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94
340. 발표 준비(1)
“네, 대표님.”
[레피우스에서 공항 경호 팀 증원을 요청했습니다. 사장님 안전도 염려가 됩니다. 언제 오실지 시간을 알려 주시면 준비를 하겠습니다.]박원규는 태영이 공항에 아버지의 마중을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럴 예정이었다.
그런데 신약의 승인으로 뉴스가 도배되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기자들이 공항에 모여 있다.
“상황으로 봐서 안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거길 갔다가는 오히려 더 복잡해질 것 같지 않아요?”
[그 말씀은 저도 동의합니다.]“저는 가지 않을게요. 아버지께 그렇게 전해 주세요.”
어쩔 수 없다.
오늘 같은 날 공항에 나가면 포위될 것인데, 방법이 없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휴머노이드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을 쓰기 위해 수련원 휴머노이드까지 빌려 10기를 배치할 예정입니다.]그거 나름 좋은 생각이다.
의도한 대로 될지는 몰라도 관심을 돌릴 수도 있고, 경호에 투입할 수도 있다.
그러니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 쪽에서 8기를 보내 줄 테니 누구 한 명 보내세요.”
[아, 네. 그렇게 해 주시면 더 좋습니다. 바로 지시하겠습니다.]~.~
[송미려 기자 전화입니다.]송 기자의 전화는 받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네, 송 기자님.”
[사장님, 부탁드립니다.]전화를 받자마자, 그냥 거두절미하고 부탁?
“뭘요?”
[정보 조금만 주시지 않겠습니까?]“알려 드릴 정보가 없는데.”
[조금만, 조금만 부탁드립니다.]사정사정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어투다.
“문자로 주소 알려 드릴 테니 2시까지 오세요. 동행인은 사진 기자 한 명, 그 외에는 알리지 말구요.”
잠실 사무실로 부르기로 했다.
태영의 연구실이나 사무실, 그리고 브리핑 룸 같은 공간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다른 공간은 이사 중이기에 번잡하다.
[네에에엡. 감사,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더요.]“네, 말씀하세요.”
[제 절친이 체크뉴스 기자인데 지금 제 옆에 있어서…….]체크뉴스?
태영이 종종 뉴스를 보는 종편 채널이다.
뉴스 진행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어서 보게 되었다.
거기에 비해 송미려가 있는 대한TV와는 살짝 결이 다른 스타일의 방송사이기도 하고.
이왕 인터뷰를 하는 거라면.
“한 명입니까?”
[카메라 기자가 같이 있는데요.]“좋습니다. 그 두 분까지 포함하시고, 그 외에 다른 사람이 오면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위니, 잠실 사무실. 호실 빼고.’
[네, 마스터.]***
“네 명 외에 더 있어?”
[차량 2대에 각각 2명씩 타고 있고, 추가된 사람은 없습니다.]잠실 사무실에 앉아 워처 2기를 띄웠다.
워처는 밝은 낮에도 육안으로 발견이 불가능하지만,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어둑한 지하 주차장이어서 눈앞에 떠 있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저쪽은 기다리고 있을 테니, 5분 정도 그대로 두고 보자.”
[네.]“어제 그 조폭들 이야기 뉴스에 나왔어?”
[한곳의 지상파, 종편 2곳, 그리고 보도채널 한곳에 각각 한 꼭지 나왔습니다.]“별로 신경 안 써 주네.”
[보도국에서 중요한 뉴스거리는 아니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칼부림이 아니라서 그런가?
묻지 마 칼부림이 워낙 횡행하고 있어서 그것도 방송에서 많이 다룰 것이라 생각했었다.
“네 사람에게 따라붙은 사람 있어?”
[없습니다. 그런데 안재희 양이 건물 입구로 들어섰습니다.]“응?”
출입할 때 알려 주기만 하고, 언제라도 써도 좋다고 했다.
태영이 자주 쓰지는 않으니까.
