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91
337. 습격자들(2)
레티어에 영상이 나타난 5곳에서 거의 동시에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고성과 함께 물건이 깨지는 소음이 들려왔다.
팔에 문신을 한 건장한 남자가 진열대 위에 놓인 물건을 확 쓸어내 바닥으로 떨어지며 들리는 소리다.
별하나의 주인이 물건을 집어 던지는 사람에게 사정을 했다.
그 소음 사이에 이진기의 음성이 들려왔다.
6팀 1조를 각 팀의 각 조별로 현장 도착 예정 시간에 대한 답이 들려왔다.
그런데 습격을 받은 ‘별하나’가 위치한 곳이 각각 시 단위로 떨어진 곳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6팀 1조는 구리, 7팀 5조가 갈 곳은 오산이다.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맞아?”
[그렇습니다. SNS를 통해서 모의했습니다. 습격한 자들이 지난주에 각각 2회 또는 3회 방문해서 주변을 탐색했습니다.]“CCTV가 있는지 조사?”
[그렇게 분석됩니다.]이유가 뭐지?
별하나가 문을 연 초창기에 판매 수량을 제한해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그런 상황은 거의 없기도 했고.
그런데 5곳이 동시에, 그것도 몸에 문신을 새긴 덩치들 여럿이 한꺼번에 들어와 위압적으로 시작했다.
“경찰 신고는?”
[해당 지역 경찰에 모두 신고되었습니다.]터니가드의 지점이 서울 외에 4곳에 있기는 하지만, 모두 대도시들이다.
오늘 습격을 받은 곳은 모두 서울 인근의 소도시로 지점이 없다.
이런 일이 흔히 생기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출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경호 팀을 소도시에 배치하기는 어렵다.
~딸깍~
“야, 거기 뭐야?”
문이 열리고 또라이 검사 박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트북 PC와 수첩이 그의 손에 들려 있다.
“조폭이 동시다발적으로 별하나를 습격하고 있어.”
“뭐?”
“경호 팀이 출동하긴 했지만, 경찰에도 신고되었고.”
“그런데 네가 어떻게 그 영상을 보고 있는 거야?”
태영의 어깨에 턱을 올릴 듯 가까이 와서 영상을 보며 묻는다.
같이 반말로 답한 것에 대한 것보다는 영상이 궁금한가 보다.
“우리 회사를 아주 우습게 보네?”
“아, 씨. 그러니까 이 영상을 어떻게 보는 거냐고?”
말투에서 또라이 냄새는 풍기지 않는데?
그리고 오늘은 백골과 관련되어서 참고인으로 소환된 것인데, 왜 다른데 관심?
“CCTV가 있잖아?”
“야, CCTV 영상을 허가도 받지 않고 네 마음대로?”
경찰에서 설치한 CCTV를 해킹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무슨 소리야?”
“네가 왜, 어떻게 방범용 CCTV를 보고 있냐고?”
역시 그 추측이 맞다.
“이게 방범용 CCTV로 보여? 이건 가게 안에 설치된 CCTV에서 보내주는 건데.”
“혹시, 김종열 과장이 말한 클라미?”
“아니.”
일부러 즉답을 하지 않고 넘겼다.
“그럼 뭔데?”
“커버워처.”
“그게 뭐……지?”
그사이에 가게 주인이 진열장과 함께 진열장 아래 쌓아 둔 물건들과 함께 넘어지는 모습이 3번창에 보였다.
‘경찰?’
박정우 검사가 자신의 폰으로 커버워처를 검색하는 사이에 위니에게 물었다.
[출동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준비? 아직도?
경호 팀은 그쪽으로 출발한 지 벌써 10분이 되어 간다.
“신고한 지가 언제인데, 경찰은 왜 안 오는 걸까?”
“야야, 그거 꺼라.”
박정우 검사가 폰을 놓으며 태영에게 말했다.
“왜?”
“뭐가 왜야? 그걸 몰라서 물어?”
“경찰이 안 오잖아? 언제 오는지 좀 보자.”
“그냥 끄지? 좋은 말할 때.”
“좋아, 까짓.”
대답하며 레티어를 껐다.
[구리, 경찰 도착했습니다. 경호 팀도 도착했습니다.]‘OK.’
“근데, 너 왜 반말해?”
이제야 생각난 듯 반말에 대한 지적을 한다.
“네가 반말하기에.”
“나이도 어린 게. 씨이.”
“네가 말 높이면 나도 높여 줄 테니까 언제라도 말해.”
“아, 됐고, 여기 녹화 안 할 테니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 좀 하자.”
영상 녹화 장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녹화하려고 해도 안 되겠지만.
그나저나 또라이 맞네. 상 또라이까지는 아니고 살짝 어중간한.
“말해.”
