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42
042. 왜구 정벌(2)
부우우웅~
함장이 줄을 당기자 뱃고동 소리가 길게 울렸다.
해룡호에는 10일분의 식량과 20일분의 물이 실렸다.
대마도 정도 다녀오는데 이렇게 많은 물품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바다에서의 일은 아무도 장담을 하지 못하니 충분히 여유 있게 실은 것이다.
그리고 장작은 한 달분이 실렸다.
“위용이 대단하군요.”
최세헌이 태영의 옆으로 와서 말을 걸었다.
이 사람은 모든 것이 처음 보는 탓에 이것저것 할 것 없이 다 신기한 모양이다. 하긴 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건조하는데 2년이 걸렸다구요?”
태영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다시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서 있는 김 대목장이 만들었지요.”
“아이구, 대단하십니다. 김 대목장님.”
최세헌 정도의 신분이면 김하석에게 쉽게 반말을 할 테지만, 태영이 존대하는 것을 보고 반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모두 다, 대장님이 일할 수 있도록 해 주신 덕분이지요.”
“그래도 대단하고, 장하십니다.”
“고맙습니다요. 별장 나리.”
김하석도 별장이 얼마나 높은 자리인지 안다.
거제의 조선소에서 익히 봐 왔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개경에서 왔다는 저 별장이라는 양반은 자신에게 반말도 하지 않는다.
김하석은 새삼스레 태영을 쳐다보았다. 모두 저 사람, 대장님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자신이 만든 배로 대마도의 왜구들을 정벌하러 간다.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다.
그래, 이것이 사람 사는 모습인데 지금까지 그리 살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돛을 올리지 않고 노를 저어 가는 것도 아니고, 배가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이 큰 배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가는 비밀에 대해서는 정말 말해 주지 않을 것이오?”
최세헌이 태영을 쳐다보며 물었다.
“네, 말해 주지 않을 것입니다.”
태영은 웃었지만, 그래도 안 된다고 대답했다.
“하하하, 이거 강제로 보자고 할 수도 없고, 궁금증으로 내가 죽는 것이라도 보고 싶은 거요?”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죽기야 하겠습니까? 다만 좀 답답할 뿐이지요. 그건 사포를 떠나시면 곧 해결이 되실 것입니다. 하하하.”
“그보다 훨씬 더 궁금한 것이 있는데…….”
최세헌이 말꼬리를 늘렸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대장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오?”
잉? 이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이람?
“대장님은 상제님의 아들 같습니다.”
옆에 있던 송복기 함장이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그 말에 김하석을 포함해 선교의 모든 사람이 웃었다.
“상제님의 아들?”
“네, 그게 아니라면, 이 기적의 일들이 어찌 대장님의 손에서 다 만들어지고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거 참, 말 되오.”
최세헌이 너털웃음을 웃었고, 태영도 따라 웃었다.
정하연과 비서실 병사들도 옆에서 듣고 있다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3시간 만에 마을이 보이는 포구 앞에 도착했다.
워낙 큰 배인 데다가 선고도 높아 함교에서 마을이 다 보였다.
수심이 깊어 해룡호가 어느 정도 들어가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여서 배를 마을과 아주 가까운 곳까지 이동시켰다. 그런데 마을이 생각보다 너무 작기는 했다.
“전원 하선 준비.”
갑판원들이 크레인을 이용하여 전마선을 내리고, 역시 크레인을 통해 내려진 이동 계단을 통해 전마선에 승선했다.
“김 대목장님, 같이 가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여기서 쌍안경으로 구경해도 됩니다.”
“네, 대장님. 석이도 있으니 여기서 쌍안경으로 보겠습니다.”
“네, 그럼, 송 함장에게 쌍안경 달라고 하세요.”
“네, 대장님.”
태영도 비서실 병사들과 일부의 병사들에 섞여서 전마선으로 내려갔다.
“방패 올려.”
김중겸의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4척의 전마선에 방패가 올라섰고, 이동 준비에 들어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는 중에 해룡호에도 호각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사격 준비를 하라는 확성기 소리도 들렸다.
“출발.”
해룡호와 포구 간의 거리는 50미터도 안 되어 보이니, 순식간에 도착할 것이다.
김중겸의 고함 소리에 맞추어 노를 젓는 소리가 들리며 전마선들은 포구를 향해 나아갔다.
