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03
249. 추적자(1)
“산불이 발생하면, 시범적으로 한곳에 수송용 드론 동원해서 산불을 꺼 주겠다고 제안해 보세요.”
[해외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갈 텐데요.]“홍보비라 생각하고, 대가는 주면 받고 요구는 않는 것으로 하죠.”
[알겠습니다. 홍보는 확실할 것입니다.]“그래요.”
다시 다음 연락 온 곳으로 전화를 했다.
사단 법인 별이 되어.
“회장님, 최태영입니다.”
[최 사장, 우리 유공자 지정되었다고 연락받았습니다.]“아, 잘 되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숙원이 해결된 것처럼 개운하다.
이것으로 군인 가족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가슴에 응어리진 것이 조금이나마 풀어지면 좋다.
이주현이 애써 줬기 때문이겠지.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데, 떠오르는 것이 없다.
미래의 이주현.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위니가 가지고 있는 미래의 이주현과 같을지 알 수 없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주현은 이주현이지 않을까?
[이 모두가 최 사장이 애써 준 덕분이오.]짧은 시간, 이주현의 미래에 조금 더 투자를 할까 생각하는데, 폰 너머에서 차기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야 뭐…… 그럼 기념행사를 하실 예정입니까?”
[그러려고 하오. 최 사장은 유공자에서 빠졌지만, 행사에는 참석해야 하오.]“그럼요.”
이어진 설명에서 태영은 살아서 돌아왔기에 보훈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상관없다.
오히려 그것이 마음 편하기도 하고.
“위니, 추적자들 이야기 좀 해 봐.”
[네, 에런 젠킨스를 추적하던 인물이 어제 다른 일행 4명과 함께 입국했습니다.]드디어 여기까지 온 것인가?
오래 걸리기는 했다.
뭔가 실마리를 잡았다고 볼 수도 있고, 단순한 정보 확인일 수도 있다.
태영은 처음에 이러한 가정을 두고 나눴던 위니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때가 지난해 5월이었으니 1년 정도 지났다.
‘R버너를 만드는데 얼마나 돈이 들어갈 것 같아?’
[아직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이곳의 데이터가 부족합니다.]위니는 그렇게 대답했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너무 많습니다.] [그 역시 아직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아직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것 역시 아직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태영의 질문에 위니는 대부분 그렇게 답했다.
맞다.
21세기인 이 시대에는 28세기의 기술의 집약체인 R버너를 만들 수 있는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데이터를 모아야 했고, 없으면 찾아야 했고, 만들어야 했고, 그걸 위해서 돈이 필요했다.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돈이다.
그 돈을 만들 수 있는 기초 자금이 필요했다.
그래서 초기 자금을 만드는 방법으로 세계 각처에 숨어 있는 검은돈을 일부 탈취하기로 했다.
탈취이니 주인의 허락 없이, 주인도 모르게.
[하나라도 밝혀지면, 검은돈의 주인들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이 벌어집니다.]그래도 실행할 수밖에 없었다.
[네 명은 에브리에스라는 이름을 가진 탐정 회사 소속으로 호텔에 있는 자는 레슬리 발데즈, FBI에 12년간 일했고, 퇴직 후 하웰 카펜터와 함께 공동으로 회사 설립한 후 11년째 운영 중입니다.]그때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을 때, 위니가 말했다.
“탐정?”
[네, 그렇습니다. 레슬리는 금융 범죄 수사를 전문으로 했습니다.]“또?”
[제프타 로이는 현지 고용된 한국인 문여상과 함께 삼성동에 있는 빌딩에서 사무실을 보고 있습니다.]“사무실을 구한다? 대화를 들을 수 있어?”
[네.]위니는 곧바로 연결해 주었다.
[You can use it for a month starting today. (오늘부터 한 달간 사용 가능합니다.)]조금은 더듬거리는 영어가 들려왔다.
