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78
223. 트루아이즈(1)
삼전동의 사무실.
“어서 오십시오, 두 분 사장님.”
이새봄과 함께 트루아이즈 사무실이 있는 3층으로 들어서자 유정한 변호사가 반긴다.
트루아이즈.
외부적으로는 안티 페이크 팀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유정한이 제시한 이름이다.
태영은 안티 페이크보다 나은 것 같아서 바로 수락했다.
“주말인데, 출근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저는 매주 나오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매주?”
그래도 그 말을 들으니 미안함이 조금 덜하기는 하다.
“네, 모두 힘들었지만, 이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카 같기도 하고…….”
조카인 유세린이 협박과 생떼로 유정한을 이 일에 끌어들였다.
물론 협박한다고 넘어올 일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마음이 이쪽으로 기울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모두가 조카 같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고.
“이제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니, 애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저도 좋아서 늘 나옵니다.”
유정한의 말에서 성심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트루아이즈는 유정한을 믿고 모든 것을 말할 만큼 잘 따른다고 들었다.
“언니, 어서 와. 오빠도 어서 오세요.”
유세린이다.
“세린아, 안녕.”
“응, 언니 오빠 안녕.”
“사장님, 회의실로 가시지요.”
“그러죠.”
유세린까지 회의실로 들어갔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자리에 앉는데 회의실로 들어오면서 인사하는 목소리.
매니저 한희수다.
그리고 그 뒤쪽에 역시 매니저인 박창하가 꾸벅 인사를 하는 게 보였다.
트루아이즈 멤버 30명이 모였던 때가 3월 하순.
그때부터 거의 한 달 동안 세 사람은 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왔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 상담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왔을 것이다.
그러는 중에 기본적 목적과 목적 외 성향에 맞춰 사람들을 구분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토요일인데…….”
“둘이서 격주로 오는데, 오늘 사장님 오신다고 같이 왔습니다.”
매니저 두 사람도 자연스럽게 회의실에 자리했다.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 갑니까?”
유세린이 차를 준비하러 간 사이에 유정한에게 물었다.
“네, 사장님, 여기.”
유정한이 패드를 건드려서 자료 하나를 띄우고 태영에게 밀었다.
“다들 알고 있을 테니 같이 봅시다.”
“네, 사장님.”
유정한이 패드를 조작해서 앳윌플레이에 자료를 띄웠다.
그날 참석한 30명.
그중에 4명은 사회단체와 함께 왔었다.
그 단체가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힘을 합치자는 생각이면 조건 없이 그들을 포함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 이후에 태영이 파악한 내용으로는 조금 달랐다.
그들은 이것을 기회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명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사회의 손가락이 피해자들을 가리키는 수가 많아질수록 이용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들.
자신들도 이익을 취하고자 하면서 피해자들을 내세우는 정도.
그래서 그냥 두었다.
“희망 분야를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서 본인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런데 학업을 계속하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네, 저도 좀 의외입니다.”
여기 온 멤버들 대부분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한 사람들이다.
가장 어린 손예담과 김은서의 경우는 이제 20세.
각각 2년 전과 1년 전에 그 일이 있었다.
그러니 고등학교를 겨우 마쳤거나, 아니면 마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대학을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런데, 또 클로즈윈 이쪽이 인원이 가장 많은데, 그들이 클로즈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몇 번에 걸쳐 확인을 받았습니다.”
클로즈윈.
존재하는 단어가 아닌, 짜깁기하여 조합된 용어다.
클로즈윈은 직접적인 복수를 원하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팀.
이들은 신체적 능력이 아주 뛰어나야 한다.
그쪽 지원자가 무려 9명.
유정한은 안티 페이크 대신 트루아이즈라는 이름을 제시하면서 역할 명도 정할 것을 제안했었다.
기본은 간단했다.
관련 없는 사람들이 설명을 듣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도록 하는 것.
그것을 전제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클로즈윈 외에 다른 유형의 이름은 인터리머, 컬스트림, 스티워리, 아스트런이다.
태영도 유정한이 설명해 주기 전에는 그 이름이 뭘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유세린이 들어서고 찻잔을 쟁반에 받쳐 든 박원규가 보였다.
유세린이 든 것을 대신 받아 든 것 같다.
“대대장님 오셨어요.”
박원규가 대신 받아 준 것 같은데, 유세린은 대대장으로 불렀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규가 들어서며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다음에 2개의 목발을 짚고 비틀거리며 보안 관리 본부장 김이한이 들어왔다.
그리고 보안1팀장 김재윤이 뒤따라왔다.
트루아이즈 멤버들은 모두 젊은 여성이다.
그래서 같은 여자인 김재윤이 맡기로 했다는 보고는 받았다.
“두 분도 어서 와요.”
“이진기 본부장도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김 본부장님.”
“네, 사장님.”
“인터리머는 캡틴이 누구입니까?”
