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382
027. 이너 서클(3)
~휙~철썩~
그사이에 다른 자가 태영을 잡아 보려고 휘두른 주먹이다.
얼굴을 가져다 댔다.
“1억.”
~빡~
머리를 가져다 댔다.
“또 1억.”
끝없이 벌금이 추가되었다.
“경찰에 고소해서 반드시 널 집어 처넣을 거야.”
한 명이 주먹질 대신 앞에서 협박한다.
이런 장소에서 일어난 일을 경찰에 신고해?
“좋아, 해 봐.”
태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교영, 얘는 협박 공갈 1천만.”
“네, 네.”
여기 모인 자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는 자들이다.
아니면 권력으로 해결한다.
놈들에게는 돈을 받아 내는 것이 가장 좋다.
“자, 다른 여성분들. 파트너들이 어디를 몇 번 만졌는지 잘 기억하세요.”
“네.”
“네.”
그녀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이다.
언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평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거다.
“그리고.”
협박 공갈한 자를 똑바로 보았다.
“너, 애비가 차관이라는 건 아는데, 애비까지 옷 벗기고 싶지 않으면 나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헉!”
생각보다 협박에 잘 넘어간다.
이제 조금 잠잠해지겠지.
***
다음 날 아침.
의자에 기대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퀭한 모습이다.
잠들지 못하도록 두 명의 사회자에게 교대로 무언가를 하도록 시켰다.
홀 안은 시끄러워서 잠자는 것이 불가능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조는 자가 있어서 의자에서 굴러 떨어트려 주었다.
기절한 사람은 얼음으로 등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쇼 참관비를 현금으로 낸 사람이 일부 있었다.
“철야 수당 추가. 철야 수당은 250%인 거 알지?”
새벽녘에 다들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있을 때 태영이 말했다.
“헉! 뭐야?”
“쇼하는 사람이 밤새웠으니 철야 수당을 받아야지.”
“말도 안 돼.”
“그리고, 어제 쇼 참관비 낸 사람도 철야 수당은 내야 해.”
어제 참관비를 낸 사람도 못 나갔다.
연대 책임이라고 했으니까.
S가 태영에게 다가왔다.
“야, 이제 그만하자. 나도 항복.”
“뭘 그만해? 나는 출연료 받아야 하는데?”
“하, 정말.”
“난 공연 참관비 받아서 일당 채우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욕하면 욕 값, 때리면 폭행 보상비 같은 거 받는 거야.”
“그래, 그래. 너 잘났다. 그래도 끝내자.”
“오늘 출연료도 추가로 내야 하는 거 알지?”
“뭐?”
“왜? 날짜가 바뀌었는데?”
“하, 정말.”
“어제 말한 참관비는 어제 것이고, 날짜가 바뀌었으니 오늘 참관비, 철야 공연했으니 철야 공연 참관비. 너는 어제는 면제, 철야비와 오늘 것은 너도 내.”
“허! 네가 오늘 뭘 했다고 오늘 치를 달라고 하냐?”
“그건 상관없지. 너희들이 불러서 나는 왔고, 여기 와서 계속 출연 중이지.”
“그…….”
“날짜가 바뀌었고.”
***
오후가 되었다.
“일단 내가 대신 주마.”
S가 중재안을 내놨다.
“얼만지 알지? 교영이 계산했죠? 얼마입니까?”
“네, 42억 9천5백인데요.”
“헉! 뭐가 그리 많아?”
좀 되네.
“성추행 벌금이 대부분이죠?”
“네.”
많기는 많다.
새벽녘.
모두들 졸고 있을 때.
MC가 떠들어도 조는 사람은 졸았다.
교영이 태영에게 쪽지 하나를 주었다.
흔히 아는, 접객업소 여자의 쪽지로 생각했다.
그랬다가 가장 윗줄에 적힌 한 줄.
그것을 보고, 눈물 자국의 의미도 알게 되었다.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쪽지는 비벼서 먼지로 만들었다.
“현찰이라고 했다.”
생각을 접고, S에게 말했다.
“하, 지랄. 현찰이라니.”
S는 그 대답 후, 유선 전화가 있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사실상 이 말도 안 되는 딜이 성사된 또 다른 이유.
S에게만 보여 준 동영상 때문이다.