포구에는 연안에서 고기를 잡을 때 사용될 법한 작은 어선 수십 척이 매어져 있고, 한쪽으로는 크기로 보아 고려까지도 충분히 갈수 있을 만한 큰 배 3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눈에 익은 배.
2년 전, 왜구들이 타고 왔던 배와 비슷한 종류로, 지금도 사포에서 고기잡이를 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해안을 따라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넓게 펴진 모습으로 마치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전마선이 해안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상륙을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평화로운 어촌의 모습 그대로다.
그러다가 한쪽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발견하고 고함을 지른 모양이다.
그러나 작은 모래톱에 전마선을 가져다 붙이고 병사들이 내려설 때까지 아무도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
“여자들은 이쪽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동하라.”
왜어를 하는 병사가 집이 뜸한 쪽을 가리키면서 고함쳤다.
“남자들은 모두 이리로 오도록. 칼은 버리고 온다. 만일 우리를 공격하면 죽는다. 빨리빨리 움직여라.”
참, 공격하면서 이 정도면 양반이다.
저놈들은 고려 땅을 약탈할 때에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부녀와 아이들에게도 무자비하게 칼질을 해 대는 놈들이다. 물론, 이 동네 놈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양쪽으로 깊게 패인 포구가 길게 뻗어 있어서 어딘가 밭에 있다가 온 것인지 손에는 농기구를 들고 있었다.
태영이 해룡호에서 봤을 때는 논밭이 보이지 않았었다. 물론 산골짜기까지 속속들이 보이지 않았으니 산골 사이사이로 농토가 있을 터였다.
약간은 겁먹은 모습으로 마을 주민들이 쭈뼛쭈뼛 움직였고, 우리 병사들이 여자들과 아이들을 한쪽을 몰고 시간이 제법 흐르자 남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탕아아아아앙~
병사 한 명이 하늘을 향해 총 한 발을 쏘았다.
총소리가 메아리로 들려오는 사이에 마을 주민들은 겁에 질려 뿔뿔이 흩어지며 뛰었다.
“도망가면 죽는다. 모두 움직이지 마라.”
그 말에 대부분이 움직임을 멈추었지만, 스물 전후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골목으로 냅다 뛰었다.
탕~
총소리가 울리자 달리던 남자가 그대로 고꾸라졌다.
이곳은 협곡처럼 생겨 먹어서 총소리의 메아리가 제법 길게 들려온다.
“도망가면 죽는다 했다. 모두 제자리.”
“왜어를 알고 있습니까?”
이 광경을 가만히 서서 보고 있던 최세헌이 태영에게 물었다.
“네, 병사들 중에 꽤 여럿이 익히고 있습니다.”
“그래요?”
“네.”
“혹시 몽골어나 한어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몽골어는 아는 사람이 없지만, 한어를 아는 사람은 제법 되지요. 그리고 영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어는 무엇입니까?”
“아, 배를 타고 서쪽으로 몇 달쯤 가면 있는 나라인데 벽란도에도 온다고 들었습니다.”
영국인이 오긴 오나?
아라비아 상인이 몇 번 드나들었다는 기록이 있었다고 했다.
어쨌거나, 여기서 영국을 가려면 두 달이나 세 달쯤 걸리나?
수에즈 운하가 없을 테니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가려면, 반년은 걸리지 않을까 모르겠다.
기원전에는 수에즈 운하가 있었는데, 그 뒤로 전쟁의 발발 시에 아주 부분적으로 막았다가 뚫기를 반복했지만, 8세기 때 완전하게 막은 이후로 아직 그대로라고 했던가? 그리고 다시 19세기가 되어야 다시 뚫린다고 했던 것 같다.
천년 이상을 그냥 막히는 것이니 어찌하랴.
운도 지지리 없지.
대체 어떤 놈이 운하를 막은 거야?
언젠가 지중해 연안국 몇 곳을 다녀와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비행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모두 빨리빨리 움직여라.”
병사의 말소리에 앞을 보니 족히 오십은 될 듯한 장정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사이에 많이도 나왔다.
총 두 발.
죽은 사람 하나.
총소리와 함께 한 명이 죽었으니 공포에 질린 탓인가 보다.