[It won’t take that long.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Payment is a monthly basis. (지불은 월 단위입니다.)] [Ok, Is the Internet available? (인터넷은 가능합니까?)]이어지는 대화는 그들이 이곳에 있으면서 준비해야 할 것 들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고용인에게는 10일간 머물 것이라고 했습니다.]한국에서는 10일을 빌려 주지는 않으니 1개월이라고 한 것 같다.
“또.”
[모친이 입주한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있는 자는 카티스 베커, IT 전문가입니다.]“움직임은?”
[CCTV와 전자 장비를 확인하는 기계를 이용하여 위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다음.”
[제주로 가는 항공편 탑승자는 랜디 알바레즈입니다.]“제주? 거기는 왜?”
[중국인 밀집 지역에 있는 한 사람과 통화가 있었습니다.]“통화자는?”
[장펑, 한국어 장붕이라는 이름의 중국인입니다.]“그쪽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
[그렇습니다.]“통화 녹음은?”
[만나자는 것과 시간 장소가 전부입니다.]“장붕은 어떤 놈이야?”
[마카오에서 주로 활동한 폭력배로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한 후에 불법 체류 중인 자입니다. 마카오의 행적은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그런 놈이…… 불체자라…… 남은 한 명은?”
[다음으로 데릭 보웬, 이자가 에런 젠킨스를 추적했고, 통화 시에 진하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현재 인천 차이나타운에 접어들었습니다.]“위조 여권?”
[진위 확인은 안 되었습니다.]위니라고 모든 것을 찾아낼 수는 없다.
특히 디지털 정보가 아니라면 불가능 영역이다.
그러니, 찾아내려면 디지털화한 정보가 있어야 하고, 통신 환경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들이 조백려나 손용인과 연계는 없나?”
[현재까지는 없습니다.]조백려는 지난번 납치 시도 사건 후, 조용하다.
납치 시도자들에게 만남에 대한 약속을 했지만, 연락해도 닿지 않았다.
그 후에 출국했다는 위니의 정보를 받았고, 재입국했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움직임이 없어서 신경을 끄고 있었다.
“알았어. 제주와 인천에는 클라미DT를 보내고 상황은 계속 알려 주고.”
[네, 마스터.]***
다음 날.
태영은 여의도 현베스트로 갔다.
“어서 오너라.”
“바쁘죠?”
“아니다. 우리야 뭐 투자를 선별해서 받으니까 별로 바쁠 일은 없다.”
현베스트는 지난해에는 겨우 2개월 일을 하면서 수익률이 아주 높았다.
올해 또한 1분기의 수익률이 지난해 수준을 훨씬 초과했다.
자연스럽게 수많은 투자자가 찾아오지만, 어머니는 아주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좋은 점이 많지만, 좋지 않은 일도 자주 발생한다.
어머니는 정식으로 터니가드에 보안 경비팀을 요청했고, 회사 내에 그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똑똑~
“차는 어떤 것으로 준비할까요?”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서 묻는다.
“커피로 주세요.”
태영의 답을 들은 비서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그래, 아침부터 웬일이냐?”
“다름이 아니고, 제가 최근에 사준전자의 추천으로 몇 회사를 소개받았습니다.”
“응, 거기서 소개?”
“네.”
“그런데?”
“그 회사들이 운영 자금 부족으로 부도 위기에 처한 것 같습니다.”
“부도 위기라, 그럼 투자?”
“네, 그래서 BW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해 줄 수 있느냐 하는 거지?”
“네.”
“회사 재무 상태나 운영은 어떤데?”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으니까, 어머니가 조사를 해 보시면 될 것입니다만, 여기에 비공개 정보도 조금 있습니다.”
태영은 대답을 하면서 가져온 서류 4장을 어머니 앞으로 밀었다.
“그래, 보자.”
“베터 칩스, 디비젼포, 안드로로직, 코아넥스 모두 반도체 회사구나?”
“네, 모두 7개 회사인데 3곳은 제가 해결할 생각입니다.”
“네 추천이긴 하다만, 안심하고 해도 되겠니?”
“두세 달 안에 회사는 정상화될 것입니다. 어머니가 투자를 결정하면 주가 상승이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부분은 어머니가 판단하시면 되지만, BW로 들어간 돈을 감시하고 적정하게 통제할 수만 있으면 괜찮습니다.”