이 딜이 처리되지 않으면 너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교영.”
“네.”
“현찰로 가져올 것이니, 잘 나눠 줘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교영과 채윤은 가져갈 돈아 많지 않다.
태영과 강인목이 성추행을 하지 않았으니.
여자들 몇이 태영에게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성추행 보상금이 아주 크다.
어깨 한번 만졌다고 5백만 원.
사타구니 안쪽에 손이 스쳐 지나갔다고 1억이다.
파트너 남자들 옆에 앉아서 수없이 다가오는 손길을 견뎌 내야 했다.
돈 받는 것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저기 사회자 둘에게 각각 1천씩 주시고, 주방에 3천.”
주방에는 3명의 인원이 있었다.
돈 많이 긁었으니 팍팍 쓰기로 했다.
폭행과 성추행 벌금을 여자들에게 나누어 주고도 20억은 남는다.
화가 난 남자들이 태영에게 휘두르는 주먹은 모두 얼굴로 막았다.
상처 하나 없지만, 돈은 아주 많아졌다.
“내 친구 3억, 두 사람 각각 3억씩. 고생했습니다.”
“저, 저기. 너무 마, 많은데요.”
교영이다.
“뭐가요?”
“그거 너무…….”
그거, 그거라.
“그럼, 복지 단체 같은데 기부를 하든지, 그건 알아서 하세요.”
“하아.”
교영은 한숨을 푹 쉬지만, 얼굴이 밝다.
“1시간만 기다려라. 돈 가져온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가게 하자.”
주방에서 나온 S다.
NRS 회원들을 보내자는 말이다.
“돈이 손에 들어오기 전에는 꿈도 꾸지 마.”
“하! 호기심 좀 채워 볼 거라고 내가 병신 짓을 했지.”
“잘한 거야.”
“네가 이리 막무가내인 것도 몰랐고, 이렇게 센 것도 몰랐고, 이렇게 교묘하게 영악한 것도 몰랐고.”
“맞아. 앞으로 사람을 불러 원숭이 우리에 집어넣고 구경을 시킬 때는 조심 좀 해.”
“자, 내 명함.”
그러면서 S는 명함을 하나 내민다.
“명함은 왜? 네 이름은 스펠인데?”
“내 밑에서 일해 볼 기회를 줄게.”
“지랄한다. 감당할 자신 있어?”
명함에 표시된 회사 이름.
국내에서는 정말 잘나가는 재벌 그룹이다.
흔히 말하는 재계 몇 위, 그런 것은 모르겠지만, 이름만 들으면 다 안다.
“부모 버프나 받아서 잘나가는 주제에.”
“넌 그런 부모 버프도 없잖아?”
태영의 말에 스펠이 대답했다.
“그래, 그러니까 나는 너희들이 하는, 이런 장난은 안 해.”
***
“두둑하네.”
모두들 나가고, 돈도 다 나누고 1층에 앉아서 맥주 한잔을 들이켠 강인목이다.
강인목은 자신의 몫으로 돌아온 3억을 가방에 넣고는 기분이 잔뜩 업 되었다.
“두 사람, 왜 안 가요?”
교영과 채윤이다.
“그…… 연락처 좀…… 주시면…….”
채윤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교영은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까딱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
“정말 안 돼요?”
“뭐 하러?”
“…….”
“어서 가요. 저 사람들 기다리고 있는 거 안 보여요?”
보안 요원들이다.
모두가 3단봉을 꺼내 들고, 입구 양쪽의 벽을 등지고 있다.
“어제, 오늘 감사했습니다.”
두 여자가 인사를 하고 재빨리 문밖으로 사라졌다.
“스펠, 너는 안 가?”
“구경하려고.”
“이걸 구경하려면 관람료를 내야 해.”
“또?”
“이건 전혀 다른 공연인데, 세상에 공짜 공연이 어디 있어?”
“하, 돈독이 올랐네?”
“맞아. 그리고 사람이 재미있는 구경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지.”
“장소 대여비로 퉁치자.”
“안 돼. 나를 못 나가게 막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이니까, 장소 대여비도 나중에 기물이 파손되어도 그걸 물어낼 사람은 저 사람들이야. 알지?”
“하!”
“아, 이 공연은 단 한 명이 보는 스페셜 공연이니 비용도 스페셜이야.”
