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00)
와인 셀러에서 아무거나 골라 먹으면 되다니.
“제가 근데 뭘 압니까. 형님이 좀 골라주세요.”
“그래. 그럼….”
고현욱이 셀러에서 몇 가지 와인을 꺼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오… L그룹 총수에게 직접 와인 설명을 듣는단 말이지.”
나는 고현욱의 손에 들린 와인을 영상에 담으며 말했다.
“내 목소리는 변조 처리 해야 돼, 알았지?”
고현욱이 요구했다.
“네. 그런데 좀 아쉽네요. 현욱 형님 목소리 카리스마가 있어서 지금 설명 무지 멋진데.”
“하하. 그래?”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 고현욱도 미소를 지었다.
물론 기분 좋으라고 한 빈말은 아니었다.
“자막으로 처리할게요. 아쉽지만.”
나는 이렇게 고현욱을 안심시키고, 영상을 찍어가면서 프렌치코스를 즐겼다.
‘엄마도 데리고 와서 체험시키고 비평하라고 하고 싶군.’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실행에 옮길 엄두는 내지 못했다.
굳이 고현욱 형제와 엄마의 만찬 자리를 주선하는 건 좀 많이 오버였으니까.
근사한 식사를 마치고, 또 훌륭한 영상 소스를 여러 개 확보하고, L그룹 사옥을 나선 시각은 8시였다.
그 순간, 카톡이 울렸다.
희연이었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희연의 목소리.
“응? 나, L그룹 사옥에서 나왔어.”
“잘됐다. 택시 타면 스튜디오에 20분이면 오겠네.”
“어, 왜?”
“오늘 갑자기 구독자 늘었어. 1시간 안에 100만 찍을 거 같아. 스튜디오에서 파티해야지!”
“엇…”
원래는 내일 100만 찍는 걸 예상하고 있었는데.
“범수는?”
“범수도 와 있어. 빨리 와! 이벤트도 이벤트지만 우리끼리도 축하해야지.”
희연이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빨리 갈게.”
배다른 형제들과의 화기애애한 호화 만찬도 좋았다.
하지만 동료들과의 100만 구독자 달성 파티?
놓칠 수 없지.
나는 재빨리 택시를 잡아타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축하드려요!”
스튜디오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도장 정문을 거쳐야 한다.
나를 본 김성찬 선수가 달려오더니 환하게 웃으며 무언가를 내밀었다.
“엇. 감사해요! 이게 뭐예요?”
“100만 기념 단백질 보충제.”
“헉.”
격투기 선수다운 선물이군.
“올라오세요! 오늘 파티해요!”
나는 웃으면서 그들을 파티에 초대했다.
“우오오!”
김성찬 선수와 함께 남아 있던 선수 몇 명이 함성을 지르며 나를 따라 계단을 올랐다.
“야. 빨리 와. 지금 100만 1명 됐어.”
범수가 나를 보고 외쳤다.
“헉. 지났나? 100만 명인 화면 배경으로 놓고 기념사진 찍으려고 했더니.”
“괜찮아. 나하고 희연이가 100만 맞추려고 구독 잠깐 취소했어.”
“처, 천잰데?”
구독자 1001099명
저녁 9시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파티는 이제 시작이었다.
“초스피드로 100만을 찍었네요. 진짜 축하드려요.”
“우리가 술을 못 먹는 게 한이네.”
땀내 풀풀 풍기는 격투기 선수들의 축하를 받는 것도 꽤 신선한 체험이었다.
“괜찮습니다. 이것도 컨텐츠로 하기 딱 좋으니까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잠깐 생각해 보니, 아예 김성찬 도장의 선수들 얼굴로만 콘텐츠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앞에서 한 분씩 축하 인사해 주실래요? 제가 라는 제목으로 영상 올릴게요.”
“어. 하하. 그게 영상으로 올릴만 할까요?”
김성찬 선수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그럼요. 누가 격투기 선수들한테 단체로 100만 축하를 받아… 이건 길지 않게 5분 이내 영상으로 올리면 좋아하는 시청자들 있을 거예요.”
이렇게 대답하며 머릿속에서는 연출 각을 만들고 있었다.