“그 사람들 이리 불러도 되지?”
“네, 미리 이야기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한을 모두 1년으로 잡았습니다.”
“알겠다.”
~똑똑~
“응, 들어와.”
커피 잔을 쟁반에 받쳐 든 비서가 들어왔다.
어머니 앞에 놓인 잔은 투명한 유리에 은은한 갈색의 차가 들어 있다.
“고마워.”
“네, 말씀 나누십시오.”
어머니의 말에 비서는 목례와 함께 짧게 대답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어머니 시계 좀 바꿔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커피를 한 모금 한 태영은 오늘 이곳에 온 중요한 목적에 대해 말을 꺼냈다.
“시계? 있는데?”
물론 테이블 위에 놓인 팔목의 시계는 태영이 보고 있다.
폰에도 시계가 있고, 그것은 GPS 동기화된 시계이기에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조금 다릅니다.”
태영은 크로스백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
“웨어러블? 봄이가 차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구나.”
“네, 그건 시계용도 정도였는데, 최근에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습니다. 그래서 봄이도 아침에 바꿔 줬구요.”
이제야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에 대해 낯간지러운 핑계를 대고 넘어갔다.
이새봄이 쓰는 것과 같지만, 대부분의 기능을 아직 닫아 두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위니를 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언제든지 개방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그런데 뭐가 달라?”
“얘를 차고 있으면, 통화 불능 지역이 없어집니다.”
“우리나라에 통화 불능 지역이 있어?”
“그건 보조적인 기능이구요. 저는 폰 없이 이것으로 봄이와 통화를 합니다.”
“응? 그래?”
그 부분에서 조금 놀라신다.
“네.”
“어떻게?”
“이걸로 바꾸셔도 되죠?”
“그래, 네가 이유가 있어서 바꿔 주려고 하는 것 같으니, 이걸 바꿔서 사용해야 통화 기능을 알려 주려는 것 같구나.”
“네.”
어머니는 제니아를 왼 손목에 걸었다.
~딸깍~
잠금 장치가 잠기는 소리가 났다.
“일단, 완전 방수에 아주 작은 상처도 나지 않습니다.”
“그래? 디자인이 아주 좋은데?”
“네.”
“그런데 외견상 시계인데 통화는 어떻게?”
태영은 제니아 옆에 놓여 있던 이페어 박스를 꺼냈다.
“이거 귀에 좀 넣을게요.”
“귓속에?”
“네.”
“그럼 듣는 것은 그걸로?”
“얘가 수화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 어디.”
“제가 해 드릴게요. 이건 제가 해야 해요.”
“그래라.”
“통화 시에 주로 어느 쪽으로 통화하세요?”
“왼쪽.”
“그럼 이건 오른쪽 귀에 넣겠습니다.”
이페어 어픽스에 이페어를 붙인 후에 오른쪽 귀 안에 밀어 넣고 살짝 눌렀다.
“이물감이 있는데?”
“조금만 지나면 그 느낌이 사라집니다.”
“흐음.”
어머니는 새끼손가락을 귓속으로 살짝 밀어 넣어 비비는 시늉을 했다.
손끝에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시계의 이름은 제니아, 귀 안에 들어간 것의 이름은 이페어, 이페어는 3년에 한번 교체해야 합니다.”
“3년?”
최초에 만든 것은 5개월 사용이 가능했지만, 얼마 전 레벨 2의 소재가 완성되면서 3년간 사용이 가능해졌다.
“네.”
“오래 사용 가능하구나.”
“네, 봄이도 착용하고 있으니까, 손가락 두 개를 제니아에 얹고 3초 정도 지나면 귓속에서 소리가 들릴 겁니다.”
어머니는 태영의 말에 따라 제니아에 두 손가락을 얹었다.
“이름을 말씀하세요, 라고 하는데?”
“봄이라고 하셔도 되고, 상황상 말하기 곤란할 때는 잠시 기다리면 이름을 불러 줄 겁니다.”
