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41)
– 넌 세상 살기 힘들겠다. 그럼 그런 게 다 납득되도록 공평하게 결과 나오는 분야 딱 하나만 대 봐라.
“어우. 토론 벌어지네.”
희연의 댓글들을 낭독하는 동안 쓴웃음을 지으며 고기를 구웠다.
“아. 시청자들은 골 아픈 얘기로 토론하는데 우리는 고기 먹으니까 좀 미안하네.”
범수가 말했다.
“그런데, 우리 200만 기념 라이브 방송 켜는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희연이 갑자기 생각난 듯 제안했다.
“응? 라이브 좋긴 좋지.”
내가 이렇게 대답하고 머리를 긁었다.
“왜?”
“그런데 우리 셋 다 술마셨잖아.”
“응. 와인 건배하는 거하고 고기 굽는 거랑 해서 잠깐 방송 켤까? 시청자들한테 감사 인사도 하고.”
“아.”
범수는 내가 왜 머리를 긁는지 깨달은 모양이다.
“그런데 방송 나오면 바로 옮겨야 하잖아.”
“응?”
“자리 옮겨야 한다고. 시청자들이 쳐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아아.”
희연의 눈이 커졌다.
“찾아올까? 밤중인데.”
“시청자들의 극성을 무시하지 마. 지금 초저녁이라고. 냅다 자동차 몰고 쳐들어올 수도 있어.”
“어. 그런가.”
희연이 이렇게 말하며 두리번거리더니, 손뼉을 쳤다.
“아. 저 카메라로 방송하면 되잖아.”
“엇.”
나와 범수가 희연의 손가락이 향하고 있는 곳을 보았다.
거기에는 차량을 향해 있는 카메라가 있었다.
“그냥 바베큐 그릴을 배경으로 하면 되잖아. 어딘지 모르게.”
“오. 그건 방법이네.”
* * *
5분 후, 우리는 몇 가지 셋팅을 마친 후 방송을 켰다.
“안녕하세요. 퍼플마스크입니다.”
“안녕하세요. 연님이에요.”
“반갑습니다. 저는 처음 인사들요. 편집을 맡고 있는 BS입니다.”
우리는 카메라를 향해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죄송해요. 저희가 실시간 방송에서 직접 말하면서 진행은 거의 안 했어요. 그래서 되게 어색하네요. 귀엽게 봐주세요.”
내가 머리를 긁으며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 축하해요!
– 200만! 올해 말에 1,000만 가자!
– 풉. 200만 유튜버들이 왜 저렇게 카메라 앞에서 부끄러워하냐. 귀엽네.
– 연님씨 너무 예뻐요!
기분 좋은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200만 인사는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실시간 방송 잠깐 켰어요. 저희는 국내 호수 투어 중입니다. 호수 예쁜 데 많아요. 여러분도 나중에 한번 오세요.”
내가 말하자, 댓글들이 실시간으로 달렸다.
– 호수 안 보이는데요.
– 바베큐 그릴밖에 안 보이는데. 근데 저 그릴만 해도 엄청 비싼 거다.
– 호수 보여주세요!
“하하. 죄송한데, 저희가 현재 위치 노출하긴 좀 어려워서요. 여기가 어디인지는 다음에 올릴 정식 영상 확인해주세요.”
희연이 웃으며 답글에 대답했다.
– 에이. 치사하다.
– 저번에 누가 호수로 찾아갔다고 했었던 거 같은데. 미친놈들이 하도 많아서 유튜버도 피곤하고 시청자도 피곤허다.
– 그래도 궁금해요!
곧바로 이어지는 댓글들.
“어우. 어떡하지.”
범수가 머리를 긁었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괜히 고민하는 모습 보이지 마.”
희연이 범수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허윽! 제가 내일 아침 술 깨자마자 영상 편집해서 올릴 테니까 그때 확인해주세요.”
범수가 급하게 말했다.
– 치사하다. 결국 내일 영상 홍보네.
– 원래 실시간 방송은 유튜버들이 자기네 본영상 홍보하려고 켜는 걸로 변질된 지 오래야. 우리는 지금 광고 보려고 낚여서 들어와 있는 거라고.
“아니에요. 200만 기념 넘기기 싫어서 시청자들하고 소통하려고 켠 건데.”
희연은 확실히 자기 방송을 많이 해서, 금방 익숙하게 시청자들을 대하기 시작했다.
