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10
256. 특집 기사(1)
태영은 회의실을 벗어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위니, 봄이.”
[네, 마스터.]차에서 종이 패키지를 꺼내며 위니를 불렀다.
[오빠.]“그래, 나 지금 어머니 사무실로 가는 중.”
[으응, 난 10분쯤 후에 도착할 것 같아.”“그래, 알았어. 천천히 와.”
오늘 오전에는 반도체 개발 담당인 배호영을 만났고, 점심에는 부모님, 누나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리고 아버지께 제니아를 드렸으니, 가족 그룹이 만들어졌다.
저녁 식사는 이새봄의 부모님과 이한봄이 함께하고, 또 다른 가족 그룹을 만들 것이다.
‘와이유(YU) 시스템’
2층의 사무실 입구에 붙은 팻말.
김영은에서 영은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조합된 이름이다.
“안녕하세요.”
입구로 들어서며 책상 앞에 보이는 직원에게 인사를 했다.
얼굴을 본 적이 없으니 새로 충원된 직원이다.
“어떻게 오셨어요?”
“사장님을 뵈러 왔는데요.”
“아, 네. 누구시라고 전해 드릴까요?”
이것이 일반적으로 타 회사 방문 시에 일어나는 일들일 것이다.
“최태영이라고 전해 드리면 알 겁니다.”
“아, 네. 저쪽 회의실에 계십니다.”
와이유 시스템은 건물 관리 용역업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다.
회의실로 가자 열려 있는 문으로 이찬용의 얼굴이 보인다.
“아, 아버님도 와 계셨네요.”
“응, 어서 오게.”
“최 서방 어서 와. 봄이도 곧 도착한다고 연락 왔어.”
“부동산 문 열어 두었던데, 누가 있습니까?”
건물 1층 도로변에는 김영은이 주인인 ‘새 희망 부동산’이 있다.
개인으로 공인 중개사를 하면서 겸업에는 제한이 없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응, 백수 친구. 실적급으로 주기로 하고, 요새는 그 친구가 일을 많이 해.”
“잘 되셨네요.”
건물 관리 회사도 조직이 필요하니, 부동산 사무실을 상시로 지켜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말이다.
“시간 때우기, 비슷한 거야. 그 친구는 쏠쏠하게 챙길 수 있으니 좋아라, 하고.”
집에서 할 일 없이 보내느니, 친구 사무실에 나가서 용돈 벌이하는 거다.
중개사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개 보조원으로 일하면 자격증 없이도 가능하다.
보증금이나 임대료 걱정 없이 일하면서 자신은 실적급으로 받으니 서로 좋은 일이다.
“요즘 정신없으시죠?”
“하하, 정신없지만 재미있네. 박 부사장이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 내가 개안을 한 것 같아.”
태영의 질문에 이찬용은 짧게 웃은 후에 말했다.
기술 담당 박순현 부사장.
미국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온 사람이다.
“실력이 좋은 모양이군요.”
“그렇네. 박 박사와 김 박사의 실력만으로도 전 세계와 경쟁할 수 있을 거야. 대체 그런 사람을 어디서 찾았는가? 미국에서도 대단했던 사람이던데.”
“운이 좋았던 거죠.”
“운만으로 그리될 수 있나?”
“우리도, 최 서방을 만난 것이 얼마나 운이 좋은 거야?”
이찬용의 말에 김영은이 약간의 오버 제스처를 한다.
이 부분에서는 말을 아껴야 했다.
“아, 그리고 최 서방 만나면 물어보려고 했던 게 있는데.”
“네.”
“이거 한번 봐. 이 메일 이거 이틀 전에 온 것인데.”
그러면서 폰을 꺼내 툭툭 건드린 후 태영에게 넘겨주었다.
메일의 서두는 ‘여보세요. 이것이 마지막 경고입니다.’였다.
‘발신자 정보 확인, 위치 추적.’
[네, 마스터.]여러 IP를 경유해서 왔겠지만, 추적이 가능할 것이다.
이어지는 발신자의 설명에는, 수신인이 자주 방문하는 성인 사이트를 통해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를 심었다고 썼다.
그 바이러스로 개인 정보를 가져와 자신의 서버에 저장했다고 했다.
그 정보로 수신인의 개인 정보, 메신저, 소셜 네트워크, 이메일, 채팅 기록 및 연락처 목록에 액세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온갖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만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공개 웹에 그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한다.
돈을 보내지 않으면, 공개되는 자료는 재앙이 될 것이며, 당신의 인생을 영원히 망치게 할 수 있다고 썼다.
발신자는 자신의 비트코인 결제 지갑 번호를 올려놓고, 그곳으로 2일 이내에 돈을 보내지 않으면, 정보가 공개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찾았습니다.]메일을 다 읽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위니로부터 답이 왔다.
“음.”
[최초 발신지가 창저우시, 한국식 발음으로 상주시로 상하이 서북쪽에 있는 도시입니다.]“고글에서 번역된 내용이네요.”
태영은 그 내용을 모두 읽어 보고 말했다.
