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21
166. 수마트라 탐사(7)
~푸스스스스~
폭발로 인한 풍압으로 거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거리가 있으니 심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2.5Km나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한 풍압이 이곳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다.
그만큼 폭발력이 강했다는 것이다.
안 봐도 JLTV는 산산조각 났고, 생존자는 없을 것이다.
“역시, 길목을 막고 모두를 죽이려 했어.”
먼저 선글라스를 끼었다.
눈앞이 낮처럼 환해졌다.
~철컥~
MCX 래틀러의 탄창을 확인하고 장탄을 했다.
총은 어깨에 크로스로 메고, 바늘통에서 10개를 빼서 옷깃에 꽂았다.
공중 부양.
소리 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9명이 있던 곳으로 날아갔다.
작은 랜턴에 의지해서 오고 있는 적들이 보인다.
바늘은 힘이 아닌 염력으로 날려야 한다.
‘관통’
~핏~폭폭폭~
~풀썩~퍽~
한 개의 바늘을 조정해 가며 셋의 머리를 뚫었다.
셋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바늘을 잠시 허공에 정지시켰다.
“停”
누군가 한 명이 낮게 말했다.
~폭폭폭~
~털썩, 풀썩~
다시 세 명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엎어졌다.
남은 셋이 재빨리 나무를 엄폐물 삼아 엎드린다.
거긴 정면이 아니야.
‘한 명을 잡아서 취조해 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폭발 지점으로 가 보는 것이 우선이다.
~핏핏핏~
다시 남은 셋의 머리에 구멍을 내고, 그들의 옆으로 내려섰다.
HK416.
한 정을 손에 넣은 후에, 탄창은 보이는 대로 수거해서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
주머니가 불룩해졌다.
나머지 총들도 모두 수거해서 한꺼번에 들었다.
JLTV가 있던 공지로 가서 차랑 안에 대충 던져 놓았다.
다시 공중으로 몸을 띄워서 폭발 소리가 났던 곳으로 날아갔다.
~후우우웅~
바람을 밀며 날아가는 소리가 심하게 났고, 나뭇잎들이 태풍을 맞은 것처럼 소리를 냈다.
폭발 이후의 불꽃이 환하게 밀림 가운데를 밝히고 있다.
주변에는 드론 영상으로 보았던 8명이 폭발의 불꽃 주위에 서 있다.
자신들을 노리는 적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예상대로 JLTV 2대는 산산조각이 나서 형체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누군가가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다.
‘바이, 콜튼.’
이놈들은 총으로 처리한다.
나중에 엘리샤에게 보여 줄 거니까.
나무 그늘 중간 지점으로 날아오르며 동시에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탕~타다다당~
~아아악~으악~
탄창 하나를 비우는 사이 7명이 거꾸러졌다.
한 명은 폭발로 파인 구덩이 속으로 몸을 피신해서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JLTV의 뾰족한 조각에 배를 찔렸다.
그자는 총을 찾느라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지만, 너무 멀다.
몸을 일으켜 태영에게 덤벼들었다.
~탕~탕~
두 발로 무릎을 아작 내 버렸다.
“으으윽, 프읍.”
“넌 잠시 후에 죽여주마.”
기다랗게 떨어져 나간 JLTV 철 기둥 조각을 찾아 땅에 박았다.
“救命.”
살려 줘?
그런 놈이 조금 전에 덤볐어?
그리고 이들을 폭파시켜 죽인 거야?
죽은 자들의 벨트 몇 개를 벗겨 낸 후에 두 팔을 뒤로 돌려 묶었다.
그리고 땅에 꽂아 넣은 철 기둥에 묶은 후, 목과 철 기둥을 다시 묶었다.
주변에 널린 총을 모두 주워 들고 다시 JLTV 쪽으로 날아갔다.
~후우우웅~
총기들을 차 안으로 던진 후에 이번에는 21명의 무장 병력이 있던 곳으로 갔다.
그들의 걸음으로는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가 봐야 얼마 못 간다.
부근에서 속도를 늦추며 귀를 기울였다.
