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20
165. 수마트라 탐사(6)
숲속에 있는 작은 공터.
그곳에 대충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원은 모두 8명.
총을 들었고, 허리에는 권총과 대검도 걸려 있다.
“복장은 변장이 아닐까?”
“그래. 그런데 놈들은 뭐지? 저 뒤에 둘은 죽은 거지?”
“맞아, 죽었어.”
“콜튼이 찾던 사람들 같은데.”
“콜튼 불러 봐.”
배낭에서 앳윌플레이 하나를 꺼내며 류지현에게 말했다.
류지현이 콜튼을 부르기 위해 나갔을 때, 태영도 밖으로 나갔다.
JLTV의 보닛 위에 앳윌플레이를 펼쳤다.
“(이게 무엇인가?)”
앳윌플레이에 비친 영상을 본 콜튼이 물어온다.
“(내가 보낸 드론에서 보내온 영상.)”
질문이 영상인지 앳윌플레이를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영상에 대해 대답했다.
“(드론?)”
“(조금 전에 정찰용 드론을 보내서 이 인근을 정찰하게 했다.)”
태영을 한번 쳐다본 콜튼이 영상을 자세히 본다.
각각 자신의 JLTV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앳윌플레이의 빛을 보고 찾아들었다.
“(무장 병력?)”
“(저 뒤, 나무에 묶인 사람 보이는가?)”
태영은 줌으로 바짝 당겨 얼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줬다.
“Oh, my…… Brix, Mark.”
콜튼이 입을 막고 이름을 불렀다.
코드명인지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Oh, my God.”
콜튼을 뒤따라와서 영상을 보던 엘리샤의 비명이다.
다른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온몸에 피가 낭자한 두 사람.
영상으로 보기에도 두 사람은 사망한 상태다.
그중에 한 명은 왼팔 어깨 부위부터 잘려 있다.
“(여기 어디냐?)”
“(이곳에서 2.5Km 정도 떨어진 곳.)”
“(정확한 위치가 어디야?)”
“(알면, 찾아갈 것인가?)”
“(뭐?)”
“(알면, 그곳으로 갈 거냐고?)”
“…….”
정신없는 사람이다.
전투 요원도 아니고, 저쪽은 HK416을 든 8명의 병력이다.
그런데 알아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난 시체 치우러 안 간다. 그보다 지금 이곳을 벗어날 거야.)”
그냥 벗어나지는 않고, 저놈들을 처리한 후에 갈 것이지만 말은 그렇게 했다.
“Ah…….”
그런데 위치가 애매하다.
우리가 이동했던 경로에서 아주 가까운 장소다.
자동차 소리에 저들이 숲에서 나오는데 1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다.
그리고 또 하나.
사망한 두 명은 여기서 콜튼 일행을 기다리기로 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피디지가 열렸던 곳은 괜찮을까?
“(좌표를 준 곳에는 지금 몇 사람이 있나?)”
“(거기?)”
“(좌표를 알려 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죽었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아, 9명이야.)”
“(좌표 지점으로 드론을 보내겠다.)”
태영은 드론이 조심스럽게 물러나도록 조종하여 그곳을 이탈시킨 후 좌표 지점을 입력했다.
“(우리를 태우고 갈 수송기는 언제 올 예정인가?)”
드론이 이동 중에 콜튼에게 물었다.
정상적인 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정상 출국은 불가능하다.
이곳의 위험에서 벗어나더라도 그 수송기가 와야 인도네시아를 떠나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해상으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수요일 아침.)”
“(그럼, 우린 갇힌 것인가?)”
“(갇혀?)”
콜튼의 말이 끝나기 전에 드론을 정지시켰다.
좌표 지점 인근이다.
일몰이 가까워 오는 시간이라 그곳에 사람이 있어도 드론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나뭇잎 아래 그늘진 자리로 천천히 드론을 움직였다.
좌표 지점의 상황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다.)”
