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582
228. 위성사업본부를
“위니.”
[네, 마스터.]“이주현이 프린세스를 불러서 그런 질문을 한 이유가 뭘까?”
류지현이 떠나고 궁금증이 남은 것을 물었다.
[워쳐를 붙일까요?]“아냐, 거기까지는 좀 오버야.”
태영인들 그러고 싶지 않을까?
그러나 이주현은 대통령실 사람이다.
더군다나 거기서 중책을 맡고 있다.
워쳐를 붙인다면 그 안에서의 일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러면 때때로 끼어들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거기에다 태영같이 평범한 시민이 그쪽의 일을 알게 되는 것은 좋지 않다.
좋은 일이면 좋겠지만,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것도 듣게 될 수 있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류지현은…….”
[마스터에게 그 말을 전할 것인지를 두고 오래 고민했습니다.]“그래, 말을 꺼내려 할 때 마다 내가 말을 돌렸지.”
[그렇습니다.]“두고보자구.”
***
“두 분, 고생들 하셨습니다.”
김경훈과 김성태는 거의 1개월 만에 아침 회의에 참석했다.
“저희보다 직원들이 고생했죠. 그래도 휴가를 1주일이나 주셔서 푹 쉬고 왔습니다.”
미래철강에 미드나니움 공정장비를 설치하러 간 것이 4월 초인데, 이제 곧 5월이 된다.
처음 예정은 10일이었다.
휴일을 포함하면 2주 정도였는데, 실제로는 3주를 넘겼다.
그쪽 사람들이 붙잡고 놔주지를 않는다고 해서 필요한 만큼 지원해 주라고 했다.
일 끝났을 때, 모두에게 1주일 휴가를 주었고, 이제 출근한 것이다.
“사장님, 해외의 상담 요청은 언제까지 묵살해야 하는지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업 마케팅의 정우찬 부장이다.
해외에서 오는 끝도 없는 문의 메일과 문의 전화를 아무런 대책 없이 감당하고 있다.
부서 전체가 거의 모두가 그렇다.
지난해 말까지 해외와 연결하지 않는다고 해 놓고 기간을 많이 넘겼다.
그런데도, 지금 바빠서 학교를 제대로 못 가고 있다.
그나마 시험은 치러야 하기에 그때는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가고 있다.
해외의 일까지 하려면?
학교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태영이 답을 않고 가만히 있으니 회의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사장님?”
“상반기까지 현재대로 진행하면서 생각을 조금만 더 해 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과장의 진행사항은 보고서로 주세요.”
“네, 사장님.”
중국 통인 최재훈과장과 유정수대리는 중국사업의 진행을 위해 중국에 가 있다.
보고서로 달라는 말은 회의석상에서 발표해서 모두가 알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유부장님, 11층 매입한 곳 모두 나가면 계획한대로 진행해 주시구요.”
“네, 거기에 맞게 준비 중입니다.”
“진산공장과 임한 공장은 언제 마무리 되요?”
사준과 석인으로부터 매입한 부지에 공장건물을 건축 중이다.
위니에게 시켜서 문제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지만, 가 본적은 없기에 묻는 것이다.
“2주 후에 공사가 마무리됩니다.
산업단지 내의 중소규모 공장 건축은 3개월이면 준공허가까지 다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공장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회사 사장의 말이었다.
태영이 건축에 관한 것은 전혀 아는 바가 없기에 그 사장의 말을 믿고 진행과정을 점검만 했다.
빌딩형의 공장은 지반공사에 많은 기간이 걸린다.
그리고 건물을 세우는 데도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건물을 올리는데도 최소 2년은 걸린다고 했다.
그러나, 산업단지 내에서 저층으로 건축하는 소형 공장은 기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쪽에서 장담한 기간이 있으니 완공이 멀지 않았을 것이다.
“단축일수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것도 효과가 있었네요?”
“네, 그렇습니다.”
대답을 하면서 웃는다.
고층이 아닌 2층짜리 공장건물이기에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2주후면, 처음 계획대비 얼마나 단축한 것입니까?”
“거의 15일입니다. 다만, 준공검사까지니까 아직은 확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쪽도 고생했으니 가능하면 준공검사 신청일로 맞춰서 지급해 줍시다.”
성과를 냈으면, 보상을 줘야 한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 가 보시겠습니까?”
“준공검사 신청 전에 한번 갑시다.”
“알겠습니다.”
그때 들은 설명은 대략 기억에 남아 있다.
공단으로 조성된 곳이기에 대부분의 행정절차는 되어 있다는 것이다.
건축 인허가를 받고 측량과 토목공사, 그리고 기초공사에 시간이 걸릴 뿐 나머지는 조립이라고 했다.
건설자재들이 표준화되어 있어서 설계도면을 기준으로 기성품을 주문.
