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40
040. 뜻밖의 방문객(3)
“허허, 이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곳 사포는 완전히 별세계로군. 혹시 내가 며칠 머물러도 되겠소?”
최세헌이 정중하게 태영에게 물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싶다. 이 작은 사포와 율촌에서 며칠을 머무르면 모든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안 된다고 할 수가 있나?
아, 정말 골치 아파.
“머물다 가십시오. 관아에 별채가 있으니 거기 머무시면 될 것입니다.”
“고맙소이다. 그럼 신세를 좀 지겠소이다. 그런데.”
“네, 말씀하십시오.”
“이거 계속적인 궁금증인데, 혹 그때 왜구들을 사살한 무기가 오늘 문 교위를 처벌할 때 쓰인 무기와 같은 것이오?”
처벌이라고 말한다.
죽였다거나, 사살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중요한 의미일까?
왠지 모르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는 것으로 들렸다.
“그것을 다 알고 나면, 별장 나리를 보내 드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알고 싶으십니까?”
태영은 깊은 한숨을 한번 쉬었지만, 웃으면서 물었다.
“그만큼 비밀을 요하는 것이오?”
“네, 그러하옵니다.”
“허, 참.”
서슴없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태영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 하는 표정이다.
“내가 비록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조차도 안 되지만,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찰나지간에 죽었소. 비수는 당연히 아니고, 활도 아니고, 그것을 사용한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머리에 구멍이 났소.”
말을 끊더니 태영을 향해 웃음도 아닌 요상한 표정을 해 보였다.
“일찍이 이런 무기는 들어 본 적도 없지만, 이렇게 대단한 무기를 고려군에 보급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변방을 침략하는 대륙의 큰 나라들에게 시달림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오.”
그렇게 말해 놓고 한숨을 쉬었다.
금오위의 별장 정도면 나는 새도 떨어트리는 막강한 권력이라고 정인구가 말해 주었었다. 물론 태영은 인정하지 않지만.
그런데 그런 사람이 지방의 호장 정도면 금방 말살시켜 버릴 수도 있을 텐데, 이렇게 사정하는 듯한 이야기를 한다.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태영에게.
태영이 아무 말이 없자, 최세헌은 다시 물었다.
“내 목과 내 지위와 내 가족의 안위를 걸고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을 해도 아니 되겠소?”
태영을 똑바로 쳐다보던 최세헌이 또 다른 카드를 불쑥 내밀었다.
“내, 최 호장을 교정별감에게 천거할 수도 있소.”
“최충헌 대감 말씀이오이까?”
“알고 계시는구려.”
“최충헌 대감은 천수를 다하여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을 운세입니다. 물론 그의 아들 최우가 권력을 물려받겠지만.”
“네? 그게 무슨 말이오? 그게 사실이오?”
최세헌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하며 큰 소리로 물었다.
최충헌과 최세헌이 혹 인척 관계인가?
아니, 아니다. 최충헌은 동생인 최충수를 죽였다.
돌림자가 충자라면 뭔가 맞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 아, 젠장. 그래도 의심했어야 하는데, 왜 오늘 이렇게 모든 것이 꼬이는 거지?
아무튼, 올해가 1219년, 올해 안에 최충헌이 죽는다.
정하연이나 김웅겸은 놀라지 않았다. 이미 태영에게 최충헌이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입니다. 그리고 최충헌이 계속 살아 있어도 중앙 정계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당연히 장군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구요.”
태영은 최충헌에 대한 존칭을 빼 버렸다.
최세헌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노여워할 수도 있지만, 까짓것 상관없다.
“정말이오?”
존칭을 빼 버린 것에 대해 딴죽을 걸지는 않네.
최세헌도 최충헌을 마음에 안 들어 하나?
“다만, 별장 나리의 목과 가족의 안위를 걸겠다는 말에는 저도 조금 흔들리기는 하는군요.”