정말 그곳에는 사람이 없다.
대신, 땅은 파헤쳐지고, 아주 어지럽게 널려진 사람들의 발자국이 보인다.
“(여기가 거기인데.)”
비켜 줄 필요 없을 만큼 앨윌플레이는 잘 보여 주고 있지만, 태영은 비켜 주었다.
“(콜튼.)”
울상의 엘리샤가 망연자실한 콜튼의 어깨를 두드렸다.
태영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피디지가 열렸던 곳에 현장 요원 9명이 갔다고 했는데 아무도 없다.
“발자국이 너무 많아.”
“자세히 좀 보자.”
태영의 말에 류지현이 앳윌플레이를 뚫어지게 보았다.
“여기, 이거 탄피 맞지?”
영상을 보던 류지현이 공터와 숲의 가장자리의 부서진 흙의 아래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탄피는 드론이 측면에서 천천히 돌면서 보여 준 영상이기에 보이는 것이다.
“맞아, 탄피.”
“당한 걸까? 아까 그 두 명처럼?”
“아마도.”
“주변을 좀 더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아?”
태영도 그 생각 중이었다.
“(콜튼, 주변을 더 정찰하겠다.)”
태영은 바로 드론을 움직였다.
드론으로 지금까지 정찰한 구간을 생각해 보면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저들은 우리가 이곳으로 들어온 것을 알 것이다.
이 밀림 속에서 자동차로 이동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평지가 우리가 지나온 숲길이다.
다른 곳으로 가려면 JLTV를 포기하고 도보로 가야 한다.
8명이 있는 곳은 숲길의 길목을 지키는 장소다.
드론이 움직이는 사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던 석양은 거의 검붉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고 있다.
누군가가 LED 등을 켜서 들었는데, 돌아보니 다브 커닝햄이다.
~비빙~비비빙~
그때, 모션 체크 알림이 들려왔다.
태영은 드론이 보내 주는 탈색된 영상을 보았다.
어둠이 짙어져서 제 색이 아닌 탈색된 것처럼 보인다.
“무장 병력 21명.”
그곳에 있는 무장 병력이다.
“관?”
무장 병력이 두 명씩 관으로 보이는 듯한 기다란 상자 6개를 앞뒤로 들었다.
그리고 일부는 군용으로 보이는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를 거의 끌다시피 들고 이동 중이다.
[快点! 快点!] [?快。 小心不…….]중국어다.
티베트에서 공격한 용병들이 중국어를 썼다.
그들이 용병이라고 했지만, 정말 용병인지 아닌지 모른다.
용병으로 위장한 정규군일 수 있다.
중국은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
“대체, 미국과 중국은 왜 이 일에서 이렇게 대치하는 것일까?”
“뭐?”
“아니야, 혼잣말.”
혹시, 28세기의 R존에서 했던 것 같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동기도, 목적도 없는데?
아니, 있다.
중국의 군 병력이 대규모로 사라진 일이 몇 번인지 모르겠지만, 첫 번째를 제외하고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조셉이 해 준 이야기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같은 일에 두 번 연루된 이 상황으로 봐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깊게 드는 것이다.
조셉에게 확인해야 하는 일 같다.
그럼, 조셉이 살아 돌아온 것을 기뻐해야 하나?
“혼자~말?”
“…….”
그러다가 싸늘하게 들려오는 류지현의 말에 고개를 돌리니 뿔난 표정이다.
쟤는 예쁜 얼굴에 화가 나면 얼음 마녀로 변한다,
처음 만났을 때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말해 주지 않을 거야?”
류지현의 낮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속을 얼릴 듯 파고들었다.
말해 줘? 말아?
“두 나라가 패드에서 보여 준 백색의 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서로 정보를 독점하고 싶어 하고.”
피디지라고 태영이 붙인 이름 대신 ‘백색의 홀’이라고 표현했다.
“……으음.”