그사이에 몇 번 이용한다는 신호가 제니아를 통해서 왔었다.
그래도 안재희는 꼭 톡으로 연락을 했었다.
[엘리베이터 탔습니다.]어쩔 수 없다.
이제 와서 내가 쓰고 있으니, 돌아가라고 할 수도 없고.
마침 3개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니, 한곳에 들어가라고 한 뒤에, 못 나오게 하는 수밖에.
(오빠, 잠실 사무실 잠깐 써요. 2시간쯤.)
아니나 다를까, 엘리베이터에 오르면서 톡을 보낸 것 같다.
그리고 1분 후.
~딸깍~
“어, 오빠가 와 계셨어요? 우와, 이런 기가 막힌 우연이.”
소파에 앉아 있는 태영에게 달려와 덥석 안겨 들었다.
“그래, 와 있었다.”
“제가 올지 어떻게 알고요?”
한쪽 팔에 매달려 몸을 돌리며 옆에 앉는다.
“네가 여기에 올 줄 알았겠냐? 내가 일이 있어서 왔지.”
“음, 이상하게도 오빠는 모두 다 알 것 같다는 느낌?”
“상상력하고는.”
“그러게요. 오빠는 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상상에 빠지기는 해요.”
그러면서 왼손을 내밀어 제니아를 눈앞에 보이게 했다.
“그거 있어도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는 없다니까.”
“진짜요?”
“나도 차고 있는데, 네가 내 움직임을 모두 알아? 내가 여기 와 있는 것도 몰랐으면서.”
“그렇기는 하네.”
“그리고 나도 바빠.”
“바쁜 것도 인정.”
“그래, 그리고 네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
“에잇, 서운하게.”
“삐친 척해 봐야 소용없어. 그리고 뉴스 안 봐?”
“뉴스?”
“뉴스 보면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 텐데?”
“아, 그럼 오늘 오신 이유가…… 피신하신 거구나.”
“맞아. 그렇기도 해.”
“오면서 보니 시내 전광판이나 TV가 켜진 곳에는 모두 레피우스와 오빠 이야기가 나오고, 지하철에 너튜브 보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만 보던데.”
“그래서 큰일 났다.”
“그런데 오빠는 왜 걱정하는 얼굴이 아닐까?”
“아무튼, 잠시 후에 여기서 기자들 만나기로 했으니까, 너는 저기 끝 방에서 문 잠그고 조용히 있어야 해.”
“취재?”
“그래.”
“몇 명이나 와요?”
“네 명.”
“알겠습니다. 조용히 숨죽이고 있을 것을 약속합니다.”
장난처럼 거수경례를 한다.
“그리고 오늘 이후, 이곳 출입 금지.”
태영을 찾아온 기자들이 있으니 장소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고, 그리되면 틀림없이 진을 칠 수도 있다.
기자들이 보통 질긴 사람들이 아닌지라.
“아…… 네, 이유는 알 것 같아요.”
다행히 안재희는 추가 설명이 없어도 바로 알아듣는다.
“그래.”
“사실, 논현동 오피스텔이 더 편하긴 해요. 지하철역에서 조금 멀어서 그렇지.”
태영은 차로 다니니 지하철역과의 거리는 계산에 넣지 않아서 그렇다.
“들어가. 곧 올 테니.”
“넵, 문도 잠글게요.”
안재희는 대답을 하고는 자신의 에코 백을 어깨에 메고 사라졌다.
안재희가 입은 옷이나 에코 백이나 모두 할인 매장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이다.
아버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가진 돈을 거의 다 썼지만, 그래도 여유 있는 편인데 항상 저렇다.
“위니, 송기자에게 알려 줘.”
안재희가 들어가 문을 닫고 잠그는 소리를 듣고는 위니에게 시켰다.
[네, 마스터.]~똑똑~
몇 분이 지나자 문 앞에 비친 사람들의 그림자.