“맞춤법 여러 곳이 틀렸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문장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런 것 같았어.”
“네, 맞습니다. 혹시 이 이전에도 이런 메일이 온 적이 있습니까?”
“음, 스팸 메일이 워낙 많이 오고, 대부분 제목만 보고 지우니까 기억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충격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온 것은 처음인 것 같아.”
어쩐지 그럴 것 같더라.
“어머님이 여기서 말하는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서 볼 리는 없으시고.”
단정적으로 말해도 될 것 같아서 그리 말했다.
“내가 성인 사이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걸 어떻게 찾아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그게 말이 돼?”
맞다.
태영의 부모님 세대는 PC 사용이 원활하지 않다.
그 세대의 사람들이 한창 배우던 시기에는 개인이 PC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한 가구에 한 대가 있기도 힘든 시기였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또,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기 이전이다.
그러니 인터넷 검색 같은 아주 간단한 것조차도 익숙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성인 사이트를 찾아들어 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이거 아주 악질적인 놈들이 보낸 스팸 메일입니다. 날짜를 보니 경고한 이틀은 지났는데, 혹시 여기에 경고한 내용이 나온 것이 있습니까?”
“음, 나야 모르지. 내가 그런 것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창저우시의 그곳과 클라우드를 공유하는 조직이 상하이에서 포착되었습니다.]‘그놈들 정보, 모두 털어 올 수 있지?’
상해에는 콜로니가 있으니 네트워크 접근성이 뛰어나다.
결국 데이터 접근성이 좋다는 말이다.
창저우는 상해와는 다른 도시이지만, 그쪽도 데이터 접근에 문제는 없을 거다.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상관없어.’
“일단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이런 유의 메일에 답을 하면 안 됩니다.”
“그래, 그래. 알았어. 역시 최 서방이 있어서 든든해.”
‘위니, 그런 유의 메일 보내는 놈들을 가능한 많이 털어 봐.’
[네, 마스터.]잠시 후에 이새봄과 이한봄이 함께 회의실로 들어왔다.
“오빠, 나 왔어.”
“야, 태영아 오랜만이다.”
“그래, 어서 와.”
둘이 태영의 좌우로 앉았다.
“어찌 같이 들어와?”
김영은이 이한봄에게 물었다.
“오빠가 지하철역에 있다고 좀 데리러 오라고 연락이 와서, 거기서 태우고 오는 길.”
대답은 이새봄이 했다.
이한봄은 아직 자기 차가 없다.
“봄이 차 너무 좋더라.”
이한봄이 엄지를 척 올린다.
“그치? 오빠가 나 생일 선물로 사 줬어.”
“생일 선물?”
“응.”
“야, 이 멋진 놈. 여친에게 생일이라고 몇 억이나 하는 차를 선물하다니. 봄아, 이놈이 내 친구다.”
이한봄은 태영의 옆구리를 툭 쳤다.
“뭐래?”
가벼운 티키타카로 분위기는 좋다.
“자, 오늘 식사하러 가기 전에 선물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열려 있는 회의실 문을 닫고, 차에서 가져온 종이 패키지를 테이블에 올렸다.
이제 두 번째 제니아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
월요일 아침.
아침 회의 시작 전, 브리핑 룸에 앉아서 위니가 알려 준 기사의 제목으로 검색을 했다.
고글로 검색된 기사의 제목들이다.
정기 뉴스의 박우진 기자와 선위 일보 유영민 기자의 이름으로, 2개의 언론사에서 같은 내용이 나왔다.
인터넷 언론사 투데일리는 받아쓰기 형태로 기사를 올렸다.
특집(1)로 시작하는 기사의 제목을 눌렀다.
이 기사는 그동안 태영이 위성 통신 사업을 하기 위해 제안했던 내용들과 그들을 설득했던 내용들이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들과 인터뷰하는 형식을 빌렸다.
그러고는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형식이다.
질문에 따른 전문가의 의견이나,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의 대화 기조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집(2)부터 특집(5)까지는 제목을 설정한 것일 뿐, 내용은 없다.
[5부를 제외하고 2부, 3부, 4부의 기사는 이미 작성되어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나중에 수정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보자.”
위니가 올려 주는 특집 2에서 4까지 모두 읽었다.
비난의 강도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4회 차에서는 사기극으로 몰아가는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2부에서 나오는 정부 지분 부분은 자본금 12조의 5퍼센트에 해당하는 6천억이 실제 투입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돈은 정부 예산에 편성되지 않았기에 조달할 방법이 없다.
기사에서, 정부는 그 6천억을 조달하기 위해서 이미 편성된 예산을 전용하고, 일부는 기업으로부터 강제적으로 기부금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대체, 저 기자들은 정신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예산 전용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일까?
그런데 그 글을 읽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것을 그냥 믿을 것이라는 거다.
이미 1부가 올라왔고, 거기에 달린 댓글의 내용으로 보면, 그냥 그대로 믿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가 막히게 조합해서 날 나쁜 놈으로 만들었네.”
[그렇습니다. 용서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판단됩니다.]“위에서 승인한 거지?”
