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32
177. 궁금하면 와야지
~웅~
유제범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중인데 2번 폰이 계속 울렸다.
보고받는 중에는 가능한 한 전화를 받지 않는 편이다.
“요즘은 회사 입구에서 진을 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건 다행입니다. 해외에서 만나자고 하는 연락이나 메일은 어때요?”
“스팸을 제외하고는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품을 많이 출시하지 않아서 그런 듯합니다.”
“다행이네요.”
처음에 앳윌플레이와 보조 배터리 어피션을 론칭했을 때만 해도 난리가 아니었다.
그 두 가지는 정식 수출은 하지 않고, 직구나 대리 구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는 추가로 내놓는 제품이 없으니 점점 열기가 식어 가는 것이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영배 회장, 다섯 번째 전화입니다.]‘뭐야? 안 받으면 문자를 보내지 계속 전화를 해?’
연속으로 전화하는 것은 정말 급한 일이 있거나, 뭐 그런 것이겠지만, 태영은 오영배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을 일이 없다.
“사장님, 전화 계속 오는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오영배 회장인데 계속하네요.”
“받으시지요. 사장님.”
~웅~
지금 보고받을 것은 사준전자와 석인전자로부터 매입한 산업 단지 부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그 자료를 패드에 띄워 놓고 보는 중이다.
“산업 단지 처리 건은 시간적으로 급하지 않으니, 시간 될 때 다시 이야기하기로 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유제범이 대답을 하고 사장실을 나갔다.
~웅~
“왜요?”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야, 전화 좀 빨리빨리 받을 수 없냐?]“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안 바쁘면 빨리 받고, 바쁘면 못 받는 거지. 대답 되었죠? 그럼 끊습니다.”
~틱~
전화를 끊었다.
질문에 대한 답은 했으니, 그다음 용건을 묻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했으면 용건을 먼저 말하는 것이 순서다.
화풀이가 먼저가 아니다.
~웅 우웅~
그렇지. 다시 전화할 거다.
“바빠요.”
“왜요? 바쁘다니까.”
[에이, 정말.]“끊습…….”
[내일 시간 좀 내라. 같이 대전에 좀 가자.]“내일 주총 있어요. 시간 못 내요.”
[주총? 무슨 주총?]또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
그룹에 회장쯤 되는 사람이 시간 아껴 쓸 줄을 모르고 이렇게 딴소리만 하고 있어?
“끊습니…….”
[그럼 언제 가능한데?]끊으려 하니 재빨리 돌아온다.
“언제 가능하냐고 물을 것이 아니라, 무슨 일로 가야 하는지, 누구를 만날 것인지, 왜 만나야 하는지, 그걸 이야기하고, 언제 시간 되느냐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 직원들에게는 그렇게 하나?
오영배는 자신의 상황이 있긴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상황을 말하지 않았으니 일에 대한 서로의 공감대가 없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계획만으로 말하면 어쩌라고?
[아, 내가 그걸 깜박했네.]저렇게 하면서 그룹을 이끌어 가는 거야?
아니면 직원들이 알아서 하는 거야?
하여튼 마음에 안 들어.
[천문 연구원 사람 만난 적 있지?]“…….”
그걸 왜 궁금해하는데?
[우주 연구원 쪽에서 연락이 와서, 천문 연구원에서도. 그 사람들이 위성 발사에 대해…….]“궁금하면 올라오라고 하세요. 끊어요.”
~틱~
궁금하면 지들이 오는 것이 맞지, 자리에 앉아서 사람을 오라 가라 해.
아, 천문 연구원에서는 한번 왔구나.
그건 뭐, NASA 사람들 데리고 약속도 없이 온 거니까 온 거로 치면 안 되지만.
~웅~
[오영배 회장입니다.]“에구, 끈질기기도 하지.”
자꾸 전화를 끊어서 약이 바짝 올랐을 테니, 받기는 해야.
“네.”
[야, 아무리 그렇다고 전화를 그렇게…….]“끊습니…….”
[야, 야, 야, 끊지 마.]“전화한 이유는 말하지 않고, 전화 늦게 받는다고 투덜거리고, 할 이야기 끝나서 끊으면 끊는다고 투덜거리고.”
[그래, 오라고 할 테니까, 언제 가능한데?]억눌린 말속에 화를 많이 참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모레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가능해요.”