문을 열어 주자 송미려 기자와 카메라를 든 수염 기른 남자가 먼저 들어섰고, 송미려 또래의 두 여자가 뒤따랐다.
한 명은 카메라 기자인 듯 몸에는 바디 캠을 2개나 달고, 손에 큰 카메라를 들었다.
여기 오기 전까지 다른 뭔가를 촬영을 했을 수도 있는 바디 캠의 촬영분을 지워야 하는데.
그것마저 지워지면.
에이, 놔두자.
“안녕하세요? 거의 한 달 만이네요.”
“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카메라 기자 백형석입니다.”
“이쪽은 체크뉴스 한류원 기자로 제 친구이기도 합니다. 오늘 최 사장님 만날 때, 자기를 안 데리고 가면 절교하고 평생 저주할 거라고 해서…….”
“체크뉴스의 한류원입니다. 허락해 줘서 감사드립니다.”
깍듯하다.
그게 가식이든 진짜이든 행동은 그렇게 한다.
“함께 온 임소하입니다.”
이 사람은 카메라 기자다.
두 개인 줄 알았는데, 바디 캠이 모자에도 달렸다.
도대체 뭘 얼마나 촬영하려고?
“저는 잘 아실 테니 소개는 않겠습니다. 앉으십시오.”
“여기도 회사인가요?”
테이블에 앉으며 송미려가 물었다.
“아닙니다. 이런저런 목적으로 얻어 둔 곳인데, 지금 회사가 이사 중이어서 이리 모셨습니다.”
“이사 중이요?”
“네, 기술 정보 타운의 벤투 센터로 이사 갑니다.”
며칠 뒤면 알 내용이기에 그냥 말해 주었다.
“아, 그러시구나. 회사 설립하신 지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길 어떻게?”
한류원의 의문이다.
그렇지.
증발한 군인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했던 때가 1년 조금 지났을 뿐이다.
거기에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올리려면 몇 년이 걸리는데, 이상하지.
“정부와 관련되는 여러 가지 사항이 있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구요. 특별법으로 처리된 경우입니다. 그렇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인터뷰할까요?”
“거기 바디 캠 좀 끄면 안 될까요?”
송미려의 말에 임소하에게 요구했다.
“아, 이거, 카메라가 놓치는 것을 얘가 다 잡아 주는데, 꼭 꺼야 합니까?”
“좀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태영의 정중한 부탁에 임소하는 바디 캠을 껐다.
[가슴 아래쪽은 끄는 시늉만 했을 뿐 켜져 있습니다.]‘내용 지우고 고장.’
[네.]의도야 어떻든, 속이려 했으니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다.
“저, 혹시 생방 가능할까요?”
한류원이 물었다.
“그냥 녹화로 하시죠.”
“그럼 언제 스튜디오에 나와 주실 수 있습니까?”
“얘.”
한류원의 말에 송미려가 한류원을 툭 쳤다.
“왜?”
“스튜디오에 나와도 우리가 먼저지, 사정사정해서 기껏 데리고 왔더니 이래.”
친구라도 경쟁자는 경쟁자다.
오늘 여기에 데리고 온 사람은 송미려인데, 한류원이 치고 나간 셈이니까.
“아, 미안. 미안한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어쩔 수 없잖아?”
“에이 참.”
태영은 둘의 다툼을 가만히 기다려 주었다.
뭔가 조급함을 담은 한류원의 말과 안쓰러움을 담은 송미려의 말.
묘한 이질적인 느낌이 있다.
‘한류원?’
[한류원은 계약직 기자입니다. 정규직 전환이 목표입니다.]아.
위니의 말을 들으니 두 사람의 대화가 이해가 된다.
[언론사의 직원 채용은 대부분 계약직입니다. 그리고 정규직 전환 비율이 아주 낮습니다.]위니가 내용을 추가했지만, 그건 태영이 염두에 둘 내용은 아니다.
