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81
327. 퉁 치자는 거다(2)
유독환경의 작업장이나 기피 업종.
그래서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하는 곳.
그 모두에 휴머노이드를 한꺼번에 투입할 수는 없을 거다.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아무튼, 거기에서 얻어지는 이익으로 배상을 퉁 치자는 거다.
휴머노이드의 취재를 막지 않고, 정보를 흘려주면서 분위기를 살폈는데, 오히려 공급이 당겨지게 되었다.
유해 환경의 기피 직종은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하긴, 아직 학생이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기는 하니까.
“들어오게.”
김지환 총리가 폰을 꺼냈다.
이제 총리와 이야기할 시간은 끝났다는 말이다.
“이거, 지난번에 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태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준비해온 USB를 내밀었다.
“이게 뭔가?”
“방어무기와 그 시스템입니다.”
“설명해 주지 않을 건가?”
“영상에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알겠네.”
총리는 USB를 주머니에 넣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저 영상을 보면, 그 이후에 국방관련 중요 인사들과 줄줄이 회의해야 할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래도 할 수 없지.
~똑똑~
“네, 총리님.”
총리가 통화를 하고 곧바로 노크를 하고 들어온 사람은 이민건 부이사관이다.
“나하고 이야기는 잘 끝났으니, 회의 때 조율을 잘 하시게.”
“네. 알겠습니다.”
“자, 이제….”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회의실에 같이 들어가는 것도 모양이 이상하니 먼저 가라는 뜻이겠지.
아니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
회의실로 들어서자 많은 인원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 그날 태영의 회사에 방문한 사람들이다.
서명하지 않은 사람에게 비밀을 공유할 수 없으니 생긴 현상이다.
동행해 온 유병진 부사장 옆자리가 비어 있다.
그 자리가 태영의 자리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은 이민건 부이사관이 맡았다.
총리는 회의실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총리는?’
[레티어로 회의실을 보고 계십니다.]역시.
회의참석 인원은 태영을 포함하여 17명.
각 부처에서 한두 명, 많이 온 곳은 세 명 정도.
그러다 보니 이렇게 인원이 많아졌다.
류지현도 한쪽에 레티어를 내려놓고 태연하게 앉아 있다.
“먼저, VIP께서 제시하신 산업단지 건물은 국토부에서 준비했습니다.”
왜 그걸 산업부에서 안하고 국토부에서?
아. 휴머노이드 때문이구나.
국토부 참석자는 1명으로 장관은 오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지난번 안에 추가하여 오늘 제시하는 이 안으로 협의 완료될 수 있기 바랍니다.”
국토부 참석자는 주철훈.
사전 양해나 부연설명은 없이 간략하게 말했다.
말은 정중하지만, 약간의 강압이 있다.
준비를 단단히 했다는 것이다.
그 정도야 뭐.
그런데, 태영이 거절한 정단산업단지의 제안은 유효한 상태에서 추가한다고 했다.
그건 좋다.
“기술정보타운내의 벤투센터입니다. 공정은 내장재 시공을 제외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고, 지상 17층 지하5층으로 2개동입니다.”
말을 하면서 건물의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이 벽면에 붙은 앳윌플레이에 나타났다.
두개의 건물은 나란히 서 있다.
그 가운데 근린시설로 보이는 7층짜리 작은 건물이 양쪽을 연결하는 구조다.
근린 시설은 뒤쪽으로 치우쳐 근린시설 앞쪽에 해당하는 두 건물 사이는 비어 있다.
그곳은 휴게공간으로 지붕과 벤치가 있는 공원으로 꾸며지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와 맞닿은 작은 도시.
벤투센터는 그 도시의 남쪽 언저리에 있다.
인근을 지나는 고속도로망으로 봐서 지리적 위치는 더할 수 없이 좋다.
고속도로와 연계되는 것은 판교지역이 으뜸이라 볼 수 있겠지만, 여기도 비슷하다.
‘위니 규모?’
핵심정보 뒤에 자잘한 정보도 말해 주었다.
업무지원과 근린시설이라는 것이 두개의 건물 사이에 있는 7층짜리 작은 건물에 있는 것을 지칭한 것이리라.
그런데, 저 정도면 입주할 회사가 이미 정해져 있지 않나?
“벤투 빌딩의 사업추진 기관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며,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6개사로 건물 전체의 12퍼센터에 해당합니다. 만일 터니테크에서 승낙하면, 6개사는 인근의 다른 곳에 입주하기로 양해가 되어 있습니다.”
모두를 향해 하는 말이면서 태영의 의사를 묻는 것이다.
왜 국토부에서 준비했나 했더니 사업추진을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새 빌딩.
그것도 산업단지에 들어있는 이제 막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건물.
마다할 이유가 없지.
“좋습니다.”
쉽게 답을 했다.
건물 대금을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것은 나중에 상의하면 된다.
“대신, 한 가지 추가해 주면 좋겠습니다.”
