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80
326. 퉁 치자는 거다(1)
“부친이 어제 출국하셨다고?”
감사의 시간, 그리고 진정하는 시간이 지나고, 소파에 앉았을 때, 김지환 총리가 물었다.
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드린 것은 출국 전이었다는 거다.
“네.”
“혹시, 그 일이 FDA의 임상과 관련한 일인가?”
“그렇습니다.”
“혹시 언제 귀국예정인지 아는가?”
“10일쯤 걸릴 것입니다. 이런저런 다른 일도 있어서요.”
“오늘, 회의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오라고 한 것은 감사에 대한 인사도 있지만, 다른 이유 두 가지가 있네.”
“아, 네.”
이유는 말해줄 테니 장단만 맞췄다.
“내, 이런 말하기 미안한데….”
“네.”
말꼬리를 살짝 흐린다.
배상금 못 주겠다는 소리일 것이다.
“사실, 정부에서 그 정도 돈을 지불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알고 있지?”
비밀을 누설할 시에 연대책임 배상금.
크지.
그 정도 돈을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대체 뭐를 근거로?
만일, 서명한 대로 배상을 하면, 국회가 전쟁통이 될 거다.
국정조사는 기본에 각 부처의 장관과 대통령까지 탄핵이 거론될 수 있다.
국회에 탄핵안이 올라오면 의결이 될까?
그렇게 되지 않을까?
그 상황이 만들어 지면, 태영도 태영의 회사도 자연스럽게 그 폭풍에 휩쓸려 들어가게 된다.
그런 정치 폭풍에 휩쓸 후에는 잔해도 남지 않고 모조리 날려간다.
물론, 태영에게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USB와 포터블 SSD안의 자료를 세상에 뿌려버리는 방법이다.
물론 자폭형이다.
그 어디에도 태영의 흔적은 없고, 그들 스스로 터지게 하는 거다.
그 방법으로 아주 많은 국회의원들을 국개의원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안에 의원직 제명은 쉽게 가능한 자료들로 넘쳐나니까.
그 외에 눈뜨고 살아갈 수 없는 자료들도 많다.
그들은 방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또, 받는 자가 있으면 주는 자도 있다.
그것을 제공한 자도 함께 날아간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태영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이다.
방법이야 차고 넘친다.
권력과 그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려 드는 자들부터 날려 보내면 된다.
“정부에서 대통령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장관들이 국민 한명에게 약속을 한 것인데, 진짜 어길까요?”
속을 한번 쑤셨다.
뻔히 알면서 아픈 곳을 건드리는 것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모두 보안유지를 할 것으로 믿고 한 약속이지만, 신뢰가 어긋난 거지.”
“방송이나 언론에 추가 공개되지 않도록 막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 아닙니까?”
자꾸 약속이야기를 해서 화가 나려나?
얼굴 표정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혹시 국토부에서 제시한 것이 없는가?”
“정단산업단지 절반의 권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해 왔는데, 말로는 그렇게 하고 분양권을 주겠다고 하더군요.”
“…?”
“대금은 10년에 걸쳐서 상환하는 조건입니다.”
그건 배상이 아니지.
배상을 약속해 놓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지.
“그래서?”
“거기를 몽땅 공짜로 줘도 배상액에 못 미치는데, 말도 안 되니, 거기에 추가해서 다른 것도 얹어 보라고 했습니다.”
“허허허…”
웃는다.
재미있나?
“내가 대안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아까 말씀하신 두 가지 이유입니까?”
“그렇네.”
“무턱대고 약속을 드릴 수는 없으니, 들어보고 생각하겠습니다.”
들어보지도 않고 그러겠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수많은 응급환자들이 길에서 목숨을 잃고 있네.”
아, 그러고 보니 뉴스에서 종종 봤던 것 같다.
구급차로 긴급 환자 이송 시, 병상 또는 의료팀 부재로 인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사망하는 사례다.
“네, 저도 그런 뉴스는 몇 번 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 이야기는 왜?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적정시간 내에 도착하는 중증 응급환자가 절반에 미치지 못하네.”
적정시간이란, 아마도 부작용 없이 치유가능한 시간일 것이다.
그것이 생존 가능한 시간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절반이 길에서 사망한다는 뜻이 되니까.
설마 그건 아니겠지?
“많군요.”
그런데, 절반이라고 했는데 모두 몇 명이나 되는 걸까?
‘응급환자 수송이 얼마나 돼?’
[년 간 약 30만 명 수준입니다.]위니에게 묻자 바로 답을 했다.
그렇다면 15만 명이 적정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심정지환자의 경우, 생존율이 겨우 7퍼센트 정도 밖에 안 되네.”