***
“교영아, 그 사람, 최태영. 나이도 어린데 너무 멋지지 않니?”
건물을 벗어나자 채윤이 교영에게 물었다.
이런 자리에 나올 때 사용하는 가명.
서로 본명은 알고 있지만, 묵시적으로 본명은 사용하지 않는다.
“언감생심.”
“얘, 누가 뭐래? 그래도 전화번호는 좀 받았으면 좋을 텐데.”
“왜? 또 이런 자리 있으면 불러 달라 하려고?”
“기집애. 말이 그렇다는 거지. 혹시라도 내 매력을 발견하면 사귀게 될지 어찌 알아?”
“꿈 깨라, 이것아.”
자신이 최태영에게 쪽지를 전해 준 것은 채윤이도 모른다.
그 쪽지를 보고, 연락을 줄지 그냥 버릴지 모른다.
마음은 간절하다.
“얘는, 꿈도 못 꾸니?”
“그래, 꿈꾸는 거야 네 마음이지.”
“그놈들에게는 말 탁탁 놓고, 우리에게는 존대하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 나, 완전 반했어.”
“그건 그랬지.”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그 버러지들을 그렇게 만드는 강자라니, 얼마나 멋지니?”
맞다.
분명히 나이도 어리다.
그런데 나이와 상관없이 강한 남자의 냄새를 풍겼다.
“아무튼 그 사람 덕분에 많이 벌었네.”
그래, 많이 벌었다.
엄마의 밀린 병원비를 모두 갚고, 또 꽤 오랜 기간 걱정하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나, 갈게.”
“그래, 또 보자.”
손을 흔들어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방금 나온 건물을 돌아보았다.
이런 자리에 나오면, 자신의 몸은 자기 것이 아니다.
이놈도 주무르고, 저놈도 주무르고.
그렇게 하고도 대가라도 주는 놈을 본 적이 없다.
거부하면 당연한 듯 막말에, 심하면 귀싸대기로 얼굴에 불이 난다.
그래도 어디 가서 항변도 못 한다.
“3억이나…….”
그 사람이 가슴을 만지면 5천이라고 했을 때, 누가 제발 좀 만져 주기를 은근히 기다렸지만, 평소에는 잘도 만지던 놈들이 아무도 만지지 않았다.
그놈들에게도 큰돈이겠지.
그 사람의 말을 거부할 수 없으니 반드시 내야 하고.
엄마의 치료비는 끝도 없다.
그깟 가슴 좀 만지고 5천만 원이라.
강남역 사거리 같은 사람 많은 곳에서 가슴을 만져도 상관없다.
그만큼 돈은 절실하다.
그럼 최태영, 그 사람은 그것을 본 사람들에게 공연 참관비를 걷을 사람이다.
사람들은 화를 내고 욕할 것이다.
그 사람은 욕 값도 내라고 할 사람이다.
웃음을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상상을 하자 웃음이 나온다.
***
“야, 너 원래 이랬나?”
건물을 나서는데 강인목이 태영을 돌려세웠다.
“뭐가?”
“그 보안 요원들.”
“그게 뭐?”
“그들은 운동으로 단련된 사람들이고, 모두가 종합 격투기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야.”
“약하던데?”
“그러니까, 그들은 종목 구분 없이 합계 5단 이상에, 3단봉까지 들고 덤볐다고.”
“약했다니까.”
“그래, 그래. 그것을 겨우 포크 하나 들고 5분 만에 다 때려눕혀? 그것도 아홉 명을?”
“약했다는 내 말을 뭐로 듣냐?”
“그래, 그런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강인목은 태영이 약하다고 하든 말든 계속 말을 시켰다.
“왜 말이 안 돼?”
“말이 안 되지. 당연히 말이 안 돼.”
“네 눈으로 보고도 말이 안 되다니, 무슨 소리야?”
“야, 그러니까 내가 매니저 할 테니까, 종합 격투기 선수 하자. 네가 하면 무조건 세계 랭킹 1위 달성한다.”
“너나 해라. 나는 관심 없으니까.”
“그 좋은 능력, 썩혀서 뭐 할 건데?”
발을 옮기니 한 치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따라붙는다.
“학교 졸업하면 사업이나 하려고.”