말은 없었지만, 표정을 보니 조금 풀어졌다.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듯 심각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튼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사이는 최악의 관계다.
대부분의 언론과 미디어에서 두 나라는 서로 잡아먹을 듯 싸운다.
“이제 준비해.”
“뭘?”
류지현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몰라서 물어?”
“JLTV도 있는데, 이곳을 벗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아까 보였던 8명이 우리가 지나온 길목에 있어. 지금은 길을 막았을 거야.”
“개새끼들.”
예쁜 여자의 입에서 뭔 이렇게 거친 욕설이야?
“그리고 어둠이 시작되었으니 슬슬 공격해 올 거야. 그리고.”
류지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콜튼은 다른 세 사람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쓸모 있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아까 그놈들 외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적이 있을 수 있어.”
“여기, 이 사람들은 전투 요원이 아니야.”
“알아. 그래서 누군가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야.”
이들 모두를 구할 수 있다.
태영이 혼자 움직여서 그놈들을 모두 처리해 버리고 오면 된다.
그렇지만, 일이 끝나면 CIA는 지난번처럼 확인하러 올 것이다.
태영이 능력을 공개하지 않고는 혼자서 처리한 일을 납득시킬 수 없다.
그러니 저들 중에 대부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납득 가능한 방법이어야 한다.
“이 상황과 그리고 누군가가 죽는 결과가 중국과 미국이 백색의 홀을 두고 다투는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라는 거지?”
“맞아.”
“(콜튼.)”
“(…….)”
자신들끼리 나누는 대화에 태영이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은 모양이다.
“(콜튼.)”
“(최, 이들은 어디에 있어.)”
앳윌플레이를 보며 또 묻는다.
“(아까도 말했듯이, 위치를 알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조사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파헤쳐졌으면 조사할 가치가 있나?)”
“(……없다.)”
“(그렇다면, 우린 지금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재빨리 동의한다.
지금까지 저들이 나눈 이야기가 주로 벗어나는 이야기였다.
“(자, 모두 준비. 각 차량에 탑승해서 이곳을 벗어난다.)”
동료들에게 말하고, 손으로 차를 가리켰다.
“(안 돼. 자동차로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해. 도보로 숲속으로 숨어서 가야 한다.)”
“(왜? 그리고 도보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나?)”
“(아까 그 8명이 우리가 가는 길목에 있다.)”
“(이 차는 방탄 능력이 뛰어나다. 소총 정도로는 뚫리지 않아.)”
그건 맞다.
아주 튼튼한 차량이다.
그 부분에서 말이 턱 막힌다.
그런데 왜 불안하지?
“(콜튼, 잠시만.)”
엘리샤다.
“(최, 왜 차량으로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나?)”
“(길목에 있다는 것은 우리가 자동차로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 말은?)”
“(기다리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 차량으로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게 될 거다.)”
“(…….)”
잠시 생각을 굴리는 엘리샤.
“(콜튼, 만일을 대비해서 두 팀으로 나누어 벗어나자.)”
“(그건 안 돼. 함께 가야 한다.)”
“(만일에 최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위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여기서 콜튼과 엘리샤의 의견이 갈린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생존 확률로 따지면 엘리샤의 말이 맞다.
티베트에서 조셉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결정을 그렇게 했을 것이다.
“(…….)”
콜튼은 말없이 태영과 엘리샤를 번갈아 노려보았다.
“(그럼, 너는 어느 팀과 같이 움직이겠나?)”
한참을 생각한 콜튼이 물었다.
“…….”
엘리샤는 손을 들어 태영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좋다, 너희는 도보로 이동하겠다는 거지.)”
“(그렇다.)”
대답은 태영이 했다.
“(그럼 우리가 먼저 출발하겠다.)”
“(좋다. 무사히 벗어나면, 우리가 왔던 길의 공항이 보이는 갈림길에 농가가 있었는데 기억하나?)”