“어떤 것입니까?”
“그쪽으로 이전하게 되면, 직원들의 출퇴근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면 직원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데, 계획 중인 아파트 부지를 함께 제공해 주십시오.”
이민건이 국토부에서 온 사람에게 눈짓을 했다.
그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서 귀에 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답을 주겠다는 것.
그렇다는 것은 벤투센터 빌딩이 위치한 해당 지자체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는 뜻이다.
“자, 그럼, 그 부분을 잠시 홀드 하고 휴머노이드 관련 안건을 먼저 진행하겠습니다.”
총리실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이다.
“산업부, 과기부, 중소기업부의 3개 부처에서 6기의 휴머노이드를 임대해서 모의실험을 한 결과 유독성작업환경에 배치시키는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마침 그 분야에 25만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최 사장, 그런 것이 있으면 진작에 정보를 주시지 그랬나?”
과기부 전억기 장관이다.
그나저나 대 놓고 반말이네.
“4개 부처가 합심하여, 인력 수급이 안 되어 일이 진행되지 않는 작업장에 휴머노이드로 인력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각 부처에 배정된 지원 예산으로 도입을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할 것이네.”
“아, 네 감사합니다.”
전억기의 말에 대답은 해 주었다.
반말에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약속을 이행해 주겠다는데.
“다만, 올해 예산으로 모두를 지원하기는 불가능하기에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하여 긴급 우선순위로 배정할 계획입니다.”
이민건의 부연설명이다.
“휴머노이드 가격을 알아야 예산 조정이 가능합니다.”
가격을 물어보는 것이다.
돈 받고 판 적이 없으니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영희 사장에게 대충 말한 것이 전부다.
“유독성 작업환경에 배치 가능한 모델은 이미 보신 것과 같은데 2억8천, 상위모델은 4억5천까지 보시면 됩니다.”
생각했던 단가보다 조금 올려서 불렀다.
그 정도면 예산은 알아서 잡겠지.
몇 가지 질문과 답이 오갔다.
4억5천까지 사이에 몇 단계나 되는지, 단계 구분은 어찌 하는지 등이다.
가격이 올라가면, 태영이 생각했던 75조원을 훨씬 초과하게 된다.
~딸깍~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한사람이 들어왔다.
전화한다는 신호를 하며 나갔던 국토부 직원이다.
그는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이민건에게 보였다.
그리고 이민건에게 다가가 메모지 한 장을 건넸다.
“아파트 부지 제공가능 합니다. 다만, 그쪽 시에서 요청한 것이 있습니다. 그건 회의가 끝나고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국토부에 추가로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결정해야 하는 일입니까?”
태영의 말에 이민건이 물었다.
“아닙니다. 정책적인 부분이 있으니 국토부의 시행령 개정 같은 것이 필요 할 지도 모릅니다.”
“말씀하십시오.”
“강과 하천을 통하여 이동하는 물류운송에 드론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시범 사업을 원합니다.”
“드론으로 물류 운송이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으음, 납득이 되지 않는데….”
“미군에 공급한 것은 아시지요?”
“네… 아아. 알 것 같습니다. 혹시 도로가 없는 산악지역에도 적용이 가능하지요?”
“네, 그 쪽이야 말로 최적의 적용 분야입니다.”
산악지역은 화물을 운반하기 위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곳이 많다.
관광용이 아닌 화물을 산 위로 올리기 위한 용도로 많이 사용 중이기도 하다.
“언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그 일을 하는 관계회사가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에도 진출 했구요.”
“그럼 그쪽을 보내 주십시오.”
류기현을 보내면 된다.
“시범을 준비하여 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이후로 휴머노이드와 드론 활용에 대한 수많은 질의응답이 있었다.
국토부에 요청한 드론 시범사업은 다른 부처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태영은 그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공식적인 회의는 끝이 났다.
배상과 관련된 일이 이렇게 합리적인 선에서 쉽게 해결될 줄은 몰랐다.
오늘 합의된 기본적인 것은 유병진 부사장이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
굳이 태영이 끼지 않아도 유 부사장의 지휘아래 실무진에서 해결하면 된다.
각 부처의 일이 많아질 것이지만 충원을 더 해서 해결하면 될 것이다.
그나저나, 건물을 받으면 건물 관리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관리를 이 새봄의 어머니인 김영은의 회사에 맡기는 것이 좋을까?
이것저것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여러 사람이 태영에게 다가왔다.
“김주현 서기관입니다.”
과기부 장관 옆에 앉았던 사람이다.
명함을 내민다.
얼굴은 알지만, 지난번에 VIP와 함께 왔기에 서로 명함교환은 하지 않았었다.
“네. 최태영입니다.”
태영도 명함을 내 밀었다.
“통화가 안 되더군요.”
“아, 폰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전화는 받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정중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번호 꼭 등록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주현입니다.”