~푸석~저벅, 타박, 타박~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발자국 소리다.
작은 랜턴에서 나오는 빛이 열 개는 된다.
저 빛에 의지해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원이 많으니 총소리에 흩어지면 곤란하다.
옷깃에 꽂혀 있는 바늘은 9개.
~핏폭폭폭~핏핏핏~
한 개로 일곱의 머리를 뚫어 주었다.
바늘의 방향을 바꾸어 다시 머릿속으로 궤적을 그렸다.
~피비빅~포보복~피비비비빅~
가속도를 붙여 연속적으로 뚫어 나갔다.
~털썩, 풀썩~쿵~
소리도 없이 놈들이 쓰러졌다.
머리에 바늘이 관통된 적들이 차례로 쓰러지며 관처럼 생긴 것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짐도 바닥에 떨어졌다.
~픽~피빅~
다시 남은 자들의 머리통을 뚫어 주었다.
~풀썩~터덕~
서 있는 자는 한 명.
“?是誰? (너 누구냐?)”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물어온다.
제 목숨을 쥐고 있는 상대에게 태도가 건방지다.
~핏~핏~~
팔꿈치 관절 두 곳에 바늘을 한 개씩 꽂아 통과하지 않도록 했다.
“(인민 해방군?)”
“(…….)”
이렇게 묻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면 긍정이다.
HK416을 들었다.
~탕~
이마 한복판에 구멍을 내 주었다.
“관.”
~뚱~투둥~
염력으로 뚜껑을 열었다.
부패 중인 시신에서 나는 냄새가 훅 소리가 날 정도로 풍겨 온다.
살충제를 뿌렸는지, 방부제를 뿌렸는지 알 수가 없지만, 구더기 같은 벌레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냄새를 없애지는 못했다.
시신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데, 아주 특이한 옷이다.
이 시신을 들고 간다고 피디지의 비밀을 풀지는 못한다.
그런데도 시신을 옮긴다?
복장이 특이하니 사진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폰을 꺼냈다.
폰을 염력으로 조정했다.
터치도 염력으로 동작을 할까?
~찰칵~찰칵~
염려와는 달리 아주 잘 된다.
공중의 이곳저곳으로 이동시키며 여러 각도로 촬영했다.
플라스틱 통의 뚜껑을 열었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소총 6정과 4정의 권총.
그리고 총탄이 든 주머니.
소총에는 화약 종지와 부싯돌이 붙어 있다.
“플린트락?”
이건 17세기에 유럽에서 사용된 소총이다.
그렇다면 시신이 입고 있는 옷은 당시의 총기병의 군복이라는 뜻이다.
다른 플라스틱 통을 열었다.
그곳에는 피디지가 열린 장소에서 발견되었을 것 같은 각종 물건들이 들어 있다.
계속해서 열어 본 통 안에는 모두 비슷한 것들이다.
현대 또는 미래형 물건들은 보이지 않는다.
“편히 잠드시오.”
17세기에서 온 사람들에게 묵념으로 묻어 주는 것을 대신했다.
열대 지방이니 수일 내로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소총들은 모두 수거해서 플라스틱 통 위에 쌓았다.
그리고 플라스틱 통들을 모두 공중으로 띄워 올렸다.
JLTV가 있는 곳으로 갔다.
“플린트락은 귀하겠지?”
현대식 소총은 의미가 없지만, 플린트락은 의미가 다르다.
수거해 온 플라스틱 통 중에 비어 있는 것을 찾아 그 안에 총기류를 모두 던져 넣었다.
JLTV에 있는 삽을 꺼내 아래쪽 숲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통을 모두 묻었다.
“다음에 생각나면 찾으러 올 테니 기다려 줘.”
이쪽의 정리가 끝났으니 폭발 장소로 갔다.
“으으윽.”
JLTV의 조각난 철 기둥에 묶인 놈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패드를 꺼내 드론을 불렀다.
~후우우우웅~
3분도 지나지 않아 원통형의 드론이 돌아왔다.
~딸깍~
드론의 문을 열어 주었다.
“푸후, 제법 답답하네.”