이것도 마찬가지, 심정지 환자 몇 명중에 7퍼센터인 거지?
심정지환자는 드라마에 정말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제세동기가 나오고, 바이탈모니터가 비춰진다.
드라마에서나 뉴스에서 종종 보게 되지만, 생존율이 그 정도인지는 몰랐다.
생존율이 7%라면,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구급대원은 반드시 심폐소생술을 익혀야 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많다.
아무튼,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곧 말하겠지.
“이머지네이드 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네.”
어?
응급환자 이야기를 서두로 꺼낸 이유는 이 말을 하려고 깐 밑밥이었구나.
그런데, 총리가 이머지네이드를 알게 된 경위가 어찌 되지?
서윤기 박사의 딸인 서가영을 구하는 과정에서 서가영, 이고은, 그리고 정다혜에게 사용했다.
그때, 드론에 넣어 보낸 것 중에, 사용하고 남은 것을 제스가 가져갔다.
그것을 가져가는 대신에 빚을 추가했고.
아버지 회사를 방문했을 때, 잠시 스치듯 소개하고 지나가기는 했었구나.
총리가 태영과 이렇게 독대하게 된 것이 그날의 일과도 상관이 있으니까.
“혹시, 레피우스에서 들었습니까?”
“….”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아버지 회사에 확인했다는 뜻이다.
“네, 그런데요?”
“이머지네이드와 관련되는 부처와 기관, 몇 곳의 응급센터와 의사들이 모여서 효능시험을 했네.”
“네.”
“부친에게 협조 요청하면서 당분간 자네에게는 비밀을 지켜 달라고 했고.”
이제 납득이 간다.
{너와 정부간의 약속이행이 다른 방법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아버지가 출국 하기전에 웃으면서 했던 말이다.
{뭔데요?}
{기다려 봐. 우리 에게도 좋은 일이니까. 다녀와서 보자. 나도 기대가 돼.}
그렇게 말했었다.
물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구급대원의 말로는 자신의 경험으로 봐서 20분을 넘기지 못할 환자였는데, 응급실을 찾기까지 6시간이나 걸렸지만 생존했다고 했네.”
“….”
그럴 거다.
“그 키트를 사용하고 오히려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했던가? 자신이 의사가 아니라 말하기 쉽지 않지만, 분명 그랬다고 했네.”
“네, 맞을 겁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기에 대답은 쉽게 했다.
최소한 응급처치가 가능할 때까지 생명을 붙잡아 둘 수 있고, 치유효과도 높은 것이 사실이니까.
“이머지네이드를 사용한 모든 환자가 생존했네.”
“….”
태영도 대답대신 고개만 끄덕여 보았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구나.
태영이 바쁘게 지내는 동안 정부에서는 정부대로 여러 대책을 세운 것 같다.
“이머지네이드는 FDA에 승인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그렇습니다.”
“아마, 국내에서는 긴급승인이 날 것 일세.”
긴급승인이 나면 좋기는 하겠지만, 배상과는 상관없는 일인데?
“승인 나는 대로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구입하게 될 것이고, 아마 입찰을 하겠지?”
응찰할 수 있는 회사가 한 곳인데, 의미 없는 일 아닌가?
“생산을 하는 부친의 회사와 개발자가 대표로 있는 자네 회사가 응찰할 수 있겠지. 자네 회사가 1원이라도 싸면 되지 않나?”
담합.
담합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비슷한 거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외부로 알려지면, 국회에서 총리를 물어 뜯을 거다.
지들은 더한 짓도 하면서.
아무튼 개발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라는 말을 한 것은 응찰자격을 염두에 둔 것 같다.
“….”
“그게 하나일세.”
태영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에 총리가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가격을 책정을 포함해서 다른 것들은 아버지와 의논하면 된다.
그런데, 가격을 어떻게 부를 줄 알고?
아버지와 가격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또 하나는 어떤 것입니까?”
“…휴머노이드.”
“네?”
잠시 가만히 태영을 보던 김지환 총리의 입에서 예상 밖의 말이 나왔다.
휴머노이드의 시작은 김나은으로부터이다.
그날 이후로 태영도 계속 생각을 해 왔다.
많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실험적으로 만들어서 몇 개의 관계사에 보냈다.
이미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아주 많다.
공장의 제조라인 뿐 아니라,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생에서 가장 신기하게 보게 되는 것이 식당의 서빙 서비스 분야이지만,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게 사용되는 인공지능 로봇과 확실하게 다른 것은, 휴머노이드는 2족 보행을 하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휴머노이드로 인해 회사에 취재기자들이 수없이 왔다 갔다고 보고 받았다.
주말부터 TV에 계속해서 그 이야기가 나왔다.