“잠깐, 잠깐. 그것보다 최충헌 대감이 정말 올해 안에 천수를 다해 죽는 것이 확실하오? 혹시 암살이나 반란은 아니오? 그리고 그건 어떻게 아오?”
최세헌이 한꺼번에 여러 가지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 냈다. 아마 동문서답을 한 것 같다.
“누군가가 암살을 시도하여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기억하기로 최 대감을 암살하려는 시도는 스물여섯 번이나 있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였지요?”
얼핏 들은 기억으로 26회의 암살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막아 냈다고 했다.
그런 최충헌이니, 의인전이나 위인전 대신에 악인전 같은 것이 있다면 첫머리에 올라가지 않을까?
“그렇긴 하오만 그렇게 많은 암살 시도가 있었소이까? 최 호장은 또 그걸 어찌 아오?”
궁금하지. 궁금하겠지.
역사 속에 그리 쓰여 있다고 국사 선생님이 말해 주었으니 알지, 어찌 알겠어?
“여름이 지나면 병이 들 것이고, 올해를 넘기기 전에 세상과의 연을 다할 것입니다.”
태영은 이왕 말 나온 김에 모두 말해 주었다.
“하아, 이거 참, 뜻하지 않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군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 조정이 요동을 칠 것이오. 내, 이 비밀도 반드시 지키리다. 이 중요한 사실에 대해 내 목을 요구하지도 않고 쉽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봐서 함께 있는 이분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 같소이다그려.”
“네, 맞습니다. 우리들은 다 아는 일인데, 뭐 비밀일 것도 없습니다. 이제 별장 나리도 알게 되셨지만.”
너무 얼떨결에 중요한 비밀을 말해 버렸다는 후회가 살짝 밀려왔지만, 이젠 뭐 도리가 없다.
“혹시 개경에 올 일은 없소이까?”
이 사람, 아까부터 느끼는 거지만 끝까지 반말은 안 한다. 그렇다고 높임말은 아니지만 완전한 반말도 아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거의 대등한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투에 해당한다.
“조만간에 벽란도를 다녀올 생각입니다만, 개경을 들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배로 오겠다는 말인데, 벽란도에 오면 꼭 한번 연락을 주시오. 내 열 일을 제쳐 놓고 가겠소이다.”
벽란도에서 개경까지는 몇 발짝 되지 않는 것으로 들었다.
“네, 그리하지요.”
하, 근데 이 사람, 사람의 마음을 풀어지게 하는 재주가 있다.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마음이 풀어지는 느낌에 태영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
아직 날이 밝지도 않고 여전히 아침저녁의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최세헌이 아침 식사를 하고 관아의 집무실로 왔다.
일찍 깨워서 데리고 오라고 시켰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어쩐 일이시오?”
최세헌이 환하게 웃는 낯으로 물었다.
“함께 가 보실 곳이 있습니다. 나가시지요.”
“충성! 대장님, 어제 임무 완수하였습니다.”
관아를 나서는데 김웅겸을 필두로 김처인과 병사 몇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경례를 하며 어제 현감 일행을 데려다준 보고를 했다.
아마 밤이 늦어서 보고를 오늘 아침으로 미룬 모양이다.
마을 어귀까지 갔다가 놈들이 되돌아오는지 확인까지 하느라 그 인근에서 두 시간 이상을 잠복하다가 왔을 것이다. 그렇게 시켰으니.
“사고는 없었나?”
경례를 받으면서 물었다.
“네, 다들 불만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무사히 잘 떠나갔습니다.”
무사히 잘 떠나갔다라……. 저들이 사고 치지 않아서 곱게 돌려보내 주었다는 말이다.
“그래, 고생했네.”
“덤벼 주기를 바랐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하하.”
김웅겸이 병사 몇을 데리고 앞장서서 제법 한참을 걸어 사격장으로 갔다.
아직 어둠이 채 거두어지지 않았지만, 모두 이곳에서 사격을 했기에 익숙한 행동들이다.
