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24
169. 검사와 조폭(1)
(손유재, 풀려난다는데 아는 거 있어?)
운전 중이어서 위니를 시켜 류지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위니로부터 그 소식을 들은 후에 리얼판타즈의 일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새봄을 학교에 내려 주고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중이다.
~웅~
[‘나중에’라고 짧게 문자 왔습니다.]“문자도 보낼 상황이 아닌 모양이군.”
[워처를 보낼까요?]“아니야. 거기까지는 필요 없어.”
[네, 마스터.]“수감 중에 부하들에게 보낸 지시들 순서적으로 말해 봐.”
[첫 지시는 조용히 숨죽이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 후 손용인 주변의 경호 강화, 변호사 선임…….]“변호사 같은 부분은 제외하고, 나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부분.”
[네, 지난달에 친구인 박준혁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부친과 모친, 누님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습니다.]“풀려나면 보고를 받겠군.”
수감되어 조사받는 조사 상황에 대한 것은 위니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일부는 열심히 조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렇게 보인 것뿐이다.
손유재 옆에 워처를 붙여 두기는 했다.
그렇지만 조사관들에게 워처를 붙여 두거나, 인태프를 심어 두지는 않았다.
그 일이 터졌을 때, 언론에서는 ‘광기의 살인마’와 ‘극악무도한 살인마’라고 했다.
시민들은 집단 움직임으로 사형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었다.
대통령의 특별 지시도 있었다.
검찰과 경찰은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했었다.
발표는 모두 그랬다.
외부적으로는 강력하게, 내부적으로는 조사하는 시늉만 했다.
또, 구속한 지 2개월도 지나기 전에 풀려난다고 한다.
~우웅~
[류지현의 전화입니다.]“왜?”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그게 논점이 아니잖아? 풀려나? 아니야?”
[방금 들었어, 나도. 근데 너는 어찌 알았냐고?]“설명이 필요해?”
[직접 들으면 확실하니까.]“일은 개판으로 하면서.”
[범죄 사실을 우리가 경찰에 알려 주기는 했지만, 수사는 우리 업무 영역이 아니라 경찰의 영역이야.]국정원이 일반 범죄나 조폭들의 범죄를 수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 류지현의 말이 맞다.
그건 경찰이 할 일이다.
검찰과 경찰이 말은 번지르르했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정치권에 있는 인사들도 야제라는 놈에게 돈을 받아먹은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어떻게 하든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한다.
손유재는 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땅속에 파묻었다.
일명 히트 맨들에게 죄를 전가하고 자신과는 상관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범죄자와 수사관이 한통속이니 결론은 뻔하다.
“그때, 야제 건으로 너와 함께 왔던 경찰 조상경이라고 기억해?”
[음…… 기억나.]“그놈이 경찰에서 잘린 후, 배달 라이더 코스프레 하면서 해결사로 전적한 것도 알아?”
[해결사?]“뭘 제대로 아는 게 없네. 하긴 네 일이 아니니까. 전화 끊자.”
[야, 야야…….]소리치거나 말거나 전화를 끊었다.
‘우리 직원들은 안심해도 될까?’
손유재로부터의 공격이 직원들에게도 가해지지 않을까?
그런 염려도 있다.
직원들 모두에게 워처를 붙이기도 애매하다.
인태프를 심으면 감시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것도 옳지 않다.
‘일단, 그건 좀 두고 보기로 하고.’
야제의 창고 건물에 숨겨 둔 USB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폴리스 라인이 있고,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다.
적당히 시간이 지난 후에 여유 있게 가려오려 했다.
야제가 풀려나면 그것을 다른 곳으로 치울 가능성이 있다.
시간을 늦추지 말고 오늘 밤 가져오면 된다.
“아, 사장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인사를 한다.
내일까지 출장이라고 말해 두었는데, 오늘 출근을 하고 있으니 의외일 것이다.
“네.”
“안녕하세요.”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사장실로 들어서자 유제범이 곧 뒤따라왔다.
“출장 갔던 일은 잘 끝나셨습니까?”