[그렇습니다. 4부까지 모두 승인된 것입니다.]그렇다면 기사가 수정될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수정이 된다 해도, 미세한 조정 수준일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한 영상은?”
[두 회사의 자체 플랫폼과 너튜브에 올라왔습니다.]자체 플랫폼보다는 너튜브가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하다.
너튜브 영상의 제목이다.
영상 속에 보이는 자막이 지극히 자극적이다.
영상 플레이를 중단시켜 놓고 댓글을 보았다.
개드립: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위성 통신이 장난이야?
-Dreamsgood: 난 네가 누구인지 알아. 내일 내가 너 잡으러 간다.
-진짜탕: 진정한 기자 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시페르반: ○발스럽다. 이제부터 신상 털어 주마. 개○끼야, 거기 딱 기다려라.
이것은 태영을 비난하고, 기자를 칭찬하는 댓글이다.
-인생작: 기획, 연출, 각본, 제작. 모두 한 명이? 꼭 성공해라. 그리고 본때를 보여 줘라.
이 댓글은 비꼼이 아닌 격려 글 같은데, 다음에 붙은 댓글이 가관이다.
-찌빠빨: 그걸 성공한다고? 이 미친 X야, 말이 되는 개소리를 해라.
-토토집: 너 알바지? 얼마나 받아 처먹었어?
-청원돌: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짓거리를 국민 세금으로 한다는 거지? 국민 청원 가즈아!!!
그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댓글도 내용면에서 별로 다르지 않다.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 시각과 쌍욕이 훨씬 많다.
정부 지분은 국민 세금을 받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돈 한 푼 내지 않고, 지분만 가져가는데.
바꿔 말하면, 허가권을 쥐고 있어서 그것을 조건으로 강도짓을 하는 건데.
“박우진 기자가 금요일에 접대 받은 영상은?”
[보시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왜?”
[도예은 가해자들이 놀던 룸 주점의 난교 영상보다 더욱 난잡합니다.]“그래도 안 보고 판단할 수는 없으니, 일부만 보자.”
[네, 영상 보내 드리겠습니다.]박우진 일행의 난교 영상.
“중지.”
시작한 지 5초도 지나지 않아서 중단시켰다.
[네, 중단합니다.]“위니 말대로 도저히 못 보겠다. 이것들 짐승이네, 모두.”
[그렇습니다. 야제가 숨겨 두었던 USB에도 이런 수준의 영상이 많이 있습니다.]“농장 USB?”
[농장 USB에는 아주 극심하고, 염기선 USB에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두 가지를 구분하기 위해 그렇게 다른 이름을 붙여서 사용하고 있다.
농장 USB나 염기선 USB 모두 폴더 제목과 파일의 제목은 확인했다.
제목을 본다고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그 내용을 본 것은 불과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농장에 숨겨 두었던 USB는 본 것이 거의 없다.
“박우진 PC와 폰에서 찾은 영상, 비슷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유의 난잡함은 접대를 많이 받는 박우진 기자의 특징으로 추정됩니다.]“대응 방안을 말해 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법으로는 안 돼.”
법으로 해 봐야 지루한 진흙탕 싸움이 되고 만다.
결론 없이 몇 년이나 진행될지도 모르고, 진행되는 동안 사업이 발목 잡혀 있을 수도 있다.
또,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중에 기자들에게 맛있는 기삿거리만 만들어 주게 되고, 태영과 터니테크에게 좋지 않은 인식만 심어 줄 것이다.
[법적 공방을 거쳐서 이겨도 얻는 것은 그다지 없습니다.]“다른 방법은?”
[그 계획을 모의한 자들을 지우는 방법, 기사를 네트워크상에서 지우는 방법, 박우진 기자와 그 일행들의 난잡함을 대중에게 알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모의한 자들을 지운다?
죽인다는 말이다.
“첫 번째는 일단 유보, 두 번째와 세 번째를 생각해 보자.”
태영은 위니와 방법을 검토하고, 진행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다.
~똑똑~딸깍~
노크 소리에 뒤이어 김경훈 부사장과 유병진 부사장이 들어섰다.
유병진 부사장의 손에는 종이 신문이 들려 있다.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신문만큼은 종이를 고집하는 사람이다.
“사장님, 보셨지요?”
유병진이 회의 탁자 위에 내려놓은 종이 신문은 선위 일보다.
“네, 봤습니다.”
~촤악~팍~
유병진은 종이 신문을 접어 테이블을 때렸다.
“이런 개놈들이 어디 있습니까? 제 놈들이 뭘 안다고? 내가 진짜 열통 터져서.”
“그냥 두실 거 아니죠?”
이번에는 김경훈이다.
유병진과 김경훈은 말의 의미에 차이가 난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장님하고 인터뷰를 한 적도 없고, 사실 관계는 확인도 하지 않고, 외부 사람들의 개소리만 엮어서 사장님을 욕하는 거 아닙니까?”
~똑똑~딸깍~
다시 노크 소리가 들리면서 유제범을 선두로 다른 간부들이 들어섰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