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50)
“음. 그럴까요?”
고현세는 즉답을 피하고, 전 전무에게 계속 발언권을 줬다.
“네. 물론 그래서 유튜버분들이 이런 기획에 참여하는 거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활동 영역의 구분은 확실히 해서 협업해야 한다는 건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전 전무가 비장하게 말하고, 흡족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음. 일단 분석하고 코멘트가 있었는데요. 혹시…”
고현세가 유튜버들 앉은 자리를 바라보았다.
다시 유튜버들 3명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리고, 차성수의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게 보였다.
내가 바로 얘기를 시작 안 하면, 자기가 하겠다는 신호였다.
“음.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네, 네.”
고현세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새로운 승합차를 개발하면 출시 7년 차까지 흑자 전환을 못 한다는 분석이네요?”
“네. 7년 이후에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자동차 한 세대 주기를 7년으로 잡으니까요. 7년 넘으면 경쟁력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이 부장이 마치 내 반론을 봉쇄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네. 그렇군요.”
“일단 저희 분석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내가 이 부장의 말을 일부러 끊었다.
“아. 신뢰성이야 의심 안 하죠. 제가 그걸 어떻게 의심하겠습니까? 저는 통계를 할 만한 자료 자체를 안 갖고 있어요.”
“음. 네.”
이 부장이 입을 다물었다.
“대신 통계를 내신 기준에 대해서 물어볼 수는 있겠지요?”
“네? 네. 그럼요. 확인을 하실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 기준이야 뭐 정해져 있는 건데요.”
나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
“일단, 예상 판매치에서 국내 캠핑카 시장 크기를 기준으로 삼아서 내셨는데.”
“네. 그것도 최대로 잡은 겁니다.”
“수출 예상치는요?”
“L자동차의 수출에서 승용차하고 트럭 외의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제로예요. 그래서 안 잡았습니다.”
“왜요. 가령 프랑스 R자동차 같은 경우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전혀 팔리는 메이커가 아닌데, 캠핑카 사양에 맞으니까 잘 팔린 사례도 있잖아요.”
“음. 그렇긴 하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글쎄? 그 말은 이상한데요?”
고현석이 끼어들었다.
“네?”
이 부장이 움찔했다. 고현석의 말이니까.
“일단 기획을 하게 되면 당연히 수출 경쟁력도 계산에 넣고 기획을 해야죠? L자동차 승합차 수출 안 되는 게 뭐 좋은 일이라고 그걸 전제로 깔고 계산을 안 해?”
“아, 그게…”
“일단 위에서 승합차 기획하라고 하면, 수출 가능성을 포기하고 기획하는 게 아니라 수출 가능성을 높이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근데 그걸 완전히 거꾸로 접근하셨네?”
“웃.”
“그건 생각 좀 다시 하세요. 안 팔리니 기획 안 하겠다. 이렇게 말하는 게 기획팀이 아니에요.”
“네, 네.”
“쯧.”
고현석이 혀를 찼다.
“일단 내수시장으로 예상했을 때 근소하게 적자가 난다. 하지만 수출시장으로 봤을 때는 잘 모른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군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이 부장이 움찔했다.
내 정리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조금 전 고현석의 서슬 퍼런 태도 때문에 위축된 그는, 내가 다음 말을 이어가는 걸 막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입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이 부장이 답할 새를 주지 않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
“이 차가 L자동차에서 평소에 출시하던 차와는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제품이잖아요. 그러면 이 제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회수할 수 있는 홍보 가치가 있는데, 그건 계산 안 된 겁니까?”
“어…”
이 부장의 눈이 커졌다.
물론 그게 계산돼 있지 않다는 건 이 부장의 브리핑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결국 ‘기획팀’이라고는 하지만 기술과 수요 조사에 특화된 기획팀이다.
‘수요 어떻게 창출할래?’, ‘시장 어떻게 뒤집을래?’라는 질문에 답할 능력이 거의 없는 거다.
여기에 대해서는 차성수가 얘기한 게 있다.
