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8
068. 와카마쓰 토벌(3)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연병장으로 나가자, 왜구들이 뒤로 팔이 돌려져 결박을 당한 채 줄지어 꿇어앉아 있다.
발목에도 줄이 걸린 것으로 보아 발목도 묶은 모양이다.
넓은 연병장이지만, 이렇게 많은 왜구들이 꿇어앉아 있는 모습은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장관이 아닐 수가 없다.
꿇어앉아 있는 왜구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사이에 이 많은 왜구들을 모두 묶었다고?
그러고 보니 시간이 제법 흐르기는 했다.
여름이라 해가 긴 것을 생각하면 족히 8시간은 걸린 것 같다.
왜구들의 앉은 외곽으로는 총을 옆구리에 끼워 든 사포의 병사들이 드문드문 서서 눈에서 광선을 쏘아 내고 있었다.
발목을 묶인 수십 명의 왜구들이 죽은 왜구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역시 발목을 묶인 수십 명의 왜구들이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일부의 왜구들은 족 갑을 차고 있기도 했다.
수갑을 토대로 철제로 만들어진 발찌가 발목 양쪽에 걸려 있고, 두 개의 발찌 사이에 50센티 정도 길이의 쇠사슬이 걸린 것이 족 갑이다.
“족 갑을 많이 만들기를 잘한 것 같아요.”
족 갑을 찬 채 일하는 왜구들을 보던 정하연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래, 돌개몰에 갈 때만 해도 수량이 많지 않았는데, 원정을 갈 때마다 포로들을 대량으로 잡으니, 필수품이 되어 버렸어.”
“이번에 제법 많이 싣고 왔는데.”
“그럼 포로를 모두 싣고 갈까?”
“많이 잡아가면 일을 시키기는 좋은데, 식량이 걱정이에요.”
“하긴, 그렇긴 하네.”
수갑과 족 갑의 수는 많지만, 일을 시킨 왜구들만 족 갑을 채우고 연병장에 꿇어앉힌 왜구들은 모두 끈으로 묶여 있다.
복장은 처음 모았던 것처럼 윗도리를 입은 왜구는 거의 없고, 얼핏 보면 반바지처럼 보이는 군장 차림이거나 팬티처럼 보이는 희한한 옷을 입고 있다.
구덩이를 파는 것은 시체를 파묻기 위함인데, 깊고 넓게 파인 구덩이가 20개가 넘어갔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인지라 사체를 그대로 두면, 이곳에는 시체 썩는 냄새와 벌레들로 인해 아무도 있지 못한다.
화장을 하면 좋겠지만, 얼마간 이곳을 전진 기지처럼 이용해야 하는데 그 역시 사람을 태우는 냄새와 연기로 인해 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파묻어야 한다.
“어느 정도 파악되었나?”
“네, 대장님. 우리 측 사망 또는 부상은 없습니다. 왜군 쪽은 약간의 오차가 있기는 합니다만, 육군 1,600여 명, 수군 1,100여 명으로 총 2,700여 명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생존자는 부상자들을 포함하고 양군 합쳐서 1,100여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했습니다.”
그럼 사망자가 대략 1,600명인가?
많이도 죽었다.
이러다가 도살자라는 별명을 가지지 않을까 싶지만, 전란의 시대이고 전쟁 중이다.
피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이 상황을 모두 다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긴 했다.
우리 쪽 인원이야 겨우 150명 정도뿐이다.
해룡호에 30여 명이 남아 있지만, 그들은 배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니, 겨우 120의 인원으로 짧은 시간 안에 그 정도를 파악했으면 꽤 서둘렀다는 말이다.
그나마 의무병과 여군들 포함해 20여 명은 고려 여인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빠져 있는 상태다.
이 시대는 인구가 많지 않음에도 전쟁에서 수만 명이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각국 간에 전쟁이 발생하면, 수십만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1백만 병력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역사에서는 말한다.
이 시대의 인구가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의 병력 규모라면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 중에 얼마나 죽고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모르지만, 20만 대군으로 양 진영에서 붙으면,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져서 40만 명이 싸움에 참여했다는 말인데, 절반이 살아남아도 나머지 절반인 20만 명이 죽는 것이다.
그 주검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전쟁사에서 그 주검들을 어떻게 처리했다는 말은 없다.
그럼 그냥 죽은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소리 아닐까?
“다들 저녁은 먹었나?”