사실 김성찬 선수의 팬만 해도 엄청나게 많이 생겼다.
그런 김성찬 선수가 출연해주는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 채널로서야 너무 고맙지.
게다가…
“혹시 얼굴 나오고 싶은 분들만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자기 소개하고… 멘트하고…”
“오오! 마스크 꼭 껴야 하나요?”
김성찬 선수의 관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제 격투기 선수들도 안다.
격투기로 성공하려면 경기력만 높이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시합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같이 격투기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에서는 먼저 얼굴부터 팔려야 한다.
그러니까 격투기 선수들도 유튜브 출연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네. 아무래도 방역 문제 때문에 조심해야죠.”
“그렇구나. 저, 할래요!”
“저도요!”
이렇게 열화와 같은 호응 속에 5분짜리 영상이 만들어졌다.
“안녕하세요. 웰터급 김한성입니다! 100만 축하드려요!”
“헤비급 이병만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 채널에서 중요한 역할 한 번 했다 아닙니까. 100만 찍어서 기쁩니다! 더 자주 불러주세요.”
‘악덕 MCN 참교육’ 영상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이병만 선수까지 포함해서, 5명의 선수가 축하 메시지를 녹화했다.
영상의 마지막은 물론 김성찬 선수가 장식.
“영상 나오신 김에 향후 포부 좀 알려주세요.”
나는 자연스럽게 김성찬 선수의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곧 UFC 다음 경기 잡힙니다. 자세한 일정이 다음주쯤 나올 거 같네요.”
“오! 그럼 그 경기 일정이랑 각오 우리 채널에서 먼저 영상으로 알려주시는 걸로.”
“좋지요!”
김성찬 선수와의 콜라보 영상은 처음 계획한 만큼 많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동안 워낙 바빴으니까.
‘슬슬 김성찬 선수하고 격투기 관련 섹션을 키워야겠어.’
나는 이렇게 결심하고, 카메라를 끈 후 김성찬 선수에게 말했다.
“이번 UFC 시합 준비하면서, 저희하고 영상 좀 많이 만들어 봐요.”
“오. 좋아요. 사실 하루에 훈련은 8시간 이상 안 하거든요. 가볍게 토크로 하는 영상은 언제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어요.”
김성찬 선수도 내가 바쁜 걸 보고 먼저 말을 꺼내지는 않았었지만, 유튜브 활동을 깨나 시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럼 세 분이서 파티 잘하세요!”
격투기 선수들이 돌아가고, 다시 우리 셋만 남았다.
“휴우. 이제 좀 마음 놓고 술 먹겠다. 격투기 선수들은 술도 못 먹고 불쌍하네.”
범수가 캔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나서 말했다.
“하하하. 그러게. 마시자.”
고현욱, 현민과 고급 와인을 마시는 바람에 살짝 취했지만, 그래도 동료들과 먹는 맥주도 나름의 맛이 있었다.
“그런데, 구독자 100만이면 우리나라 유튜버 순위에서 300등 안에 드나?”
범수가 문득 생각난 듯이 물었다.
“저번에 순위 보니까 구독자 150만이 우리나라 유튜버 순위에서 300등 정도였던 거 같아.”
희연도 맥주 때문에 살짝 볼이 발그레해진 상태에서 말했다.
“그래? 생각보다 100만 유튜버가 엄청 많구나…”
“잠깐만.”
나는 말이 나온 김에 유튜브 순위 알려주는 사이트에 접속했다.
“150만이 300위, 200만이 199위, 300만이 116위…”
“300만이 돼도 100위 안에는 못 드는구나.”
내 말을 듣고 희연과 범수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러게. 생각보다 구독자 수가 전체적으로 상승했네.”
“1위는 어디야?”
“1위는 블랙핑크 채널이다. 6400만.”
“히익… 차원이 다르군.”
“방탄소년단이 1위가 아니야?”
“방탄은 3위네. 5700만.”
“블랙핑크 대단하구만.”
“어쨌든 아이돌이나 소속사 제외하면, 개인 유튜버 1위는 1700만이네. 10위 안에 들어가려면 1500만은 넘어야 한다.”
“개인 1위는 백종원 아저씬가?”