[알았다. 장소는 우리 회사 회의실.]“끝까지 만나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말 안 하네. 그럼 안 갑니다.”
[그건 전화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야.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야.]그건 뭐, 그럴 수 있다.
그럼 말하는 중에 그 말을 하든지.
“주소는 누구 시켜서 문자로 보내 주세요.”
[에이, 너는 왜 그리 까탈스럽냐?]까탈이 아니라 그게 정상이지.
“내일 봅시…….”
~띠릭~
이번에는 저쪽에서 먼저 끊었다.
씩씩거리는 소리가 이쪽까지 들리는 듯하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우웅~
모르는 번호인데?
[보험 회사입니다.]위니가 상대의 정보를 먼저 알려 준다.
“보험사면 받아야지.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종일 보험입니다.]“네.”
[그 자동차 보험 처리 건…….]그렇게 시작된 보험사의 이야기는 폐차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긴 태영이 봐도 수리를 하기에는 너무 심하게 망가졌다.
위니의 판단으로는 엔진과 바디를 제외하면 모두 망가졌다고 했다.
차가 절벽으로 굴러떨어진 것도 아닌데, 그 정도로 망가트리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거야?
“폐차해야 한다면, 차 값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게 아무래도 보상 처리를…….]“돈으로 돌려준다고요?”
[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새로이 같은 자동차를 계약하고 출고를 기다린 후에, 개조 작업을 하려면 몇 달이 걸린다.
무엇보다 출고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동안에 동급의 대여 차량을 제공해 줘야 하니 손해라는 결론이 나온 모양이다.
차를 부순 사람이 차 값을 배상하는 문제는 태영과 상관없는 일이다.
그건 보험사가 알아서 하면 되는 일.
태영에게 성가시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럽시다. 우리 경영 지원 부장에게 말해 둘 테니, 나머지는 그쪽과 진행해 주세요.”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차를 받은 지 2개월 정도인데, 개조 비용까지 합쳐서 8천만 원이나 들인 차를 폐차하다니.
아무튼, 보상 처리가 결정되면 대여 받은 차도 반납하고, 뚜벅이로 돌아가게 된다.
뚜벅이라.
전시장에 다시 가 보는 수밖에.
***
“어서 오시오. 최 사장.”
“어서 와요.”
‘별이 되어’ 사무실에 도착하자 차기원과 선영란이 반긴다.
“바쁘시죠, 요즘?”
“첫 행사이니 아무래도 바쁘지.”
얼마 후면 증발 사건 1주년이 된다.
그 많은 인원이 1년 전 3월 16일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차기원은 대규모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행사 자료를 봐서 내용은 알고 있다.
주말이 아닌 주중이어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은 참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전의 주말을 생각해 봤지만, 날짜가 달라지면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서 같은 날로 한다고 했다.
“김 국장님 안 보이네요?”
오늘은 사무국장 김기범이 보이지 않는다.
“요즘 바빠요. 1주년 행사 준비하랴, 보훈처 쫓아다니랴, 가장 정신없을 거요.”
“보훈 지정, 아직 안 되었죠…….”
“안 되었지. 녹봉만 축내는 것들만 앉아 있으니.”
기록도 정확치 않은 유공자 지정은 잘만 하더니.
차기원도 공직에서 국장까지 지낸 사람이다.
김경훈 전무는 김정표의 유골이 돌아온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차기원도 그 사실을 알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그걸 알리면 기자들이 또 벌 떼처럼 달려들어 제 마음대로 소설을 쓸 것이다.
“우리 결연 사업에 첫 결연 자 혹시 만나 보겠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제가 아는 사람인 모양이군요.”
“그렇지. 그리고 지금 여기에 와 있기도 하고.”
“만나 보죠.”
“잠깐 기다려요.”
선영란이 회의실을 나가더니 잠시 후에 돌아왔다.
그 뒤에는 이정아와 정이진이 함께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첫 골프 라운딩에서 캐디 정하니로 만난 정이진이다.
“잘 있었어?”
정이진의 환한 웃음과 이정아의 짓궂은 미소가 뒤따라왔다.
“이진 씨와 어머니께서 첫 결연?”
“그래, 이진이가 내 딸 하기로 했다.”
이정아의 대답이다.
혹시 정이진이 권이진 되는 것인가?