“돌아가면서 거의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놈들은 어떻게 할까요?”
김웅겸이 왜구들에게 잠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모두 굶겨. 3일 동안은 물도 주지 말도록.”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지휘관들은?”
“저기 있습니다.”
김웅겸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머리는 풀어 헤져지고, 팬티만 남긴 채로 벌거벗은 채로 줄에 묶여 있는 100여 명이 보였다.
온몸에 선혈이 낭자한 것으로 보아 어딘가에 총을 맞았거나, 아니면 대들다가 맞아서 그렇게 된 것이리라.
연병장에 꿇려 있는 왜구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지만, 얼굴에는 나이 든 주름살과 연륜이 새겨져 있고, 눈빛이 날카로운 것이 다르다.
왜애애애애애애앵~
그때였다.
해룡호에서 요란한 경보음이 들려왔다.
투타타타타타타타당~
타다다다다다다당~
뒤이어 요란하게 중기관총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해룡호 쪽을 바라보자 후미와 중간에 있는 중기관총에서 뿜어내는 불꽃이 바다 쪽을 향하여 쏟아지고 있었다.
아직 어둠이 짙어지지 않아서 총에서 쏟아지는 불꽃이 옅어 보이지만, 곧 어두워질 것이다.
그런데 중기관총을 난사하고 있는 해룡호에는 함장 송복기와 수군 30여 명뿐이었다.
갑판에서 불빛이 한 바퀴 돌더니 기수병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적 침공] [적선 21척 출현]타다다다다당~
중기관총의 총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려왔고, 그사이에 소총의 총소리도 섞여 있었다.
“김 중령, 4개 소대만 해안 쪽에서 지원해 줘. 저격병은 망루 올라가서 왜선들의 지휘관들 사살해. 신도익은 여기 포로들이 움직이면 즉시 사살하고. 구덩이 파는 조는 왜구들을 모두 구덩이로 밀어 넣고 이쪽으로 피신한다.”
“충성! 4개 소대 지원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웅겸이 경례와 함께 지시받은 바를 외치면서 재빨리 움직이더니, 왜군의 포로들을 둘러싸고 있는 병사들은 그대로 두고, 뒤쪽에 집결해 있는 소대장 4명을 불러서 선착장 쪽으로 이동했다.
소대원들은 즉시 소대장을 따라 달렸다.
“충성, 저격병 망루로 이동합니다!”
저격병들도 명령을 복창하면서 뒤에 서 있던 저격병들에게 손짓하고는 재빨리 뛰어서 망루 쪽으로 이동했다.
망루의 높이는 대략 40미터, 만의 폭이 기껏 500미터 정도인데 해룡호가 이곳으로부터 약 250미터 지점에 정선해 있으니 왜군의 병선들도 거리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해룡호가 움직이면서 적선들을 들이받아 깨트린다고 해도 멀리 벗어나지는 않을 테니 저격 총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
“모두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사살한다!”
신도익이 포로들을 둘러싸고 있는 병사들에게 손짓하면서 왜구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모두 움직이면 경고 없이 사살한다, 복창!”
“움직이면 사살한다!”
병사들이 복창을 했다.
태영은 연병장에 꿇어앉아 있는 왜구들에게 눈이 갔다.
지금 연병장에 꿇어앉힌 왜구들이 총에 맞아 죽을 것을 각오하고 육탄으로 밀어붙인다면, 남아 있는 병사들이 총력전을 펼쳐도 압사를 면할 수 없다.
지금 저들의 인원은 1천1백 명.
인구가 많다는 것은 맨주먹으로 덤벼도 이길 수가 있다. 그러니 대단히 위험천만한 상태인 것이다.
구덩이를 파던 곳에 있던 병사들이 일꾼들을 구덩이로 밀어 넣고 태영이 있는 쪽으로 집결했다.
“신 대위, 모아 탄 20기 포로들 앞에 설치하라!”
“넵, 모아 탄 20기 설치!”
혹시 무더기로 공격할 경우를 대비하여 크레모아를 가지고 하선하라고 시켰었는데, 마치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해룡호를 공격하는 적들을 막기 위해, 이쪽의 인원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탓에 인원은 현저히 줄었고, 비록 왜구들의 두 손과 두 발이 묶여서 꿇어앉혀 있지만, 이들이 이 혼란한 틈을 타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이 되지 않기에 크레모아의 설치를 지시했다.
