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487
132. NA54(1)
10분 후.
마침내 7곳의 설치가 끝났다.
젠룸의 문은 그대로 열려 있다.
“오케이.”
젠하우스에 있는 직원들을 손짓으로 불렀다.
“다 끝나셨습니까?”
1사업본부장 김윤수 이사다.
“그래요, 지금부터 샘플 출력을 시작합니다. 김 이사, 각 룸에 생산부 직원 배치하세요.”
김경훈이 김윤수에게 지시했다.
“네, 전무님.”
대답을 한 김윤수가 직원들에게 손짓을 했다.
생산부 직원들이 각각의 젠룸 앞으로 갔다.
“준비되었나?”
“네, 준비되었습니다.”
직원들의 함성이다.
“1호부터 시작.”
각 룸 앞의 직원들이 스위치를 올렸다.
~위이잉~
동작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수초에 한 개씩 제품이 나오고 있었다.
생산되어 나온 제품은 로봇 팔에 의해 완제품 이송용 상자에 차근차근 담겼다.
적정량이 쌓이자 이송 장치는 뚜껑을 덮고 젠룸 위로 올라가면서 이송 라인을 따라갔다.
포장 라인으로 가는 것이다.
“와, 저 정도면 시간당 생산량이 어마어마하겠네요.”
송성우의 감탄 어린 말이다.
빠르지.
이런 속도로 생산해 내지 않았으면 메이스타가 판매하는 양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네, 한 세트 나오는데 몇 초면 되니까요.”
“그래서 터니테크의 그 작은 공장에서 가능한 것이었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저거 절대로 납득할 수 없는데요, 대체 원리가 어찌 되는 것입니까?”
원리에 대한 질문은 태성기술에서도 받았다.
김경훈도 질문했다.
직원들?
당연히 질문했었다.
“일단, 당분간 말해 줄 수 없습니다. 시기를 보고 있으니 그때까지만 참아 주세요.”
“하아…….”
“밖에 사람들이 기다릴 텐데, 나가시지요.”
인룸 프로와 기성 시스템 사람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릴 것이다.
“아까 그 패드 말입니다.”
송성우가 이번에는 화제를 돌렸다.
“네.”
“홀로그램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게 태양광 아래서도 보입니까?”
“지금 LED 모니터도 태양광 아래서는 안 보이죠?”
“그렇기는 합니다만.”
“홀로그램이 현재의 LED 모니터보다는 선명하지만, 그래도 태양광 아래에서는 불편할 것입니다.”
아니, 아주 잘 보인다.
태양광과는 다른 파장이기에 약간만 흐려질 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혹시 그것은?”
언제 제품화할 것이냐 그 질문이겠지.
지금 제품화하면 엣윌 시리즈에 지장이 있지.
“이것은 당분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준비할 것도 많구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네.”
“여기 7개 라인만 제품 이송 장치를 설치하고, 나머지는 설치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이유가 있습니까?”
“물류 사업부의 업무가 언제 시작하죠?”
“3월부터 시작됩니다.”
“거기서 만들 것이 드론이라는 이야기도 했죠?”
“네.”
“드론이 생산되기 시작하면 이송 라인은 모두 드론으로 대체됩니다.”
“드론으로 말입니까?”
“네.”
“그게 어떻게…….”
납득 못 할 것이다.
드론에 이동 경로 설정을 해 주면 해결된다.
“드론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아주 많습니다. 창고 물류용뿐만 아니라, 화물 수송, 농업, 정찰, 수색과 탐지 등 아주 많지요.”
“네, 그렇지요. 아직은 놀이 기구 수준이지만.”
“일단, 포장 라인으로 가죠.”
“네.”
젠하우스를 빠져나와 준비실로 갔다.
“포장 라인이 저쪽이죠?”
“네, 맞습니다.”
“드론 관련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회사가 있습니다.”