“사장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좋은 딸이 되고 싶어요.”
눈가에 이슬이 촉촉하게 어린 정이진은 이정아의 팔을 꼭 잡고 있다.
“그냥 엄마라 부르라니까.”
“네, 엄마. 아직 입에 안 익어서 간혹 그래요.”
둘이 꼭 끌어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최태영!”
갑자기 이정아가 태영의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다.
“네, 어머니.”
“너는, 가게 여는 거 처음에 좀 도와주고는 나 몰라라 하고, 꼭 이진이가 와서 돕도록 해야겠어?”
“회원님, 최 사장님 바쁩니다. 그러니 이해 좀 해 주세요.”
선영란이 이정아의 팔을 잡으며 말린다.
“알아요, 그래도 나 죽으려고 할 때 저놈이 때맞춰 와서 줄도 잘라 주고 그랬는데, 간혹 저놈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별이 되어’ 회원 중에 태영을 ‘저놈’이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 이정아다.
“이해합니다. 이해합니다.”
“아무튼, 너 종종 오지 않으면 나 장례 치르는 곳에 와서 사진 마주 보고 서게 될 줄 알아.”
“엄마, 제가 있는데 진짜 그러실 거 아니죠?”
종종 찾아오라는 말을 장례식장에 빗대서 저렇게 말한다.
“그럼, 그럼. 우리 이진이처럼 이쁜 딸을 두고 그렇게 일찍 가면 안 되지. 그치? 최태영, 너도 좀 보고 배워라, 배워.”
4차원 아니라고 할까 봐 대체 저 성격을 어찌 말려?
그래도 ‘별이 되어’에 와서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따듯해진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장님, 우리 갈게요.”
“너는 안 가?”
정이진이 인사를 하자마자 이정아가 물었다.
“아, 저는 여기서 봐야 할 일이 좀 있습니다.”
“우리 가게에 언제 올래?”
“사장님, 엄마 가게는 찻집처럼 꾸며서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정말 좋아요. 꼭 한번 오세요.”
“그래요. 미리 정해 두지는 못하지만, 꼭 가겠습니다.”
“그래, 그럼 우리 갈게.”
이정아와 정이진이 나가고 나자 조용해졌다.
“이정아 회원님, 정말 좋은가 봐요.”
선영란 부회장이 약간 애잔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아들이 독자였는데, 비록 아들은 보냈지만, 대신에 딸을 얻었으니, 또 다른 행복을 찾았을 겁니다.”
“맞아요. 아들과 딸은 많이 다르거든요.”
“우리 1주년 행사가 끝나면, 2호부터 7호까지 결연식이 예정되어 있어요.”
선영란의 말끝에 차기원이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 무슨, ‘별이 되어’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두니까 연락은 수시로 와요. 다만 이들을 잃은 분들이 대부분이라 저렇게 양딸을 얻을 수밖에 없지만.”
이런 결연 사업은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의 마음이 통해야 되는 일이다.
마음이 통하려면 비슷한 슬픔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가능하다.
‘별이 되어’는 그 만남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래도 쉬운 일은 아니죠.”
“이번 행사 때, 최 사장이 한마디 안 할 거야?”
“저 말고 하실 분들이 많을 텐데요, 뭐.”
“그렇지 않아도, 국개의원 놈들이 몇 명이나 연락해 왔다.”
얼굴을 알릴 자리인데, 오지 않을 리가 없지.
그러면서도 보훈 지정에는 손을 보태지 않는다.
“후원금 내면 많이 내는 순서로 몇 사람 해 주겠다고 하세요.”
“정말 그래도 될까?”
“아마도 될 겁니다.”
“그런데, 이상해.”
“뭐가요?”
“이상한 짓 하는 사람들, 최 사장님에게 명단을 보내고 얼마간 지나면 정말 연락을 해 오지 않아. 대체 어떻게 한 거요?”
“뭐 별거 없습니다.”
“몰라야 하는 거요?”
궁금하다고 말하지만, 꼭 알고 싶어 하지 않는 표정이다.
“저만 알고 있는 것이 좋은 거죠.”
오늘은 ‘별이 되어’에서 1주년 행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후원금을 조금 전달할 예정이다.
***
이새봄의 학과 건물 앞.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톡을 보내 놓고 기다렸다.