신도익이 병사들을 시켜서 병참 배낭에서 크레모아를 꺼내 적당한 간격을 두고 포로들을 향해 설치를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설치하는 것이지만, 전선들이 기습하는 것을 기회로 포로들이 움직이기만 하면, 이놈들은 모조리 걸레를 만들어 버릴 것이다.
적정 거리에 놓인 크레모아를 고정시키고는 크레모아 옆쪽으로 몸을 이동한 후, 격발 스위치를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병사들이 도열했다.
이제 포로들의 중간에는 사포의 병사들이 아무도 서 있지 않다.
꾸궁~
타다다다다앙~
으아악~
아아아아악~
배가 부딪치며 깨어지는 소리, 중기관총 소리, 소총 소리 사이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망루에서 왜선들을 향해 쏘아지는 저격 총의 불빛이 간헐적으로 보였다.
“모두 이대로 죽을 것인가?”
그때, 포로들의 중간에서 한 명이 벌떡 일어서면서 소리를 질렀다.
탕~
총소리와 함께 소리를 질렀던 왜군이 머리에서 한 줄기 핏물을 뿌리면서 쓰러졌다.
손은 뒤로 묶이고 발목도 묶인 탓에 제대로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지만, 인원이 너무 많았다.
그때, 쓰러진 주위에 왜군 병사 수십 명이 일어섰다.
사람의 심리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이미 죽었지만 일어서서 한 소리 하고 나서 죽으니, 주변에 있던 왜구들에게서 괜한 영웅 심리가 발동한 것 같다.
저들은 지금 자신들의 앞에 있는 손바닥만 한 무기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 아니, 사포의 병사들도 전혀 모른다.
사포의 병사들에게 교육은 시키긴 했지만, 단 한 번도 폭파 시범을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가로 21.6센티, 세로 12.4센티에 두께가 불과 3.8센티에 지나지 않으니, 작은 책 한권에 지나지 않는 모습이어서, 다른 이들이 보기에 장난감 같은 것일 뿐이다.
양쪽에 두 개씩 달린 작은 발이 펴져서 손바닥만 한 몸뚱이를 받치고 있는, 저 작은 물건이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몸을 일으킨 것이다.
유효 사거리 50미터, 그 안은 살상 거리이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멀리 나간다.
무려 250미터가 위험 지역이다.
앞쪽에 아무것도 없다면, 유효 사거리를 벗어난 위험 지역에서 맞아도 중상 내지는 사망이다.
이 연병장의 가로는 200미터쯤 되어 보이지만, 폭은 70~80미터쯤 될 것이다.
크레모아의 정면 가까이에 앉아 있는 왜구들은 크레모아가 터지는 순간 아마도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왜구들이 떼를 지어 일어서는 그때, 멈칫거려서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선제적 방어,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어서는 무리들이 있는 곳이 크레모아 3, 4, 5번 영역이었다.
“모두 엎드린다!”
태영의 명령에 영문을 몰라 하다가 전원이 바닥에 엎드렸다.
“모아 탄 3번, 4번, 5번 격발!”
크레모아 3번, 4번, 5번의 격발 장치를 들고 있던 병사가 태영을 한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눌렀다.
손이 연속적으로 여러 번 격발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 태영의 눈에도 보였다.
쿠꽈과과과쾅~
콰과가꽝~
꽈과과과광~
크레모아 3개가 시간차를 거의 두지 않고 터져 나갔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다. 땅이 뒤집어질듯 울리는 소리와 함께 정말로 땅이 흔들렸다.
귀를 찢는 엄청난 폭발 소리와 함께 자욱하게 일어난 연기와 흙먼지.
일순간에 쏟아져 나간 2,100발의 쇠구슬들이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의 몸을 모조리 헤집고 지나갔다.
그 어떤 것도 그 앞에서는 견뎌 낼 수 없다.
오직 얇은 옷 한 장만을 달랑 걸친 왜구들이 마치 폭풍에 휘날리듯 날아갔고, 뒤쪽의 왜구들은 앞사람의 몸을 관통하고 날아온 쇠구슬에 맞자마자 앞에서 날아온 살점들의 벼락을 맞아야 했다.
아악~
아아악~
으아악~
비명은 고려인이나 왜인이나 다르지 않다.
귀를 찢는 비명이 연병장을 울렸다.
그러자 총을 쏘았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매캐한 화약 냄새가 연병장을 뒤덮었다.
