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07
253. 추적자(5)
폭파?
사프켓이나 클라미로 처리해도 된다.
사프캣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살상무기로 강력하고, 사프캣보다 훨씬 더 강력하지만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차이다.
그런데 폭파라…….
왠지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가능 한 거야?”
휘발유 차이긴 하지만, 차를 폭파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가능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운행을 시작하면 1분 이내에 폭파시킬 수 있습니다.]“어떻게?”
[연료탱크가 비었을 때 불꽃을 일으키면 강력하게 폭발합니다.]순간 납득이 되지 않았다.
연료탱크에 연료가 가득할 때에 불꽃이 튀면 폭발하는 것 아닌가?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위니의 정보가 정확할 것이니,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하자. 폭파 후 마무리도 말끔하게.”
폭발 후에도 생존자가 있으면 안 되기에 그것만 지적해 주었다.
[준비해 두겠습니다.]“저기 창문 틸트 형태이지?”
현대의 대형빌딩들은 대부분 공조시스템으로 환기를 하고, 창문이 열리지 않는 구조이다.
그래도 틸트형태로 작은 창을 열수 있도록 해 둔 곳이 많다.
저기가 그렇게 된 창이다.
[그렇습니다.]“클라미 들여보내고, 공조시스템 동작 중지.”
[들어갔습니다. 환기구 앞에 대기시키겠습니다.]“영상 보내주고, 저들의 시선이 닺지 않는 곳이 있는지 확인.”
[다실에 환기구가 있습니다. 15초후에 도착합니다.]잠시 시간이 흐르고 환기구를 통한 영상이 보였다.
다실이 격리된 공간이 아니라, 간이 칸막이로 구분해 둔 곳이고,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진입.”
클라미가 환기구를 뜯어내는 동작이 느껴지며 영상이 다실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출입 통제합니다. 신경가스 격발 딜레이 5초. 보냅니다.]어머니 회사 회의실 테이블 아래에 브리아 루이즈가 붙이고 간 물건이다.
김선호가 저 정도의 양으로 사람을 살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충격과 혼란은 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후 들려온 신경가스 격발소리.
~푸쉬~쐐애애애애~
가스가 분출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What the fuck?]바로 욕설을 내 뱉은 사람은 브리아 루이즈다.
자신이 탁자아래 붙였던 것이 터지지 않아서 현장에 다시 가서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가스를 내뿜으며 자신의 옆으로 굴러오고 있다.
~우당탕탕~
비명소리와 테이블이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Poison gas, get out. (독가스야, 모두 나가.)] [What the fuck?]독가스라고 소리치는 브리아 루이즈.
그리고 또 누군가의 욕설이 뒤섞였다.
~꽝꽝꽝꽝~
문이 열리지 않자 문을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콜록 콜록~프하아아아앙~
장기간 호흡을 참을 수 없어 신경가스를 들이마신 자들의 기침과 비명이 뒤섞여 들려왔다.
~퍼벅~꽝꽝꽝~
벽을 걷어차는 소리와 문을 두드리며 차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린다.
[Where the hell…] [Open the …] [Open… Window!]몇 사람이 창문을 열라고 소리를 질렀다.
“저기로 사람이 빠져나올 수 있어?”
[그 정도로 공간이 넓지 않습니다.]틸트 창이어서 경사지게 조금 열리는 수준이다.
~콰앙~
~콰앙~쨍그랑~
한 명이 간이테이블을 들고 창문에 던졌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던졌을 때, 창문이 깨져 나갔다.
사무실의 위치는 16층.
환기를 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탈출은 불가능하다.
세명의 얼굴과 손이 창문 밖으로 보였다.
줌인 하듯 당겨져 들어오는 시선에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모습이 보인다.
“밀어 떨어트려.”
[네, 마스터. 그리고, 데릭 보웬과 중국인들이 차에 탑승했습니다.]“연락 받은 건가?”
[랜디 알바레즈에게서 연락 받았습니다.]그 와중에 연락이 된 것 같다.
와봐야 아무 대책 없겠지만.
~으아아아아~
제프타 로이와 커티스 베커가 비명을 지르며 추락했다.
~퍼억~
~으아아아아악~
둘이 바닥에 추락하는 소리와 함께 랜디 알바레즈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레슬리 발데즈는 깨진 창틀을 손으로 힘껏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 브리아 루이즈.
[Gag… Gag, Bria, you, right? (컥컥, 브라아 네 짓이지?)]레슬리가 생각한 것을 확신한다는 듯 브리아 루이즈에게 소리를 질렀다.
신격작용 가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니 당연한 추론이다.
[Gag… Why should I? fucking asshole…]같이 죽을 수 있는데 자신이 했을 리가 없지 않느냐는 투의 욕이다.
맞지, 사실이니까.
~꽈아아아앙~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
이건 차량이 폭발하는 소리다.