“네, 잘 끝났어요. 별일 없죠?”
“네, 없습니다. 그런데 공장 매입 건 관련해서 10층에 매각을 거절했던 곳과 9층에도 거절했던 곳 있지 않습니까?”
“10층에 한 곳, 9층에 세 곳으로 기억나는데요?”
“10층하고, 9층 2곳에서 매각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그대로 진행해도 될까요?”
“30% 올려 주는 거요?”
“네.”
“음, 유 부장님 생각은 어때요?”
“튕기면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취한 행동이 그닥…….”
“그래요?”
“네, 그래서 여쭈어보는 것입니다.”
유제범이 웃으면서 대답하지만, 생각은 같다는 것이다.
처음에 시가보다 30%를 더 주고 사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같은 층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번잡하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으로 시가보다 올려서 사겠다고 했다.
그들은 그때 거절하면서 돈을 더 주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제 와서?
“유 부장님이 알아서 하세요. 우린 답답한 것이 없으니.”
“네, 알겠습니다.”
“몇 곳이 비었죠?”
“9층은 한 곳이 남았는데, 다음 주에 이전합니다. 10층은 모두 공실입니다. 그리고 11층은 3곳이 나갔습니다.”
11층은 늦게 시작해서 그렇다.
“10층에 내가 사용할 연구실로 3칸 빼서 공사 진행해 주세요.”
“준비하겠습니다.”
“출입구 비번 알려 주고요.”
비번 몰라도 열고 들어갈 수 있지만, 유제범에게 또 설명해야 한다.
“톡으로 보내겠습니다.”
“전에 삼전동 건물 매입한 주변 진행은 어때요?”
지시한 지 한 달이니 시간이 부족한 상태지만 물었다.
“그 옆에 3층짜리 건물은 이야기가 잘 되고 있습니다.”
“급하지는 않으니까 천천히 진행하시고, 우리 사옥 준비할까요?”
“사옥 말씀입니까?”
사옥에는 조금 놀란 표정이다.
삼전동 건물 매입한 것을 사옥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거기는 딥페이크 피해자가 임시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곳이다.
“네, 사옥.”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서두를 일은 아니지만, 좋은 매물이 있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뜻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하고, 위치는 어디를 기준으로 두면 되겠습니까?”
“크면 클수록 좋고, 연결성이 좋아야 하니까 방이동과 그 인근으로 하죠.”
“서두르지 않고, 적정한 건물이 나올 때까지 충분히 조사하겠습니다.”
서둘러야 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다.
다만, 상업 지역에는 공장이 불가능하니 공장과는 분리될 수밖에 없다.
“기간 상관없이 천천히 알아보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대신 어제 터니엔디 내부 물류 시스템 완공식에 다녀왔습니다.”
“어땠나요?”
“그거, 정말 기가 막히던데 다이나믹 스카이에서 영업만 잘하면 정말 잘될 것 같습니다.”
“잘될 겁니다.”
“이번 달에 주총이 줄줄이 있는데, 학교에는 문제없겠습니까?”
“교수님하고 학과장님까지 이야기를 해서 연구 과제를 좀 많이 드리기로 하고, 수업에 적당하게 빠지는 것은 허락을 받았습니다.”
“아, 네. 다행입니다.”
“그래도 시험은 쳐야 해요.”
“수업 다 빠지고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마스터.]“음.”
[조셉이 한국으로 출발했습니다.]3주쯤 전에 인도의 디마푸르(Dimapur)에 있는 병원으로 들어갔었다.
거기서 요양 중에 특별 수송기로 미국으로 이동했다.
두 달 넘게 극한의 지역에서 생사를 넘나들면서 사투를 벌인 사람이다.
그런데 3주 정도의 요양으로 움직일 만한가?
“내일까지는 나 없다 생각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유제범이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위니.”
[네, 마스터.]“앨리슨은?”
[앨리슨은 부상이 심합니다.]“알았어. 봄이가 위니와 통신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해.”
