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38)
“그래도 저렇게 대놓고 트집 잡는 사람이면 좋은 사람일 리 없지 않나?”
희연의 말이었다.
“글쎄. 일단, 돌아가는 것 좀 보자.”
내가 정리했다.
“응.”
“사실 저 영상이 기획 자체는 아니었는데 말야.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
내가 덧붙이자, 희연이 말했다.
“그러게. 그래도 저렇게 급발진하는 거 보면, 얄밉지 않아?”
“그렇긴 해.”
내가 씨익 웃었다.
* * *
“야. 야. 빨리 이동하자.”
나와 범수는 이동 스튜디오 거실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영상 댓글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희연이 스튜디오로 얼굴을 내밀고 다급하게 말했다.
“응? 왜?”
내가 희연에게 물었다.
“댓글들 달렸어.”
“응? 댓글이야 달렸겠지.”
범수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아니. 아니.”
이렇게 말하며, 희연이 자기 휴대폰으로 찾아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허걱.”
– 이분들 사인받으려고 호수 왔는데 벌써 가셨나 봐요. 차가 있으면 금방 눈에 띌 텐데.
누군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허거걱.”
소름이 쫙 돋았다.
“우와. 빨리 이동. 이동.”
내가 라면 국물을 마저 들이키고 다급하게 운전대에 앉으려 했다.
“아냐. 아냐. 내가 운전할게. 너네는 라면 먹어.”
“어. 괜찮을까?”
“라면 국물 얼마 안 남았잖아. 흔들려도 넘칠 정도는 아닐 거 같은데.”
“응. 응. 다음 호수로 가자.”
“어디 호수?”
“예당 저수지. 네비에 쳐서 가자.”
내 말을 듣고, 희연이 잽싸게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했다.
– 그아아앙~
육중한 소리를 내며 차가 출발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관광버스가 출발하는 줄 알 것이다.
“휴. 사람들 진짜 극성이다.”
내가 라면 그릇을 정리하며 말했다.
“그러게. 진짜 찾아올 줄이야.”
“저번에 먹방 유튜버가 실시간 방송했더니, 그 채널 구독자가 방송 보고 찾아와서 옆 테이블에 앉는 거 봤잖아. 유튜브 시청자 중에 극성파들이 있더라고.”
범수의 말이었다.
“맞아. 나도 그거 봤어.”
희연이 운전을 하면서 말했다.
“그 먹방 유튜버보다 우리 구독자가 5배 이상 많다고. 그러니까 구독자가 난입할 가능성도 5배 큰 거라고 봐야지.”
범수가 설명했다.
“그렇구나. 이제부터 호수 영상은 우리가 다른 데로 이동하기 직전에 업로드해야겠다.”
“그래. 그러자.”
내 말에 희연과 범수도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팬들이 쳐들어 왔을 때 같이 기념 촬영 정도 해 주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이동스튜디오의 변신한 모습을 노출하기는 싫었다.
아무리 변신 기능이 있다고 해도, 알고 보면 몰라볼 정도는 아니니까.
“방문은 자제해 달라고 공지에 올릴까?”
범수가 물었다.
“아냐. 괜히 시청자들한테 뭐 하지 말라는 소리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그냥 우리가 영상 업로드하는 타이밍만 잘 지키면 될 문제니까.”
“오케. 알았어.”
범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먹은 걸 정리한 후, 범수와 나는 자연스럽게 앞자리로 가서 희연의 옆에 앉았다.
“어우. 왜 둘 다 오는 건데.”
희연이 투덜거렸다.
“야. 앞자리 세 개잖아. 왜 못 오는데.”
범수가 항변했다.
“그래도 이 큰 차에서 셋이 다 몰려 있으니까.”
희연이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래도 이동 중에는 이 앞자리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 좋은걸.”
“응. 그건 인정.”
범수의 말에 희연이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긴 예쁘지. 나는 우리나라 풍경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
범수가 촉촉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코로나 때문에 외국 못 나가는데 다행이지 뭐냐. 안 그랬으면 맨날 1등석 타고 해외여행 체험 영상이나 올렸을 텐데.”
내가 혼잣말처럼 말하자, 순간 침묵이 흘렀다.
“왜.”
내가 낌새를 눈치채고 묻자, 범수가 울상을 지었다.