오전 2시경의 고요함속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음이어서 더 크게 들린다.
[차량 폭발했습니다.]아무런 떨림 없이 평온하게 말하는 위니다.
~탕~타당~
위니의 설명을 들으며 잠시 시선을 뗀 사이에 총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리자 레슬리 발데즈의 손에 들린 권총.
그리고 브리아 루이즈의 이마에 구멍이 생겼다.
나무가 쓰러지듯 천천히 뒤로 넘어지는 모습이다.
“직접 처리할 예정이었는데, 스틸 당했네.”
괜스레 짜증이 난다.
태영은 왼손을 앞으로 살짝 내밀었다.
손을 내밀 필요는 없지만, 그래야 느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으으으으윽~
레슬리 발데즈는 자신을 옭아맨 어떤 힘을 버티며 비명을 질렀다.
수십 톤 정도를 가볍게 들어 올리는 염력의 힘인데, 버텨내지 못한다.
레슬리는 총이 든 손은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표적을 찾았다.
팔을 어깨부터 비틀자 권총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크아악~
비틀려진 팔로 인해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고통에 비명소리는 더 켜졌다.
일부러 문틀에 몸을 긁으며 당겨 냈다.
문틀에는 깨진 유리들이 박혀 있어서 몸을 찢으며 끌려 나온다.
창문 밖으로 끌어내자 태영은 손을 거두었다.
“으아아아악”
~휘이이이~~퍼억~
레슬리의 비명도 잠시, 바닥에 추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브리아 루이즈는 총을 맞아 사망.
나머지 넷은 16층에서 떨어져 추락사.
최종정리는 하자면 그렇게 된 것이다.
실내에 신경가스가 터졌으니 그것을 피해 살길을 찾아 도망하다가 떨어져 죽은 셈이다.
[마스터, 차량 탑승자 전원 사망입니다.]차량이 폭파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다.
이제 알려오는 것은 폭발후에 뒤처리를 했다는 것이리라.
모두 내일아침 방송을 탈 것이다.
~왜애애애애애애애앵~
경찰차의 사이렌소리와 함께 경광등 불빛이 태영에게도 보였다.
“돌아가자… 아니, 잠깐.”
[…….]“제주에서 온 불법체류자들 어디 갔지?”
랜디 알바레즈가 셋을 데리고 왔다.
[지하 주차장의 차량에서 자고 있습니다.]“응?”
[랜디 알바레즈가 연락하겠다고 했고, 대기중에 잠든 상태입니다.]“가장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
[사프캣 보내겠습니다.]“그래.”
잠들어 있는 자들의 처리는 위니에게 맡기고 이곳으로 올 때처럼 건물의 옥상을 공중부양으로 건너서 탄천변으로 내려섰다.
천천히 걸어서 주차장 옆으로 내려가자 블랙박스의 불빛이 깜박이는 차들이 많이 보인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듯, 탄천을 따라 걸었다.
[클라우드 모두 지웠습니다. 연결된 폰에는 모두 트랙스 다운로드했습니다.]“몇 명이야?”
[15명입니다.]저 15명은 미국에 갈 일이 생겼을 때 정리를 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른 정보는?”
[클라우드를 지우기 전에 갱 조직의 미러링 서버로 어제까지의 자료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거 아닌가?”
[현지시간 03시에 한번 이루어지는 운영방법을 쓰고 있습니다.]조금 특이한 방법을 쓴다.
“지울 수 있나?”
[바이러스를 침투시키겠습니다.]***
아침 뉴스에서 보여주는 새벽의 일.
이렇게 방송은 시작되었다.
“오빠, 저 사람들이야?”
함께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던 이 새봄이 물었다.
“응.”
“총을 갖고 있었네?”
“저 중에 한 명이 여자를 쐈어.”
“같은 편이잖아?”
“추정이지만, 내부 알력이 있었던 것 아닐까 해. 그리고 총 맞아 죽은 여자가 신경가스 살포자야.”
“그럼?”
“어머니 회사 회의실에 신경가스를 저 여자가 붙여 두고 갔어.”
“그럼 그걸 거기서?”
“환기구를 통해서 그 방에 굴려 넣고 터뜨려 줬는데, 그때부터 자중지란이 일어났어.”
“아, 배신자로 생각했을 수 있겠네. 자중지란이 일어난 거 이해되었어.”
앵커는 그곳의 상황에 추정을 더해서 말해주고 있었다.
여권만 남기고 행방불명 된 사람은 살아 있을까?
[빙~ 태영아. 들리니?]그때, 제니아의 연결음이 울리고 잠시 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립니다.”
[혹시 지금 뉴스로 나오는 저 사고 이야기가 너와 상관이 있는 거니?]“자중지란이기는 하지만, 맞습니다.”
[자중지란?]“어머니회사 회의실에 붙이고 간 신경가스를 저 사람들 사무실에 던져 줬거든요.”