인터리머.
정보 취합과 분석을 전담할 팀.
터니가드의 보안 관리 본부에서 훈련시킬 것이다.
“인터리머와 클로즈윈은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류해야 하는 관계이기에, 신은채가 양쪽을 총괄하는 캡틴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신은채는 26세로 한국대학교 원자핵 공학과 졸업생입니다.]태영의 손동작에 위니가 알려 줬다.
한국 최고의 대학에 그것도 원자핵 공학과?
딥페이크로 인해 문제가 된 트루아이즈 멤버들은 모두 대단한 미인들이다.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그 험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니, 최상의 미인에 머리까지 좋은 사람이다.
“아, 말 되네요. 그리고?”
“민제이가 인터리머 팀장, 진사랑이 클로즈윈 1팀장, 박혜리가 2팀장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사이에 이렇게 구분까지 해 두었다는 거다.
태영이 생각한 것보다 진도가 많이 나갔다.
“박혜리가 클로즈윈?”
박혜리는 아이돌 그룹 미래소녀의 비주얼 센터였다.
첫 모임에서 질문을 몇 가지 했고, 위니가 정보를 알려 주었기에 기억하고 있다.
“네.”
“따로 만나는 것이 좋겠죠?”
“역할이 다르다 보니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태영의 질문에 김이한이 답했다.
~똑똑~
이진기가 온 것 같다.
“늦었습니다.”
이진기가 들어서며 꾸벅 인사를 한다.
그 뒤를 따라 경호3팀장 유현선이 들어왔다.
나이 31세의 싱글이다.
다른 보안 회사에 있다가 스카우트되어서 왔다.
이진기의 말로는 둘이 맞붙으면 승부를 내기 힘들 정도의 뛰어난 전사라고 한다.
대학을 중퇴했지만, 멘사 회원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똑똑하다고 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체질이 아니어서 연구원이나 일반 회사원은 못 한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냐, 우리가 빨리 온 거지. 어서 와요.”
“우리가 담당해야 한다고 하니, 걱정이 많습니다.”
이진기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자리에 앉으며, 한마디 한다.
“왜?”
박원규가 물었다.
“멤버들이 다들 너무 예쁘다 보니, 우리 애들이 정신을 못 차리네요. 그래서 유 팀장에게 맡으라고 했지만요.”
그러면서 손을 들어 팀별 사무실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트루아이즈 멤버들의 미모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들이 어디 있을까?
미인만을 고르고 골라서 그 일이 있었으니, 딥페이크를 생각 않고 보면 모두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하다.
“얘들은 남자들의 관심에 학을 떼는 애들이 많으니까, 쓸데없이 추근대지 않게 해.”
박원규가 이진기에게 말했다.
“유 팀장이 잘 알아서 할 겁니다. 그래도 다른 직원들이 미인에게 눈이 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나도 알아. 애들이 다들 얼마나 예뻐? 그러니까 조심하게 해야 해.”
박원규의 당부가 맞을지 아닐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조심은 시키는 것이 좋을 거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이건 괜한 걱정이지만.”
이진기가 태영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네, 무슨 걱정?”
“여기, 애들 대부분이 클로즈윈 팀에 지원했는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몸을 만들어 줘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흠.”
“유 팀장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유현선을 보았다.
“경호 요원 수준으로 몸을 만들려면, 근력과 힘, 그리고 체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해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유현선이 걱정되는 부분을 말했다.
“흠, 그렇죠?”
박원규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이 자신의 몸을 지킬 정도면 된다고 하셨지만, 그 정도라도 극한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새봄이 그 말을 들으면서 태영에게 미소를 보낸다.
이들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했지만 이새봄과 의견 교환을 했었다.
그것은 패스트로데인을 알려 주고 본인이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다.
“유 변호사님, 그 이야기는 했죠?”
박원규가 물었다.
“네, 다들 시키는 대로 운동 열심히 해서 몸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유정한이 답을 하면서 웃고, 다름 사람들도 웃는다.
그게 조금의 노력으로 쉽게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 팀장이 이 본부장과 대결하면 어찌 돼요?”
“아, 제가 지지는 않겠지만, 이기지도 못합니다.”
태영의 질문에 이진기의 대답이다.
역시.
나중에 대련 시범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오빠…… 아, 사장님. 지금 대회의실에 모두 모였는데요.”
유세린이 폰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자, 가 봅시다. 모두 모였다고 하니.”
“아, 그 4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장님.”
태영의 말에 유정한 변호사가 말했다.
“네.”
그 4명이란, 첫 모임에서 사회단체와 함께 온 사람들을 말한다.
딥페이크 문제는 사회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언론을 동원한다면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수준으로 끝이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가해자가 대부분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언론을 통한 압박도, 수사도, 체포도 불가능하다.
당연히 손해 배상 청구도 못 한다.
