 사용 목적에 따라 화약은 모두 다르다.
어찌 본다면, 지금 송나라나 금나라의 화약은 포탄을 쏘아 보낼 수 있는 화약 제조 기술 중에서도 아주 초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현대에서 사용 중인 첨단의 화약 제조 비밀이 외부로 흘러나가서, 송나라나 몽골의 진영에 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배제하기 위해서는 화약의 제조 과정을 아는 사람의 숫자가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이다.
“나…… 나를 좀…….”
양길중이 정신을 차렸는지 억지로 눈을 뜨며 겨우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몸을 일으켜 달라는 말인 것 같은데?”
“지금도 안 좋은데 몸을 일으키면 더 위험합니다. 대대장님.”
김웅겸이 양길중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의무병에게 말했지만, 의무병은 안 된다는 뜻을 보고했다.
“몸을 일으키지 말고 그냥 말해 보시오.”
“혀…… 형님은…… 어…… 어찌…….”
“누구를 말하는 거요? 첫째 아니면 둘째?”
“크, 큰형.”
“미안하지만 죽었소.”
“으흑.”
양길중의 질문에 김웅겸이 대답해 주자 완전히 낙담하며 몸을 한번 쿨럭하다가 피를 토해 내더니, 다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지만 말보다 먼저 핏물을 토했다.
의무병이 달려들어 수건으로 입가의 핏물을 닦아 내고 기도를 확보하려는 듯 목 아래를 받치며 고개를 뒤로 젖혀 주었다.
“이. 나…… 나쁜…….”
양길중이 다시 고개를 바로 하면서 입안에서 피를 토해 내는 중에 힘겹게 입에서 나온 말은 원망이었다.
뭔 소리야? 저게 지금 김웅겸에게 하는 소리야? 아니면 의무병에게 하는 소리야?
“자…… 작은형이 주…… 죽였…….”
그 말이 그 말이었군.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모양이지만, 그 말을 끝으로 양길중은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고개와 팔이 힘없이 떨어지면서 마침내 이승에서의 삶이 다한 듯했다.
“길중아, 길중아. 으흑.”
“서방님. 으으으흑.”
“아버지, 아버지. 으아앙.”
주위를 물리고 있던 여인들과 아이들이 그때 양길중에게로 달려들었다.
***
“현중이가 둘째이지만 호장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많았지요. 자신이 둘째인 것을 원망하면서 제 형인 한중이보다는 자신이 호장이 되기를 원했답니다.”
양길중의 누나인 양소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래도 같은 여자끼리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정하연에게 물어보게 했었다.
“가병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한중의 심복입니다.”
“그런데…….”
“길중이가 제게 와서 말해 주었지요. 결국은 죽었지만.”
“괴롭겠지만, 자세히 말을 해 보세요.”
“왜구가 침입하여 대치하는 상황에서 한중이와 현중이가 가병들을 데리고 왜구를 막고, 길중이가 우리를 피신시켰지요.”
형제가 여럿이니 이해가 된다.
현대는 거의 한둘밖에 낳지 않지만, 이 시대는 생기는 대로 낳을 수밖에 없었기에 형제가 많은 편이다.
“우리를 피신시킨 길중이가 제 형들에게 갔는데, 왜구와 대치중인 상태에서 현중이가 뒤에서 한중이를 찔렀답니다. 길중이는 뛰어가던 중에 멀리서 그 광경을 보았구요.”
양소미는 수건으로 눈물을 닦고는 한참이나 고개를 숙인 채 울었다.
정하연이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지만, 한참을 울고 난 뒤에 말을 계속했다.
“길중이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말하기 위해 다시 우리가 피신한 곳으로 왔고, 그 사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는 혹시 자신이 죽더라도 그 일을 바로잡아 달라고 하고 다시 왜구들에게 달려갔지요.”