“그 백골.”
“…….”
백골을 말한 다음에 빤히 보기에 마주 보며 기다려 주었다.
“사라져 버린 죽음이 아닌, 억울한 죽음으로 밝혀지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건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
“세 사람은 당시에 성폭행 사건으로 신고된 어떤 국회의원을 내사하던 중에 실종되었다. 뇌물 사건까지 복합적으로 엮여 있고.”
“내게 그걸 왜 설명하는데?”
“……막혔어.”
그 한마디에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유권무죄.
권력이 있으면 무죄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돈다.
태영도 매스컴을 통해 수없이 봐 왔다.
예전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떠돌았는데 언젠가부터 유권무죄가 이를 앞질렀다.
세 사람이 죽어서 백골이 되었는데도 막혔다고 한다.
“도움 좀 받자.”
이게 무슨 소리?
“클라미 이용해서 몰래 증거 수집?”
“맞아.”
“불법이잖아?”
“그놈은 셀 수도 없을 만큼 불법을 저질렀어. 그런데 조사 못 해, 체포도 못 해.”
“…….”
“…….”
“답답하지?”
“…….”
단답형으로 물었지만, 답을 하지 않는다.
“솔직히 까봐.”
“그래, 답답해서 미치겠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검찰청 안에서 한다고?”
“그나마 여기가 가장 안전한 장소야.”
그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꽤 시간이 흘렀는데, 위니로부터 경찰이 도착했다는 정보가 없다.
구리 외의 지역에는 경호 팀도 아직 도착할 시간이 되지 않았다.
‘3번?’
[아직 출동 준비 중입니다. 한 사람이 나오지 않아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고 있습니다.]이 정도면 출동할 생각이 없는 거다.
“미안한데, 영상 한번 봐야겠다.”
“보면?”
거부하는 말은 아니어서 질문을 무시하고 레티어를 켰다.
그리고 뒷부분 마스크를 오프시켰다.
이제 박정우도 거울에 비친 것처럼 뒤집힌 것 같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야, 그거 기가 막히네. 어, 근데 뭐야?”
3번 영상과 5번 영상에서 피를 흘리는 얼굴이 보였다.
가게 주인이다.
윗도리를 벗은 문신의 몸이 피를 흘리는 가게 주인의 뒤에서 껴안고 있고, 앞에서는 역시 문신한 한 명이 뺨을 때리고 있었다.
뺨을 때릴 때마다 피가 튀었다.
소리를 지르는 폭력배, 가게 주인은 말도 나오지 않는 상태지만 뺨은 계속 때린다.
주변에 사람은 보이지만, 다른 폭력배가 막고 있다.
“저 개X끼 저거 뭐야? 경찰은? 경찰은 왜 안 와?”
박정우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경찰이 아직도 출동하지 않았네.”
“아, 씨X 저기 어디야?”
“어딘지 알면 해결이 돼?”
‘어깨, 팔꿈치, 손목, 무릎.’
[즉시 처리합니다. 2곳 모두.]지난달에 커버워처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왔다.
그때 이후, 별하나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커버워처 엘피 한 대씩 추가 배치되었다.
물론, 엘피는 판매용이 아니다.
박정우에게 질문하면서 위니에게 신호를 보낸 후에 레티어를 껐다.
관절에 구멍이 뚫리고 근육이 끊어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봐야 속이 시원할 텐데, 앞에 검사가 앉아 있으니.
그래도 저자들은 당분간 자신의 손으로 식사도 세수도 못 할 것이다.
당연히, 스스로는 두 다리로 걷지도 못할 거다.
“……피휴…… 안 되네.”
생각을 하는 듯 가만히 있던 박정우가 한숨을 쉬며 자조 섞인 한탄을 했다.
“하던 거나 계속해.”
“너는 그거 보고 화 안 나?”
박정우가 더 안타까워하는 듯한 질문이다.
“화나지.”
“그런데?”
“내가 뭘 할 수 있어?”
“하, 씨바.”
검사가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직업인가?
“좋아, 아무튼 클라미.”
“…….”
“능력도 활동 상황도 들었어.”
“…….”
“사 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걸 개인적으로 사려면 얼마나 들어?”
“평생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꼬라박아도 못 사. 아까 그 방 안에 있던 사람들 연봉 모두 합쳐도 안 돼.”
“……하, 씨바.”
“도움을 주면?”
“……뭐든, 내가 도울 것이 있지 않을까?”
“조사도 체포도 못 한다면서?”
“아픈데 자꾸 찌르지 말고 말해. 도와줄 수 있어?”
“도와주고 문제되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약속하지.”
“좋아. 모레 오후 5시에 내 사무실로 와. 맛은 보여 줄 테니.”