류지현이 발딱 몸을 일으키더니 밖으로 나왔고, 엘리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
콜튼을 비롯한 동료들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을 뿐, 죽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제법 지났기에 폭발로 발생한 불길이 잦아들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변 곳곳에 불이 타오르고 있다.
“(콜튼.)”
엘리샤는 폭발로 인해 파인 웅덩이를 행해 콜튼의 이름을 불렀다.
“Son of a bitch. (개자식.)”
욕설과 함께 태영을 향한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You could have saved it, but you left to death, right? (살릴 수 있었는데, 죽도록 내버려 두었어, 그렇지?)”
“보따리 내놓으라는 이야기 할 줄 알았다.”
“…….”
혼잣말이지만, 류지현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다.
“I told you how we can survive. (난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을 말했다.)”
“…….”
“This choice was made by them. (이 선택은 그들이 한 거다.)”
~처벅처벅~
엘리샤는 파인 구덩이 아래쪽에 묶여 있는 적군에게 다가갔다.
~탕~
어깨에 메어 있던 MCX를 풀어 그자를 향해 서슴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엘리샤는 군인이 아니다.
CIA의 현장 요원도 아니다.
~타다당~타다다당~
다시 연속으로 탄창이 빌 때까지 쏘아 냈다.
“콜튼과 사귀나 봐.”
류지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그럼 왜 콜튼과 같이 행동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엘리샤는 그자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끅끅거리며 울음을 토해 냈다.
“다른 자들은?”
“나는 나를 공격하는 자들을 살려 줄 만큼 착하지 않아.”
“…….”
류지현은 아무 말 없이 태영을 바라보았다.
물론 고려 때의 이야기이고, 28세기에서도 그랬다.
“왜?”
“갑자기 네가 무서워져서.”
류지현의 티베트에서의 일을 알고 있다.
그들 모두 깊숙한 곳에 묻혔다.
“그럼, 그냥 죽어 주는 것이 맞는 거야?”
“그래도 네가 잘했다는 말이야. 그런데…….”
“또 뭐?”
“네 힘과 달리는 속도는 내가 알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짧지 않아?”
“왜? 여기 묻히고 싶어?”
“아니.”
류지현의 농담 같은 의심과 가벼운 협박이다.
“가자.”
“시신 못 찾겠지?”
턱으로 엘리샤를 가리켰다.
“찾는 것이 더 괴로울 거야.”
“그렇겠네.”
“폭발 소리가 커서, 인도네시아 군이나 경찰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 아직도 불이 있으니 위치는 바로 확인될 거야.”
“그래, 같은 생각이야.”
“엘리샤, 안 갈 거면 두고 간다고 해.”
“그럼 널 죽이려 들걸?”
“그러든지.”
“자동차로는 못 가겠네?”
드론을 보며 류지현이 얼굴을 찡그렸다.
조금 전에 내릴 때도 답답하다고 했었다.
“자동차로 가면 인도네시아 군에게 들켜.”
“둘도 좁았는데, 저 좁은 곳에 셋이 타고 가야 해?”
“안 타겠다면 의사를 존중해 줄 수 있다.”
“큰일이군. 남자 알레르기 있는데.”
“아까 목에 매달린 사람이 누구더라?”
“너는 참 쓸데없이 기억력이 좋아.”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쓸데없는 소리만 자꾸 하게 된다.
“그런데, 왜 총이 하나도 안 보여?”
류지현이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치웠지.”
“어디에?”
“땅속에.”
“그걸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잖아?”
“찾아봐.”
“으이그, 정말.”
***
드론 내부의 가로 폭은 가장 넓은 곳이 90센티미터, 높이는 가장 넓은 곳이 40이다.
남자들의 어깨 넓이는 40이 넘고, 여자들도 35는 된다.
세 사람의 어깨 넓이를 감안하면 편히 누워 갈 방법이 없다.
셋이 모로 누웠다.
태영이 가장 먼저 들어가서 벽에 등을 대고 누웠다.
엘리샤가 들어와 태영과 마주 보면서 벽 쪽에 등을 기대 공간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류지현이 들어오며 엘리샤와 마주 보고 자신의 등을 태영의 가슴에 밀었다.