양소미의 옆에 있는 여인들도 그녀의 말을 들으며 소리 죽여 울었다.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왜구의 침입으로 전장이 형성된 상태에서, 정적인 형을 왜구와 대치중인 상태에서 등을 찔렀다. 하긴 이런 때 미친 척하고 찌르면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가 보았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개 같은 놈이라니.
잘 죽였다.
태영은 정하연과 잔디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두 사람의 표정에도 미안함이 가득했던 표정에서 잘 처단했다는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싸움이 벌어지면, 적군을 향해야 할 총구를 돌려 아군 진지를 향해서 총을 쏘는 때려죽일 놈들이 간혹 있다. 비록 총칼로 싸우는 전장이 아니라 말로 싸우는 토론의 장에서도 그런 놈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전장에서는 그 행동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부군은 괜찮은가요?”
“왜구를 막다가 그만. 흐흑.”
정하연의 질문에 양소미가 오열했다. 그러자 주위의 아이들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양소미의 남편도 죽었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그 슬픔을 참고 부상이 심한 동생의 옆에 와 있었다니, 약간은 의아했지만 그것까지 왜 그런지 돌아볼 필요는 없었다.
“가병들 중에 물려 줄 만한 사람이 있나요?”
어느 정도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린 후에 다시 질문을 했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지금 생존해 있는 가병들은 모두 현중이의 심복들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맡기면, 엉망이 될 터이고, 우리 가족들은 노비로 전락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럼 아무도 없나요?”
“한중이의 심복이던 가병이 부상이 크지만 살아 있기는 한데, 아마 현중이의 가병들을 이겨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것까지 예상하다니, 제법 냉철하고 똑똑한 것 같다.
“그럼, 직접 호장을 해 보면 어때요? 우리 병사 일부를 여기 남겨 두어서 힘이 될 때까지 지켜 줄 테니.”
태영이 불쑥 한 말에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그러시지 말고, 여기 남겨 두실 병사 중의 책임자에게 호장을 시키면 어떠하온지요? 그러면 호장이 대장님의 수하이니 우리 돌개몰을 대장님이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이고, 그 어느 누구도 쉬이 보지 못할 것 아니겠사옵니까?”
그 참 말 된다.
태영이 정하연을 쳐다보았더니 정하연이 고개를 끄덕한다.
아, 근데 그러면 호장으로 임명한 부하가 율촌의 호장을 하고 있는 장인어른과 동격이 되잖아?
그리고 장인이 자연스럽게 태영보다 낮은 직급으로 바뀌어 버리게 된다.
그냥 대장으로 부르라고 시켰을 때는 직급이란 것이 상대적이었으니 그리 생각할 일이 없었지만, 부하가 호장이 되었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럼 공석으로 남겨 두고, 내 수하로 하여금 호장 직무만 대리로 보게 하겠소, 호장 자리는 어떻게 할지 나중에 생각합시다.”
그렇게 말하고 몸을 일으켰다.
“대장님이 지켜 주실 수는 없으신가요? 오늘 모두를 보진 못했지만, 대장님의 병사들은 너무나 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된다면 우리 돌개몰은 왜구의 침략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사옵니다.”
“일단 천천히 좀 생각을 해 봅시다.”
“네, 알겠사옵니다. 그리고 기다리겠사옵니다.”
현명한 여인이다. 질척거리거나 매달리지 않고, 정중하고 교양 있는 몸짓과 행동이라니.
양소미가 태영과 정하연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양소미의 동생이라고 했던 양보미와 다른 아이들도 인사를 한다.
양보미도 남편이 죽었나?
물어보기는 좀 애매했지만, 눈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이 아무래도 울어서 그런 듯한데, 애써 물어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
“혹시 좀 서운하거나 하지 않나?”
달구곶으로 되돌아가는 해룡호의 뱃전에서 김웅겸에게 물었다.
1중대 중대장인 오종필 대위와 1중대의 2개 소대와 본부대를 합쳐서 20명, 그리고 의무병 2명을 돌개몰에 남겨 두고 왔기 때문이다.