이사로 바쁘겠지만, 새 사무실에는 새로운 장비가 놓일 테니, 태영이 사용 중인 공간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새로운 장비가 세팅되고 이삿짐은 대부분 개인 비품과 서류철 정도다.
“목요일…… 어디로 가야 해?”
수첩을 뒤적거리며 일정이 있는지 확인하더니 대답했다.
“우리 회사 몰라?”
“명함이라도 줘 봐.”
박정우와 이제야 명함 교환을 했다.
“아까 그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 클라미에 대해서 알고 있어?”
“백골을 발견하게 된 경위를 아니까.”
결론은 클라미를 안다는 뜻이다.
“그럼,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아직은 모르지만 알게 되겠지?”
“그럼 비밀이 공유되겠네?”
“안 돼?”
“공유할 생각이면 오지 마.”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검사실 소속으로 같은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 사실을 모르게?
불가능하다.
어떻게 조사했는지, 어디서 나왔는지 근거가 필요한데,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라고 할 수는 없다.
뻔히 알지만, 입단속을 철저히 하라는 압박으로 한 말이다.
***
“상황 어때?”
주차장에서 차를 빼며 물었다.
[구리 지역, 피해 추정액 1천5백만 원, 별하나 회원 타박상, 조폭이 반항했지만 경찰이 연행해 갔습니다.]거기가 경찰이 가장 빨리 도착한 곳이다.
경호 팀과 시간차도 별로 없었다.
“그리고.”
[군포, 별하나 피해 추정액 4천만 원, 회원은 팔에 골절상, 그리고 얼굴과 몸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습니다.]“진단은 몇 주로 나왔어?”
[병원에 가고 있는 중입니다.]병원에 가야 제대로 된 진단이 나올 것이다.
“또.”
그렇게 순서대로 나머지 3곳도 들었다.
조금 전에야 사건 현장에 경찰이 도착한 곳도 있다.
신고한 지 25분이나 지났는데.
일이 많아서 그랬다고 치자.
그렇다고 경찰을 조폭에게 하듯이 개입하기는 애매하니까.
“참가한 조폭이 몇이야?”
[모두 32명입니다.]많기도 하다.
“추적하고, 새벽 3시 전후해서 모두 무릎에 구멍을 뚫어 놔.”
[그렇게 하겠습니다.]별하나를 상대로 전쟁을 걸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지만, 그 정도라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당분간 움직이기 어려울 테니 그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그 조직 자체를 그냥 둘 수는 없다.
“피해가 경미한 곳이 2곳, 심한 곳이 3곳이지?”
[그렇습니다.]조폭들이 벌인 일로 물질적 피해를 입은 곳에서 법적으로 피해 보상을 청구하면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관절을 뚫어 버린 놈들은?”
[모두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경찰이 쌍방 과실로 처리하려는 곳도 있습니다.]“그래?”
[한곳입니다.]상점에 조폭이 들어와서 물건을 깨트리고 주인을 폭행하는데, 그럼 계속 맞아 주고 있어야 하는 거야?
실제로 가게 주인은 방어조차 할 수 없었다.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없으니, 거의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고.
실제, 방어와 역공은 커버워처 엘피가 했다.
어깨와 팔꿈치 손목 관절에 구멍을 내서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흔적은 바늘로 살짝 찌른 정도의 핏방울만 맺혀 있을 거다.
사람이 흉기를 사용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
“일방적으로 쳐들어와 폭행을 한 자들이 그놈들인데, 쌍방 과실이라.”
이걸 그냥 넘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모니터 해. 어떻게 결론 나는지 확인하고.”
[네, 마스터.]“박원규 대표 연결해 줘.”
~뚜르르르~
[사장님, 박원규입니다.]통화 대기음이 울리고 박원규가 전화를 받았다.
“오늘 사건 난 곳, 내가 손을 좀 썼습니다.”
[아, 이 본부장에게 보고받으면서 그러신 것 같았습니다.]박원규와 이진기, 그리고 김이한은 커버워처 엘피의 존재를 알고 있다.
“뒤를 부탁합니다.”
[네, 사장님. 걱정 마십시오.]“그리고, 조폭들 대응은 하지 마세요.”
[사장님, 그자들을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지금 내가 검찰청에서 나오는 중인데, 검사와 이야기가 잘될 것 같아요. 그러니 대표님은 대응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원규가 대응할 것이라는 짐작이 맞았다.
성격으로 봐서 그냥 넘어갈 위인이 아니니까.
[……꼭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이 본부장에게도 말해 두겠습니다.]“네, 수고하세요.”
~빙~
이건 제니아로 연락이 오는 신호음이다.
[류지현입니다.]“응.”
발신자는 위니가 알려 주었고, 마침 박원규와 통화가 끝났다.
[나야.]“왜?”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