주문한 철골과 판넬, 그리고 창호를 받은 후에 조립에 들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철골 구조물은 기초공사가 끝난 대지위에 조립하고, 판넬과 창호를 철골에 조립하는 형식이다.
그 후에, 오수배관과 위생배관 등은 기초공사 할 때 준비해 둔 정화시설과 연결한다.
그것이 끝나면 수장과 마감공사를 하는데, 마감은 중요하다.
그리고 전기와 통신, 소방공사를 하고 나면, 준공허가 요청을 한다.
말로 들으면 참으로 간단하다.
다만, 설계내용을 보고 상당한 부분을 내력벽으로 하라고 했고, 벽 두께와 2층 바닥 두께를 많이 조정했다.
“김경훈 전무님.”
“네. 사장님.”
“우리, 위성통신사업을 할 것인데….”
“네?”
대부분 그 말에 놀란다.
“통신용 위성을 우리가 만들기로 했거든요.”
“그게… 무슨?”
표정에 의문이 가득이다.
여태까지 위성통신 사업에 대해 말해 준 적이 없다.
바쁘기도 했지만, 이주현 비서관이 개입하면서 기간이 단축되어서 그렇다.
“진산공장이 완공되면 거기서 만들 겁니다. 위성사업본부를 김전무님이 맡아 주세요.”
위성사업본부라고 하지만, 아직은 제조부분 한정이다.
“아… 그… 그런데, 위성도 통신도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전공분야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기술은 위니가 모두 가지고 있고, 위성도 출력할 것이다.
“회의 끝나면 자료 보내 드리겠습니다. 공장 준공이 2주정도 남아 있으니 그 사이에 통신분야 경력자로 충원을 하시고, 틈을 내서 공부 좀 하십시오.”
“…네, 그런데…….”
여전히 얼굴은 황당한 표정 그대로다.
“우리 사원모집에 응시한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서류 보내 드리겠습니다.”
태영의 말에 놀랐다가, 이어지는 유제범의 말에 멍하니 유제범을 본다.
“김성태 전무님.”
“네, 사장님.”
이번에는 김성태를 불렀다.
“반도체, 조금 아시죠?”
“제가 아는 부분은 소재에 한정되어 있어서 그 정도를 가지고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맞을 거다.
그래핀도 반도체의 한 분야라고 본다고 해도 터무니없다.
그렇지만, 사 내에 반도체 관련 일을 했거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기에 어쩔 수가 없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내일 사준전자 박회장과 반도체 분야 사장, 기술담당 임원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으니 정부장님과 함께 참석하시지요.”
“네? 그게 무슨?”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내일은 그냥 인사하는 자리라 생각 하십시오. 그리고 회의 끝나고 자료 보내 드릴 테니 그것을 봐 두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속은 답답하겠지만, 알았다고 대답은 잘 한다.
“그리고, 김지열 팀장.”
“네, 사장님.”
“태성기술에 T급 소재 진행상황을 확인해 주세요.”
“소량의 샘플은 나왔고, 양산샘플 1톤 정도가 다음주 초에 나올 예정입니다. 그것을 분석해서 요구수준이상이면 개발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급은 레벨2의 소재이다.
T급소재가 나와야 통신 위성과 위성통신용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요? 그럼 다음주에 함께 가 봅시다.”
“네,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주택구입자금 지원규정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 다들 아시지요?”
신정현의 집을 다녀오면서 만든 내부규정이다.
대놓고 신정현에게만 지원해 줄 수도 없지만, 다른 직원들도 같이 누리면 좋을 것이기에 그렇게 했다.
모두의 시선이 유제범에게 돌아갔다.
“현재 신청인이 3명입니다.”
“…”
“부담 갖지 말고 신청하라고 하십시오. 이번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입사한 사람은 근속년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
“우리 부서 회의에서 한번 더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방공장 근무자는 누구든 사택을 신청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진산공장과 임한공장으로 발령받아서 가야 하는 직원은 잊지 말고 신청하라고 하십시오.”
“사택 제공은 어느 정도까지 됩니까?”
앞으로 진산공장에서 주로 일해야 할 김경훈의 질문이다.
“세부적인 것은 사내 홈페이지에 올리겠습니다. 임원과 직원, 직원은 결혼한 사람, 자녀가 1명 있는 사람 2명 있는 사람 등과 같이 구분해서 혜택과 우선권이 많이 달라집니다.”
답은 유제범이 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계열사와 관계사도 모두 같은 제도를 시행하니까 활용해 주십시오.”
“그리고 사장님께 건의드릴 것이 있습니다.”
“음, 뭡니까?”
유제범이 건의드릴 내용이라고 전제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무거운 주제다.