앞쪽의 왜구들은 비명을 지를 사이도 없이 죽었을 테고, 정상적인 시체도 남지 않았을 것이지만, 뒤쪽은 팔다리가 찢겨 나가고 살점을 뚫고 지나간 구멍으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피비린내가 화악 소리를 내듯 풍겨 왔다.
이미 앞선 전투로 인해 사망한 왜구들의 피로 인하여 피비린내가 자욱한 상태이지만, 크레모아가 터지면서 다시 풍겨 오는 혈향으로 인해 가까운 곳의 왜구들이 토하기도 했다.
“3, 4, 5번 지역, 모아 탄 재설치!”
태영은 아직도 제대로 걷히지 않은 연기 너머의 왜구들을 주시하며 다시 지시했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움직이면 모조리 죽는다. 그 자리에서 숨도 쉬지 마라. 숨을 쉬느라 움직여도 죽는다!”
신도익이 확성기를 입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왜구들 가운데 20미터쯤의 지점에 한 명이 일어섰다.
모두들 그에게 앉으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마치 죽어도 좋다는 듯 처연한 표정으로 일어선 왜구가 있었다.
어떻게 죽이나 보자 이거냐?
“수류탄!”
태영이 신도익에게 말했다.
누군가가 총을 들어 겨냥을 하다가 태영의 말에 총을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신도익이 어깨에 매인 수류탄 하나를 떼어 내고는 안전핀을 뽑고, 마치 음식물을 던지듯이 서 있는 왜구에게로 던졌다.
“모두 엎드려!”
신도익은 재빨리 소리를 지르고는 몸을 낮추었다.
꽝~
수류탄이 떨어진 주변의 왜구들의 몸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 주변의 다른 왜구들은 폭발의 여파로 튕겨져 날아갔고, 온몸에 파편이 박혔는지 날아가면서부터 피를 뿌렸다.
비명 소리가 다시 연병장을 울렸다.
세 발의 크레모아와 한 발의 수류탄으로 아마도 수십 명 이상이 죽고, 수십 명이 회복 불능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모두 똑바로 앉는다!”
폭발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왜구들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신도익이 일어서서 고함을 질렀다.
태영이 지휘관들을 쳐다보자 짓이겨진 그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듯 자신들과 비교되지 않는 화력을 가진 고려인들이라니.
상상이 가지 않을 것이다.
크레모아와 수류탄 폭파의 여파는 컸다.
더 이상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작은 비명 소리와 신음 소리만 들려왔다.
크레모아의 파편과 수류탄의 파편에 중상을 입은 왜구들이 내지르는 비명도 목소리를 죽이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옆 사람은 안쓰러워하면서도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
움직이면 죽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었다.
해룡호 쪽의 총소리도 잦아들었다.
크레모아가 폭발하고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이에 해룡호 쪽의 전투가 어찌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기수병, 해룡호 상황 확인한다!”
태영의 명령에 기수병이 깃발을 들고 해룡호에 신호를 보냈다.
[적 제압, 모두 격침] [사망자 없음. 부상 2명]해룡호에서 신호가 왔다.
인원이 적은 데다 만의 안쪽이라 처음부터 중기관총으로 대적한 것이어서 빨리 마무리가 된 모양이다.
[도망중인 적 상륙 중, 후 처리 요망]아마도 배가 격침되어서 타고 있던 수군들이 상륙할 것이다.
건너편으로 가는 적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이쪽으로 오는 수군들은 모조리 잡으면 된다.
“조명탄 쏘라고 해!”
전투를 하는 중에, 이제는 많이 어두워졌다.
여전히 사위를 분간할 정도는 되었지만, 그래도 좀 더 밝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조명탄은 해룡호 안에 있다.
탄도탄이지만 발사기가 해룡호에 있으니 거기서밖에 쏠 수가 없다.
기수병이 조명탄을 쏘라는 신호를 해룡호에 전달했다.
“신 대위, 대대장에게 전령 보내서, 상륙하는 적들 생포하고, 반항하면 사살하라고 해.”
“넵, 상륙하는 적 생포하고, 반항하면 사살한다. 대대장님께 전달합니다. 충성!”
신도익이 복명복창하고, 뒤에 있는 병사에게 전달했다.
복명복창은 명령을 정확하게 전달받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현대의 대한민국 군에서도 사용하는 일종의 방침이지만, 이 시대 사포의 병사들에게도 전쟁 중에는 동일하게 사용하도록 적용을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