“오 대위가 어차피 제게도 수하 아닙니까? 소장은 대장님을 직접 모시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정말인가?”
“네, 곧 대마도 정벌을 갈 텐데, 돌개몰의 일에 묶여 있으면, 그건 틀린 일 아닙니까? 지금 타고 있는 이 대단한 해룡호가 막 진수되어서 고려의 앞바다가 좁다 하며 누비고 다닐 텐데, 돌개몰에 묶여 있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었습니다.”
“흠.”
“사실, 오 대위가 대장님에게는 말씀드리지 못하고 제게 살짝 한 말이지만, 해룡호를 타고 저 넓은 대해를 누비고 싶었는데, 그것이 안 될까 봐 못내 서운해하였습니다.”
“제게는 반년에 한 번쯤 돌개몰 호장 직무 대행을 교대시켜 주십사 하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하연의 말이다.
“거참, 그도 그렇군.”
“대장님, 지금 해룡호가 진수되어 병사들은 모두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대장님이 사포의 호장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해룡호를 만드는 일이었다는 것은 사포의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인데, 앞으로 대장님과 함께 할 많은 모험들에 대한 기대가 대단히 높습니다.”
맞습니다~
김웅겸의 말을 갑판 한쪽에 모여서 듣고 있던 병사들이 맞장구를 치면서 고함을 질렀다.
해룡호가 진수되면, 왜국과 대마도 등에는 우리를 침략한 죄를 물으러 갈 것이며, 현대에서는 제주도라고 불리지만 아직은 별도의 국가인 탐라를 비롯하여, 송나라와 송나라 남쪽에 있는 일 년 내내 더운 나라들을 탐험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두 번 해 주었기에 모험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었다.
14호 트럭의 화물칸 안에 있던 세계 전도를 정하연에게 보여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여 주지 않았기에 세상이 어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 아니군. 이것을 인쇄할 방법이 없어서 필사 중인데, 그림에 재능이 있는 눈이가 그 지도를 10배 크기로 확대한 복사본을 벌써 세 개째 만들었으니 눈이는 어쩌면 태영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위도와 경도가 격자로 잘 그어져 있어서, 격자 기준으로 조각조각 그려진 지도이지만,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대체 트럭의 짐칸에 그렇게 큰 세계 전도를 왜 넣어 두었는지 몰라도 그건 정말 대박이었다.
각 지역의 지명이 한글과 영어로 붙어 있고, 항공기의 항로와 선박의 항로가 잘 표기된 세계지도를 정하연이 이해할 리는 없었지만, 그 지도가 모험을 하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지도와 함께 나온 전국 교통 지도는 더 대박이었다.
내비게이션이 거의 모든 자동차에 보급되고, 스마트폰에 내비 앱이 보급되면서 사라져 버린 전국 교통 지도인데, 인쇄된 지가 8년이나 지난 오래된 지도라서, 비록 구겨지고 너덜너덜해져 있어도, 이 시대에는 없는 도시와 도로, 그리고 마을이 모두 표시된 대단한 지도이다.
다만, 전국 교통 지도는 도저히 필사를 할 수 있는 양이 아닌 한 권의 책이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그 안에 있는 대한민국 전도를 10배 확대해서 10장의 복사본을 만들었고, 1급 비밀로 분류해 두었다.
“이봐, 모험은 좋지만 모험을 하다가 누구든 죽을 수도 있어. 그래도 좋은가?”
“사나이로 태어나 신세계로 모험을 나갔다가 죽는다 한들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더구나 대장님과 함께하는 모험 중에 대장님이 위험해진다면 언제든 대장님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태영이 큰 소리로 묻자 그 중의 한 명 역시 큰 소리로 대답했고, 옆에서 또 맞습니다, 하고 외쳤다.
참 대책 없는 놈들이다.