“아니. 백종원은 550만으로 52위야. 생각보다는 안 높군.”
“우와. 우리가 1학년 때 학과 강의 듣다가 유튜브 구독자 수 들었었잖아? 그때보다 구독자 수치가 훨씬 높은데.”
“그러게. 2~3년만에 그만큼 유튜브 시장 자체가 커진 거지.”
내가 말했다.
“뭐. 우리로서는 좋은 거지. 그만큼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는 얘기니까.”
희연이 긍정적인 멘트를 던졌다.
“맞아.”
“어쨌든 150만~200만 채널의 수보다 100만~150만 채널의 수가 훨씬 많을 거 아냐? 100만이라고 해 봐야 500위 안에 들기도 쉽지 않겠네.”
희연이 말했다.
“그러게. 앞으로 올라갈 데가 한참 남아서 좋네.”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둘다 되게 긍정적이네. 나는 좀 충격이다, 야. 100만이면 엄청나게 대단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위에 그렇게나 채널이 많다니.”
범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순위 오르는 거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거 같아서 좋은데 뭐. 300위 안에 들어가면 집계 발표 잘 되니까, 빨리 150만부터 찍자고.”
“그래. 지금 추세로 봐서는 150만도 금방 찍겠어. 그다음부터는 순위 한 칸 오를 때마다 파티하자고.”
희연이 다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말했다.
“헉. 그럼 너무 자주해야 하는 거 아니냐?”
범수가 놀라며 물었다.
“글세… 300위 안에 들면 순위 1위 올리는 데 1주일이 걸릴 수도 있고,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어. 너야말로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아냐?”
희연이 웃으며 범수에게 말했다.
“하하하. 그런가.”
범수가 머리를 긁으며 웃었다.
“어쨌든, 이제부터 자동차 영상하고 전자제품 영상은 고정적으로 많이 찍을 수 있게 됐으니까, 아마 순위는 고정적으로 상승할 거야.”
“응? 전자제품? 그게 무슨 말이야.”
희연이 눈을 크게 떴다.
“아.”
L자동차의 협조를 받기로 고현세와 협약을 맺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동료들에게 브리핑했었다.
그런데 L전자와도 비슷한 합의를 보고 온 건 아직 말 못 했다.
방금 그 미팅을 하고 돌아온 참이니까.
“어떻게 된 거냐 하면…”
나는 간단하게 오늘 미팅 결과를 설명했다.
“오우. 최고다. 자동차에, 온갖 전자제품을 다 찍을 수 있다는 거네?”
범수가 기뻐하며 말했다.
“당장 하자! 내일부터 하자!”
희연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래도 희연은 술이 좀 오른 거 같은데.
“응. 그런데 다른 리뷰어들하고 내용이 겹치면 안 되니까, 컨셉 잘 잡아야 해.”
“응. 응.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겠네.”
범수도 맞장구쳤다.
“어쨌든 숙제가 많아진 기분이다. 김성찬 선수하고 협업하는 영상도 많이 찍어야 하고… 전자제품하고 자동차 영상도.”
“소화불량 걸리겠다. 좀 천천히 가자.”
“흐음.”
그때, 내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응? 전화 왔나?”
확인해 봤더니, 전화가 아니었다.
유튜브 계정에 연결된 구글 메일에 편지가 쏟아지는 알림이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진동이 계속되어서 전화처럼 느껴진 것이다.
“뭐야.”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메일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메일들이 와 있었다.
100만 축하드려요!
초스피드 100만 달성! 축하드립니다!
100만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들어온 것이다.
“흐음. 메일 주소들은 어떻게 아는 걸까.”
이걸 보면 내 메일 주소는 꽤 많이 노출되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주소를 알아놓기만 하고 안 보내고 있다가, ‘100만’이라는 축하 메시지 보내기 좋은 기회가 오니까 일제히들 연락을 해오는 거겠지.
그런데, 거기에는 뭔가 눈길을 끄는 메일 제목도 하나 섞여 있었다.
100만 클럽 가입. 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 100만 클럽. 우리 한 번 모여요.
“이게 뭐야?”
“뭔데?”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휴대폰을 들여다보자, 범수와 희연도 관심을 보였다.
내가 잠자코 휴대폰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