– 그러면 같이 즐기지도 못하는 술하고 고기만 화면에 비추지 말고, 경치를 즐기자구요.
– 맞다. 연님씨의 눈에 비친 풍경이 보고 싶어요.
읔. 이건 좀 닭살 돋는 멘트군.
“에유. 호수 풍경은 좀 참아주시고, 저희랑 그냥 건배해요!”
희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호수 풍경 잠깐만 봅시다.
댓글 분위기라는 건 참 무섭다.
처음 댓글이 어떻게 달리냐에 따라서 그 다음 댓글들도 분명히 영향받으니까.
‘어라…’
나는 정신 없이 댓글이 올라오는 와중에,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아이디 몇 개를 확인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흐음.”
“에잇. 어차피 어두우니까, 살짝 카메라 돌리는 건 괜찮지 않을까?”
범수가 나를 보고 속삭였다.
– 실시간 방송 중에 귓속말하지 마세요.
– 크크크. 고민한다. 고민한다.
– 조금만 더 부탁하면 들어주겠다!
범수를 보고 바로 올라오는 댓글.
“그럼 아주 잠깐만 보여드릴게요.”
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머.”
희연이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대신 약속이 있어요. 절대 오시면 안 돼요? 저희도 좀 힘들고, 여러분도 오시면 곤란하니까.”
– 그럼요!
– 쳐들어가는 자식들 있으면 우리가 다 혼내주자!
– 바보냐. 어떻게 혼내.
“좋아요. 그럼, 잠깐.”
이렇게 말하고, 나는 카메라를 돌려서 호수를 잠깐 비추었다.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반사되고 있는 호수의 풍경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 죽인다!
– 저렇게 좋은 걸 안 보여주려 했다고 나빴다!
이런 감탄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댓글들도 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 어디냐?
– 저 정도만 보여도 어느 호수인지 바로 나오지 않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줘!
– 오지 말라는데 꼭 어딘지 알아야겠다는 미친놈들은 또 뭐냐.
“하하.”
나는 댓글을 보고 웃었다.
“맞아요. 이 정도만 보여드려도 금방 어디인지 맞히는 댓글 올라올 거예요.”
희연과 범수에게 눈짓을 한 번 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냥 말씀드릴게요. 여러분들 믿고. 그 대신 오지 마세요.”
그때, 댓글 하나가 올라왔다.
– 등신 아냐? 나는 그런 약속 한 적 없는데? 거기 어딘지 나오면 바로 쳐들어간다. 푸하하.
박정구다.
“엇.”
– 너네 셋 다 술 쳐먹는 거 봤어? 도망가면 바로 음주운전으로 신고해 버린다. 거기 꼼짝말고 있어라. 크하하.
– 진짜 박정구냐?
– 미쳤구나. 완전 양아치네.
“여기, 포천이에요. 포천 경포호.”
내가 그 댓글을 눈으로 훑으며 천천히 말했다.
약간 체념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 여기는 경포호가 아니라 충청도에 있는 예당저수지지만.
– 사이버수사대들. 일해라. 경포호가 어디야?
그러자, 댓글란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경포호. 포천에 있음.
– 경포호라고 강릉 가면 안 됨. 포천임.
– 경포호구나. 어쩐지 저기 예쁘다 했다.
– 경포호 맞아. 내가 딱 저 스팟에서 작년에 여친이랑 소주 먹었다 아니냐.
내 구독자들은 내 편. 대동단결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구독자 2010312명
– 야. 진짜 이걸 올리는구나.
– 실시간으로 방송했잖아. 인제 와서 안 올리는 것도 쪽팔리겠지.
– 실시간이야 중간에서 못 끊는다 쳐. 그래도 이걸 다시 정성스레 편집해서 올리는 마인드가 이해가 안 되는 거지.
다음 날, 박정구의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강의실 제목은 다음과 같다.
– 경포호는 강릉에 있다 개돼지들아.
박정구는 어제 실시간 방송을 틀어서 포천 청계호수에 ‘급습’하는 과정을 올렸다.
물론 나는 그 영상을 보지 않았다.
희연, 범수와 함께 와인을 꽤 많이 먹고 숙면을 취했으니까.
그동안, 박정구는 나를 찾아내겠다고 꽤 생쇼를 한 모양이다.
그렇게 자신의 ‘삽질’을 생중계한 다음에 그걸 다음날 오후에 정식 영상으로 올린 거다.