이렇게 쉽게 제압되리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별로 좋은 결과가 아니어도 사상자가 거의 없이 제압되었다는 점에서는 결과가 좋다.
“대장님, 전원 묶었습니다.”
“그래, 총원 몇인가?”
“쉰셋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마을을 수색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해. 여긴 적지이니까 반드시 3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하고, 열두 살 이상의 남자들은 모조리 잡아.”
“네, 알겠습니다.”
“열두 살을 어찌 구분합니까?”
최세헌이 장난삼아 물었다.
“그 정도 키를 가리키는 것이지, 호적도 없을 텐데 서류로 구분할 수야 있겠습니까? 근데, 별장 나리, 심심하신 모양이지요?”
“네, 심심하오. 여기서 내가 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렇게 무력해 보인 적이 없소. 그게 다 대장님 때문이니 책임을 지시오.”
“참, 별장 나리가 아이도 아니고, 떼를 쓰는 것이 자꾸 늘어 갑니다.”
“하하하, 그렇게 되는 거요?”
“여긴 이렇게 쉽게 점령당했지만, 다른 곳으로 가면 별장 나리가 할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좋겠소. 그런데 열두 살 정도라도 힘을 못 쓸 터인데, 그런 애들을 왜 잡는 거요?”
“아, 간단합니다.”
“간단?”
“네, 열두 살 이상의 남자아이들을 모조리 잡아가 버리면, 그보다 어린아이들이 자라서 혼인을 하게 될 때까지 인구가 늘어나지 못합니다. 새로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시점이 짧아도 10년이 걸립니다.”
“아하.”
“거기다가 남자들의 수가 순간적으로 확 감소하면 인구를 늘리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매우 길어지니, 적어도 이삼십 년 정도는 고려 땅으로 노략질을 올 수 있는 병사들을 길러 내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한 마을을 10년 정도마다 한 번씩 다녀가면, 그 누구도 고려 땅으로 노략질을 오지 못할 것입니다.”
최세헌이 아무 말 없이 태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리 보십니까?”
“대장님이 왜구가 아니고, 송국이나 몽골의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이 이 순간 갑자기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조금 전에 간단히 말씀하신 그 말이 정말 얼마나 무서운 계획인지 몰라서 물으시오?”
“별로 무서운 계획이 아니고,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계획인데요?”
“아니, 아닙니다. 내가 말이 잘 안 나와서 뭐라 말을 못 하겠는데, 정말 무섭고 철저한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멀리 바다를 바라본다.
그게 뭐가 대단한 계획이라고?
이렇게 하면 노략질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세력이 커지는데 기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릴 것이니, 그것을 노리는 것뿐인데.
고려 땅에서도 왜구가 노략질을 오면 도망가서 산속으로 숨는데, 대마도라고 한들 그러지 않으랴?
거기다가 산세가 제법 험준하다.
그 때문인지 해가 떨어진 저녁때까지 수색을 했는데도 추가로 잡아온 남자들이 채 스물도 되지 않는다.
불탄 집은 한곳도 없지만, 배를 건조하는 곳으로 보이는 조선소의 나무들은 모조리 해룡호로 옮겨 실었다.
해룡호가 움직이는데 연료로써 아주 쓸 만한 데다, 힘을 쓸 수 있는 남자들도 없으니 당분간 큰 나무들을 베어서 배를 건조하지도 못할 것이다.
또한, 배를 건조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도 사라져 버릴 테니 당분간은 배를 만들지도 못할 터였다.
조선소의 부지가 넓어 병사들은 거기 몇 곳에 모닥불을 피웠다.
해룡호에 가져다 싣고도 자잘한 나무토막들이 무수히 깔려 있어 불을 피우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집집마다 대문간이나 담벼락에 널어서 말리고 있던 생선들을 걷어다 그 불에다 구웠고, 그로 인해 고소하고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해안을 가득 메웠다.
부녀자를 겁탈하거나, 식량을 빼앗는 것 같은 일은 하지 말라고 했지만, 밖에 널린 생선들을 걷어다가 구워 먹는 것 정도까지야 봐줘야지.
또한 왜구들을 모조리 죽이고 싶을 텐데, 그 정도는 할 수 있도록 해 줘야지.