“최 호장을 여기서는 모두 대장님으로 부르고 있는데, 그건 어떤 직위이지요?”
사격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최세헌이 물었다.
“사포에서는 호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호장의 일은 비서실장이 하고 있고, 저를 칭하는 비서실장이나 우리 가병들의 계급 체계가 현재의 중앙 정부나 지방 조직과는 전혀 다르듯이 대장이라는 호칭 자체도 완전히 다르지만, 사포의 최고위직을 부르는 호칭으로 이해하여 주시면 됩니다.”
정하연이 대신 설명을 했다
“허허, 그렇군요. 그나저나 아침에 소세하다가 들으니 무슨 이상한 노래를 부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달리는 소리가 들리던데, 그건 무엇이오?”
“아, 그건 우리 병사들이 아침 구보를 하는 중에 부른 노래일 텐데, 아침에 항상 이십 리 정도를 달리면서 체력을 키우는데, 그때 부르는 노래로 군가라 합니다.”
“아!”
최세헌이 연방 감탄사를 발하면서 뭔가 더 궁금한 것이 있는지 입을 달싹거리다가 말았다.
“여긴 뭐 하는 곳이오?”
사격장에 도착하자마자 하는 질문이다.
“아, 잠시 기다렸다가 답을 다 해 드릴 테니 궁금하시더라도 참으시지요.”
“그래, 그럽시다.”
정말 궁금할 것이다.
“별장 나리, 이 종이에 아무런 구멍이 없지요?”
김웅겸이 화선지를 들어 최세헌에게 보였다.
화선지에는 사람의 형상이 그려져 있지만 그냥 한 줄로 죽 그어져 있는 정도이다.
“그래 보이오.”
“소장하고 함께 저곳으로 가시지요.”
김웅겸이 병사 한 명과 함께 화선지를 들고 앞장서고, 최세헌이 뒤를 따랐다.
그들이 과녁에 다녀오는 사이, 태영은 어젯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를 생각했다.
“어떻게 생각해?”
잠자리에 누워 정하연을 가슴에 꼭 안은 태영이 물었다.
“총의 비밀 이야기죠?”
“응.”
“믿음이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제 감으로는 비밀을 잘 지킬 사람 같아 보이기는 해요.”
“그게 말이야.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보면 누군가에게 자꾸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거든.”
“음, 우리가 개경에 진출할 예정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 나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그분에게 우리의 비밀을 좀 알려 주고, 동지처럼 만들어 두면 좋지 않을까요? 제 느낌으로는 비밀을 발설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게 좋을까?”
“음, 느낌으로 저분은 대단히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 같아 보여요. 우리를 압박하지 않는 것이, 여기서 세게 나갔다가는 자신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것이라는 우려가 아닌, 본래의 성격이라면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또, 저분은 더 이상 말해 주지 않아도 사실상 충분히 짐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현감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거든요. 그러니 제대로 보여 주고, 확실하게 다짐을 받아서 절대로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경고하는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하연의 그 생각을 믿어 보기로 했다.
태영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머릿속에 막연하게 남아 있던 안개 같은 것들 속에서 빛이 하나 보이는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표적 판 붙였습니다.”
김웅겸이 최세헌과 함께 돌아와서 보고를 한다.
“그런데, 뭐로 저 표적 판을 맞히는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먼 데다 표적 판이 무척 작은데 맞힐 수나 있겠소이까?”
최세헌의 우려 섞인 말은 이해가 간다.
활을 쏘는 과녁은 검게 칠한 부분이 사람 키 높이만 한데, 거리는 대략 150미터쯤 될 것이다.
그런데 방금 들고 간 표적 판이 사람의 가슴 위의 크기인 데다가 200미터 전방에 과녁이 있었다.
“사수, 엎드려 쏴.”
최세헌의 질문에 빙그레 웃은 김웅겸이 사선에 서 있는 잔디와 김처인, 그리고 4중대 2소대의 병사 한 명에게 명령했다.