오늘 보험사와 일을 마무리했고 차량을 반납했다.
지하철로 함께 가는 재미도 느껴 보고, 시내에서 데이트하며 저녁 식사를 함께할 생각이다.
“위니, 봄이 영상 보내 줘 봐.”
[비키라니까.]이새봄의 영상이 보이자마자 고성과 함께 그곳의 상황이 보였다.
위니가 가만히 있는 것은 아직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학과 건물의 엘리베이터 앞에 몇 명의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서 있다.
여학생 한 명은 이새봄과 일행처럼 나란히 서 있고, 그 앞에 마주 선 여학생 한 명.
얼굴에 어려 있는 비릿한 웃음과 인상도 그렇지만, 눈빛에 ‘나 나쁜 년’이라는 기운이 흘러넘친다.
그 옆에는 재미있다는 듯 구경하는 남학생 셋.
이새봄의 뒤쪽과 옆, 그리고 마주 선 나쁜 년의 뒤에도 학생들 몇이 있다.
아마도 이 흥미로운 광경을 구경하는 무리들인가 보다.
나누어 보면, 이새봄의 편.
시비 거는 여자의 편.
방관자의 무리.
방관자의 무리에도 반응은 세 갈래로 갈린다.
[어떻게 얼굴을 뻔뻔하게 들고 학교에 나올 수 있어? 그 AV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너 아니야?]비릿한 웃음의 여학생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럼 저애는 딥페이크로 조작된 그 영상을 봤다는 말이다.
영상을 가지고 있으면 지워졌을 텐데?
그 바이러스는 여전히 활동 중이어서 온라인으로 연결되기만 하면 모두 지워진다.
그런데 그런 일은 끼리끼리 은밀하게 나누는 뒷담화 쪽이 아닌가?
저렇게 대놓고 지목해서 이야기하기도 하나?
[아니라고 하잖아. 아니라는 말 못 들었어?]이새봄의 편을 드는 여학생이다.
그 말을 들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거 나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해?]이번에는 이새봄의 말이다.
[기준이가 거기에 네가 나오는 거 봤다는데? 너희는 몰라?]주변에 둘러선 사람들에게도 묻는다.
그 상황을 보면서 계단실을 통해 그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가는 중에도 이새봄과 이새봄의 편, 이새봄에게 시비를 거는 여자와 남학생 셋의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이새봄을 편들어 주고 있는 쪽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위니, 저 여자 얼굴 입힌 영상 하나 준비해 줘. 그룹 영상으로.”
[네, 마스터. 바로 됩니다. 패드로 보내겠습니다.]“그래.”
~딸깍~
문을 열고 나가서 그쪽으로 가자 이새봄의 시선이 돌아왔다.
“오빠.”
“응, 기다려도 안 오기에 올라와 봤어.”
“누구세요?”
이새봄이 태영을 부르고, 그가 다가가는 사이에 이새봄에게 시비를 걸던 여자가 물었다.
{어, 그 왜 너만?}
{그 사람 맞지? 그런데 이새봄과 사귀는 사이야?}
일부는 태영을 알아본다.
“곧 갈 건데, 왜 왔어?”
“별일이 있는 것 같아서. 저 여자가 뭐라고 하던데?”
“저 여자라니? 너는 웬 놈이야?”
이새봄에게 시비를 걸던 여자의 말이다.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봄이 말은 안 믿고 시비 거는 거지?”
그 여자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이새봄에게 물었다.
“나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도 도무지 말이 안 통하네.”
“그래? 나는 저 여자 나온 AV 영상 본 것 같은데.”
“뭐?”
그 여자가 고함쳤다.
{우~워~진짜?}
{제 잘난 체는 혼자 다 하더니, AV에 출연했다고?}
{야야, 거기서 돈 벌어 명품 가방 샀는가 봐.}
딱 한마디에 제대로 먹히기 시작했다.
옆에서 바로 웅성거리는데, 상상의 날개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이새봄을 편들던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왜? 보여 줘? 봄이 기다리면서 심심해서 보는데 하필이면 거기에 딱 너가 나오던데?”
태영은 패드를 꺼냈다.
“여기서 보기에는 너무 야하고 상스럽지 않아? 누구에게 보내 줄까?”
“야, 이 개새끼야. 너 성희롱으로 신고할 거야.”
그 여자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