오는 길에 있었던 것 같다.
“(기억한다.)”
엘리샤가 대답했다.
“(그곳에서 만나자. 연락은 전화로.)”
위성 전화가 있으니 연락은 될 것이다.
콜튼이 JLTV 한 대에 탑승하고, 해리와 다브가 또 다른 JLTV에 올랐다.
~부릉~부르르릉~
LED 등이 꺼졌지만,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환해졌다.
콜튼은 엘리샤가 태영의 팀에 합류한 것이 몹시 못마땅한 것 같다.
엘리샤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콜튼이 떠났다.
그리고 그 뒤를 해리와 다브가 탄 JLTV가 뒤따랐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사라지자 공터는 완전히 어둠에 잠겼다.
그래도 앳윌플레이와 패드의 빛이 있어서 그림자처럼 사람의 모습은 보인다.
“계획을 말해 봐.”
2대의 차가 사라진 방향을 보던 류지현의 말이다.
~비비빙~비비빙~
그때, 드론에서 모션 체크 알림 소리가 전달되었다.
“여기, 9명.”
류지현과 엘리샤의 시선이 앳윌플레이로 왔다.
“이곳으로 오고 있어.”
“거리가 얼마야?”
“15분에서 20분.”
“빨리 숲으로 숨자.”
“아니, 기다려.”
태영은 배낭에서 작은 LED 등을 꺼냈다.
그러자 주변이 환해졌다.
앳윌플레이를 접어서 넣고, JLTV 뒷좌석에서 야외용 돗자리 가방을 꺼냈다.
가방에서 접혀져 있는 드론을 꺼내, 기동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서 가져온 조끼를 입었다.
“야, 급한데 그거 할 시간이 어디 있어?”
“기다려 봐.”
~위이이이이잉~
휴대형 드론이 날개가 펴지듯 움직였다.
타원형의 원통 모양.
앞뒤로 유선형으로 구성이 되었다.
~딸깍~비잉~
“그게 뭐냐?”
“우리가 타고 탈출할 드론.”
“탑승이 가능해?”
“빨리 차에서 짐 꺼내서 거기 아래쪽에 집어넣고 두 사람도 타라.”
“아까 그 사람들은?”
“보다시피 3명이 한계야. 난 억지로 설득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지?”
“……알아.”
배낭에서 엔진을 꺼내 어피션 12를 엔진에 꽂았다.
그리고 엔진 부착 위치에 엔진을 장착했다.
~딸깍~
“빨리 짐을 넣고 안으로 들어가.”
“너는?”
“내 능력, 알지?”
티베트에서 봤으니까 알 것이다.
“……알아.”
“일단, 네 안전이 우선이고, 그 사람들도 구할 수 있으면 구해야지.”
~후다닥~
류지현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더니 후다닥 달려와서 태영의 목을 껴안았다.
“고마워.”
“빨리 타라. 이러고 있을 시간 없다.”
“(엘리샤, 여기에 짐 싣고 이곳에 타라.)”
“(그게…….)”
류지현은 태영을 대신해서 엘리샤에게 간단히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 9명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서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며 서둘라고 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태영은 자신의 짐을 드론의 구석으로 집어넣었다.
배낭에서 미리 준비한 바늘통은 주머니에 넣었다.
엘리샤와 류지현은 계속 이야기하며 드론에 짐을 집어넣었다.
둘이 마주 보고 드론 안에 누운 모습을 보자 픽 웃음이 나왔다.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그때다.
~꾸웅~꾸우우우웅~
밀림이 울리는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야, 혹시.”
류지현이 소리쳤고 엘리샤도 몸을 일으키려 한다.
LED 등을 끄고 둘과 함께 밀어 넣었다.
“모두 저세상으로 보내 주고 올 테니 잘 숨어 있어.”
류지현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야, 최태…….”
드론의 뚜껑을 닫았다.
~우웅~
드론이 떠올랐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