“대기업씩이나 돼서 기획팀이 그렇게 시장을 작은 그림으로 접근한다는 게 놀랍죠? 그런데 뭐 어쩔 거야? 일단 그런 식으로 시장 뒤엎자는 도전장 내도 윗대가리들이 다 자르는데. 결국 그냥 몇십 년째 안 바뀌는 수요 조사 갖고 물건 개발하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나라 제품이 그런 거지.”
‘설마 대기업씩이나 다니는 사람들이 그러겠어?’라고 했지만, 차성수의 말을 듣고 확신이 생겼다.
“우리나라 자동차 언론사하고 관계자들이 그렇게 오픈카 만들라고, 만들라고 하는 게 그 제품 자체가 이익 날 거 같다는 순진한 생각이 아니잖아요. 그 제품이 갖는 홍보 효과가 큰 거죠.”
내가 찬찬히 말을 이었다.
“그러게? 그건 계산해 봤어요?”
고현석이 내 말을 듣고 전 전무에게 물었다.
전 전무는 고현석과 눈이 마주치자 다급하게 이 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그건.”
이 부장이 말을 더듬었다.
“저도 똑같은 말 하려고 했습니다.”
차성수가 재청했다.
“저도요.”
성유현이 따라왔다.
“음.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대세가 결정되자 이용한도 참여했다.
“여기까지 해도 되지 않나?”
고현석이 중얼거리더니,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제가 보기에, 이번 회의는 기획팀이 다른 곳과 협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크다는 걸 보여준 거 같습니다.”
“음.”
고현세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요 조사, 창출 다 한 가지 패러다임으로는 안 돼요. 우리 기획팀이 꼭 잘못했다고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원래 고인 물은 썩으니까.”
고현석의 마지막 말에 이 부장과 전 전무의 얼굴이 흙빛이 됐다.
“이번에 유튜버들과의 협업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인 거 같네요.”
고현석의 말을 고현세가 받아 계속했다.
“네. 저도 이번 회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 듭니다. 수출 수요하고 홍보 효과 계산 안 했는데 대충 손익분기 비슷하게 나온다? 그럼 안 할 이유가 없는데요.”
“저도 찬성입니다.”
“전무님은?”
고현세가 이렇게 물으니, 전창순 전무가 어쩌겠는가.
“저, 저도 찬성입니다!”
“좋아요.”
고현세가 씨익 웃었다.
* * *
“한 건 했네.”
고현석이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네. 형님이 도와주신 덕분에요.”
“흥. 나는 너 도와준 거 아냐.”
“네, 네.”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다른 유튜버들은 그냥 홍보 기획 몇 개 갖고 왔던데. 그거에 비하면 네가 스타네.”
“어휴. 스타는요.”
“흥. 이제 다음 무대 준비해야지?”
고현석이 이를 드러내며 물었다.
“응? 무슨 무대요?”
“무슨 무대긴. L전자.”
“어휴.”
내가 고개를 흔들었다.
“맛만 봤는데, 사내 정치 짜증 나요. 웬만하면 다시 안 끼려고요.”
“흥. 그럼 뭐 할 건데? 어차피 너도 L그룹 사내 정치에 끼어들고 있는 거 아닌가?”
“아니요. 형님. 아닙니다.”
내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럼 뭐 할 건데?”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잖아요.”
“크하. 학생이니까 학업에 집중하겠다는 소릴 할 거냐?”
고현석이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거 아니고요.”
“그럼?”
“중간고사 기간을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몬테카를로 가려고요.”
“뭐? 몬테카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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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광저우 – 도하 – 파리- 니스 – 몬테카를로 – 니스 – 런던 – 인천.
“이게 뭐냐?”
범수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뭐긴 뭐야. 우리 여행 경로지.”
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하자, 희연도 끼어들었다.
“우리 올해 안에 오긴 오는 거냐?”
“응. 온다. 하하.”
“우리 여행 일정 7박 8일인 거 맞긴 하지?”
희연이 다시 확인하듯 말했다.
“응.”
“근데 여기를 다 다닌다고?”
“응. 맞아.”
“여기를 다 들리면 몬테카를로에는 1박 2일 있나?”
범수가 물었다.
“아. 거 촌스럽게들 왜 그러나.”
“응?”
“1등석 안 탈 거야?”