좁은 공간이라 어쩔 수 없다.
엘리샤와 류지현의 얼굴과 가슴은 거의 밀착되어 있다.
안 봐도 두 다리는 서로 교차되어 있을 것이다.
“좋은데.”
류지현은 몸을 계속 꼼지락거리며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
저도 이 상황이 어색하고 불편하니,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건 태영도 마찬가지다.
“까불고 있어.”
“내가 언제 남자의 품에 이렇게 안겨서 여행을 하겠어?”
재벌 남친은 이렇게 백허그를 해 주지 않는 모양이지?
“가만 좀 있어라. 움직이지 말고.”
꼼지락거릴 때마다 몸의 각 부위가 압박하듯 부딪쳐서 영 신경이 쓰인다.
“그 패드로 조종하는 거야?”
“그래. 자, 출발한다. 추우면 춥다고 해. 그럼 히터 틀어 줄 테니까.”
~둥실~
드론이 떠올랐다.
드론에 탑승하기 전에 두 가지 경로를 살폈었다.
먼저, 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말레이시아 동쪽 섬을 거쳐서 필리핀과 오카니와를 경유하는 경로.
1,200Km를 날아가면 배터리를 교체해 줘야 하기에 이 경로를 선택하면 7회의 비행을 한다.
이동 거리는 6,400Km.
순수한 체공 시간은 15시간이 예상된다.
두 번째, 말레이시아 서쪽 섬을 가로지르는 경로.
그 후에 베트남 땅을 또 가로질러야 한다.
그렇게 홍콩과 오키나와를 경유하는 경로.
비행은 6회, 거리는 5,600Km
체공 예상 시간은 13시간.
대신에 육지를 통과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결국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쐐애애애애~
짐짝처럼 탑승했지만, 목숨을 구해 줄 드론이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드론의 외벽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우읍.”
엘리샤가 마치 토할 듯 웩웩거린다.
토하면 류지현의 얼굴에, 아니 목과 가슴에 토하게 될 것이다.
그보다 토사물을 씻어 내고 비행을 다시 하려면 끔찍하다.
용케 베트남 남쪽의 까마우 해안에 도착할 때까지 토하지는 않았다.
“우욱, 푸흐흐흐.”
엘리샤는 드론에서 내리자마자 속에 있는 것을 모두 토해 냈다.
밤 11가 가까워 왔기에 들판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20분 정도 휴식하고 다시 출발할 테니까 엘리샤에게 이야기해 둬.”
태영은 어피션 12를 교환하면서 류지현에게 말했다.
둘은 나란히 앉아 있다.
류지현이 엘리샤의 등을 두드려 주고 있었다.
“네가 말하면 안 되냐?”
“폭발 장소에서 내게 했던 말 기억 안 나?”
보자마자 Son of a bitch라니.
“에이, 그건 그냥 화나서 그런 거지.”
“아무튼, 그리고 시간상으로 보면 홍콩 남단의 섬에 도착하면 새벽이야. 낮 동안 그 섬에 있다가 밤이 되면 다시 출발할 거야.”
“그냥 낮에 가면…… 안 되는구나.”
“생수병 버리지 마라. 가다가 물 채워야 하니까.”
“근데 그거 배터리, 계속 그렇게 갈아 줘야 하는 거야?”
“휴대하기 편하게 하려고 작은 것을 가져와서 그래.”
“그럼 제대로 된 거로 하면 얼마나 가?”
“하나 꽂아서 여기서 한국 땅까지.”
“그 속도로?”
“이건 휴대형이어서 느린 것이고, 제대로 된 거로 가면 우리 출발지에서 한국 땅까지 5시간.”
“그…… 뭐? 그 안에서 숨을 쉴 순 있어?”
“왜? 죽을까 봐?”
“거기에 무기를 실으면 그대로 전투기가 되는가 해서 그런 거지?”
“맞아.”
“푸후, 넌 정체가 뭐냐?”
“쓸데없는 소리 말고 타라. 출발하자.”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