“1등석 체험만 주구장창 했을 거라고? 아무리 국내 여행도 좋지만 그건 못 당하는 거 아니냐.”
“그러게! 1등석 타고 유럽 가고 싶다.”
희연도 범수의 말에 맞장구쳤다.
“하하. 그렇지. 조금만 참아. 몬테카를로 체험하고 1등석 체험하고 한꺼번에 할 거니까.”
“아. 몬테카를로. 지금처럼 계속 일이 생겨서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희연이 탄식하듯 말했다.
“중간고사 끝나고 가자고.”
“그럼 10월 하순? 그럼 한 달도 안 남은 거다?”
범수가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응. 2차 접종도 끝났을 때니, 추진하자.”
“오오.”
이렇게 말하는 사이, 우리는 금방 예당 저수지에 도착했다.
예당 저수지가 있던 예산과 우리가 출발한 아산은 사실 상당히 가까운 거리였으니까.
“아니, 이게 뭐야!”
저수지 전경이 눈에 들어오자, 범수가 외쳤다.
“우와.”
희연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어우.”
그리고, 지도를 보고 대충 이런 그림을 예상하고 있었던 나도 놀랐다.
“이게 저수지라고?”
“그러게. 이건 강 아냐?”
저수지의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들만하다.
“내가 말했잖아. 우리나라 호수 중에서도 끝내주는 데 많다고. 뭐, 엄밀히 말하면 저수지지만.”
“그러게. 진짜 예쁘네.”
“여긴 하도 넓어서 차 세울 데가 더 많을 거야. 일단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보자.”
“응. 응.”
“범수야, 앞자리에서 둘레길 도는 걸 영상으로 찍으면 좋을 거 같은데.”
“벌써 카메라 돌아가고 있어.”
범수가 의기양양한 투로 말했다.
“잘했다. 하하.”
이제는 척 하면 척이다.
천천히 달리니, 둘레길을 도는 걸로만 30분짜리 영상이 나왔다.
“30분은 너무 기니까, 별로 안 예쁜 구간은 빠르게 재생해서 편집할게.”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난 후, 작업을 시작하는 범수가 말했다.
“좋아. 좋아.”
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에 또 편집할 거 없나?”
범수가 나를 보고 물었다.
“풋. 왜. 막 작업 욕구가 용솟음치니?”
희연이 픽 웃으면서 물었다.
“응. 호수에서 힐링했더니 막 편집이 하고 싶어. 희연아, 너 채널에 올릴 영상 편집할 거 없어?”
범수가 웃으며 말했다.
“어머. 내 거 편집 도와주게?”
“응.”
“고맙네. 근데 지금은 딱히 없는데.”
희연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어차피 우리가 예당 저수지 왔다는 영상은 좀 천천히 올려야 하니까, 이제 슬슬 스튜디오 영상 제작 들어가자.”
“스튜디오 영상?”
“응. 간만에 다큐 하나 찍어야지. 순한맛 영상 계속 올렸으니 이제 매운맛으로 하나 올려야 하기도 하고.”
“다큐?”
“응. 예당저수지는 크니까, 2박은 하자고. 그 2박 동안 자료 정리하고, 제대로 스튜디오 촬영해 보자.”
이동식 스튜디오 작업공간의 한쪽 면은 크로마키(촬영 때 배경을 입히기 위한 녹색 스크린)를 설치해 놓았다.
그걸 배경으로 해서 실내 촬영도 가능하다.
“오. 어떤 내용으로?”
“이제 슬슬 만들어 올릴 때가 됐지. 제목은 정했어.”
내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뭔데?”
“상식이하고 박정구랑 힘들게 상대해 준 거 이제 수확할 때가 됐지. 제목은 .”
“아하.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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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래간만에 매운맛 영상 올립니다.
이번 영상은 나레이션과 자막으로 구성했다.
일종의 ‘고발영상’이니, 굳이 희연이나 내 얼굴이 노출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내가 모처럼 진지한 목소리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영상을 촬영했다.
– 저희 채널이 단기간에 사랑을 받게 되어서 시청자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단시간에 주목을 끌면 꼭 기분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운을 뗀 다음, 모자이크한 사진들을 배경으로 깔아가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 일단 채널간에 협력하자고 요청을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몇몇 요청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어두운 면이 있습니다. 바로 멀티채널입니다.