김주현은 태영과 인사를 마치고 옆에선 유병진 부사장에게 바로 명함을 내밀었다.
“유병진입니다.”
그렇게 명함교환이 계속되었다.
골치 아픈 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오늘 유병진 부사장만 함께 오고 김경훈 부사장이 같이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위성통신과 관련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터니네크 일에 올인 하지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일.
얼마 뒤에는 신윤희가 전무로 올 예정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
“와, 너 떼돈 버는 것 아니냐?”
회의가 끝나고 류지현이 차로 가고 있는 태영을 뒤따르며 하는 말이다.
유병진 부사장은 이미 이곳을 떠났고, 대부분의 참석자들도 떠났다.
“왜, 배 아파?”
“오빠 말이 올해 결산하면 배당을 많이 할 거라고 말했다면서?”
류지현도 다이나믹 스카이 주주다.
오늘 나온 이야기 중에 많은 부분이 다이나믹 스카이와 관련이 있다.
매출 규모로 보면 이미 대기업 반열에 들었을 정도로 늘었으니 관심이 갈 거다.
“그랬지.”
“아무튼 내가 널 만나서 운이 핀 것 같다. 오빠는 더한 것 같고.”
“그럼 좀 잘해라.”
“에이 씨, 여기서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 거냐?”
“머리가 나쁘구나. 그런 것도 설명해 줘야 해?”
“아호, 정말. 말을 말자. 말을.”
주먹을 쥐고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지만 태영이 보기에는 고양이 앞발 같다.
~우웅~
[수사과장 김종열의 전화입니다.]폰이 울리고 위니가 발신자를 알려 왔다.
“잠시만. 네 최태영입니다.”
[김종열입니다.]“말씀하십시오.”
[좀 미안한 말씀을 전해 드려야 하는데….]“네, 어떤 일입니까?”
[얼마 전 발견된 사망자 3명 관련해서 검찰과 합동으로 수사를 하게 되었는데, 담당 검사가 좀 막무가내인 사람입니다.]미동기획 사장 주용기의 집 지하동굴에서 발견된 유해 3구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것이 검경합동 수사를 한다는 거다.
사망자 중에 검사가 한 명, 형사가 두 명이었으니 납득이 가기는 하지만, 합동 수사라니?
“그걸 다른 말로 바꾸면 또라이죠. 뭔가 있군요.”
[흣! 이거 웃을 일이 아닌데,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군요. 아무튼 최태영씨를 참고인 조사해야겠다고 합니다. 필요하면 구속수사 하겠다고.]“미친놈이네.”
[헙! 그래서 출석요구서가 발부되었습니다. 알고 계시라고 연락 드렸습니다.]김종열이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그 검사님이 한번 해 보자는 거 맞죠?”
[… 좀 조심하셔야 합니다.]“네, 그러죠. 상대가 검사인데 당연히 조심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아무튼 그리 아십시오.]그리고 전화는 끊어졌다.
태영이 아니면 영원히 발견되지 않을 아주 특별한 죽음을 찾아 줬는데 뭐?
그것도 백골로 발견된 사망자가 검사와 형사 두 명이나 되는데.
필요하다면 구속수사?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 같은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뭐야 왜?”
옆에서 듣고 있던 류지현이 통화가 끝나자 말자 물었다.
폰을 귀에서 약간 뗀 상태로 통화를 했지만, 이곳은 그다지 조용한 곳이 아니다.
“들었어?”
“그, 패스트로데인 이후에 무지 예민해져서 절반정도는.”
정상적이었으면 전혀 듣지 못했을 거다.
“이제 안 줘도 되지?”
“그럼 어떻게 해? 후유증 있다면서?”
여하튼 장난에 잘 넘어간다니까.
후유증은 무슨.
몸이 패스트로데인 주사 이전으로 돌아오니 상대적 박탈감 정도이지.
“줄께.”
“아, 이거 또 당했네. 아무튼, 그쪽에서 뭐라 하는데?”
“지난번에 백골로 발견된 사망자 3명.”
“그 지하 밀실?”
“그래, 검경합동 수사를 하는데, 담당검사가 나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부했고, 필요 하다면 구속수사 하겠단다.”
“그 미친놈 누구야? 이름이 뭔데?”
“안 물어봤다. 출석요구서 오면 한번 만나 볼 겸 가 보지 뭐. 어떤 또라이 인지.”
“대책 세울 거지?”
“무슨 대책?”
“또라이 검사.”
“대책 없어. 그냥 만나보는 거지. 아무튼 야공아, 잘 가.”
“너 씨. 마치 강아지 이름 부르듯 한다. 죽을래?”
“아, 강아지 이름. 거참 괜찮네.”
류지현이 약이 올라 바르르 떠는 모습을 보고는 차에 올랐다.
“위니.”
공관을 나서며 위니를 불렀다.
[네. 마스터.]“출석 요구서 기간이 있지?”
[법적으로 7일 이전에 도착해야 합니다.]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