[오스페어는 소재 4레벨이 되어야 출력 가능합니다.]오스페어는 지금 태영이 사용하고 있는 귓속의 통신기다.
고막 쪽에 들어가 있고, 고막의 진동에서 에너지를 얻기에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이것으로 위니와 통신한다.
“지금 나온 것은 1레벨이니까, 그걸로 어떤 것이 가능해?”
[제니아 1레벨과 이페어 1레벨이 가능합니다.]“제니아는 스마트 워치 비슷한 거지?”
[그렇습니다. 시계로 생각하면 됩니다.]“이페어는?”
[타원형의 귓속 삽입 부착형으로 긴지름 5mm, 짧은지름 3mm, 두께 0.3mm입니다.]“1레벨이면 제약은 어느 정도나 돼?”
[외부 통신망 사용이 불가능하고, 제니아를 차고 있을 때, 제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반경 450Km까지 통신 가능합니다.]“그리고?”
[이페어는 150일에 한번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교체해야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배터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레벨 2나 3이 되면 더 좋아지겠지.
“제니아는?”
[태양광 충전을 사용하며, 태양광에 노출되면 10분 이내에 충전이 완료되고, 480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좋아, 그럼 그걸로 하자.”
[준비하겠습니다.]“야제가 숨겨 둔 USB를 가져와야겠는데,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그건 뭐야?”
[비행이 가능하며, 땅을 파고 다닐 수 있는 게 모양의 비행 로봇입니다. 영상 보여 드리겠습니다.]“그래, 보자.”
위니가 보여 주는 로봇 클라미.
게처럼 좌우로 10개의 다리가 있고, 다리의 끝은 땅을 잘 팔 수 있도록 생겼다.
거기에 다리를 오므리면 원반형 드론이 된다.
땅 위를 게처럼 기어 다닐 수 있고, 흙을 파고 땅속으로 이동이 가능한 로봇형 드론이다.
등껍질이 뚜껑처럼 열리고, 작은 물건을 집게발로 집어서 등껍질 안으로 넣을 수 있도록 생겼다.
“클라미는 그 용도로 만들어진 거야?”
[그렇습니다. 고강도의 금속 벽이 아니면 어디든 뚫을 수 있습니다.]“이렇게 기가 막힌 것이 있었네.”
등껍질 안의 공간이 USB 10개는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재는 공장에 있으니, 오늘 출력해서 보내면 된다.
***
“이건 이름이 제니아.”
태영은 이새봄의 손목에 제니아를 채웠다.
“제니아?”
“그래, 이거 귓속 벽에 붙여야 해.”
“물 들어가도 동작해?”
“응, 동작해.”
“귓밥은?”
“내가 파 줄게. 그리고 이거 5개월에 한 번씩 바꿔 줘야 하니까 그때마다 깨끗하게 해 줄게.”
“으응.”
“자, 넣는다.”
“응.”
태영은 이페어를 부착할 수 있는 어픽스에 이페어를 붙인 후, 이새봄의 귀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어픽스가 스스로 위치 선정을 합니다. 영상을 보여 드리겠습니다.]적정한 위치를 찾은 어픽스의 표면이 살짝 부풀어 오르며 이페어를 밀착시키는 모습이 영상으로 보였다.
“귓속이 약간 간지러워.”
이새봄은 이페어가 귓속에 들어가자 손으로 비볐다.
“금방 괜찮아질 거야.”
태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끝을 귓속으로 찔러 넣었다.
후빈다고 떨어져 나오지 않는다.
“여기를 두 손가락으로 누른 후에 위니를 불러 봐.”
“으응, 위니.”
실수로 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형태다.
이새봄은 두 손가락으로 양쪽을 살짝 누른 후에 위니를 불렀다.
[네, 새봄 님. 제 말이 잘 들리십니까?]시험하는 동안에는 태영에게도 들리게 하라고 했다.
“위니, 목소리 예쁘다.”
[감사합니다. 새봄 님 인사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저와는 제니아와 이페어를 통해서 대화가 가능합니다.]“그래, 고마워.”