여기까지 나레이션을 하고, 버튼을 눌러 녹음을 잠깐 멈췄다.
“어때?”
“좋아. 좋아. 발음 좋다.”
희연이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음질도 좋아.”
범수도 엄지 척.
“역시 방송으로 재능이 있다니까. 잘하고 있어.”
“어우. 그런데 또 막상 이 콘셉트로 찍으려니 긴장된다.”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잘하고 있어. 계속해.”
범수의 큐 사인에 따라 다시 녹음을 시작했다.
– 멀티채널. 굉장히 좋지요. 저희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채널은 협력 채널도 있고, 또 산하 채널도 있습니다. 저희는 채널에 링크 달면서 다 밝히고 있는데요.
나는 잠깐 쉬고 말을 이었다. 이제 본론이다.
– 그런데, 저희가 이번에 보니까 멀티채널이라는 걸 좀 이상하게 쓰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오늘은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제 우리와 엮였던 멀티채널 빌런들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배경이 되도록 범수가 편집할 것이다.
– 일단, 영상 관련 출연자나 기술자를 쓰면서 정당하게 인건비를 안 주려고 멀티채널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건 사실 꽤 많이 알려졌죠.
잠깐 쉰 다음, 말을 이었다.
– 원래라면 인건비를 주고 정당하게 고용해야 하죠? 그런데 고용계약서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용 계약서를 내밉니다. ‘너는 우리 직원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다. 너 채널 만들어서 활동하게 해 줄 거고, 그게 대박이 나면 인건비로 계산해서 받아 가는 거보다 훨씬 많이 받아 갈 거다.’ 이런 말 하면서요.
이 나레이션에 영상으로 깔리는 건 이 문제로 아웃팅당한 유명 유튜버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의 썸네일이다.
– 근데 유튜브도 요즘 하도 많이 시작해서 레드오션이거든요? 저희 채널은 운이 좋은 경우고요.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최저임금만큼의 수입도 못 올리죠. 그러니까 그렇게 계약을 하면 결과적으로 무료봉사하는 거죠.
이렇게 말한 다음, 나는 한숨을 훅 쉬었다.
– 그거 옆에서 보면 진짜 꼴 보기 싫어요. 그런 사람들한테 밥도 안 사주더라고요. 그러지들 좀 맙시다.
이렇게 정리하고, 두 번째로 넘어갔다.
– 그리고 두 번째 유형. 이건 여러 채널 모아갖고 패거리지어서 깽판치는 건데요. 거의 조폭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화면은 당연히 박정구와 패밀리들.
– 이 유형은 실시간 방송하던 분들한테서 많이 나타나는 모양이더라고요. 뭐 친한 사람들끼리 연합하는 걸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근데 딴 데 가서 ‘너 우리가 누구 줄 알아?’ 이러고 다니지는 말자 이겁니다. 막 협박이나 하고. 난입이나 하고.
이건 박정구 저격이라는 걸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으리라.
– 게다가 난입해서 강제 합방 당한 다음에 강제로 패밀리 가입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진짜 그러지 마세요. 이거 범죄거든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잠깐 쉬었다.
“박정구가 또 ‘십 투더 팔’하면서 쳐들어오겠는데.”
범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응. 아마 박정구는 우리한테 최소 한두 번은 더 올 거야. 그때는 또 그때대로 대응하면 되는 거고.”
내가 태연하게 답했다.
“자, 그리고 이제 본게임이다.”
“음.”
내 말을 들은 희연과 범수의 표정이 비장해졌다.
– 자, 그리고 마지막입니다. 앞에 두 개도 안 좋은데, 마지막 유형은 많이 꼴 보기 싫어요.
이제 의 썸네일과 그들의 서브 채널 썸네일이 동시에 배경으로 사용될 것이다.
나는 그 배경이 깔린다고 가정하고, 간단하게 짜 둔 스크립트에 따라 나레이션을 이어갔다.
– 지금 보시는 채널은 같은 채널이에요. 그런데 바깥에는 숨기고 있지요. 자기들 멀티채널 규모가 크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이렇게 자기들이 멀티채널이라는 걸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남몰래 좋은 일 하려고?
나는 살짝 웃는 말투로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