“자, 이만 끝낼까요?”
“네?”
“아, 안 돼요. 시작도…….”
태영의 말에 네 사람 모두 놀라서 펄쩍 뛴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죄송합니다.”
태영이 질문하자, 그때서야 한류원이 사과를 한다.
“자, 그럼 이제 녹화 시작해도 되죠?”
“네.”
백형석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활달하게 물었다.
그 옆에서 임소하는 피식 웃고 있었다.
나의 바디 캠은 바로 이런 상황을 녹화할 때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지, 라고 말하듯.
“오늘 취재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한 TV의 송미려 기자입니다.”
“취재에 응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체크뉴스의 한류원입니다.”
두 사람은 정식으로 인사를 했고, 카메라에 불이 들어와 있다.
이 두 사람의 멘트는 방송용이다.
“저희 두 방송사 합동으로 오늘 뉴스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인물 중에 한 사람인 최태영 씨를 만나고 있습니다.”
이게 이렇게 하는 건가?
무슨 대담 프로에 나온 것도 아니고.
“네, 어려운 걸음 해 주셨습니다.”
태영도 적당하게 맞추어 주었다.
“FDA에서 승인된 7가지 신약에 대해서 알고 계시지요?”
“네.”
“혹시 직접 연락을 받으셨습니까?”
“아닙니다. 뉴스를 통해 알았습니다.”
“개발에 함께 참여하셨다고 들었는데, 따로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인가요?”
“그 일은 레피우스의 일이지, 내 일은 아니거든요.”
“개발에 직접 참여하였다고 들었는데, 개발자는 아직 모르고 계시는 것이군요.”
뭔 질문이 이래?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은 승인 신청한 회사에 연락하는 것 아닌가요?”
“아, 그렇군요. 최태영 씨는 학생이라고 하셨지요?”
“네, 맞습니다.”
“혹시 전공이 어찌 되는지 여쭈어도 될까요?”
이건 떡밥인데, 어쩔 수 없다.
뻔한 사실인 전공을 바꿀 수도 없는 거니까.
“기계 공학입니다.”
“그런데, 신약을 개발하셨다는 거군요?”
“일부, 제가 기여한 부분이 있어서 이름을 올렸을 수 있습니다.”
“기여했다는 것은 사실이군요?”
“그렇죠?”
언론 노출을 꺼리면 꺼릴수록 더 노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럼 개발은 주로 어디서 했나요?”
“레피우스 안에 제 개인 연구실이 있습니다.”
“혹시 이다음에 연구실을 구경할 수 있나요?”
“그거 떠보는 거죠?”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아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워낙 궁금해서.”
기자들과 이렇게 정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처음이다.
별것인 듯, 별것 아닌 듯 묻고 답하기를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커버워처가 녹화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다 나지는 않는다.
“응급 구호 키트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네.”
“어떤 동기로 개발하게 되었나요?”
이건 개발자에 대한 것도 없고, 승인 신청도 되지 않았다.
뉴스에서 워낙 많이 다루어졌고, 수많은 생명을 살린 것으로 나왔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태영이 개발한 것으로 단정하고 물어온다.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 동기는 레피우스에 질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참여만 했기에.”
“그렇습니까?”
“네, 맞습니다.”
서가영을 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것 같아 만든 약일뿐인데 무슨 말을 해?
~우우우웅~
그때, 테이블 위에 올려 둔 송미려의 폰이 진동음을 냈다.
송미려가 녹화 중지를 뜻하는 손짓을 했고, 잠시 중단했다.
“네, 차장님.”
자리에서 일어서며 한쪽으로 멀어져 가는 송미려 기자.
[…….]멀리 떨어져서 저쪽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송미려가 서 있는 곳이 유리로 된 벽 앞이어서 반사된 얼굴 표정이 매우 난처해 보였다.
“네, 알겠습니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