포장 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젠하우스에서 하던 이야기를 이어서 했다.
“혹시 관계사입니까?”
“네, 맞습니다.”
“아, 네.”
“그쪽에서 준비 중인 것은 미래의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상상했던 것들로 준비 중입니다.”
“드론, 돈 되는 사업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적당한 시기에 송 대표님께 한번 보내겠습니다.”
류기현, 이제부터 눈코 뜰 새 없을 거야.
각오해.
포장 라인.
물류 이송 장치를 통해서 들어온 제품은 자동 포장기에서 완제품으로 포장되고 있다.
포장 기기마다 두 명의 직원이 서서 포장되는 과정을 보고 있다.
“대표님.”
포장 라인의 책임자?
“그래, 문제없지?”
“네, 없습니다. 이런 기가 막힌 것을 처음 봐서 얼떨떨할 뿐입니다.”
“나도 그래.”
“그런데 저거는 포장기로 오지 않고, 저쪽에 차근차근 쌓이고 있는데요.”
소형 물류용 드론.
드론은 과일 상자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노란색 상자 형태이다.
드론은 나오는 대로 한쪽에 차근차근 쌓인다.
“수량이 몇 개인가?”
“26개 나왔고, 계속 더 나오고 있습니다.”
100개가 나오고 포지셔닝 유닛도 10개가 나올 것이다.
이것은 다이나믹스카이에 보내지고, 거기서 샘플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장님, 저거 드론이죠?”
송성우가 태영에게 물었다.
“네, 맞습니다. 다 나오면 한꺼번에 보도록 하죠.”
“네, 기다리겠습니다.”
“전무님, 류 사장에게서 받아 온 것 있죠?”
“네, 여기.”
작은 마이크로 SD카드.
터니엔디의 공장 도면을 보내 주고 창고 물류 에어로 루트를 만들어 달라고 했었다.
“일단 준비를 하시지요.”
“네.”
“그리고 터니테크 공장에서 제품 생산하지 않으니까, 내일부터 터니테크 영업 마케팅 조직과 메이스타 직원들 순차적으로 교육도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일정 통지는 다 되어 있습니다.”
생산된 제품을 터니테크까지 드론으로 바로 보내면 되는데, 그건 아직 시기상조다.
내일은 레피우스에 가야 한다.
레피우스에 만들어진 태영의 전용 연구소 설비가 들어오는 날이다.
***
NA54.
레피우스에 만들어진 태영이 사용할 연구실 이름이다.
‘NA54’라고 이름이 붙어 있다.
연구실을 열고 들어갔다.
“어?”
“아, 안녕하세요. 장혜윤이라고 합니다.”
직원이 한 명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한다.
건강미 넘치는 미인이다.
들어가면 대기실 겸 레피우스의 직원이 출입 가능한 공간이다.
책상이 한 세트, 그리고 1인용 의자 5개가 등을 벽에 기대고 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실장님이 필요한 일을 도와 드리라고 했습니다.”
실장님?
대기실에서 들어가는 문 위에 재료실과 연구실이라는 팻말이 있는데, 그래서 그렇게 부르나 싶다.
“NA54에 배치 받은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사장실에서 아버지를 만났을 때 도와줄 사람을 구했다고 했는데, 여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일을 하셨네.
태영이 여기 와 있는 시간은 별로 많지 않은데.
이 직원은 그냥 놀게 될 것이다.
“입사는 언제 하셨는데요?”
“네, 이번에 특채로…….”
기존의 직원도 아니고 특채로?
필요 없다고 보내면 혹시 회사를 나가야 하나?
“그래요? 언제부터?”
“월요일부터 출근했습니다.”
“전공이 뭔데요?”
“물리 치료 학과입니다.”
“그런데 왜?”
“제 허벅지를 더듬던 환자를 패서 집행 유예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솔직한 것인가?
아니면?
“말하는 것을 보면 아닐 것 같은데…….”