“조금 뒤로 물러서십시오.”
“사수는 준비되었으면 발사!”
최세헌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말한 김웅겸이 바로 사격을 요청했다.
탕, 타당~
귀를 찢는 총성이 사격장에 울렸다.
최세헌이 깜짝 놀라며 후다닥 몸을 움직였지만, 아무도 웃지는 않았다.
“표적 판으로 가 보시지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최세헌을 김웅겸이 불렀다. 이렇게 큰 소리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표적 판을 든 최세헌이 돌아왔다.
“이 구멍, 이것이 방금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낸, 총이라는 물건에서 쏘아져 생긴 거라는 거지요? 그리고 지금 일백일흔 보의 거리에서 한 치 두께의 판자에 구멍을 내고, 그것은 땅속으로 깊이 박혀서 찾아내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과녁에 다녀오면서 김웅겸이 설명을 해 준 모양이다.
태영은 어제 소리가 나지 않은 이유와 총의 위력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최세헌의 놀라는 모습과 그의 행동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들도 처음에 모두 다 그랬으니.
“총, 총이라. 정말 무서운 무기인데, 이것을 만들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것이오?”
개경에는 상행위가 활발하단다. 그러니 돈으로 따져 보게 되는 것 같다.
“거기까지만 알고 계십시오. 그거 한 자루를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지만, 더 이상은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태영이 최세헌의 궁금증을 막았다.
사람이 궁금증을 막으면 막을수록 더 증폭된다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말해 줄 수가 없다.
“다만, 거금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아니고, 사포를 벗어나면 그 누구도 만들 수 없고, 이것을 한 사람이 들면 총알이 있는 한, 세상의 그 누구도 당해 낼 수 없다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대장님이 이런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포와 율촌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 했소? 아니, 왜구를 정벌한다고 했으니 한 발자국도 안 나간다는 말은 틀린 말이지만, 왜 그런 것이오?”
이젠 최세헌도 태영을 대장이라 부른다.
그것도 님, 자를 붙여서.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포와 율촌의 사람들이 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소이까?”
“흠, 바다를 끼고 있는 고을에 얼마나 많은 왜구가 출몰하고, 매년 얼마나 많은 양민이 죽어 가는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사실 북방의 국경에서 쉴 새 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 해안 지방을 신경 쓰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소. 그래서 다들 잘 모르듯이 나 역시 잘 모르오.”
“네, 그렇겠지요. 그러나 그것보다 권력자들끼리 서로 더 큰 권력을 잡기 위해 암투에 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닌가요?”
“설마 그럴 리가요?”
“그렇지 않으면? 거란의 패잔병이 북방을 노략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쟁에 참전했던 가병들을 귀양 보내는 것을 어찌 설명할 수 있습니까?”
“…….”
최세헌이 입을 다물었지만, 얼굴이 붉어졌다.
실제로 최충헌이 그리했다는 것을 최세헌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 사람들은 꼬박꼬박 조세를 내고, 부역하고. 그리고 각자 알아서 수신제가를 하고 있습니다. 치국평천하는 나라님과 나라님을 보필하고 있는 권력자들이 하시면 되는 일이지요. 우린 우리가 왜구에게 약탈당하지 않고 사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태영의 말에 최세헌의 한숨이 깊어졌다.
이해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총이라는 무기가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는데, 천거도 싫다, 출세도 싫다, 권력도 싫다 하니 어떻게 꼬여서 이런 무기들을 좀 받고 싶어도 그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완력으로 내놓으라 하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어제 현감을 대하는 것으로 충분히 보았다.
완력으로 꺾으려면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완력을 행사해도 꺾을 수 있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을 적대하지 않는 것은 완력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하게 사리에 맞도록 했기 때문인 것을 느끼고 있지만, 어제 그렇게 말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별장 나리께 여쭙겠습니다. 우리가 이런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조정에서 안다면, 혹시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겠습니까?”
태영은 최세헌이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을 잠시 두었다가 질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