***
다음 날, 작은 어선들은 모조리 구멍을 뚫어 침몰시켜 버리고, 큰 배 세 척은 해룡호의 꼬리에 일직선으로 매단 채 아침 일찍부터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갔지만, 규모가 있어 보이는 큰 포구는 없었다.
태영은 갑판에서 손주의 손을 잡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하석을 보았다.
어제의 간단한 전투를 쌍안경으로 본 김하석의 소감은, 저리도 별것 아닌 놈들이었는지 몰랐습니다, 라는 간단한 말이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플 테니 더 이상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눈가에 살짝 맺힌 물기만은 감추지 못했다.
“대장님, 저기 큰 포구가 있습니다.”
모두 점심을 챙겨 먹고 나른한 느낌이 들 때쯤 쌍안경을 눈에 대고 있던 송복기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소리에 정하연도 허리춤에서 쌍안경을 꺼내 태영에게 건넸고, 곧바로 송복기의 손이 향하는 곳을 보았다.
거기에는 제법 큰 포구가 보였고, 해룡호를 보고 놀랐는지 가까운 연안에 있던 작은 전마선들이 죽을힘을 다해 그 포구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쌍안경은 유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이미 백 개 이상을 만들었고, 그 중 대부분은 관아에 보관되어 있지만, 소대장급 이상의 간부에게는 1개씩이 지급되었다.
“아까부터 그걸 눈에 대고 있던데, 그건 뭐 하는 물건이오?”
역시, 최세헌은 개경 촌놈이다. 그러다 보니 궁금증이 많기도 하다.
“여기에 눈을 대고 저기를 한번 보시지요.”
김중겸이 쌍안경으로 해안을 바라보다가 그걸 최세헌에게 들려주었다.
“허억.”
최세헌이 숨 막히는 소리를 내지르더니 쌍안경을 눈에서 떼고 눈을 비볐다.
최세헌의 반응을 보면 참 재미있다.
정하연도, 그 옆에 있던 가림이나 눈이, 잔디까지도 웃는다.
“이, 이게 대체 무엇이오? 왜 여기에 눈을 대고 보면, 저 멀리 있는 것이 눈앞에 보이는 거요? 그것도 이토록 선명하게?”
“그런 용도로 만든 것입니다.”
망원경은 17세기에 들어서 네덜란드 사람이 처음 만들었다.
그것이 돌고 돌아 고려에는 언제쯤 왔을까?
아니지, 17세기이면 조선 시대인데, 그때 만들어진 이후에 조선에 오기까지 만들어진 이후 100년쯤 걸렸을까? 아니면 한 200년쯤?
더구나, 사포에서 쓰는 것처럼 쌍안경도 아닌 외눈 망원경인 데다가, 프리즘을 사용한 방식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딴 것은 잘 모르겠지만, 사포 사람들은 첨단의 문명 속에서 살고 있으니 최세헌 같은 사람이 알 수가 없지.
트럭에서 발견하여 견본이 될 수 있는 쌍안경이 포로 프리즘 방식의 쌍안경이라 그대로밖에 따라 하지 못했고, 반사광을 차단할 수 있는 코팅 기술이 부족한 탓에 이상한 잔영들이 조금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현대식 쌍안경과 별로 차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견본과 똑같이 만들었으니, 뭐.
“이, 이건, 혹시 외부로 반출이 가능하오?”
최세헌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김중겸이 최세헌의 손에 들린 쌍안경을 받아 들고 다시 포구를 향했다.
“별장 나리께는 팔 수 있기는 하지만, 좀 비싼데 사실 수 있겠습니까?”
“얼마나 비싸기에?”
“그거 하나에 은 천 냥입니다.”
“헉, 천, 천 냥?”
어마어마한 돈이지. 은 천 냥이면, 37.5킬로그램이나 된다.
“송나라나 벽란도에 가서 타국의 상인들과 거래할 물건 중의 하나인데, 별장 나리께는 조금 싸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 그럼 타국의 상인들에게는 얼마에 팔 것이오?”
“은 2천 냥 정도 받을 예정입니다.”
계산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나를 사다 팔면 1천 냥이 수중에 떨어지는데.
제시한 가격의 차이가 워낙 크지만, 별장이 상인 체질은 아닌 것 같아 보이니 그런 계산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개성에서 가장 좋고 큰 집이 은 여덟 관 정도인데, 이거 하나에 백 관이면 절대 못 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