[그 단순한 일로 저리…?]추적조사 중인 탐정들도 내부 알력으로 인한 싸움이 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부터 조금 전에 이 새봄에게 했던 이야기까지 설명해 드렸다.
[…그래도 우리 사람들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설명을 다 듣고 잠시 생각하던 어머니의 대답이다.
“그들이 안으로 알력이 있으니까, 제가 던져준 작은 불씨가 큰 싸움이 된 것일 겁니다.”
[그래, 알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제니아 이거 정말 좋다고 말씀하시는구나.]“내일 오전에 가겠습니다.”
[그래. 아버지께도 그리 전하마.]***
“사장님, 모두 11층 대회의실로 모셨습니다.”
임원들과 차 한잔을 나누며 업무이야기를 끝냈을 때, 회의실에 들어온 수행팀 심다윤 대리의 보고다.
오늘 면접을 보기로 한 반도체 연구원들 모두가 책임자급이다.
“빠진 사람 있나요?”
“4명이 빠졌습니다. 그중 1명은 내일 가능한지 물었고, 나머지 10명이 참석했습니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내일 오전 아홉시에 오라고 하세요.”
“네, 사장님. 그렇게 통지하겠습니다.”
면접인데 한꺼번에 동일한 시간에 불러 모은 이유는 임원들에게 그 이유는 이미 설명했다.
합리적인 설명으로는 부족했지만, 태영과 일해 온 모두는 그러려니 한다.
“김부사장님, 한 번 더 점검하고 마무리 잘 부탁합니다.”
“네, 걱정 마십시오.”
김경훈은 임한공장의 건물 한 동에 반도체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임한공장은 사준전자와의 계약에서 넘겨받은 공장으로 5월 마지막 주부터 앳윌플레이 거치형의 생산이 시작된다.
그 중에 한 동을 반도체 칩 생산라인으로 세팅중이다.
“자, 갑시다.”
유제범과 인사팀 이동환 과장이 태영을 뒤따라왔다.
그 뒤에 수행팀 심다윤이 따라왔다.
고려에 살 때, 비서실이라는 이름.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정하연이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 제비골에서 동네사람들에게 아버지를 잃고 혼자가 되었던 한서윤이 2대 비서실장으로 두 번째 아내가 되었다.
그래서 태영의 머릿속에 비서실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가 많이 달랐다.
그런 이유로 수행팀이라는 해괴한 부서명이 만들어졌다.
명칭에 대해 직원들이 가지는 의문은 문제되지 않지만, 외부인들까지 의문을 표한다고 해서 비서실로 바꾸라고 했다.
유제범은6월 1일 공지사항으로 하겠다고 했으니 곧 비서실로 재편된다.
시대가 다르고 조직의 개념이 다르니, 고려에서의 비서실과는 달라서 이제는 마음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유부장님 분석실에 공간 확보해 두었으니까, 비서실도 일정 봐서 옮겨 주시구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연구소 이전공사 하는 업체에 그 부분도 하라고 하겠습니다.”
10층의 연구소를 11층으로 올리면 연구 기술직은 모두 11층으로 가게 된다.
협업하기로 한 팹리스 회사 7곳의 상주사무실도 11층에 꾸며줄 예정이다.
~똑똑~
이동환이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아…….”
커피머신 앞에 선 사람,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은 사람, 세면장 입구에 선 사람 등 산만하게 있던 사람들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왔다.
“모두 자리에 착석해 주세요.”
후다닥 소리를 내며 모두들 자리를 찾아 앉았다.
가운데 의자에 앉은 태영을 바라보는 10쌍의 눈.
저놈이 사장일까?
젊은 놈이 금수저?
그런 눈빛과 함께 수많은 의구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 그, 왜 너만?”
일부 몇 명은 태영을 알아보는 눈빛인데, 그 중에 한사람의 입 밖으로 태영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나왔다.
‘쯧! 저 사람은 채용하지 말까?’
[전강희. 나이 40세이고 MIT를 나왔습니다. 미국 길컴에 근무했고 3월에 귀국했는데, 퇴직사유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위니가 개략적인 정보를 알려 왔다.
퇴직의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MIT씩이나 나와서 그것도 길컴에서 근무한 경력자가 백수라고?
“반갑습니다. 최태영이라고 합니다.”
유제범이 태영을 소개하려고 할 때, 손을 들어 막으면서 이름을 말했다.
“터니테크 사장입니다.”
“아…….”
“그…….”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고, 그중 일부가 놀란 표정이지만, 입 밖으로 놀람이 나온 사람도 있다.
“면접이라고 해 놓고, 여러분들 같은 뛰어난 능력자를 한꺼번에 같은 시간대에 오라고 한 것에 의문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태영의 말이 살짝 늘어지는 사이에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낸 사람이 있다.
[김내정. KIAST를 거쳐 스탠포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사준전자 수석 연구원으로 퇴직했습니다.]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