“엇.”
“1등석 타기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야. 우리가 카타르 항공 이용하기로 했잖아.”
“그랬지? 이번에 세계 1위 찍은 항공사라고 했으니까.”
“응.”
“카타르 항공이 1등석 운영하는 노선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아.”
“아쉽게도 카타르 항공이 1등석을 인천에서 운영을 안 하네. 근처 나라에서 도하(카타르 수도/카타르 항공 근거지)까지 1등석 운영하는 공항을 찾아봤지.”
“그래서 광저우가 나온 거군?”
희연이 목적지들이 쓰여 있는 종이를 확인하며 말했다.
“응. 특이하게 광저우에서 도하까지 운영을 하더라?”
“특이할 거 없어. 광저우하고 홍콩하고 가깝다고. 마카오도 가깝고. 안 그래도 중국에 부자 많은데, 그쪽 지역에는 한층 더 밀집돼 있으니까.”
“음. 근데 알아보니 그쪽도 있다가 없다가 하더라고. 그래서 있을 때 빨리 가야지.”
“거기 없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희연이 물었다.
“음. 그러면 1등석 타려고 뉴욕에 간 다음에 카타르로 출발해야 할지도.”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뭐, 내가 보기에 그게 우리 채널 콘셉트에 영 안 맞는 것도 아니지만. ‘1등석 타고 가려고 일부러 뉴욕에 왔어요!’하면 ‘아무나 안 하는 일’이니까.”
“하하하.”
내 말을 듣고 희연이 웃었다.
“돈으로는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시간이다. 우리는 중간고사 기간에 움직여야 하는 대학생들이니까.”
“그러게. 돈도 부자고 시간도 부자인 사람은 정말 몇 안 되니까.”
범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게다가 체력도 부자라고. 그러니까 왕복 30시간 비행은 각오하라고.”
“크헉. 30시간.”
그러자 희연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30시간을 비행시간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업무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어차피 비행기 탈 때마다 영상 하나씩 생기는 거잖아!”
“그래. 그렇게 보면 못 할 것도 없다.”
“어쨌든.”
내가 다시 코스 설명을 시작했다.
“광저우까지 비즈니스석 타고 가서, 거기서 도하까지 1등석을 타고 가는 거야.”
그러자 범수가 울상을 지었다.
“뭐야. 왜 광저우까지는 비지니스석인데?”
“하아. 말했잖아. 1등석이 모든 항공편에 다 있는 게 아니라고. 거기까지 가는 데에는 비즈니스석만 있어.”
“그렇군. 아쉬운데.”
범수가 이렇게 말하자, 희연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얘 왜 이렇게 웃기냐. 너, 지금까지 비즈니스석 타 본 적 있어?”
“어, 없어.”
“그러면서 뭔 비즈니스석 타고 간다고 울상을 짓고 있어?”
“크크크. 일등석 탈 거니까 그거 기준으로 보면 아쉬운 거 맞잖아.”
범수도 멋쩍은지 머리를 긁으며 웃었다.
“고마운 줄을 알고 살아. 난생처음 비즈니스석 타는 것만 해도 엄청 설레는 일이구만 아쉬워하고 그래.”
“그래. 그래. 네 말이 맞다.”
범수가 항복했다.
“어쨌든, 비즈니스석으로 광저우 가서, 카타르 도하까지 퍼스트 클래스로 가는 거야. 그리고, 다시 도하에서 파리까지 레지던스형 퍼스트 클래스.”
“레지던스형 퍼스트 클래스? 두 개가 달라?”
“응. 달라. 레지던스형은 그야말로 아예 방처럼 돼 있는 거야.”
“어머.”
희연이 감탄사를 냈다.
“그냥 하늘에 떠 있는 호텔 방이라고 생각하면 돼.”
“와우. 그럼 세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거야?”
“아냐. 다른 승객을 초대할 수 있지만, 어차피 표는 다 따로 끊어야 할 거야. 1명이 레지던스 표를 사고, 나머지 2명이 일반 퍼스트클래스 표를 사면 될 듯.”
“음. 그런 다음에 레지던스에 다 같이 모여서 영상도 찍고 논다?”