“아, 그래. 네 아버지, 네 누나, 너, 봄이를 순서대로 부르는구나.”
“봄이 이름이 나올 때 제니아를 툭 건드리거나 ‘음’ 하시면 됩니다. 아버지와 누나는 아직 드리지 않았으니까 통화가 안 됩니다.”
태영의 말에 고개만 까딱하던 어머니는 잠시 기다렸다가 제니아를 툭 쳤다.
“그래, 봄이냐?”
[네, 어머니, 제니아 쓰시게 되었네요? 잘 들리죠?]위니가 태영에게도 이새봄의 음성을 전달해 주었다.
“그래, 지금 학교니?”
[네, 이제 수업 들어가려구요.]“그래, 알았다. 시험해 보느라고 연결했다.”
“그래, 이거 끊을 때는 어떻게 하니?”
봄이에게 답을 하면서 태영에게 물었다.
“처음처럼 두 손가락을 얹으면 잠시 후에 끊어집니다.”
“그래.”
연결하거나, 연결을 끊을 때 3초 정도의 시간을 주어 정확한 의사의 표현인지를 기다린다.
“이거 주는 이유가 있니?”
“네.”
“그래, 네가 새로운 것을 가지고 오면, 항상 이유가 있었지.”
“어제, 이 건물에 들어와서 이상한 장치를 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그걸 네가…… 아, 아무튼 그래서?”
일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 이런 일도 마찬가지.
언젠가 온 가족이 이런 유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고.
태영이 말해 준 것은, 설명이 불가능하니 그냥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냥 묻지 말고 넘어가 달라고 했다.
“오늘이나, 아니면 며칠 내로 미국인이 투자 상담을 하자고 하면서 찾아올 것입니다.”
“이상한 장치를 한 사람들?”
“네.”
“왜?”
“저를 통해 투자한 미국의 투자자 간에 알력이 생긴 듯합니다.”
그렇게 둘러대는 수밖에 없다.
사실대로 말하기는 어려우니까.
“그래?”
“네.”
“이유는 모르고?”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쪽에서 들어온 돈의 상당수가 어머니 회사에 투자된 것이기에 이쪽으로 틀림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과의 대화를 네가 듣고 싶은 것이구나?”
“네, 맞습니다.”
사프켓을 통하면 듣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통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로 듣게 된다.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는데 제니아와 이페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알았다.”
“그일 외에도 남들 모르게 저에게 알리고 싶거나, 아버지께 알리고 싶은 일들이 있으면 살짝 연결하셔도 됩니다.”
“흐흠, 그거 괜찮네. 네 아버지가 남모르게 알리고 싶으면 연결해 올 수도 있고?”
“그리고 녹음도 가능합니다.”
“녹음?”
“처음 두 손가락을 눌렀다가 신호가 왔을 때 한 손가락만 떼고 3초 정도 기다리시면 그때부터 녹음이 됩니다.”
“아, 혹시 전자 장비 확인용 기계로 체크하면 발각되지 않니?”
“그런 것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어찌 첩보 영화에나 나올 만한 것들이네. 일하다 보면 상대가 모르는 사이에 녹음해 둬야 하는 일이 종종 있거든.”
“그런 때에도 쓰시면 됩니다.”
“녹음 용량은 얼마나 되니?”
“5년쯤 연속 녹음해도 됩니다.”
물론 5년이란 기간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실제로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어마어마하구나.”
“네, 누나에게는 오늘 주고, 아버지께는 주말쯤 드리려고 합니다.”
누나는 면접이 있어서 만나야 한다.
“그래, 아버지 드리면서 꼭 나하고 연결해 보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그러죠.”
“아버지가 연결해 오면 나는 어떻게 답하니?”
“제니아를 한번 툭 치거나 음, 이라고 하면 됩니다.”
아주 많은 기능이 숨어 있지만, 아직 그것을 알려 드리기는 애매하다.
심지어 이새봄도 기능을 다 알지 못한다.
~똑똑~
이야기가 끝나갈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요.”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