대부분 다 태영보다 나이가 많지만, 시대적 상황이 달라서 그런지 아니면 모두 태영이 가르쳐서 그런지 태영이 보기에는 애들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말 태영을 믿고 따른다.
“그렇다면 좋아. 병사의 아내들도 군사 교육을 이수하면, 함께 승선하여 같이 다닐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제 아내는 실장님께 그 소식을 듣고 이미 군사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첫 원정에 꼭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군사 교육을 이수한 여자들이 벌써 열 명이 넘는다.
힘과 체력 조건이 남자들에 뒤지는 편이었기에 여자들의 군사 교육은 정말 죽을 만큼 힘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태영이 훈련 현장에 몇 번이나 찾아가 격려를 해 주기도 했었다.
“애들은 어떻게 하고?”
“아내가 실장님이 가르쳐 준 피임 교육을 받고, 임신을 피하고 있습니다. 임신하면 함께 가지 못할까 봐서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생리 주기와 임신에 대한 첫 교육은 정하연을 포함해 여자들 12명을 대상으로 태영이 직접 교육했다. 물론 그 이후부터는 정하연이 가르치고, 또 정하연에게 배운 다른 선생이 가르치긴 했다.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의 모양을 천연색으로 그린 궤도를 보자 모두 얼굴이 홍당무처럼 되었던, 그리고 남녀의 생식기가 결합된 모습의 그림을 보고는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했던 첫 수업은 태영도 정말 민망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모두 정말 신기해했다.
고려 시대에 누가 그런 것을 알고 교육을 해 줄 것인가?
아마도 거의 9백 년 이상이 흐르고, 흔히 하는 말로 세상이 개벽을 한 뒤에야 정규 교육에 포함되는 내용인 것을.
그러나 이제 사포와 율촌에 있는 열두 살 이상의 모든 여자들이 알고 있는 보편적인 지식이다.
“대장님, 아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군사 교육을 이수해도 함께 못 가는 겁니까?”
병사 한 명이 물었다.
“아니야. 애들을 봐줄 친족이 있고, 그 애들을 책임지고 봐주겠다는 동의서를 받아오면 애가 있는 사람도 가능하다.”
“감사합니다. 사실은 그것 때문에 걱정을 했었습니다.”
옆에서 와하하 하는 웃음이 터지면서, 너는 그렇게 함께 가고 싶으냐며 놀리듯 물었고, 내가 모험을 갔다가 혹시 다른 여자와 눈이라도 맞을까 봐 아내가 걱정을 해서 그런다며 낄낄거리고 웃었다.
혹시 그곳에서 눌러앉을까 봐 그러는 것은 아니냐? 하며 물었고, 그럴지도 모른다고 응수했다.
그들은 모두 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단 한 사람의 부상도 없이 왜구를 물리친 데다 돌개몰을 구해 주었다는 자존감이 크게 한몫을 한 때문이리라.
***
“이놈들은 왜국 와카마쓰라는 곳에서 왔다고 합니다. 대마도에서 온 왜구들이 아닙니다.”
달구곶 해안에 도착하자 2중대장 권우석이 보고를 했다.
그 내용은 돌개몰에서도 이미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다.
그러나 사포의 상황이 궁금하기도 해서 더 이상 조사하지 않고, 사로잡은 왜구들을 해룡호에 모두 태우고 사포로 왔다. 더 조사하거나 아니거나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대마도는 섬의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고, 농토는 거의 없는 척박한 땅이어서 언제나 식량이 모자라기에 해적질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백 년의 세월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이 개간되어서 그나마 아주 조금 늘어난 것이지, 이 시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농토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래서 대마도의 왜구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해적질로 기승을 부리지만, 일본 쪽은 농산물이나 수산물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곳이라 해적들이 많지 않은 곳이다.
그렇다면, 이놈들은 단순하게 식량 조달을 위한 약탈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대마도에서 노략질을 하기 위해서 왔다면 이렇게 대규모라는 것이 이상하긴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데 와카마쓰가 어디쯤 되는 곳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