[메타 하나의 갤럭시 마스터로서 하실 수 있는 것들을 가르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나를 그렇게 부르면 오빠는 뭐라고 불러?”
[마스터이십니다.]“오빠는 ‘마스터’?”
[네, 그렇습니다.]“그렇구나. 혹시 오빠와 통화할 때도 제니아로 가능해?”
[지금 마스터께서도 듣고 계십니다.]“그래?”
그 말에 이새봄의 시선이 태영에게 돌아왔다.
“항상 오빠도 함께 듣는 거야?”
“아니, 내가 요청하거나 봄이가 요청하면.”
“그럼 지금은 오빠가 요청?”
“그래.”
“어디서나 통화 가능해?”
“국내에서만. 해외는 통신이 원활할 때만.”
“그럼 누군가와 대화 중에 오빠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같이 들을 수 있는 거야?”
“위니에게 그렇게 해 달라고 하면 가능해.”
“흐응, 좋아.”
“자, 이제 위니와 통화가 가능하니까, 한 가지 할 일이 있어.”
“뭔데?”
“마스크 팩 없이 얼굴을 약간 변경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얼굴을 바꿔?”
얼굴 표정이 살짝 바뀐다.
“아, 임시로 잠시 동안 바꿀 수 있어. 수술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위니에게 말하면 잠시 바꿔 줄 거야.”
“아, 나는 또 수술하자고 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놀랐구나?”
“응, 으응. 잠시 마스크 팩 하듯이 하는 거라면 괜찮아.”
“그럼, 잠시 기다려.”
태영은 컴퓨터 방으로 가서 파모니 졸을 가져왔다.
피코 입자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의 얼굴 변형 주사제이다.
“자, 침대로 가서 누우세요.”
“누워야 해?”
“응, 그리고 4시간 동안은 가만히 있어야 해.”
“와, 너무 길어. 4시간이나 가만히?”
질문을 하며 침대에 올라가 반듯하게 누웠다.
“잠들면 좋겠지?”
“아니, 결과를 보고 싶어. 히잇.”
“따끔할 거야.”
“응.”
“주사 후에, 난 컴퓨터 방에 있을 거야.”
“으응. 앗, 따거.”
태영은 주사제를 어깨에 바로 주사했다.
“자, 이제 얌전히.”
“…….”
가만있으라고 했다고 대답을 대신해서 눈만 깜박거린다.
“자, 4시간 후에 올게.”
“…….”
그렇게 말하고 조명을 낮춘 후에 컴퓨터 방으로 갔다.
“위니.”
[네, 마스터.]“클라미 보내자.”
[네, 창문을 열어 주십시오.]서랍에서 클라미가 든 상자를 꺼내 열었다.
~스르륵~
컴퓨터 방의 창문을 열자, 상자 안의 클라미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농장의 창고로 보냅니다.]“그래.”
비행으로 농장 인근으로 가서 적당한 곳에서 기어가거나 굴을 파고 갈 것이다.
밤이니 기어가도 된다.
“예상 소요 시간은?”
합쳐서 32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데, 괜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1레벨 소재의 완성이 얼마 전이었으니, 이런 방법을 시도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손유재 풀려나서 뭐 하고 있는지 볼까?”
[병원에 입원했습니다.]“입원?”
[네, VVIP 병실인데, 손유재의 부하로 보이는 자들이 병실 앞부터 엘리베이터 앞까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습니다.]“손유재가 뭐 하는지 영상을 보여 줘.”
[지금 보내 드리겠습니다.]~쫙~쫙~
영상이 뜨자마자, 한 사람이 뺨을 맞는 찰진 소리가 들려왔다.
때리는 힘에 밀린 것인지 벽에 처박혔다가 몸을 바로 세우는 남자.
얼굴이 시뻘겋게 부풀어 올랐다.
남자는 군기가 바짝 든 신병처럼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서 섰다.
“저 사람, 검사 아니야?”
[조사하던 검사 중에 한 명인 곽조윤 부부장 검사입니다.]검사가 조폭 두목에게 싸대기를 맞아?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