단지, 그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비뚤어진 욕망을 채우는 자들 일부가 국내에 있다.
그들을 잡아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
5층 대회의실.
옹기종기 앉은 트루아이즈 멤버들의 눈이 한꺼번에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앞쪽에 앉은 한 명, 신은채가 뒤를 한번 돌아보고는 대표로 인사를 한다.
뒤쪽의 모든 사람의 고개가 숙여졌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태영이 단상 앞으로 가면서 말했다.
함께 들어온 사람들은 앞쪽 대기석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저희에게 이렇게 해 주셔서.”
캡틴이라는 신은채의 말이다.
눈에 물기가 촉촉하긴 하지만 흐르지는 않는다.
“자,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시고, 그동안 우리 유 변호사님이나 매니저분들, 그리고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대략 할 일을 정하셨죠?”
“네, 사장님.”
유정한을 통해 정신과 의사 두 사람에게 단체 상담을 의뢰했었다.
이들이 마음을 편히 가지게 되는 데는 그들의 역할도 많이 기여했을 것이다.
“오늘부터 여러분들은 회사원이 됩니다. 그런데 난 회사원 안 하겠다 하는 사람 있습니까?”
“…….”
“…….”
매니저들과 상담을 하면서 이미 사전 정리가 된 일이다.
이렇게 다시 묻는 것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하나 만들고 그 회사 소속이 됩니다.”
“…….”
모두 눈을 빛내며 다음 말을 기다린다.
“아직은 설립 전이기에 컬스트림 팀은 리얼판타즈에서 훈련합니다. 대표는 잘 알죠?”
~네……~
~네, 알아요~
몇 사람의 대답과 함께 시선이 이새봄에게 돌아갔다.
“자, 남은 세 팀은 모두 터니가드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이렇게 임시로 나눈 이유는 간단하다.
컬스트림 팀은 메타하나를 바탕으로 훈련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클로즈윈과 인터리머 팀은 터니가드에서 하는 일과 유사성이 가장 높다.
그리고 아스트런은 클로즈윈과 인터리머를 지원하는 팀이니 함께하는 것이다.
아, 팀명은 진짜 헷갈린다.
목적이 헷갈리게 하는 것이었으니, 잘했다고 할 수밖에.
“자, 그럼 먼저 리얼판타즈의 이새봄 대표를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태영의 말에 이새봄이 단상으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이새봄입니다.”
~짝짝짝짝~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함성이 잠깐 동안 들렸다.
“나도 여러분과 같은 피해자의 입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의 꿈이, 우리의 희망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꿈에 여러분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우리가 더 감사합니다.}
{언니 사장님, 고맙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들려왔다.
언니 사장님은 또 뭐야?
“회사가 설립될 때까지, 여러분은 리얼판타즈 소속이 되고, 급여가 지급됩니다.”
“…….”
“회사가 설립되어 소속이 바뀌어도 형식이 바뀌어서 급여는 그대로 지급됩니다.”
{어? 월급? 우리는 활동한 결과에 따라서 받는 거 아냐?}
{그럼 활동 수익 대신 급여로 받는 거야?}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지.}
{그럼 안정적으로 월급이…….}
{자, 마저 들어 봐.}
급여가 지급된다는 말에 소요가 제법 있었다.
“급여 수준은 현재 리얼판타즈 직원들과 비슷합니다.”
돈 잘 쓴다.
이건 숫제 펑펑 쓰는 것이 맞다.
소속은 두 곳이지만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돈을 합치면 월간 3억 전후.
매입한 건물 3개 층에 대한 임대료와 관리비까지 산정했을 때의 금액이다.
임대료와 관리비 등이 들어와야 하는데, 못 들어오는 것이니 그것도 비용은 맞다.
3억이라는 돈이 투자비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지만, 결과는 정말 멋질 것이다.
“그리고 컬스트림이 데뷔하며 활동을 해서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급여는 그대로 지급됩니다.”
{에?}
{그게 무슨?}
그건 조금 이상하겠지.
“그럼 리얼판타즈는 어떤 수익이 있느냐구요?”
{네…….}
{데뷔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발생하는데도 급여를 계속 준다고?}
{그런가 봐.}
{우린 월급도 받고, 활동 수익도 얻는 거야?}
“대신, 컬스트림 팀이 리얼판타즈의 모델로 광고에 출연해 주면 됩니다. 모델료는 지급하는 급여로 갈음합니다.”
{와~ 그게 가능해?}
{광고에만 출연하면 된다는 거지.}
{세상에…….}
수군거림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이해되었죠?”
~네~
대답을 들은 이새봄이 웃고 있다.
매니저 두 사람 역시 웃고 있다.
“자, 그럼 터니가드.”
거기까지 말한 이새봄이 팔을 박원규 쪽으로 들었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다나.”
박원규가 유현선을 불렀다.
“네, 대표님.”
유현선이 답한 후 단상으로 나갔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