“실장님도 혹시 그러시면 맛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맛?”
“제가 한주먹 합니다.”
오호, 대찬데?
“운동했어요?”
“실전 태권도 5단입니다.”
그래서 성격이 이렇게 대찬 스타일인가 싶다.
거기에다 실전 태권도란다.
스포츠 태권도가 아닌 전투용 태권도라는 뜻이다.
“오호, 그럼 왜 경호원으로 지원하지 않았나요?”
가져온 캐리어 가방은 대기실에 두고, 재료실로 들어갔다.
문은 시건 장치가 달려 있을 뿐 배터리가 없어서 잠기지는 않았다.
시건 장치는 태성기술이나 터니엔디의 보안 구역 출입구와 같은 수준이다.
시건 장치는 아마도 수일 전에 달렸을 것이다.
재료실에는 수많은 선반과 서랍장이 있다.
서랍장 위에는 계량을 위한 여러 가지 기구들.
용적이 큰 산업용 냉장고와 냉동고가 3개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가 보조 업무로 실장님의 경호원이 되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안으로 따라 들어오지는 않고 문 입구에서 대답을 하는데, 질문과는 다른 대답을 한다.
하긴, 뭐 그건 대답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날 이길 수 있어요?”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대련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절대 그러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리지만, 원하면 대응해 드리겠습니다.”
“왜요?”
“저를 이긴 남자는 여태 없었습니다.”
“흠, 그래요? 허벅지를 더듬은 사람은 어찌 되었는데요?”
“2개월 입원했습니다.”
그 정도 피해면 형무소 가지 않나?
아, 성추행에 대한 방어여서 경감 받은 것일 수도 있겠다.
태영은 크로스백에서 어피션을 꺼내 시건 장치의 한 부분을 밀고 2개를 끼워 넣었다.
~삐리링~
시건 장치가 ‘나 이제 깨어났어요.’라고 하듯 소리를 낸다.
손가락 두 개를 넣고 출입자로 등록했다.
“아무튼, 이곳으로 발령받았다고 하니까, 잘해 봅시다.”
“네, 감사합니다.”
“참고로 나는 이쪽으로는 일이 있을 때만 옵니다.”
“상주하지 않으십니까?”
“바쁠 때는 오래 있을 수도 있지만, 아니면 한 달에 한 번도 안 올 수 있습니다.”
“하…….”
한숨 소리다.
캐리어 가방을 들고 연구실로 들어가는 에어 샤워 부스의 문을 열었다.
시건 장치에 어피션을 끼워 넣으려고 하다가 잠시 멈추었다.
배터리가 들어가면, 문은 자동으로 닫히고 잠긴다.
문이 닫히지 않으면 클린룸도 가동되지 않는다.
에어 샤워 부스의 반대쪽 문을 열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양쪽 문이 다 열린 상태다.
별로 넓지 않은 공간인데, 안쪽에 또 다른 에어 샤워 부스의 문이 보인다.
여긴 탈의실이다.
전체가 300평방미터인데, 대기실이 45평방미터, 재료실이 70평방미터이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실이다.
“왜요?”
한숨 소리에 대해 이제야 물었다.
“실장님 안 오시면 저는 여기서 뭘 합니까?”
“그러니까 그게 문제네요.”
“그때는 따로 할 일을 일러 주십시오.”
성격이 대차기는 하다.
“뭐, 일 안 해도 사장님이 자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건 제가 싫습니다.”
탈의실 문을 닫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곤 연구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책상을 비롯한 집기류가 준비되어 있다.
그 외에 의학 연구소에서 갖추고 있어야 할 수많은 장비들이 제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 봐야 전체 면적의 일부다.
캐리어를 책상 앞으로 끌고 갔다.
연구실 안에도 젠룸이 준비되어 있다.
그 안에는 2개의 7D 프린터의 베이스인 바이오 세그제스터 베이스가 도착해 있다.