“재밌겠다. 보자.”
“음.”
– 찾아보니 경포호수는 강릉에 있는 게 맞더만? 그래서 우리가 딱 추리를 했지. 경포호수는 강릉에 있는데 왜 포천이라고 하지? 아, 이건 포천에 있는 다른 호수인데 연막을 쳤구만.
박정구의 멘트.
거기에 다음과 같은 자막이 깔리고 있었다.
– 생각을 복잡하게 하는 바람에 스스로 함정에 빠진 거죠.
“크크크. 진짜 갔어.”
범수가 웃음을 터뜨렸다.
– 일단, 포천에 호수가 두 개 있어요. 산정호수하고 청계호수. 서울에서는 1시간이면 가니까, 재빨리 달려가서 호수 주변길을 돌아보겠습니다.
박정구가 영상에서 이렇게 말하고, 옆에 있는 사람을 툭 치며 물었다.
– 호수 둘레 한 바퀴 도는 데 30분 걸리겠냐?
그러자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박정구의 ‘꼬붕’이 대답했다.
– 어휴. 30분이나 둘레를 돌면 엄청나게 큰 호수게요? 호수 암만 커 봐야 15분이면 다 돌아요.
그러자 박정구가 다시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대고 말했다.
– 들었죠? 가는 데 1시간. 호수 2개 돌아보는데 30분. 암만 길어야 1시간 30분 안에 찾을 수 있습니다.
의기양양하게 말한 박정구가 옆에 뜨는 실시간 채팅을 보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 아. 걱정하지 마십쇼. 가서 뭐 해코지하려는 거 아니니까.
실시간 방송을 켰던 걸 바로 편집해서 올린 거라, 박정구의 얼굴 옆에서 당시 올라왔던 실시간 채팅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 솔직히 200만 찍은 거 나한테도 지분 있지? 그렇게 몸 바쳐가면서 조회수 올려줬는데? 그래서 축하주 따라주려고 가는 검다.
이렇게 말하며, 박정구는 뒷자리에 탄 사람한테 명령했다.
– 야! 그거 꺼내 봐!
“도대체 몇 사람을 태우고 오는 거야?”
희연이 그 광경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뒷자리에 두 명 탔네. 4명.”
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오밤중에 차 한 대 꽉 채워서 포천으로 쐈단 말이지? 진짜 할 일 없는 인간들이다.”
희연도 같이 한숨을 쉬었다.
“저게 자동차 한 대가 아닐 수 있어.”
“어엉?”
가만히 듣고 있다가 덧붙이는 범수의 말에 소름이 돋았다.
– 이게 시골에서 받아온 뱀술이거든. 이걸로 건배할 겁니다.
“어머머!”
희연이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우. 싫어! 저걸 왜 우리한테 먹이려고 갖고 오는 건데.”
희연이 절규했다.
“진정해. 저거 어젯밤이고, 오늘 아침까지 우리가 숙면 취한 거 보면 아무래도 포천에서 헤매다 집에 간 거 같으니까.”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희연을 안심시켰다.
– 축하주 따라주고, 옆에서 같이 차박하다가 올 거니까, 괜히 오해 마쇼. 자꾸 나를 나쁜 사람 못 만들어서 안달들이라니까. 십 투더 팔.
박정구가 이렇게 선언했다.
“야. 여기 재밌는 댓글 달렸다.”
해당 영상의 댓글란을 훑어보던 범수가 우리에게 자기 휴대폰을 내밀었다.
영상은 큰 모니터로 보고, 그 영상의 댓글은 자기 휴대폰으로 보고 있다.
“너 진짜 부지런하다. 자기 휴대폰으로 댓글 보고 있네.”
희연이 이렇게 말하고, 휴대폰을 받아서 댓글을 훑었다.
“오. 크크. 재밌네.”
“뭐라고 써 있는데?”
희연도 웃는 걸 보고, 호기심이 동했다.
– 세상은 요지경이다. 일본에서 돈을 받고 섹스를 하면 매춘이라고 불법인데, 돈을 받고 카메라 앞에서 섹스를 하면 AV라고 합법이랜다. 박정구가 하는 게 딱 스토킹인데, 카메라 켜고 하니까 스토킹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이런 현상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
“오.”
그 댓글은 우리만 보기에 재밌는 게 아니었는지, 꽤 많은 대댓글이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