“너, 내가 그 선배 따까리하면서 왜 이러고 사는지 아냐?”
“나야 모르지. 네가 설명해 주지 않았는데.”
“우리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는데, 내가 전역하니까 망해 먹고 잠수 타셨더라. 지금 어디 계신지도 몰라.”
그랬구나.
강인목은 말이 많은 쪽이었다.
아마 아버지가 사업한다는 것도 들은 것 같다.
어머니는 고고한 학처럼 사는 멋진 분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강인목은 공식적인 나이가 태영보다 2살이 많다.
사회에서는 형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차이다.
군 동기는 나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서로 말 까고, 맞먹는 동네지만, 친해지면 친구가 된다.
“그래서? 어찌 살고 있는데?”
“우리 엄마가 아버지 사업한다 할 때, 진짜 기를 쓰고 말렸거든.”
“그래?”
“아버지는 엄마 말 안 듣고 사업했고.”
“그리고?”
그러면서 침울해진다.
“그 결과로 지금 집도 날아가서, 거실도 없고 방 2개에 부엌처럼 생긴 공간이 있는 월셋집에서 살고 있고.”
사업이 망하면 정말 끝없이 추락한다.
바로 그 모습이다.
“시를 읊으며 사시던 우리 엄마가 지금 빌딩 청소부 하신다.”
박준혁 어머니에 비하면 아니다. 그리 비교하면 안 되지.
“그게 다 사업하다 망해서 그런 거다. 그런데 너는 사업이 하고 싶어?”
모험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모험의 결과가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아주 높은 확률로 기대와는 반대로 전개된다.
“그러면, 네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안 그런 모양이구나.”
“정신 차리고 이렇게 하는 것 아니냐?”
“그 대목은 조금 가슴이 아프네. 그럼, 네 어머니가 벌어서 너 학비 대는 거야?”
“엄마에게 창피해서 어찌 손을 벌리냐? 그래서 내가 그 선배에게 붙어서 아르바이트 뛰는 거지.”
“이제 끝난 것 같은데?”
“그래, 이번 상황을 보니 이젠 그 아르바이트도 틀렸지. 하지만, 오늘 두둑하게 벌었으니 충분하다.”
태영은 비닐로 된 패키지 가방을 내려다보았다.
그 손에 돈이 보인다.
그자들에게 큰돈은 아닐 거다.
어차피 공돈이고, 협박 공갈로 받아 낸 돈인데, 조금 더 지원해 줄까?
“너도 참 힘겹게 산다.”
“그래도 이돈 집에 가져가면 여동생이 형편 좀 풀렸다고 좋아하겠지.”
“여동생은 대학생?”
“나하고 같은 학년.”
하긴 군에 갔다 왔으니 2살 차이면 같은 학년이 될 거다.
“같은 학교?”
“그래.”
“둘 다 머리는 좋네. 그 좋은 머리로 선배 따까리나 하고 말이야.”
“말 나온 김에 내 동생 소개해 줄까? 예쁜데.”
“이놈은 여동생을 팔아먹으려 하네. 딴 데 가서 팔아.”
“너 잘났다. 그래, 너 잘났다고. 그러니까 넌 그냥 종합 격투기 하자.”
“너나 하라니까.”
강인목은 지치지도 않는 모양이다.
“네가 보다시피 나는 몸이 안 따라 주지 않냐?”
“그럼 몸을 만들어.”
“이제 다른 알바 자리 알아봐야 한다고.”
“자, 이거까지 주면, 좀 형편이 괜찮아지지?”
태영은 비닐 패키지에서 손에 잡히는 만큼 돈을 꺼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강인목의 가방에 넣어 주었다.
“아, 당연 괜찮아지지.”
대답 잘 하고 푸시시 웃는다.
“빌려 주는 거야. 그냥 주는 거 아니다.”
“야, 공돈인데 꼭 그래야겠냐?”
“그럼 도로 내놔.”
“아, 아니다. 아니다 갚으마.”
“그래.”
“근데…….”
“근데 뭐?”
“우리 전역하면서 군 동기 모임을 만들었거든.”
“군 동기 모임? 그런 것도 만들어?”
진저리가 나는 군 생활의 경험.
그것이 연장되는 것을 싫어해서, 군 동기들 모임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