심지어 웨스코르 호텔에는 휴머노이드를 구경하기 위한 손님들이 줄을 섰다고 했다.
남성형은 입구에 배치되어 벨보이 역할을 하고, 여성형은 커피숍과 식당에 배치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휴머노이드에게 서빙을 받는 경험을 해 보고자 줄을 섰다고 한다.
너튜브를 통해서 알려진 내용도 대단히 많다.
그 이야기를 내보낸 영상의 조회수가 말해주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오늘의 중요의제에 포함된다고?
“그거, 당분간 공급하지 않는다면서?”
“네.”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기 때문이라고?”
“맞습니다. 그래서 위험 직군이나 유독성물질을 다루는 곳에 공급하는 정도를 생각 중입니다.”
“의무 복무 군인을 대체하는 것도 생각했다 들었네.”
그 이야기는?
광수대 수사과장과 류지현이 있을 때 한 이야기다.
“이….”
입이 가볍군, 이라고 할 뻔했다.
다행이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건 쉽지 않아.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쉽지 않죠.”
얼마나 많은 공방이 오갈까?
태영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탄핵수준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말로 하는 전쟁이지만.
“안내견을 대신하거나, 보행보조 용도로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들었네.”
보행보조 직업군이 있나?
아마 요양사가 대신하고 있지 않을까?
“실제 몇일간 안내 견 역할을 시켜 봤네. 그리고 보행 지원도 시켜 봤고.”
“이주현, 류지현 그 두 사람 입니까?”
“터니가드에서 봤다는 보고가 있어서 사람을 보냈더니 수련원에도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지원 요청을 했지.”
“그러셨군요.”
그것 역시 보고를 받은 적이 없으니, 비밀유지를 해 달라고 한 듯하다.
긴급 보고할 일이 아니기도 하고.
“석사학위자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류지현에게 했던 이야기다.
사실상 그렇게 급을 말하기 힘든다.
인공지능이니까.
그렇지만, 굳이 지능정도를 구분하기 위해서 상당부분을 축소해서 흘리듯 했던 말이다.
그게 정설처럼 되어가고 있다.
“평가 기준이 애매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더 나아 보이던데, 너무 낮춰서 알린 것 아닌가?”
저 지적이 맞을 거다.
인공지능인데, 똑똑할 수밖에 없지.
“뭐, 그렇죠.”
대충 수긍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반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나?”
“거기서는 그걸 빼면 영화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네… 아무튼.”
“네.”
“기피직종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네.”
‘기피직종?’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기피직종의 지원율은 2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위니에게 신호를 보내자 바로 답이 나왔다.
지원율이 20%를 넘지 못하면 지원자는 모두 채용해도 필요인원의 80%가 부족하다는 거다.
“선호직종은 경쟁률이 높고, 기피직종은 일할 사람이 없네.”
“제가 그쪽에 좀 둔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조선업 분야와 화학공장 노동자 등, 한국인이 지원하지 않는 3D 업종으로 말하는 분야에 일할 사람이 매년 25만명 정도가 부족하네.”
그렇게 많은가?
25만명 분의 일자리가 사람을 기다리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를 공급하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지탄의 대상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 밖이다.
위니에게 물어볼 걸.
‘맞아?’
[맞습니다. 정부에서는 그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려 하지만, 그조차도 늘 부족합니다.]“그쪽에 휴머노이드로 채우기를 원하십니까?”
“맞네.”
“도입비용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는 쉽지 않을 텐데요.”
이건 일부러 한 말이다.
비싸다는 것을 미리 던져두기 위해서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정부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리 가격을 낮출 필요는 없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법이 있지.”
역시, 즉각 답이 나왔다.
정부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데는 정당성이 있어야 하고, 합리적 명분이 필요하다.
그런 방법으로 지원하면 시비를 걸 수가 없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분야나 유독성 물질을 다루는 분야.
거기에 휴머노이드를 배치하는 것으로 지원정책을 편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배상을 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동시에 사람이 없어서 일을 해내지 못하는 업종에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건 고용효과나 실업률 등과 무관한 일다.
아무도 그 일을 하려 하지 않는 자리이니까.
“자,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했네. 회의에 들어가면 그것을 참고해서 해 보시게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자금은 모두 터니테크로 들어올 것이다.
부족한 일자리 25만개를 모두 휴머노이드로 채우게 된다면 얼마나 될까?
‘유독 환경 투입 가능 모델 뭐야? 생산 가능?’
소재문제가 있어서 위니에게 확인했다.
[현재 개발된 소재로 10-111 모델이 가능합니다.]그 모델 단가를 어떻게 책정했더라?
만일 25만개의 일자리 전체에 공급되면?
74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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