“회장님으로 취임하시기를 건의합니다.”
“회장요?”
“네.”
“우리 같은 작은 규모에서 그런 것이 필요한가요? 그리고 나 아직 학생입니다. 그걸 잊은 건 아니죠?”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우리 같은 규모라고 말씀하시지만 터니테크와 터니엔디 두 회사만으로도 매출로 따지면, 이미 재계 20위권 안에 들어갑니다.”
유제범의 말에 다들 놀라는 표정이다.
“그래요?”
재계 순위 같은 것은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조금 놀랐다.
“네, 회사 업력이 짧고, 지난해 결산자료 뿐이기에 재무제표를 주의 깊게 보는 쪽이 없었겠지만, 올해 결산 공고하면 재계가 뒤집힐 것입니다.”
태영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갑자기 회장?
“공정위에서 아직은 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지만, 아마도 내년에는 지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상장한 곳이 한곳도 없는데 그래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는 어차피 내년에 생각하면 되지만, 관계사나 계열사에서 호칭문제로 조금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설명을 들었다.
지배구조에 관한 것, 직원들의 소속감에 관한 것, 호칭에 따라 달라지는 명령체계도 있다.
태영은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회사라고 이름 붙은 조직에 다닌 적이 없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창업을 했다.
초기에 얼마간 회사생활을 해서 경험을 쌓은 후에 창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그러려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서 경험을 쌓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아까웠었다.
또, 누나는 해고당해서 취준생 상태였다.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해 주었지만, 태영이 전역하기 전에는, 관련자들의 방해로 재취업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직장경험이 없으니 유제범의 설명에 이해되는 부분보다 아닌 것이 더 많다.
“위니 생각은 어때?”
회의가 끝나고 연구실로 가면서 물었다.
요즘은 사장실 보다는 연구실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기도 하다.
[조직의 위계와 소속감은 중요합니다. 유제범 부장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옳습니다.]“학교를 때려치울까?”
[학교는 다니지 않으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상관이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건 논리적이라고 보다는 정서적 감정적인 것이 더 큰 것이다.
“그래도 그게 아니거든.”
[……]누군가를 대신 태영의 자리에 앉히고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관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누구를 대신하게 하면 좋을까?
김성태와 김경훈 중에 한명이나 아니면 둘의 역할을 나누어서 앉히면 어떨까?
두 사람은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다.
태영 역시 경험이 없어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래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거다.
그럼, 다른 사람을 데려다 앉히는 경우?
“그래, 조금 생각을 더 해보자.”
***
“그쪽 법인장으로 추천할 사람이 있나요?”
정우찬으로부터 최재훈이 진행한 일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에 물었다.
“그냥, 최과장을 임명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최과장을 그냥?”
“네, 아무래도 사장님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가장 정확하게 처리해줄 직원입니다.”
“그건 맞아.”
“새로 사람을 뽑아도 사장님의 뜻에 맞춰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필요니까요.”
“그럼, 정부장님부서에 사람을 좀더 많이 충원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네.”
“사장님의 말씀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폰을 한국에 가져오면 사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죠?”
“네, 그렇습니다.”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안심해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최과장이 잠시 귀국한다고 합니다.”
“좋아요. 함께 식사나 합시다.”
“알겠습니다.”
***
최원재 부사장과 약속한 곳.
터니테크로 오라고 했더니 최원재가 난색을 표하기에 자꾸 말이 반복되는 것이 싫어서 기승그룹 사옥으로 가기로 했다.
‘박용재도 오는데, 그리 뻣뻣하다 이거지?’
괜한 심통이 났지만, 그 정도야 넘어가기로 했다.
1층 로비에서 이름과 방문 목적을 물어온 한 명이 에스코트하듯이 안내를 했다.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가 정지하고 안내하던 직원이 팔을 들어 방향을 가리키고 자신은 돌아갔다.
그 사람이 가리켰던 방향에는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정장차림의 두 사람이 부동자세로 서 있다.
태영이 다가가자 두 사람이 태영을 향해 돌아서며 앞을 가로막는다.
“잠시 보안검사를 하겠습니다.”
보안요원 중에 한 명이다.
다른 사람보다 반보 더 다가왔고 아주 고압적이고 딱딱한 어투로 말했다.
“보안검사?”
“네.”
“왜?”
“말을 조심해 주십시오.”
반보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명이 군대식 명령조로 반말에 대한 항의를 표한다.
태영이 ‘왜?’ 라고 반말해서 그런 것 같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보안검사라는 이름으로 몸수색을 하려 하는데 좋은 말이 나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말을 조심해?”
“네. 말을 조심해 주십시오.”
최원재로부터 이런 상황에 대해 들은 것은 없다.
그리고 이런 요구를 할 것 같았으면 오지 않았을 거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