“잘 준비되었네.”
젠룸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두 종류다.
한 곳은 그냥 출입할 수 있는 문, 또 하나는 에어 샤워 부스를 통하는 문이다.
NA54 내부의 출입구는 모두 위니의 통제하에 있다.
나머지 모든 공간을 확인했다.
“위니.”
[네, 마스터.]“장혜윤 조사해 봐.”
[네, 마스터.]넓고 큰 책상.
그리고 편안해 보이는 의자가 3개.
책상이 크니 의자 3개가 문제없이 놓여 있다.
적당히 떨어진 한쪽 벽에 문이 보인다.
~찰칵찰칵~
문을 당겨도, 밀어도 열리지 않고 소리만 난다.
열림과 닫힘 버튼이 있는 것이 보였다.
~삑~우우우웅~
버튼을 누르자 에어 샤워처럼 바람이 빨려 나가며 문이 열린다.
침실에서 연구실로 올 때는 에어 샤워를 해야 하지만, 침실로 들어갈 때는 이렇게 나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침대와 책상, 그리고 6인석의 소파가 놓인 침실.
한쪽 벽 전체가 유리로 된 화장실이 보인다.
침실에서 달리기해도 될 것 같다.
“연구실과 재료실 사이에 문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쉽다.”
문을 만들면 시건 장치와 에어 샤워 부스도 설치해야 한다.
연구실 출입문 앞으로 왔다.
“그래, 여기서 뭘 하고 싶어요?”
“……네?”
연구실 시건 장치에 어피션 2개를 끼워 넣었다.
~삐리링~
그곳에서도 가동되었다는 소리를 낸다.
형식적이지만, 이곳에 손가락 두 개와 안면 인식을 설정했다.
에어 샤워 부스의 문이 모두 스르르 닫혔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휘이이이이잉~
클린 룸이 스타트하는 소리가 묵직하게 들려온다.
“여기서 뭘 하고 싶은가 묻는 것입니다.”
“……실장님이 시키시는…….”
그러다가 말이 이상하다 싶은지 바로 입을 다물었다.
“……혹시, 저 그만둬야 합니까?”
“가족이 어찌 돼요?”
“결혼한 언니가 있습니다.”
“장혜윤 씨가 백수라도 사는데 문제가 없어요?”
“…….”
대답이 없다.
“할 일은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이리 와 봐요.”
재료실의 문을 열었다.
“네?”
이번에는 약간 겁먹은 표정이다.
혹시 잘릴까 봐 그러나?
“이리 오라구요.”
문을 가리켰다.
“네.”
장혜윤은 재료실의 입구에 섰다.
“거기 손가락 끼우는 자리 있죠?”
“여, 여기 말입니까?”
“네, 맞아요. 거기 양쪽 다 손가락 끼워 봐요.”
“그…… 왜 그러시는지…….”
“재료실에 출입하려면 출입자로 등록해야 해요.”
“네.”
그때야 비로소 손가락을 끼워 넣는다.
한 손으로 두 손가락을 넣을 수는 없다.
반드시 두 손에서 각각 한 손가락을 넣어야 한다.
“저, 장혜윤.”
“장혜윤.”
“맞아요.”
“이건 대체 무엇입니까?”
“뭐가요?”
“이 말하는…….”
“출입자 확인 시스템.”
“그…….”
뭐 이상하긴 하겠지.
“내일부터 약재가 택배로 배달되어 올 것입니다. 받아서 포장 풀지 말고 재료실에 넣어 두세요.”
“네, 실장님.”
“스티로폼 박스로 오는 것도 있을 텐데, 그것은 저기 냉장고 0번에 넣으면 돼요.”
“네.”
하루에 몇 번 출입하는지, 문이 열려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영상기록으로 남는다.
장혜윤 외에 몇 사람이 출입하는지, 그런 것들이 기록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할 필요는 없겠지?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